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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검 (MUSICAL THE SWORD OF FIRE)
날짜: 2005년 9월 28일 8시
캐스트: 최민철, 홍금단, 서범석, 이수정, 임선애...
날짜: 2005년 10월 2일 6시
캐스트: 최민철, 이소정, 서범석, 이수정, 오화라...
나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좋아.. 어쩌지도 못할... 사람, 사랑, 삶... 계속 부르면 같아져 버리는 저 몇 마디 때문에 이 빌어먹을 세상이 그래도 참 예뻐...
예전에도 말한 적이 있듯이 저는 비주얼에 약한 편입니다... 예쁜 것, 아름다운 것에 쉽게 매혹되는 편이죠... 배우를 볼 때도 일단은 외모부터 눈에 들어오는 게 사실이구요... 저는 이번에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굉장히 ‘아름다운’ 배우를 발견했답니다... 세 번째 불의 검은 순전히 그분 때문에 본 것이구요... 아름다움이란 것이 흔히들 말하듯이 드러나는 비주얼적인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새삼 깨닫게 되었구요...^^
배우에게 얼굴은 어떤 의미에서 ‘마스크’라고 지칭되는 수많은 의미를 포함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작품 속에서 배우는 평범한 사람의 얼굴 위에 가면을 쓰는 거잖아요. 작품에 따라서 분장을 어떻게 하고, 표정을 어떻게 드러내는지와 무관하게, 혹은 성형 수술을 하거나 아니면 그저 있는 그대로의 맨 얼굴을 내밀든지 따위와 상관없이... 그들의 얼굴은 작품 속에서 ‘마스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배우의 원래 이미지와 외모와 상관없이 작품속의 ‘마스크’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도 올수 있는 것이구요... 저는 이번에 감사하게도 그런 순간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불의 검 이라는 작품을 두 번째 볼 때 까지만 해도, 배우에게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작품에 관심이 있어서 였거든요. 이런 마음가짐은 두 번째 보는 날.. 최민철 아사를 처음 만나고 나서 완전히 바뀌어 버렸답니다.. 그래서 그를 보기 위해서 세 번째로 작품을 보았고, 아마도 이변이 없는 한, 이 작품이 끝나기 전에 두어번은 더 볼꺼 같네요.. 최민철... 그는 다들 아시겠지만 마스크가 좀 강한 편이죠... 쉽게 호감을 느끼고 다가가기는 좀 어려운... 사실 어쌔신을 네 번이나 보면서도 그를 그다지 주목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가.. 그의 마스크에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는 못하겠네요... ^^;; 그가 불의 검에 캐스팅되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그를 알아보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르니까요... 최민철 아사는 정말 최고의 캐스팅인거 같아요.. 사실은 불의 검 제작발표회때 좀 일찍 갔었던 관계로 어슬렁대다가 최민철씨랑 몇 번 마주쳤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오로지 제가 사랑하는 ‘어쌔신’에 나오셨던 배우라서 반가운 마음밖에는 없었는데... 주역이 더블이라는 말도 듣기 전이라서 아사역에 더블이실꺼라는 건 생각도 못했었지요... 게다가 다른 앙상블 배우분들이랑 맨 뒤쪽에 앉아 계시다가 마지막에 단체 사진촬영 하실 때만 무대로 나오셨었거든요...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언론 홍보가 모두 임태경씨에게만 몰려 있어서 아쉬운 감이 좀 많아요... 골고루 더블 캐스팅 된 배우들을 다 홍보해주시면 좋을텐데 말이죠... 임태경씨랑은 색깔이 너무 달라서 비교를 할수도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 누군가 불의 검을 한번만 보신다고 하면, 꼭 최민철 아사로 보시기를 강추합니다...
그럼 최민철 아사 이어야만 하는 이유를 몇가지만 얘기해볼께요...^^
일단 목소리가 정말 황홀하답니다... 아.. 그 완벽한 중저음의 화려한 목소리... 공연을 보는 내내 감탄, 또 감탄했답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목소리를 가진 배우를 그동안 몰라봤을까 싶을 정도였지요...
