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수치리-팥밭무기-합실골-만월봉-응복산-암산-갈천리

[광인]

비경의 계곡 합실골과 백두대간과 이어가는 양양의 오지능선

법수치리 팥밭무기- 합실골-△1.210.1m(백두대간 능선)-만월봉(△1.280.9m)-응복산(△1.359.6m)-△1.120.5m-x1.282m분기봉-x1.081m-△1.063.5m-x1.135m-암산(△1.252.7m)-x910m-서쪽 지능선-무명계곡-갈천리 56번도로

도상거리 : 20km

소재지 :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서면 홍천군 내면

도엽명 : 1/5만 연곡

백두대간의 응복산(△1.359.6m)에서 북쪽으로 가지를 쳐나간 가칭 양양지맥의 거대한 능선의 동쪽으로 발달된 많은 지류들이 모여 들어서 남대천으로 흘러가는 계곡들은 합실골 법수치 광불동 갈밭구미 면옥치 등 멋진 계곡들이 여기저기 비경을 자랑 한다

그 중에 합실골은 백두대간의 응복산(△1.359.6m), 만월봉(△1.280.9m), △1.210.1m 능선의 동쪽으로 여러 갈래의 지류들이 합쳐져서 멋진 계곡을 이루며 팥밭무기에서 남대천으로 합수 하는 비경의 오지 계곡이다

90년대만 하더라도 교통 불편하기가 대단했던 골자기지만 이즈음 대한민국 어디나 도로사정이 좋아서 양양에서 어성전 까지는 도로가 아주 좋아서 접근이 좋다

하지만 이 후 남대천을 동쪽으로 끼고 굽이굽이 돌아가는 법수치리 까지의 도로는 포장이다가 비포장 이다가를 거듭하며 마지막 팥밭무기 까지는 울퉁불퉁한 비포장 길이 이어진다

따라서 대중교통편은 어성전 일대까지만 가능하니 당연히 자가 차량이나 기사가 딸린 임대차량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산행후기에도 언급 하듯이 합수점에서 합실골을 따라 오르는 곳에는 대체적으로 계곡의 우측으로 소로가 한동안 형성되어 있지만 계곡산행의 묘미는 본류를 따르는 재미가 그만이지 잡목과 잡초를 헤치며 나뭇가지 사이로 내려다보는 계곡산행이라면 굳이 합실골을 오를 이유가 없다

방향을 잡으며 주 계곡을 따라 오르면 된다

다만 능선의 어디로 오를 것인가에 따라서 지 계곡들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잘 선택해서 들도록 한다 

주로 우측으로  지계곡들이 발달되어 있다

다만 합실골은 상당한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장마철이나 비가 많이 내릴 때는 피하도록 해야한다

일단은 이 산행이 합실골을 경유해서 백두대간상의 1.210.1m봉으로 오른 경우라 이 봉우리까지 오르는데 도상거리 6km 남짓이지만 휴식시간을 제외하고도 4시간 여 정도가  소요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물줄기가 끝이 나면서 잡목을 뚫고 능선으로 올라붙는대도 상당한 체력소모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체력안배와 능선에서 어느 곳으로 갈지 코스선택도 잘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이 산행은 오로지 암산으로 가는 경우이니 암산으로 향하는 개요를 설명한다

1.210.1m봉부터 만월봉 까지야 백두대간의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서 크게 힘들이지 않고 진행하며 만월봉에서 응복산 까지 오름이 일반 백두대간 종주자들과 마찬가지로 힘든 오름이다

이 후 응복산을 뚝 떨어져 내려서고 마늘봉을 거쳐서 분기봉인 x1.282m봉 까지 오름도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백두대간의 뚜렷한 길을 걸으니 그나마 부담은 적다

분기봉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암산으로 향하는 능선은 원시의 오지능선이고 잡목의 저항이 상당히 심하니 체력소모가 심하다

문제는 x1.081m봉 직전까지 내려서고 이 후 △1.063.5m까지는 그런대로 진행이 되지만 이곳에서 내려선 후 x1.135m봉을 오를 때 상당히 힘이들고 가파르다

이 후 암산(△1.252.7m)정상을 향할 때는 폭이 좁고 가파르고 바위들의 능선이 빠른 진행을 방해하고 힘겨운 오름이다

산행후기에 언급한 하산 코스는 굳이 권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 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북릉을 따라서 당초 이 산행의 본래 코스로 생각했던 미천골 하류부 쪽으로 내려서는 능선이 그래도 뚜렷하겠다

어느 쪽이든지 대중교통의 접근은 상당히 어렵다고 보겠다.

1/5만    지도 크게 보기

◁산행 후기▷

2007년 7월 22일 (일)   날씨 아침 계곡에서는 맑았으나 능선은 농무가 자욱하고 오후 흐림 

광인 그리고 10명 그러나 백두대간 능선으로 올라선 후 홀로산행

오래전부터, 아니! 80년대부터 가고 싶었지만 접근이 어려워서 가지 못했던 합실골이다

양양지맥을 이어가는 높은산 일행들과 최기사의 차량으로 접근이 어려운 팥밭무기로 접근하고,

일단 합실골을 같이 올라서 백두대간의 1.210.1m봉에서 일행들과 헤어지고 만월봉-응복산을 거쳐서 약수산 못미쳐 x1.282m봉에서 대간을 버리고 북쪽의 오지능선을 따라서 암산(△1.252.7m)을 오르고 미천골 입구의 선림사지 방면으로 내려선다는 계획이다

