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ten by Kenlee (kenlee@ch5.net)
오늘은 갑자기 왕년의 영화배우 겸 탤런트 정윤희가 생각났다.
무슨 계기도 없이 정말 갑자기 생각이 났다.
이 아줌마가 아마 내가 TV를 보다가 처음 와~ 존나 이쁘네라고 느꼈던
최초의 연예인이었을 것이다. 그 전에는 그런 느낌을 TV에서 받아본 적이 없다.
정윤희가 출연했던 드라마로 기억하는 것은 두가지가 있는데
[야! 곰례야]와 [촛불]이라는 드라마다.
특히 촛불을 생생히 기억하는데 정윤희가 마음 착한 처자로 나오고
그녀와 결혼할 사람으로 한진희가 나왔고 시아버지 될 사람이 이순재였는지
이낙훈이었는지 기억이 아리까리하다.
드라마와 동명의 주제곡 촛불은 조용필이 불렀는데
연약한 이 여인을 누가, 누가 지키랴 하는 내용의 가사가 아직도 기억난다.
정윤희와 한진희가 극중에서 연애질 하는 장면중 어느 통만두집에서
엄청 많은양의 만두를 한진희가 먹어치우는 것을 정윤희가 어이없어 하며
바라보는 쓰잘데 없고 사소한 장면이 지워지질 않는다.
왜 이 장면을 지금도 떠올리는지 알다가도 모를일이다.
촛불에서 정윤희는 결혼하자마자 병원에서 암 말기 선고를 받고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역으로 나왔는데
암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갖다가도 곧 이어 나는 죽는다는 절망에 젖는
패턴을 지겹게도 반복하는 드라마였다. 또 암 치료제로 '인터페론'이라는
이름이 등장했었는데 주사 한방인가에 2천만원이라고 했었다.
물론 인터페론 덕분에 정윤희가 살아나는 유치한 설정은 아니지만
어쨋든 결국 정윤희는 암을 극복해 내고 잘 살면서 드라마가 끝이 난다.
또 제목을 모르는 전쟁 영화가 있다.
여기에서 정윤희는 창녀 아니면 겁탈당할 뻔 한 처자로 나왔던 것 같다.
어떤 특수 부대 소속의 군바리와 아마 동침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같이
하룻밤을 지내고 그 군바리가 거의 반 장난식으로 우리 결혼할까? 했더니
정윤희가 좋다고 하고 바로 장면이 바뀌면서 어느 바닷가에서
그 군바리의 동료들만 하객으로 참석한 가운데 오로지 하모니카의 반주에 맞추어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그 군바리는 특수 명령을 받고 북한군으로 사료되는
적진에 투입되었다가 죽어버린다. 정윤희는 임신을 해서 그 소식을 듣고는
막 우는 내용의 영화인데 결말도 잘 모른다.
그러나 정윤희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영화들은 제목이 상당히 자극적이어서
한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와 [앵무새 온몸으로 울었다]일
것이다.
정윤희는 당시에 엄청 유명했던 톱 여배우였던 만큼 아마 선데이 서울의
단골 기사감이었던 것 같다. 그 중의 대다수가 정재계 거물급들에게 늘 불려다니며
아이들이 보아서는 안될 짓을 한다는 내용의 전형적인 선데이 서울 스타일의
삼류 가십 기사들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정윤희를 TV에서 보지 못하게 되었던 사건이 당시 온 신문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부남과의 간통 사건이기도 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면 정윤희는 1954년생이고 키가 160Cm에 불과하다.
그런데 왜 나는 갑자기 정윤희를 떠올렸고 왜 이런 글을 썼을까.
나도 모른다. 프로이드는 알까?
첫댓글 여기 저기 정윤희씨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네여 기분 좋은 일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