연기는 두말할 나위가 없답니다... 어쌔신때 한치의 모자람이 없던 노동차 촐고즈를 떠올려봐도 그렇구요.. ^^
이 작품속에서 그는 정말 가라한 아사답거든요... 전사대 수장으로서의 위엄이 그대로 드러나고, 사랑에 빠진 한 남자일때의 모습도 굉장히 귀여우시답니다... 초반에 산마로 일때의 그 수줍은 미소는 정말 순박하시죠... ㅋㅋ 그리고 뭔가 기억나지 않는 데도 아라에게 끌리는 이상한 감정에 대한 미묘한 연기와 너무나 감동적인 감옥씬... 그대도 살아주오.. 와우.. 정말 임태경 아사 일때는 느끼지 못했던 그 북받치는 감정이라니... 생각만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듯하네요.. 사실은 지난 수요일날 공연을 볼때는 3층에서 봤었기 때문에 그의 황홀한 노래와 연기는 느꼈지만, 표정은 하나도 보이지 않아서 너무 아쉬웠었거든요.. 그래서 어제 1층 두 번째 줄에서 본건데... 공연을 보러 가기전.. 솔직히 좀 우려가 되었던게.. 그의 목소리며 연기에 너무 푸욱 빠져 있는데... 너무 가까이서 보고서 오히려 실망하지 않을까 했었답니다... 제가 좀 비주얼에 약한지라... ㅡㅡ;; 하지만 기우였답니다... 그의 연기는 비주얼적인 어떤 취약점을 모두 넘어서서 빛을 발했답니다... 저는 공연내내 원작의 산마로와 가라한 보다 훨씬 더 멋진 최민철씨에게 도무지 눈을 뗄수가 없었거든요... 그리고 절대 잊을 수 없는 그 미소... 커튼콜때 앞줄의 열광적인 관객들에게 보여주었던 그 웃음이 자꾸만 떠오르네요... 어떤 한 순간이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마저 들정도로.. 하나의 상황에서도 영원이 생길수 있잖아요. 그것 대문에 우리가 다시 태어날지도 모른다는.. 그런 것이 바로 영원이라고 불리울수 있는 것이죠... 실제로 같이 봤던 친구는 최민철씨가 커튼콜때 보여주었던 그 미소 때문에 제대로 그에게 푹 빠져있답니다.. 영원을 삼킨 ‘결정적 순간’의 미학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은 꼭 최민철 아사를 보시기를... ㅋㅋ
그리고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캐릭터... 수하이 서범석씨... 아.. 정말 큰일이에요.. 이렇게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져서 말이죠... 수하이가 무대에 등장만 해도 괜히 기분이 좋아져서 웃음이 얼굴 가득 번지더라구요... 거참... 사실 수하이가 좋다기보다는 서범석씨 때문이겠죠... ^^;; 명성왕후때만해도 그냥 그가 부르는 넘버가 비장하고 멋지구나.. 이정도였거든요... 그후에 서범석씨를 만난게 불의 검 제작발표회때랑 더 뮤지컬 5주년 행사때인데... 이 두 번이 좀 큰 계기가 되었지요... 말씀을 하실 때 특히나 너무 귀여우시고.. 그 보조개와 어린애 같은 웃음에 반했었거든요... 보통때는 그런 이미지인데 노래만 하시면, 그 몰입감이 어느 장소든지간에 그곳을 무대의 한 곳으로 변하게 만드시잖아요... 그 놀라운 흡입력에 감탄했었던지라.. 이번 불의 검에서의 연기가 더 돋보이는 거 같아요. 수하이바토르... 이 작품에서 가장 불쌍한 캐릭터이잖아요. 겉으로는 난폭하고 거칠게만 보이지만, 속마음은 너무나 순수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카라의 명령으로 온구트를 죽이고 나서 그러잖아요... 젠장.. 하나도 재미있지가 않아.. 그는 살인이나 출세욕 따위에 욕심이 있는 인간이 아닌거죠.. 오로지 한 여인에게만 욕심이 있는...