요즈음 여러 가지 정신없는 일들이 겹쳐서 심적으로 피곤한데 토요일 초저녁까지 근무 후 인천의 처가 쪽 상가를 가야할 일이 생겼다

퇴근해서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고 아예 산에 갈 차림으로 배낭까지 챙겨서 상가로 달려간다

금방 일어날 상황은 아니고 이래저래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소주잔을 비우고 나니 속도 불편하고,

웬만하면 인천 쪽에서 강남행 좌석버스를 타고 오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일어선 시간이 22시30분 쯤이니 인천 지리에 익숙하지 못하니 아내가 양재까지 데려주기로 한다

양재에서 서울 일행들과 만나고 동군포에서 상록수님이 준비해둔 술과 안주로 또 마시고,

머리 아픔과 내 꼬인 성질머리로 이래저래 오늘도 지나친 음주 후 산행에 들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새벽녘 어둠 속에서도 양양서 50리의 좋은 도로를 달리고 난 후 어성전서 법수치까지 구불구불 남대천을 끼고서 달려가는 차량 안에서 잠에서 깨어나 남대천의 절경을 어둠속에서 머리와 가슴으로 느끼며 비포장 출렁댐에 같이 몸의 반동을 같이 한다

어성전서 법수치리 까지 30리길의 남대천을 좌측으로 끼고 차량으로 접근하고 법수치 분교가 있던 곳을 지나면 시원한 물줄기를 흘러내리는 대승폭포 가 길옆에 보이고 이 후 팥밭무기에 이르러 다리를 좌측으로 한번 건너서 마지막 민가까지 비포장 길을 들어간다 

◁합실골의 모습▷

◁응복산 정상에서▷

어둠 속의 달리는 차량 안에서 남대천 상류부를 보는 것만으로도 산꾼의 마음은 즐겁기만 한데 이른 아침의 마지막 민가에서의 맑은 공기는 어제 밤까지 마셔댄 주독이 다 달아나가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산꾼은 산속으로 들어서는 순간 이미 온갖 것들을 잊어버리는 순수한 멍청이(?)로 변하는 것이다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마다,

매번 보는 그런 것들이지만 즐겁고 신기하고, 모든 것이 환상으로 바라보이는 것이다

05시03분 마지막 민가를 뒤로하고 남대천을 좌측으로 끼고 남쪽으로 임도를 따른다

이 마지막 민가에도 한 여름 피서객들이 몇 대의 차량으로 민박을 들어온 모양이다

안개는 산허리를 감돌고 있고 장마철의 많은 수량을 흘러내리는 남대천의 물소리가 시원스럽다

길옆에 피어난 산수국의 아름다움에 뻐근한 머리의 통증도 가시는 듯,

05시10분 입산통제 간판을 뒤로하고 파 헤쳐진 임도를 뒤로하고 합수점에서 살짝 올라선 지점에서 바로 합실골의 하류부로 내려서니 물안개가 아름답게 피어오르며 탄성이 절로 나온다

작은 폭포가 넓은 소위로 형성되어있고 쉴 사이 없이 굉음을 울리며 많은 수량을 쏱아 붓고있다

모두들 망설이지만 이 몸은 처음부터 아예 일부러 물에 빠지고 마는 것은 오늘 산행은 아무래도 조심해야 곧 물에 빠져야하기 때문이다 나중에서야 초반에 몸을 사리며 군형을 잡느라 힘들인 것이 억울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첫 번의 작은 폭포 아래 형성된 소는 너무 깊어서 그냥 지나갈 수도 사면으로 피해 갈 수도 없다

할 수없이 우측의 사면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르는데 이거야! 마구잡이로 중장비로 파헤쳐진 산길이 합실골의 향 후 망가짐을 예고하는 것이 아니길 바랄뿐이다

바로 앞에 서있는 중장비를 보는 순간 예사치 않음이 느껴지지만 어쩌랴!!!

▼05시14분 합실골 초입부의 모습

▼05시23분   두어 차례 우측 사면으로 오르고 본류를 따르기로 한다

▼05시37분 아직까지 물에 빠지지 않으려 군형을 잡으며 지나가는 일행들이 있다 맘 편하게 물속으로 처음부터 들어서라

다시 참을 수 없어 좌측 아래로 내려가 보지만 초반부터 깊은 소와 작은 폭포가 위치하며 좌 우 옆 어느 곳으로도 진행이 어려워 다시 우측 소로로 들어선다

계곡산행은 그저 본류를 걸어야 그 진수를 맛볼 수 있거늘 계곡 옆으로 형성된 소로를 따르는 것은 언제고 불만이다

일단은 초 입부만 마구잡이로 할켜놓은 산판 길이 끝난 것이 보이면서 안도해보지만 더 이상 파헤치지 않다는 생각은 내 순진한 생각뿐이 아니길 바랄뿐,

몇 일행들은 물로 그대로 들어서지만 아직도 몇 사람들은 가는데 까지 가보겠다며 곡예를 하 듯 피해서 오른다

05시39분 다시 본류를 거슬러 오르기가 좋지 않은 곳에서 우측의 숲으로 들어서니 희미한 소로가 나타나고 석축의 옛 화전터가 나타난다

그 위로 굵은 다래넝쿨과 잡목들이 자라고 있으니 그동안 심마니들이나 소수의 꾼들만 다니지 아니한 듯 그렇게 인적만 있었으니 아직도 이런 오지의 비경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꾸만 초입의 중장비의 마구잡이식 파헤침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05시45분 다시 아직은 폭 넓게 형성된 합실골 하류부의 본류로 내려서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한동안 그런대로 순한 계곡이 이어지니 이제는 본격 본류를 거슬러 오른다

