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명: 해천(海 泉)
방송 통신대 경영학과
현: (주)경신전선 근무
한울문학 시(詩) 등단
문화 예술교류진흥회 회원
사단법인 한국문화예술NGO총 연합회 회원
문인대학교 수료
사단법인 한울문학 이사 역임
사단법인 한울문학회 충청지회 회원
사단법인 한내문학 명예회원
한국문예사조 사단법인협회 수필등단
동인지 ‘내 가슴이 너를 부를 때’
“성주산 울림2호”
이메일: ajtwkddl55@ hanmail. net
주소: 천안시 서북구 두정동 계룡리슈빌 104동402호
연락처: 011-9803-7056
1, 불나비 / 해 천 (海 泉)
불빛을 찾아
어둠을 넘어서
달콤한 터널을 지나
화엄의 강을 건너가는 곳
유토피아를 지나
날갯짓하며 따라갈 수밖에 없는
환희의 숨결이 숨어 있는 곳
사과 향 가득한 계곡을 지나
멈추어진 사계의 숲 속을 지나
불빛만 보면 따라가야 하는
거짓 없는 숙명
영혼의 향을 마시며
무극의 빈 공간에서
사랑과 환상에 빠져 버린
너, 그리고 나.
2,가을 풍경/ 해천 (海 泉)
천 겹 만 겹으로 푸르던 나뭇잎
붉은 석양을 닮아
절정과 환희에 몸서리친다.
바람도 잔잔하고
그대가 떠난 자리에
서늘한 잔재만 무성하다.
뭇 별의 눈동자는 점차
어둠으로 차갑게 채워질 때
안으로 옹송그리던 마음
지나간 세월이 아프게 다가섭니다.
어둠이 저만치 오는데
해오라기 한 마리
어두운 저녁 하늘을 헤치며
저물어 가는 하루를 여문다.
3. 노모(老母)의 기도/ 해 천(海 泉)
한 병원의 옥상 정원에
두 손을 마주하고
두 눈을 꼭 감고
마음 소리 울리는
한 노모의 간절한 기도가 있었습니다.
지상에 울려 퍼지는 소리
빛줄기에 서로 안겨
옥상에서 아름다운 빛 무지개
하늘을 향하는 희망과 꿈은
이상(理想)의 세계와 교감하고 있었습니다.
광휘(狂喜)의 찬란한 비취(翡翠)는
한 올 또 한 올
말단 신경과 교감을 이루며
마침내 시련과 고통이 없는
기쁨의 찬송가 지상에 울려 퍼집니다.
노모(老母)의 감긴 눈가에 고여 있던
눈물방울 바닥에 떨어지고
노모(老母)의 기쁨, 사랑, 행복은
그렇게,
거기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4, 나는 당신의 느티나무/ 海 泉(해 천)
나는 당신의 느티나무
당신은 벗님 되어 오세요
인생의 서러움과 외로움
이 가슴에 안겨
마음 놓고 소리쳐 울어 보아요
울다 보면 시름도 사라지니까요
벗님!
뜨거운 불볕더위에 잠시 손을 놓고
선선한 그늘에 땀을 식히며
수고하는 마음마저 모두 놓으시고
이 몸,
그늘에 단잠을 들어 보세요
아마 당신은 깊은 잠속에서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겁니다.
나는,
당신의 느티나무입니다
5. 가난한 사람/ 해 천(海泉)
마음은
강산을 닮고
욕심은
냇물에 띄워 보낸다.
욕구는
바람에 실려 보내고
평안은
덤으로 얻는다.
일의 욕심 버리니
즐거움이 배요
때때로 들려주는
새 울음소리
슬그머니 부는 바람에
맑은 정서 일 깨운다.
6, 길/ 해 천 (海 泉)
나 홀로 가는 길
홀로,
홀로,
나 홀로 걷고 있네.
폭풍과 비바람 모진 시련 속에서
때론, 두려움이 온몸을 질타해도
난 그 비를 맞으며
그 길을 홀로 걷네.
이 땅에 살다간 聖人이 이르기를,
좋은 일을 한 사람에게는 복을 주고
악한 사람에게는 벌을 내린다는 걸
모진시련을 보내고 나면
평온한 행복은 찾아오리라는 걸,
비 온 후에
땅은 더욱 단단히 굳고
그 속에서
아름다운 무지개가 활짝 피리라는 걸.
7, 가난 속에 행복/ 해 천 (海 泉)
벌써 몇 칠 전 세상에 고하듯
암내 풍기며 날 것들 유혹하던 밤꽃
모정의 젖을 뗀 세상 밖 아이 되어
냉혹한 자연의 법칙에 따라
뚝- 뚝-
떨어진다.
삶의 경계는 결국 다름이 아니리라
떨어진 가지 끝에 돋아나는 또 다른 생명체
그것은 음양에 따른 화합의 산물이며
몸을 벼려 만든 제2의 생명체,
그 속에 그들은 함께 살고 있었다.