2막 처음에... 카라와 수하이가 나란히 서있는 장면이 있는데.. 수하이는 가만히 있다가 그냥 들어가는 장면이거든요... 여기서 서범석씨의 표정.. 정말 인상적이었답니다.. 도망친 아라 때문에 슬픈... 약간은 삐진듯한.. 화가 난듯한... 서범석씨에게 대사가 없기 때문에 놓칠수도 있는 장면인데.. 꼭 챙겨서 살펴보시길...^^
겨우 이런 꼴이 되려고 내게서 도망쳤나... 도망간 아라를 찾아가서 절규하는 수하이... 이 불쌍한 인간.. 이라고 하는 그에게 ‘감히... 감히...’ 이 대사 정말 마음 아팠답니다...
죽을때 까지 널 놔주지 않을꺼다... 이렇게 말하는데 저는 그 순간에 아라가 부럽더라구요.. ㅡㅡ;;
카르마키도 아무르도 아닌...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자.. 가서 살다보면... 이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수하이가 악한 캐릭터라고 말할수 있을까요? 아.. 정말.. 서범석씨의 수하이는 최고예요... 아.. 그리고 프리뷰때부터 말이 많았던 대사.. 귀엽구나. 색다르다.. 이 대사가 갈수록 좀 차분해지고 감정이 더 들어가서 절제되어 있는 듯해지더라구요.. 덕분에 초반처럼 웃는 관객들은 없었답니다.. 사실 뭐 저는 프리뷰때 그 장면에서 같이 웃긴 했지만.. 그렇게 표현한 것도 나쁘지 않았거든요... 그는 표현에 서툰 사람이니까요... 도무지 애정이라는 것을 받아보지도 느껴보지도 못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뭔가를 표현하는데 어색한게 당연한 것이죠.. 그러니 말투도 당연히 그렇고,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해주는 것이라곤 비단, 보석뿐이고 그 외에 방법이란걸 알지 못하는 것이죠...
이소정 아라... 지난 프리뷰때 보고 나서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던 캐릭터였답니다... 노래는 잘하시는 거 같은데.. 표정들이 그다지 와닿지가 않았거든요... 제가 너무 많이 기대를 해서인지도 모르겠구요... 그런데 홍금단 아라를 한번 보고 나서보니... 글쎄.. 비교가 되어서일까요? 이소정씨가 확실히 연기력이며 극을 끌어가는 캐릭터의 힘이며 더 뚜렷하게 낫더라구요... 홍금단씨는 가녀린 음색이 원작의 아라와 더 유사하지만, 고음일때 너무 내 지르기만 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연기도 많이 아쉬웠구요... 게다가 홍금단씨의 외모도 그다지 아라스럽지 않거든요... 많은 분들이 이소정씨의 외모에 대해 하시는 말씀처럼... 홍금단 아라는 극속에서 확실히 많이 약한게 사실입니다. 그날 볼때는 최민철 아사가 너무 뛰어나게 극의 중심을 잘 잡아주셨기 망정이지... 아라는 좀... ㅡㅡ;; 어제는 이소정씨의 아라도 약간 불안정한 부분이 있었으나... 아무래도 캐릭터는 더 뚜렷하게 잡으시는 거 같아요.. 한번만 보실분들은 이소정 아라로 보시는게 좋을꺼 같아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말이죠...