05시55분 넓은 광장 같은 합수점이다 계곡이 좌측으로 태극처럼 휘어지며 오르는데 전면에 오래된 사태흔적인지 바위들이 쏱아져 흘러내린 모습이다

그렇게 좌측으로 계곡을 휘돌아 오른 후 적당한 반석이 있는 곳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가기로 한다 

술꾼님이 가져온 독한 고량주를 반주삼아 넘어가지 않는 밥을 꾸역꾸역 넘긴다

이 시간에 밥을 먹는 것은 아직도 습관이 되지 않았다 06시05분 ~ 06시40분 출발

▼05시49분

 

▼05시54분~56분    사태지역이 보이고 계곡은 좌측으로 휘어진다

 

 

▼06시03분    저 위에서 식사를 하고 출발

다시 출발하는데 바로 협곡의 와폭과 비경지대가 다시 나타난다

이 황홀한 그림을 아름다운 글로 표현할 수 없으니 그냥 허접하지만 사진으로나마 표현할 수 있으니 디지털 세상 만세! 만 만세다 ^^

잠시 우측의 사면으로 올라서서 잠시 진행하다가 본류로 내려선다 되도록 본류를 걸으려고 어려움이 있어도 본류를 걷는다

1~3분 사이에 작은 폭포들과 소들이 그리밍 바뀌며 연이어 나타난다

06시55분께 제법 너른 폭의 낮은 폭포가 나타나고 잠시 하상이 넓어지다가 다시 한차례 우측 사면의 넝쿨과 썩은 나무들을 넘으며 진행하고 곧 본류로 내려선다

07시13분 다시 멋진 폭포와 그 아래 깊은 소를 형성한 곳에서 폭포를 넘기가 곤란해서 우측의 숲으로 들어서니 화전터도 나타나고 굵은 다래넝쿨들이 발길을 잡는다 

60년대 이 후 소개된 화전민들일 것이다

그 이전 이곳에서 살던 화전민들이 대처인 양양읍 정도를 가려면 며칠이나 걸렸을까!

가기만 한다면 부지런히 걸어서 이틀이 걸렸을까!

장이라도 보고 다시 돌아오려면 2박3일일까! 3박4일일까? 별생각을 하면서 지난간다

07시22분 처음으로 우측으로 제대로 된 지 계곡 합수점을 지나간다

x773m와 x591m 능선 저 뒤쪽은 역시 멋진 비경을 자랑하는 광불동계곡 이 흐를 것이다

지류를 건너서 서서히 고도를 높여만 간다  그리고 계곡은 다시 좁은 협곡으로 변신하면서 본류로만 걷고 싶은 산꾼을 우측 사면으로 내모니 또 화전터를 만나고 좌측 아래 급하게 굉음을 울리며 흘러내리는 폭포로 인해서 그대로 사면을 따른다

▼06시41분~46분     계곡은 폭이 좁아지면서 수량이 많아진다

▼06시53분 ~ 56분          아름다운 폭포들은 2~3분 간격으로 나타난다

 

▼06시57분 ~ 07시04분

 

▼07시14분 ~ 29분     잠시 우측의 사면을 지나는데 화전터도 나타나고 다시 본류로 내려선다

폭포 상단을 지나니 다시 계곡은 고도를 높여가면서 상당히 가파르게 이어진다

07시41분 멋진 폭포 하나를 다시 지나니 곧 우측의 지 계곡을 또 한 번 건너며 다시 화전터를 지나고 미끄러지듯 가파른 우측 사면을 조심스럽게 지나간다

잘못 미끄러지면 저 아래 계곡으로 쳐 박히면 합실골의 비경은 고사하고 당분간 산에도 못 갈 것이다 ^^

내려서면 계곡은 상당한 협곡으로 변하면서본류로 갈 수 없고, 우측 사면도 절벽을 이루고 있으니 이번에는 계곡을 좌측으로 건너서 원시의 사면을 지나는데 물 먹은 배낭에 물이 흠뻑 들어간 등산화, 물 먹은 바지자락이 무거워 힘이 더욱 들고,

그놈의 고어텍스 등산화에 들어간 물은 빠져 나갈 줄을 모른다

08시 좌측으로 실폭 같은 지류가 흐르는 지점에서 모두들 양말을 짤아 내고 막걸리를 마시며 휴식을 취한 후 08시15분 출발

나무들로 가려서 좁은 하늘이 유난히 파랗게 보인다

금방 멋진 폭포 하나를 만나고 좌측 사면 우측사면 번갈아 가면서 걷기 좋은 쪽으로 계곡을 따라 오른다 

연이어 나타나는 폭포들, 하산 길이라면 저 깊은 소에 풍덩 빠져들고만 싶은 그런 곳들이다 

08시35분부터 다시 본류를 따라 빠지면서 오른다 다시 우측의 지 계곡이 보이지만 여전히 갈만한 본류를 따른다 

이 우측의 계곡이 어쩌면 합실골의 본류인지 모른다

우리야 목적이 1.210.1m 봉이지만 가장 길고 넓은 계곡은 바로 이 우측의 계곡으로 백두대간의 만월봉과 응복산 사이의 안부 서쪽 너머 통마람골 과 이어지는 골자기다

