나름의 가치와 독특한 색깔로 건강한 공동체를 일궈가는 작은 교회들의 축제가 열렸다. 규모는 작아도 성경의 본질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고군분투하는 교회들의 노력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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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에서 개최된 제3회 작은교회 박람회에 65개 교회 및 기관들이 참여했다.ⓒ뉴스미션 |
65개 교회 및 기관들 한 자리, 방문객 줄이어 연휴의 시작이었던 9일, 오전부터 정동의 이화여고 유관순기념관 로비와 앞마당이 박람회 준비로 분주했다. 이날 열린 '작은교회 박람회'에는 65개의 교회 및 기관들이 부스를 마련하고 관람객을 맞았다.
이날 박람회장에는 작은 교회들의 다양한 목회 현장을 배우고 정보를 공유하려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대안적 교회의 다양한 가치와 목회 방식이 이들의 주목을 끌었다.
소규모로 계속해서 분립하는 교회, 마을공동체 운동을 하는 교회, 평신도 중심의 교회, 독특한 성서연구 방법이나 예배 양식을 적용해 사용하는 교회, 교회학교와 청소년 사역에 특화된 교회 등 모양도 다양했다.
메가처치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건물 없이 건강한 신앙 공동체를 꾸려가는 교회들도 있었다. 치과 내부 공간을 빌려 2년째 예배를 드리는 '땅빛교회'(하석범 목사)는 교인수가 8명에 불과하지만 일찌감치 예배당 중심의 신앙을 지양하고 대안적인 교회상을 모색했다.
'발이 닿는 땅과 발이 닿지 못한 곳에 빛이 닿아 어디든 교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 땅빛교회는 "예배당 대신 교우의 삶터 가운데 신앙생활을 활짝 펼쳐놓았다. 교우들은 땅빛교회의 이름으로 교회를 살아내기 위해 지금도 실험하고 또 실험당하며 즐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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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숲동산교회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교회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뉴스미션 |
자연과 생태운동 온몸으로 실현하는 교회들 물질만능의 세태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하고 마을공동체와 함께하면서 평화의 가치를 실현해내는 교회들도 많았다.
1992년 청주시내에서 시작된 '쌍샘자연교회'(백영기 목사)는 2002년 도심에서 떠나 자연과 가까운 시골로 이전했다. 영성, 자연, 문화의 삶을 추구하며 공동체를 지향한 교회는 100여명의 성도들이 도서관, 출판, 로컬푸드 생산, 자연학교, 주말농장, 공방, 카페, 게스트하우스, 밥집 등을 함께 운영하며 생태운동을 실현하고 있다.
쌍샘자연교회 교인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코스모스차를 대접한 한 성도는 "소박하고 검소한 자연친화적 삶이 있다. 소식을 듣고 오는 성도들도 있고, 교회 주변에 집을 짓고 사는 교우들도 있다"고 말했다.
화성 봉담에 세워진 '더불어숲동산교회'(이도영 목사)는 2010년 동산교회에서 네 번째 분립한 교회로, 폐자재를 모아 카페 겸 서재, 예배당을 만들었다. 빼곡히 쌓인 책과 함께 탁자와 벽면, 책장은 교인들이 손수 꾸민 것들이다.
카페와 서재를 마을과 공유하며 공정무역을 통해 '작은 마을 만들기' NGO도 시작한 교회는 "낡고 버려진 것들의 새로운 쓰임을 발견하는 업싸이클링 디자인, 손바느질과 뜨개질, 배움의 공동체 마을학교, 예술학교, 텃밭학교 등을 통해 마을을 만들고 자연을 가꾸어 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람회가 열리는 유관순기념관 한쪽 마당에서는 각종 공방 부스와 공정무역 카페, 먹거리 테이블, 의류 판매 부스도 다양하게 마련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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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공방 부스는 청년들과 어린이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뉴스미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