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일전하기 위해 읽었던 세권짜리 일본소설이 내 유별난-유별나다는 뛰어나다거나 허접하다라는 개념항과는 상관없는 문자 그대로 有別(별남이 있다) 의미, 나름대로 어떤 점에서 유별나냐면 읽기 관점의 일관성 없다?- 책읽기에 만족을 주지 못한 이유로 해서, 다시 한국 소설을 집기로 했습니다. 혹 내게 장편소설을 나름대로 파악하는 안목이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정확한 의심 내지는 판단이 들어 단편집을 읽기로 즉흥적 결정을 했고, <이인화의 시인의 별>이 떡 하니 찍혀 있는 2000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골랐습니다.
서서히 섬네개놈(^^;)의 특유의 '내용없으면서 궁시렁궁시렁 수다부리기'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자중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래도 할 줄 아는게 이것밖에 없고, 그래도 이것으로나마 자족하고 있으니까요. 고백하건대, 그간 '아 ssipal 난 왜 이리 글을 못쓸까. 쪽팔려서 못쓰겠네'와 '고작 쓴게 이거야! 이거 삭제할까 말까'라는 소심함 내지는 섬세함에 시달렸습니다. 원인은 침묵으로 압박하는 이 까페의 또다른 주인님들, 이까페를 포함한 웹커뮤니티상에서 발견되는 '그윽하면서도 유쾌하고 진중한 글'들을 보며 느끼는 쪽팔림 때문이었습니다. 내 딴에는 꽤 심각하게 시다렸고 아직도 자유하지 못하지만, 그냥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글쓰기 능력도 스타크래프트 잘하느냐 못하느냐, 술 주량이 얼만큼 더 센가, 당구 200과 150의 차이와 다를 바 없라고... 물론 글쓰기는 이런 것들과 다르고 어쩌면 인간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진지했고 성실했느냐의 반증이라는 생각이 있긴 하지만, 그냥 그렇게 치부하기로 한거죠.^^
진중권이 그렇게 씹었던 이인화의 소설, 이상문학상 수상작 <시인의 별>, 그리고 <초원을 걷는 남자>을 걷는 소감은, 글쎄요 별 거 없네요. 정확히 말해보자면, 일고 난 후 갸우뚱 해서 이어령, 김윤식, 윤후명 등의 심사평을 다시한번 자세히 읽었습니다. 갸우뚱한 이유는 당연히 '왜 뽑앗을까'였죠.
고려말 원나라 지배시대의 안현이란 불우한 시인이자 지식인이 운명의 장난처럼 사랑하는 아내를 원나라의 왕자에게 빼앗긴 뒤 아내를 찾아 유랑한다. 아내는 몽골 부인의 아내가 되어 있다.... 저의 읽기 능력으로서는 영화 <무사>와 다를 바가 없었죠.
심사평에서, 문화부장관 이어령씨는 주석의 형식을 소설에 접맥시킨 소설작법의 기발함과 신선함을 높이 평가한 듯 싶고, 거장 김윤식씨는 '지난날의 과도한 사회적 상상력에서 생긴 반동이 지나친 자아 탐구에로 치달아 매.우. 왜.소.해.진. 오늘달의 소설계의 새삼스런 흥미유발을 높이 평가한 것 같으며, (책보고 치고 있다는 거 아시죠^^)권영민 주간은 소설적 상상력을 빼어남에 손을 들어 준 같습니다. 글쎄요... 글쎄요...
과연 내가 좋아하는 소설은 어떤 것인가 잠깐 생각을 했습니다. 답이 없네요. 시간 나면 깊이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열거법을 사용해서...
배수아의 작품 세장 정도를 읽었놨는데, 흥미롭네요.. 남자 보다 여자를 좋아하는 건지...
철균씨의 다른 소설 초원을 걷는 남자와 자서전은 꽤 흥미롭게 봤습니다. 그저 흥미였지만, 흥미라도 있는게 어딥니까. 흥미있게만 글써도 감지덕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