일행들과 달리 응복산 방향으로 진행하는 나로서는 오히려 이 골자기로 올랐다면 거리도 줄이고 시간의 여유가 따랐을지 모른다

08시43분 또 다시 괜찮은 모양의 큰 폭포를 지나고 고도는 점점 놓아만 가고 좁은 계곡을 가로지르며 누워있는 썩은 나무들이 원시의 신비를 연출한다

▼07시31분 ~ 38분         잠시 우측의 사면을 지나가면서 가파르게 떨어지는 폭포를 내려본다

▼07시41분 ~ 08시08분           계곡은 다시 폭이 좁아지고,    약간 열린 하늘이 파랗다

▼08시21분 ~ 08시43분         한차례 휴식도 취하고 여전히 원시의 계곡을 오른다

08시50분 다시 제법 큰 폭포를 만나지만 폭포 옆 미끄러운 지대를 통해서 오른다

이 후 계곡은 수량이 줄어들고 폭도 좁아지며 협곡다움을 연출한다

자연스럽게 계곡가로 야생화들과 풀들이 무성하며 고도를 제법 높여간다

09시10분 좌측 실폭의 지계곡과 주계곡의 폭포가 같이 흐르는 곳에서는 그냥 오르기 힘드니 자연스럽게 우측의 가파른 사면을 통해서 지나고 되도록 본류로 내려서서 오른다

이미 모두가 물에 빠져서 가는 것이니

그러게 처음부터 빠져서들 가라니까요

09시20분 계곡은 확연하게 폭이 좁아지고 수량은 졸 졸 흐르는 수준이고 계곡 자체에 풀들이 무성하다 저 위로 능선의 사면이 보이고 하늘도 넓게 보이는 순간이다

09시25분 너무 쳐진 후미를 기다리며 휴식하면서 또 소화가 되지 않아서 손가락을 따면서 피를(?) 보고 09시45분 출발이다

7~8m정도의 실폭이 흐르는데 좌우 어디고 협곡이니 미끄러운 턱을 잡으며 조심스럽게 오르는데 시간이 제법 소요된다

이 지점에서 많은 사람들과 헤어질 줄은 아직은 몰랐다

10시부터 뽑혀진 나무뿌리들, 밟으면 푸석거리며 흘러내리는 푸석돌들이고 저 위로 능선의 사면에서 흘러내린 사태지역이 보이면서 자꾸만 뒤로 밀려 내리니 그냥 좌측의 짙은 밀림으로 들어서며 상당히 가파른 사면을 잡목을 헤치며 오르는데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다  

도상거리 약 6km 의 이 가파른 계곡을 이미 5시간 째 오르고 있고 약 1.000m의 표고차를 줄이며 오르는 것이다

금방 산삼이라도 나타날 것 같은 원시림이다 철쭉과 단풍나무들이 가지를 헤치며 용을 쓰며 오른다 

그냥 방향을 맞추며 오르면 분명

1.210.1m봉에서 복룡산으로 흐르는 능선 상으로 오를 것이다

▼08시47분 ~ 09시01분        고도가 높아지면서 수량도 줄어들고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09시19분 ~ 57분        아주 협소한 협곡으로 바뀌고 상당한 급경사를 이룬다

▼09시57분 ~ 10시23분    저 아래 사람들을 보면 경사도가 짐작 가려나!  10시 무렵 저 위로 사태지역이 보이면서 상단부에서 좌측의 원시림으로 들어서서 힘겨운 사면 오름이다

10시33분 복룡산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족적의 능선으로 올랐다 살았다 싶을 정도로 가파른 사면을 힘겹게 오른 것이다

5분여 숨을 고른 후 3분 정도 더 오르니 백두대간상의 1.210.1m봉에 오른다

바로 7월8일 양양지맥을 마치면서 올랐고 복룡산으로 하산했던 그 지점이다

역시 연곡433 2005년 재설 삼각점이 그 자리에 있는 것이야 당연하고 남쪽을 바라보니 마침 짙은 농무가 바람에 살짝 걷히면서 두로봉(1.421.9m)과 그 우측으로 상왕봉이 희미하게 보였다가 금방 가려 버린다 역시 오대산권의 육중한 능선은 장쾌하다 

이제 고속버스를 이용해서 개별적으로 귀경할 것이니 나 외에 두 사람만 더올라온 상태에서 더 기다리기도 뭣해서 작별하고 1.210.1m봉 정상을 뒤로하고 희미한 능선을 내린다

10시46분 2~3분 만에 고속도로(?)같은 대간의 뚜렷한 길로 내려서니 걷기는 좋은데 합실골을 오르며 상당한 체력을 뺏기고 모든 것이 물이 먹어 무거우니 지난번 같이 깃털같이 가벼운 몸으로 달려가지는 못한다

그리고 지난번에는 응복산에서 거의 내리막이었지만 오늘은 거의 오르막으로 이어가야한다

10시52분부터 오름이 이어지는데 가끔씩 우측으로 시야가 터지지만 짙은 농무로 뚜렷한 것을 볼 수는 없다

7분 정도 더 오르고 살짝 내려섰다가 8~9분 정도 더 오르니

11시13분 “연곡434 2005년 재설 삼각점의 만월봉 정상이다   파리들이 너무 많이 날아다니고 바람도 없어서 그냥 내려선다

정상에서 내려서려니 응복산으로 이어지는 육중한 능선이 살짝 보이고 오래된 주목 한 그루가 눈길을 끈다

수많은 대간 종주자들이 보면서 지나갔던 그 주목이다

11시20분 다시 오름의 등산로 옆에서 살짝 바람이 드는 곳에서 막걸리 한잔과 찐 계란 하나로 배를 채우며 휴식이고 양말도 짤아낸다

11시35분 다시 출발,

▼드디어 백두대간상의 1.210.1m 봉에 오르니 남쪽으로 두로봉과 상왕봉이 희미하다

▼일행들과 헤어지고 고속도로(?)를 따라서 만월봉에 오른다

▼만월봉을 내려서려니 응복산이 구름에 가려있다 내려서는 지점에 서있는 주목

평탄하게 북서쪽으로 진행한다 농무는 자욱해서 간간히 나뭇가지 사이로 뭔가를 보려 해도 보이는 것은 없다  멧돼지들은 오늘도 난리를 치고 지나갔는데 바로 앞서서 파헤치고 지나간 흔적들이다

