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 깊숙이 빠져든 밤 하늘 한쪽 초라하리만큼 작은 별 하나 행여나 저 별은 당신의 분신
믿기 어렵지만 혹시 하는 의심 어둠이 짙을수록 조금씩 가까워지는 너의 모습
오늘도 내일 밤도 구름 한 점 없는 청순했던 그대 모습 닮은 밤 손에 닿을 듯 내게로 다가온 그대
촉촉이 이슬에 젖어 널 기다리며 사색하는 밤 어둠이 절정인 순간 초롱거리는 가슴으로 널 맞는다.
l해설l
사색에 쓰이는 한자 색索은 찾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어떤 것에 대하여 깊이 헤아려 생각하는 것을 사색思索이라 하는데 그 대상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지만, 어머니일 수도 있고, 부인일 수도 있고 연인일 수도 있고 선생님일 수도 있습니다. 모두 가 잠든 밤 정종명 선생님은 마당을 거닐고 베란다 창문을 열어 놓고 별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 별들 속에는 그리운 사람도 같이 내려와 시인의 옆에 앉았습니다. 시인은 그 사람의 눈을 사랑스럽게 바라봅니다. 맑고 빛나는 눈동자는 여지없이 별을 닮았습니다. 가만히 별을 쓰다듬다가 시인은 화들짝 놀랍니다. 별은 온몸 가득 새벽이슬을 품고 있었습니다. 손대면 터질 것 같아 한 발 뒤로 물러나 맑은 별을 가만히 응시 합니다. 별도 정종명 선생님의 마음을 읽었는지 한 걸음씩 내일로 뒷걸음질을 칩니다. 그리움은 내일 다시 초롱한 눈망울로 찾아올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