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에요.
저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옆에 어떤 할아버지가 걸어오시더니,
제게 말을 거셨습니다.
"학생. xxxx 아파트로 가고 싶은데 여기서 몇 번 타면 되나?"
"네?! 어떤 아파트요??"
"xxxx아파트."
"할아버지. 죄송한데 잘 안 들려서,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
"xxxx"
"목소리가 작으셔서 조금만 크게 말씀해 주실래요?"
"아 xx, 왜 이렇게 말귀를 못 알아먹는 거야. xx"
저는 순간 놀라서 할 말을 잃었고,
옆에서 지켜보던 아저씨께서 대신 답해주셨습니다.
"할아버지. xxxx아파트 말씀하시는 거죠? xx번 타면 돼요. 근데 학생이 도와드리려고 하는데 그렇게 욕부터 하시면 안 되죠."
할아버지는 아직 제 분이 안 풀려 화가 잔뜩 나 보이셨어요.
아저씨는 말씀을 하시는 도중 저에게 눈빛으로 다독거리시며,
할아버지에게 길을 안내해 드리셨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이내 버스에 오르시더니,
제게 어색한 사과를 건네셨어요.
"미안혀. 학생. 내가 화내서."
“만 60세 넘어도 계속 일한다”… 정년 연장 논의 본격화되나
인적 자원 관리 수업을 들었던 분이시라면 정년연장에 대해서 한 번쯤은 들으셨을 거라 생각해요.
오래전부터 말은 많았지만, 최근 노동개혁이 시작되며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늙어가는데 출생률은 뚝뚝 떨어지니 일할 사람이 점점 없어지는 게 문제였거든요.
출생률은 최저 수준인데,
고령화는 끝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 한국의 현재 모습이죠.
이대로면 한국의 경제규모는 해가 갈수록 뒤처질게 뻔하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입니다.
그래서 정년을 늘려 더 오래 일하게 하자는 게 현재의 논의 사항입니다.
이에 따라, 나이가 들수록 연봉이 오르는 '호봉제'를 조정하는 것도 노동개혁의 주된 관심사예요.
대신 직무급제나 성과급제를 도입해 '일한 만큼 보상하자!'는 거죠!
하지만 겉보기엔 '당연히 그래야지~' 할지 몰라도
사실 어떤 직무에게 많은 돈을 줄 것인지, 또 어떤 성과를 높게 생각할 것인지 등등
이 모든 것들을 정확하게 측정하긴 어렵기 때문에 쉽사리 도입하기 힘든 부분도 있어요.
정년제 연장에 일부 청년들은 난색을 표하기도 해요.
자신들의 일자리가 빼앗기는 거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각 세대가 원하고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달라 걱정하진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따라서 주위에서 어떠어떠하든,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길을 가면 된다는 것!
정년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벌써부터 말이 많아요,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직장 내에선 아마 더욱 다양한 세대 갈등이 생겨나겠죠.
나의 당연한 행동이,
누군가에겐 이해받지 못하는 행동으로.
또 누군가에겐 당연한 행동이 그저 꼰대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서로의 다름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기란 너무 어려울 거예요.
그럼에도
아니, 그렇기에
저는 조금 더 서로를 이해하는 사회가 오면 좋겠어요
이상적 평화를 바라는 건 아니에요.
사람과 사람 사이에선 원래
갈등은 끝없이 피어날 테니까요.
그렇지만
조금만 더 내가 당신이 되고
당신이 내가 되어본다면.
그렇게 노력해본다면 그보다 더 반짝거리는 일이
또 어디 있을까요.
평생 나의 시점에서 바라보다,
당신의 눈으로 당신의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
기업에서든, 사람관계에서든
그게 진짜 운영관리의 시작 아닐까요.
정말 이제 학기의 끝에 다다랐네요.
한 학기 동안 너무 고생하셨고.
좋은 글들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카페 속에서의 소소한 작은 글들이지만,
서로의 일부분과 생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을지 모르겠네요.
다들 정말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럼 교수님도 학우 여러분도 모두 2022년 마무리 잘하시길 바라며...!
저는 물러나 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버스 정류장에서
아저씨는 제게 이런 말씀을 남기고 가셨어요.
"저 할아버지. 나이가 들어서 정신이 오락가락하시나 봐.
학생! 기분 나빴지?
근데 이해해 줘...
우린 평생 안 저럴 것 같지만.
우리도 나이 들면 저렇게 늙어가.
인간이니까...
그러니 그냥 내 미래 모습이라 생각하고,
조금 더 이해해 줘."
제가 잘못한 것도 없고,
충분히 기분 나쁠만한 상황이었지만.
이상하게 그날 제 감정은 분노도, 짜증도 아니었어요.
그리고 문득
저에게 쏟아졌던 모진 말 몇 개쯤은
털어버리면 그만이지만,
뾰족한 그 말들을 가슴에 담아두고 계셨던
할아버지의 마음은 더 아프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그날 그 할아버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아마 그 아저씨가 제 마음을 이해해주셨기 때문이겠죠.
'
누군가에게 이해받음으로써,
다른 누군가를 이해할 수 이해할 수 있구나...'라고 느낀.
왠지 코 끝이 찡해지는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나이가 든만큼 성숙한 인격도 같이 갖춰져야 존중도 받을 수 있는 법이란다.
저도 나이를 하나하나 먹을수록 더 많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 학기동안 좋은 수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의 따뜻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