오늘도 이른 시간에 백두대간을 종주한 산악회가 지나간 모양이다

그냥들 지나가든지 마지막 후미가 회수하든지 화살표 표시된 종이 쪼가리가 돌로 눌러진 것이 자주 보인다 이 고속도로 같은, 특별한 갈림길도 없는 곳에서 저런게 필요나 할까!

11시45분부터 응복산 정상 오름이 시작된다 좌측 저 아래 통마람골 상류부 쪽에서 멧돼지 소리들이 요란하게 들려온다 새끼 꿩들인 꺼병이들도 인적을 느끼고 여기저기 숲으로 도망가며 숨는다 한가한 한낮의 백두대간 오름길이다  약 20분간의 오름 끝에,

12시05분 손을 흔들면 툭 툭 건드려질 정도로 많은 고추잠자리가 날고 있고 당귀 꽃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응복산 정상에 올라선다 

정상위의 하늘은 파란데 뒤돌아 바라보는 오대산 두로봉과 비로봉 방향은 짙은 농무로 가려 희미하다

여전히 두 주일 전에 보았던 낮 익은 정상석 그리고 삼각점 시야가 터지기를 기다리다가  

12시15분 응복산 정상을 출발한다

서쪽으로 명개리로 향하는 구룡령 도로가 보이고 그 우측으로 약수산이 보여진다

잠시 후 통나무 계단을 통해서 내려서려는데 저 멀리 오늘 내가 가야할 암산의 정상부가 험상궂은 모습으로 다가오고 그 우측으로 자리한 조봉(1.182.3m)은 머리에 구름을 이고 있다

암산과 조봉 사이로 깊숙이 패어진 미천골의 광경을 보며 언젠가 미천골과 광불동계곡을 연계하는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통나무계단을 따라서 서쪽으로 내려간다

▼응복산 정상

▼지나온 능선과 만월봉이 보이고 두로봉이 희미하다, 아래사진은 약수산 좌측으로 구룡령 도로가 보인다

▼가야할 암산이 멀리 뾰죽하게 보이고 가운데 미천골 우측의 조봉은 구름에 가려있다

응복산 정상에서 7~8분을 내려서니 정상에서 0.29km를 내려섰다는 이정표가 나타나고 좌측으로 명개리1.3km를 가르키는데 역시 통마람골 마지막 민가를 가르키는 것 같다

10년전 아무 표시도 없던 백두대간을 지나가던 기억을 떠 올려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평탄하게 이어가다가 분지 같은 곳을 지나고 은근한 오름이다

멧돼지 일가들이 일대를 완전히 초토화 시키고 지나간 흔적들이다

이정표가 또 나타나고 다시 내려가는 통나무 계단이며 방향은 북쪽으로 바뀌고 있다

다시 조봉과 미천골 일대가 살짝 보이는 지점이고 고도를 계속 떨어트리니 올라갈 일이 걱정이다  다시 나무계단을 내려서니 나무의자가 설치된 공터에는 ←구룡령5.12km ● 진고개 16.88km→의 이정표다  (12시50분 도착 ~ 13시 출발)

마늘봉을 향한 오름에는 한 무리의 대간을 종주한다는 산악회원들이 무리지어 내려오며 진고개까지 간단다

지금시간에 이곳이라면 진고개 까지 언제 가려나!!!

다시 조금은 급한 오름을 헥~~헥 대며 오르는데 역시 한 무리의 남녀가 섞인 산악회원들이 우루루 내려서면서 힘겹게 올라서는 사람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밀고 내려서니 오르던 내가 한쪽으로 비켜난다 그 와중에 수고 합니다 라는 의례적인 소리는 왜! 내뱉고들 가는지! 

편하게 내려서는 많은 무리들이 소수나 홀로 오르는 사람들에게 양보하는 배려가 산행 예절로 알고 있다

산악회는 그저 코스 안내만 할 것이 아니라 작은 것들이라도 알려주고 안내하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이런 예는 홀로산행에서 가끔씩 격는 것이라 지적해본다

13시05분 연곡436 2005년 재설 삼각점의 1.126.5m봉, 언제부터인가 마늘봉이라 불리우는 정상에 올라선다

오늘 산행에서 날씨가 가장 맑을 때고 햇볕이 쨍쨍하다

역시 나무의자가 설치되어 있고 정상의 이정표를 찍으려는데 한 무리의 아줌마 부대들이 사진을 찍느라 한참을 기다린다

다시 내리막이다 뚝 떨어져 내린다 

▼나뭇가지 사이로 불바라기 약수일대가 보이고, 아래사진은 두 주일 전 지나온 양양지맥 가장 뒤가 조봉이다

▼마늘봉 직전의 안부의 의자와,           아래사진은 안부에서 올라선 마늘봉(1.126.5m)