1층 네 번째줄, 3층 첫 번째줄, 1층 두 번째줄... 이렇게 세 번 공연을 봤는데... 오호 확실히 느낌이 천지차이더군요.. 저는 무조건 1층 앞쪽만 원츄하기 때문에 2층에서도 공연을 본적이 없거든요.. 거의... 그런데 3층에서 보는 것도 나쁘진 않더라구요... 무대 전환과 조명의 흐름이 그대로 눈에 들어오는 것이 1층 앞쪽에서 볼때랑 확연히 느낌이 다릅니다. 더구나 해오름처럼 큰 극장에서 하는 작품은 2층이나 3층에서 한번쯤 보는 것도 괜찮을꺼 같아요.. 무대랑 조명의 느낌이 엄청 다르니까요.. 물론 배우분들의 표정은 하나도 안보이기 때문에 두 번 이상 보실때만 추천합니다.. ^^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주체할수 없는 감정을 추스르질 못해서... 아무래도 배우분들을 한번더 보고싶더라구요.. 그래서 나오시기를 기다렸지요... 아무리 기다려도 안보이시길래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출구가 다르다고 하더군요.. 이런... ㅡ.ㅡ 그래서 저 달오름 뒤쪽으로 한참을 헤매다가 길을 모르겠어서 포기할뻔했는데... 결국은 출구를 찾았답니다..ㅋㅋ 들어가도 되나 얼쩡거리는데 입구에 계시는 분이 들어가도 된다고 하시길래 덥썩 들어갔지요.. 공연이 끝나고 분장실까지 찾아간건 생애 처음인지라.. 어찌나 설레이던지... ㅎㅎ 맨 처음 서범석씨를 만날 수 있었답니다... 분장을 지우고 아직 머리에 물기도 말리지 않은, 편한 차림의 모습이셨지요... 그 귀여운 미소는 여전하시고 말이죠.. 너무 신나하면서 사진을 찍었답니다.. 공연 좋아서 많이 봤다는 얘기며, 수하이 캐릭터가 점점더 잡혀간다는 얘기만 했던거 같은데... 뒤에 생각해보니 웰컴 회원이라고 말할꺼 그랬어요.. 서범석씨도 요즘 카페에 자주 들어오시던데... 불의 검 후기도 썼었다고 얘기해드릴걸... ^^;;
그리고 이소정씨... 다른 분들에 비해서 역시나 화려한 차림새.. 뒷모습만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죠... 불의 검 세 번이나 봤다는 말에.. 놀라시면서.. 원작의 팬인지, 임태경씨의 팬인지 물어보시더라구요... 원작은 뮤지컬 때문에 본거라고, 임태경씨보다는 최민철씨가 멋있었다고 얘기했죠.. 그말에 좀 놀라시는 듯 보였는데... 정말 최민철 아사가 더 멋있다구요...ㅋㅋ
웬만한 배우분들이 다 지나가시는데.. 정작 최민철씨가 안보이시더라구요.. 벌써 가신건가? 기다리다 지쳐 여기 저기 문을 어슬렁대다가 임태경/최민철 이라고 이름이 쓰여진 방을 발견했지요.. 정말 거기 계실줄은 모르고 그거라도 찍으려다가 갑자기 문이 열려서 깜짝 놀랐다는... ^^;; 그리고 최민철씨를 붙잡고 역시나 사진을 찍었는데.. 아직은 그리 팬들이랑 사진을 많이 안 찍으시는지.. 자세가 좀 어색하시더라는...ㅋㅋ 우리 기준오빠는 자세며 표정이 너무 천편일률적이어서 좀 식상한 듯도 한데... 아주 색다른 기분이었지요.. ^^ 암튼 괜히 친한척 팔을 붙들고 찍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좀 민망하더군요.. 너무 친한척 한거 같아서.. ^^;; 갑자기 나오신거라서 뭔가 얘길 좀 하고 싶어서 말을 할려다가.. 결국 한말은.. 저 어쌔신 네 번봤어요... ^^;; 그러자 깜짝 놀라시며.. 그거 네 번 보기 힘든데... 그러시더군요... ㅋㅋ 뭐 사실 최민철씨 때문이 아니라 손드하임 때문에 네 번 본거긴 하지만... 어쨌든 본건 맞으니깐...^^;; 암튼 오늘 공연 너무 좋았다는 말에 또 기분좋은 미소를 보여주셨답니다.. 생각보다 털털하고 적극적인 말투에 더 행복했답니다... 아까 열광적으로 기립박수 쳤던 사람들이 우리라고 얘기해드릴걸... 그말을 빼먹은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 공연이 끝나고 싸인회외에 이런식으로 배우분들을 만나긴 처음인지라.. 아마도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꺼 같아요... 아무래도 최민철 아사에 제대로 빠진거 같죠? ㅎㅎ 결국은 돌아오는 금요일날 또 보러 간답니다.. 아직까지 불의 검 안보신 분들에게 최민철 아사를 적극 추천합니다... ^^
첫댓글 어~ 언제 왔다 갔셨는지용? 가을비 오는 오늘, 좋은 하루 되세요^^
4번 째 본 후기도 실어주세요~ 완전한 배우론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