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 14일 일요일
15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포항고ob산악회의 2006년 병술년
시산제가 있는날이다. 늘 그래 왔듯이 시산제는 향토의모산인 내연산
삼지봉에서 제를 올리고 있다.
정월인데도 날씨가 너무 포근해서 봄날씨로 착각할 정도다.
여지껏 시산제를 올렸는데 오늘 만큼 포근한 날씨가 없어다고 한다.
포근한 날씨 만큼이나 우리들 산악회도 올 한해는 따끈따끈한 소식들로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먼저 도착한 선발대 후배들이 제상을 차리느라 분주하게 움직인다.
하나같이 훤칠한 미모와 지칠줄 모르는 강건한 체력들이 앞으로의 우리산악회의
주역들이라 생각하니 흐뭇한 마음 금할길 없다.
수고하신 후배들에게 깊은 감사를 보낸다.
병술년 정월십사일 12시 포항고 ob 산악회 회장 최상일은 회원 모두와 함께
내연산 삼지봉에서 주과포을 진설하고 산신령님께 삼가 고하나이다.
우리산악회 회원일동은 자랑스런 조국강산의 여러 산곡을 두루 탐방하며 심신을
연마 하려 하옵니다. 바라옵건데 올 한해도 우리 산악회를 굽어 살피시어 회원 모두에게
안전한 산행이 계속되게 하시고 특히 참신한 회원들이 많이 충원이 되어 날로 번창하도록
끊임없는 가호가 있기를 간절히 소원하나이다.
이제 우리 포항고ob산악회 회원일동은 자연을 사랑하고 알뜰히 가꾸어 후손들에게 물려 줄 것을 다짐함은 물론이거니와 모교의 발전과 지역사회 발전의 밑걸음이 되고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으로 이어지는 산악회가 될 것을 약속하면서 산신께 이잔을 올리오니 흔쾌히 받아 주소서...
삼삼오오 모여앉아 음복을 한다.
새해 덕담들도 주고 받으면서 술잔을 함께한다.
산악회 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만들어 놓는다.
산악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등반대장의 능력도 필요한 부분인데
나자신 올 한해 등반대장이라는 직무를 맡아서 잘해야 할 것을 생각하니
두려운마음이 앞선다. 오랜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산악회인데 이제
산을 다닌지도 얼마되지 않고 또 회원으로서 가입하여 산행을 함께한 시간도
짧은데... 또한 산행경력은 뒤로 한다지만 사람됨됨이가 모자라는 인격으로
도저히 자신이 서지를 않는다.
하지만 이제는 후회 할 수도 걱정도 하지 않아야 한다.
최고가 되기 보다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열심히 일하면 기대이상의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 믿어본다. 나자신의 모자라는 능력은 여러선후배님들이
함께 하실때 배가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들 선후배는 산이 좋아 이렇게 함께 모인 것입니다.
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없는 매력의 원천이 아닐 수 없는 것이
인간이 천성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인간은 자연의 모태에서 태어났기에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자연의 품을 그리워하기 마련입니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과학이 발달하면 발달 할수록 자연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향수는 더해 간다고 합니다.
오늘 나는 포항고ob산악회 등반대장으로서의 작은 소망을 적어 보려 합니다.
산을 오르는 것은 자연과 한몸이 되는 상생의 길이기도 합니다.
산을 경쟁하듯 앞다투어 가면서 종주를 하다보면 보이는 것이라고는
앞사람의 발 뒷꿈치 뿐입니다. 그렇게 숨이차게 힘들게 오르는 것은
산을 정복하겠다는 교만의 길이라 여겨집니다.
누구나 정복해야 하는것은 마음속의 욕망입니다. 결코 몸 밖의 산은
정복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산에 오를때는 바람의 방향을 따라 흥얼거리면서 '만만디'로 오르기 바랍니다.
바람결에 나의 냄새와 노래를 실어보내고 바위에 걸터 앉아 솔씨를 깨물고
바위와 바위, 나무와 나무, 짐승들과 가녀린 나비의 날개짓에도 마음을 내려놓고
천번이고 만번이고 한가롭게 쉬어감이 대도인의 마음 이라고 합니다
(봄이면 꽃냄새 소리에 쉬어가고 여름이면 뜨거운 태양아래 쉬고
가을이면 오곡을 보고서 배부르고 겨울이면 도포섭을 여미는 것이라 -원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