13시15분 뚝 떨어져 내리니 북쪽(우측) 아래로 미천골 상류부가 되는 안부에 내려선다

저 아래 어딘가 불바라기 폭포 와 불바라기 약수 가 있을 것이고 기나긴 미천골이 구불거리며 흐를 것이다  

 ←구룡령 4.42km ● 응복산 2.29km→의 이정표를 지나서 다시 힘겨운 오름이 시작된다

막걸리 한잔씩을 마셨는데도 젖은 배낭의 무계와 물먹은 등산화의 무계로 발길이 무겁기만 하다  

13시34분 15분 이상을 힘겨운 오름길로 올라서니 조망이 탁 트이는 1.261m봉 정상이다

백두대간을 버리고 암산으로 향하는 분기봉인 x1.282m봉과 그 좌측으로 약수산(1.306.2m)은 아직도 저 앞으로 보인다 남쪽으로는 희미하기는 하지만 오대산 일원과 멀리 태기산 일대도 살짝 보이지만 사진으로 담기에는 흐린 그림이다

구령령 3.98km 등의 이정표도 서있는 이 봉우리에서 조망을 즐기면서 막걸리 한잔과 계란으로 요기를 하며 휴식 후 13시45분 출발,

뚝 떨어져 내리면 곧 평탄한 내리막이다 5분 후 다시 오름이 크게 힘들지 않게 이어진다

오름길에서 우측으로 양양지맥상의 x1.068m봉과 △1.027.7m봉 사이의 임도가 뚜렷하게 보이니 반가운 것은 바로 2주일 전에 지나가면서 점심식사를 하며 지났던 곳이라 그렇다

당시는 그나마도 일기가 더욱 나빠서 전혀 볼 수 없었는데 오늘은 반대쪽에서 볼 수 있다

13시59분 백두대간과 작별하는  x1.282m봉 정상에 오르니 ←구룡령3.32km ●응복산 3.39km→의 이정표가 서있다 일기불순 할 때는 좋은 포인트가 되겠다

14시05분 잠시 숨을 고른 후 북쪽으로 들어서니 지금까지와 달리 길도 없고 무성한 잡목 사이로 희미한 족적들이다 들은 소문으로는 작년인가 나도 알고 있는 한 팀들이 지나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나마의 희미한 족적은 그들의 족적이 아닐까 싶다

▼이정표가 있는 1.261m봉에 올라서니 전면 좌측으로 그룡령 직전의 약수산이 보인다

▼약수산 우측으로 대간과 암산의 분기봉인 1.282m봉이 보이고 그 뒤로 암산이 살짝 보인다, 아래사진은 남쪽으로 오대산에서 계방산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의 능선이 보인다

▼분기봉으로 오르며 우측으로 바라본 양양지맥 상의 1.068m봉과 1.027.7m봉 사이의 임도가 보이고,  아래사진은 백두대간과 작별하는 분기봉인 1.282m봉 정상

다행히 표지기 들은 달리지 않았으니 비슷한 취향의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라 후답자들을 위해서 찾아가는 즐거움을 주는 배려가 있다 ^^

그러나 가끔 아무 것도 쓰여 지지 않은 헝겊 쪼가리들이 어쩌다가 보인다  

미역줄 넝쿨, 참나무 철쭉 진달래 들이 배낭을 잡아채니 대간을 걷던 때와 달리 힘이 든다

계속 고도를 떨어트리다가 잠시 평탄하다가를 반복하며 내려간다 누구를 잡으려고 이러나!

가끔씩 성인남자 몇 사람이 안아야할 정도의 고목의 신갈나무가 눈길을 끌고,

14시13분 ~ 17분 사이 능선에는 바위들이 듬성듬성 보이는 지점을 지나가고 5분 후 썩은 고목과 벼락 맞은 나무를 지나가며 내려설 때 좌측으로 지능선 하나가 분기하는 곳이다

마구잡이로 내려서다가 바로 그 지 능선을 조심해야할 것이다 그쪽으로 뚜렷한 족적이 보인다  

우측으로 슬며시 튼다는 기분으로 내려서니 능선은 뚜렷하게 이어진다

대단한 오지의 능선임을 느낄 수 있고 이상한 짐승 소리가 들려온다

14시32분 무려 25분 이상을 소요하며 고도를 내려섰다 x1.081m봉 직전의 안부다

무성한 잡목의 저항을 받으며 5분 정도 오르니 참나무만 무성한 x1.081m 봉 정상이다(38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지나치고 말 평범한 봉우리에서 내려서다가 힘에 겨워서 8분간 휴식 14시48분 출발

좌측 저 아래 나뭇가지 사이로 구룡령 너머 갈천리로 넘어가는 56번 도로들이 구불거리며 보이고 요란한 자동차 소리도 들려온다

14시52분 내려서고 5분 정도 오르니 잡목이 빼곡한 사이에 연곡438 2005년 재설 삼각점의 △1.063.5m봉 정상이다  슬슬 지쳐가기 시작한다  8분간 지체하고 15시05분 출발이다

▼암산으로 향하는 북릉은 등산로가 없다,   아래사진은 평범해서 지나치기 쉬울 1.081m봉 정상이다

▼다시 나뭇가지 사이로 우측으로 양양지맥의 임도가 보이고,     아래사진은 올라선 1.063.5m 정상

바위 턱을 지나서 내려서면 잡목이 빼곡하고 누렇게 마른 산죽들을 헤치며 내려간다  

날씨는 점점 흐려지며 숲은 컴컴하다

15시12분 무성한 산죽안부에 내려서니 갑자기 산죽사이로 뚜렷한 족적이 나타나면서 빨간색 표지기가 가끔씩 걸려있다 바로 산 아래 위치한 갈천리 번영회 라고 펜으로 쓰여있다

아마도 56번 도로상의 “지방넘어”인근 골자기에서 올라선 족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일대는 구상나무들을 식재한 것이 눈에 띠고  한차례 살짝 오르고 내려선 후 본격적으로 x1.135m봉 오름이 시작된다

오르는 능선에는 곳곳에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갑자기 멧돼지 한 마리가 저 앞에서 푸다닥 뛰어가더니

어쭈! 나를 우습게 본거야 뭐야 천천히 가네

직접 공격을 받은 정도로 다급한 순간이 아니니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이다 ^^

하여튼 합실골에서 너무 진을 뺀 모양인데 이 x1.135m봉 오름은 너무 힘들고 괴롭다

바위들을 오르내리며 정확히 구상나무가 식재된 안부에서 30분을 힘겹게 올랐나보다

15시42분 오른 곳이 x1.135m봉 정상으로 생각하고 배낭을 벗고 주저앉아서 막걸리 한잔에 휴식을 하고 52분 출발하는데 솔직히 이 무렵 지치고 힘들고 해서 지도도 자주 보지 않는다 

좌측(북쪽)으로 내려서니 철쭉이 무성하고 곧 커다란 바위벽이 가로막으니 그 좌측으로 휘돌아간다 

짙은 농무 속에서도 능선은 상당히 가파르고 곳곳에 바위가 도사린 것들이 보인다  

다시 오름에는 무성한 넝쿨들이 배낭과 발목을 잡는 곳인데 북동쪽 미천골 방향으로 골자기가 패어 들어온 형태를 보이고 있다

넝쿨을 뚫고 오르고 내려서면 아주 잠깐 능선은 부드러움을 보여준다 (16시03분)

전면의 가파른 바위벽은 손잡을 곳이 많아서 올라서는데 특히 능선의 좌측 아래로 벼랑을 이룬다  이름이 岩山이더니 정말로 곳곳에 바위들이 도사린 모습들이다   

조심스럽게 내려서고 다시 가파른 오름은 이어진다

▼초반 산죽들과 잡목들이 무성한 곳으로 내려서고 1.135m봉 오름은 간간히 바위들이 듬성듬성하다

▼평범한 1.135m봉에서 휴식 후 출발하려니 바위벽이 가로막아 좌측으로 돌아간다

▼요놈의 넝쿨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된다, 아래사진은 농무 속으로 올려 보이는 암산 쪽으로 계속 올라가야한다

16시15분 겨울철에는 위험할 정도의 바위지대는 휘돌아 오르고 철쭉의 억센 저항을 받으며 힘겹게 오르고 내린다  잠시 후 뾰죽한 바위 하나가 눈길을 끄는 곳을 지나 오른다

이즈음 일대는 온통 짙은 농무로 아무 것도 아주 가까운 것 외에는 볼 수가 없다

정상은 어딘지 보이지도 않고 30분 좌측으로 능선 하나가 분기하는 지점으로 올라선다

우측인 북서쪽으로 진행하면 거대한 탑 같은 바위가 나무 사이로 솟아있다

그리고 곧 능선의 좌측 사면으로 상당히 넓은 너덜지대가 나타난다 이 일대의 능선 날 등은 바위들이 줄지어 있으니 날 등의 좌측 사면의 너덜을 잠시 따르다가 다시 바위들이 여기저기 얹혀진 형태의 능선을 힘겹게 오른다

16시41분 노송과 구상나무들을 지나니 잡목들의 공터에 연곡314 2005년 재설 삼각점의 암산(岩山)이다

과연 이름에 걸맞게 온통 바위들과 벼랑들로 이루어진 산인 모양인데 아쉽게도 짙은 농무와 잔뜩 찌푸린 날씨로 아무 것도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당초 계획은 암산 북릉을 따라서 x910m x802m 능선을 따라서 禪林院址 아래의 미천골 하류 쪽으로 내려서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이상하게도 너무 지쳐있어 빠른 곳으로 하산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고 주위 지형이 상당히 험한 지형이라 함부로 결정을 내리는 것 보다 적당하게 진행하면서 결정을 해야겠다

16시53분 가랑비라도 뿌릴 것 같은 암산 정상을 출발하고 북쪽으로 내려서면 날 등을 이루는 좌측으로 바위벽을 이루고 있어 그 우측으로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그리고 내려서도 능선의 좌측인 서쪽은 온통 바위지대라서 날 등의 우측 사면 쪽 울툭불툭한 이끼 낀 너덜을 지나면서 북서쪽으로 진행한다

몇m 주위가 보이지 않는 최악의 날씨다

마음은 급해진다 왜냐하면 얼마나 걸려서 하산할지도 모르지만 하산 후 히치를 하고 양양으로 몇 시에 도착할지 모르지만 양양에서 서울행 버스가 몇 시에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아예 늦어서 심야버스를 타고 간다면 몰라도 말이지만... 하여튼 마음은 급해진다 

▼뾰죽한 바위도 지나고 그 이름에 걸맞게 바위지대는 계속 나타나며 정상으로 향한다

▼잠시 너덜지대를 통해서 올라야 한다

▼암산 정상에 올랐더니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일대가 험하니 아무 곳으로 내려설 수 없다

정상에서 약 10분 정도는 대체적으로 고비들과 이끼 낀 바위들이 어우러지며 북서쪽으로 계속 고도를 떨어트리고 희미하지만 족적도 있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한다

이 후 산죽들과 잡목들 사이로 바위들이 듬성듬성 자리한 것이 보인다

고도는 서서히 줄이며 내려서게 되는데 솔직히 현재의 위치확인이고 뭐고 빨리 내려가고 싶을 뿐이다  

17시150분 무렵 북쪽으로 방향이 바뀌면서 그나마 희미한 족적을 놓치고 말았다

조금 전 우측 사면으로 휘어지는 족적을 따르지 않고 날 등으로 올라서면서 곧 만나겠지! 하던 생각이 틀렸나보다

그렇다면 그 족적은 능선을 따르지 않고 우측의 미천골 지류로 해서 미천골로 내려선 것인지! 알 수는 없다

그저 능선을 놓치지 않으며 내려서다가 x910m 봉을 지난 지점에서 서쪽으로 지능선이 분기하기에 오랜 생각도 없이 서쪽의 지능선으로 발길을 옮겨 간다   

북릉을 따르는 것이 아무래도 거리도 멀고 오르는 곳도 있기에 귀찮아서다

역시 사진을 찍는다던지 기록을 하다든지 그런 것 보다 그저 의식적으로 빠른 발걸음으로 내려서기만 할뿐이다  

저 아래 내려서는 좌측 아래로 요란한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17시40분 양쪽으로 계곡이 합수하는 지점의 지능선 꼬리로 내려서서 계곡으로 내려선다

이 계곡은 조금 전 지나왔던 x910m봉 아래서 발원한 것 과, x910m봉 북서쪽에 위치한 x740m봉 아래서 발원한 두 계곡이 흐르다가 합수한 지점이다

지형도에 아무 지명도 표시되지 않은 계곡 양쪽 어느 곳도 족적은 없다 그저 그동안 족적 없는 산속을 헤메며 다니던 경험으로 별 두려움 없이 사면을 조심스럽게 타면서 내려선다

초반은 계곡이 제법 고도를 떨어트리니 폭포들이 나타나서 본류로 그대로 내려설 수 없고 아침에 올랐던 합실골과 같이 협곡이지만 그래도 너른 계곡이라 잡목이 없었지만 이 계곡은 넝쿨과 잡목이 빼곡하다

▼북쪽으로 내려서는 초반 한동안 바위들을 끼고 내리고

▼이끼 낀 고목들이 자주 보일 정도로 원시의 숲이다,       멧돼지가 잠잤던 흔적들도 보이고,

▼이 후 서쪽 지 능선을 따라서 부지런히 달려 내려오고, 마음이 급해서 사진도 못 찍는다  몇 장의 무명계곡 사진은 올릴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고 계곡을 한참 내리니 화전터가 나타난다

▼약초를 캐는 사람의 민가가 나타나고는 길이 나있다

▼18시17분 56번 도로가 보이고 산행은 끝이  났다

그저 요란한 물소리만 들려오는 무명의 계곡이지만 그래도 부지런히 내려서다보면 족적이 나타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계곡의 이쪽저쪽을 부지런히 넘나들면서 내려선다

17시55분 계곡의 하상이 넓어지지만 넝쿨과 잡목들만 무성한데 조금 평탄해지는 사면의 원시림을 헤치며 걷기 좋은 대로 내려서니 화전터의 흔적인지 석축들이 여기저기 잡목과 풀숲 사이에 보인다 

그렇다면 곧 길 흔적이나 족적이 나타나겠지!

입속으로 중얼거린다

한동안 계곡의 좌측 사면으로 그렇게 걷기 좋은 대로 진행하다보니 저 아래 민가의 지붕이 내려보인다

그러면 그렇지! 이제 곧 넓은 길이 나타나며 민가들이 나타 날거야!!!

민가로 접근하니 마음대로 돌아다니는 덩치 큰 백구 한 마리가 요란하게 짖어댄다 (18시05분)

사람이 있나 싶어서 소리를 질러보지만 인기척이 없기에 계곡 옆으로 내려서니 이 민가에 사는 사람이 다니던 길이 뚜렷하다 

소로를 따라 3분 정도 더 내려서니 목책이 나타나고 거기에는 조금 전 민가에서 걸어놓은 경고문이 붙어있다

제한구역  이곳은 사유지로서 자연생태 산야초 (장뇌삼 당귀 더덕 만삼 작약 곰취 등) 재배지역 이므로 등산객들은 다른 길을 이용  하라는데 다른 길이 있기나 하남!!!

경고문에서도 9분을 더 달리다시피 뚜렷한 소로를 따라 나오니 저 앞에 56번 도로가 보이는 소로 입구가 되며 민가의 주인의 사륜구동 차가 주차되어있는 지점이다 (18시17분)

산행은 끝이 나고 바로 아래 내가 내려왔던 그 계곡의 제법 넓은 소로 내려서서 알탕에 젖은 등산화도 샌들로 갈아 신고 옷을 갈아입으니 날아갈 듯 온 몸이 가볍다

18시35분 도로상에서 양양방면으로 손을 흔드니 다행히 승용차가 세워주고 19시가 약간 넘어서 양양 도착,

20시15분 강남 터미널 행 버스를 예매하고 인근식당에서 소주 한 병에 배를 불리고 나니 세상 뭐가 부러운게 있으랴!

잠에 빠지고 23시40분 강남터미널 도착이다.     -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