지난 날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면,
먹을 것 없는 힘든 세상을 살면서도
이웃 간에 나눔과 정을 주고받던
이웃의 슬픔을 함께 고민하며 슬퍼하던
그 시절,
가난은 결코 불행이 아니라 행복이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나는 어떠한가?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어색한 모습으로
저마다 옷 색깔은 각각 다른 모습으로
성냥갑처럼 짜인 조금 한 궤짝 안에서
티끌만 한 우주의 한 모퉁이에 살고 있다
세상 이치가 다 그런가 보다
‘풍요 속에 빈곤이
가난 속에 행복이 존재한다. ‘는 걸
8, 문명의 걸작(傑作)/ 해 천 (海 泉)
활활 타는 용광로에 너의 몸을 녹이고
목형의 주조 속에 너의 골격을 갖추고
각각의 성형 기계에 너의 모습 더하여
직각과 원형의 어우러진
그대의 이름은 문명의 걸작(傑作)이라 하던가!
짜인 각본에 의해 한정된 범위 아래
회전운동, 직선운동, 곡선운동에
쇳소리, 바람 소리, 미끄럼 소리를 내고
유기용제 바람에 날리어
내 몸속의 세포를 숨죽이게 한다.
압축된 에너지 공간을 가로지르고
멈출지 모르고 돌진하는 너의 힘은
삼 교대 야근에 감기는 눈 부릅뜨고 있는
손가락 뚝딱 잘라 먹고
시치미 뚝 떼고 있다.
모진 성품 애정 없는 너를 보듬고
땀이 밴 너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아! 어이하랴?
너로 말미암아 주어지는 황금 봉투
너로 말미암아 주어지는 희망과 행복
9, 금방앗간 / 해 천 (海 泉)
쿵더쿵-
쿵더쿵-
밤에도 낮에도 금방아, 찧는 소리
누렁이 새김질하는 달콤한 밤에도
한낮 마루터기에서 꼴 먹을 때에도
크랭크축 미끄럼 타고 잘도 돕니다.
색시장사 장구 소리 냇가에서 울던 날
장구 소리가 자진 가락 넘던 밤에도
애달프게 가슴 조이며 기다리던
간드레 불 피 토하는 금방아 소리
기름때 검게 그을린 양은 솥단지
길섶에서 들고 온 복사가루
집 세기 만나 사랑 나누던 날
해님도 눈이 부셔 눈을 감는다.
고무신 벗어 놓고 둔덕에 오르면
복사가루 발가락에 숨바꼭질하고
뒤 굽이 덧대어진 검정 고무신
별이 들어 속삭이며 달을 보던 밤.
(참고 사항)
오래전의 일이다. 금광이라면 조선에서 제일 많이 나던 고장(입장)으로, 금 방앗간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었는데, 일제 강점기에 금은 자국(自國)으로 가져가고 우리나라 사람은 월급을 받고 생활하던 때, 금광을 무대로 마을이 들어서고, 그리고 기생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금광의 근로자를 상대로 술장사를하던 시절, 양복 입은 신사는 푸대접하고 작업복을 입은 사람만을 우대하였다한다. 쉬는 날 면에 나가 몇몇 사람들은 어울려 색싯집에 몰려가서 술을 먹던, 앞날을 예측할 수 없어 던 시절, 집에서 기다리는 아낙의 근심하는 모습을 형상화하였으며, 금 방앗간에서 염산과 금을 만나면 분리가 되는 것을 이용하여 금을 채취하고 남은 돌가루(복사가루)라 하였으며 이것을 이용하여 제기의 녹을 집세기(벼집)를 묻혀 닦으면 광택이 날 정도로 효과가 좋았다. 그리고 복사가루가 쌓인 둔덕을 오르고 발가락에 스며드는 소싯적의 생각과, 수많은 별이 앞산에 내려앉은 모습이 보인다.
10, 오늘 같은 어느 하루. / 해천 (海 泉)
멀리서 시집온 이웃집 누님이
냇가에서 빨래할 때
미소 지은 발그레한 얼굴처럼,
붉은 감 하나가
뚝-
나뭇가지에 걸려 떨어질 때
감속에서 늘어지게 잠을 자던
벌레 한 마리 깜짝 놀라 뒹구는
근처에 까치 한 마리 놀라서
솜털 하나
달랑 떨어뜨리고
파드득-
날아가는
오늘 같은 어느 하루
마당 한가운데 잠자던 흰둥이
깜짝 놀라 킹킹거리며
오줌 방울방울 흘리며
마루 밑으로 들어가는
오늘 같은 어느 하루
11,해당화 / 해천 (海 泉)
그리움에 찾은 발길
서먹서먹하였다만
바닷바람 목욕하고
임만나길 기다렸나
수줍은 처녀모양
부끄러운 임의 자태
춘삼월 추위에
화사한 너의 모습
임도 없는 바닷가에
붉은 입술 아름다워
살며시 귀기우려
너의 숨결 들어보네.
달빛어린 밤이 되면
술 한상 받아 놓고
고운자태 안주 삼아
육자배기 할라치면
너울너울 춤을 추며
너와 내가 하나되리
12. 사악 골/ 해 천(海泉)
산 넘어 산
길 따라가노라면
냇가에 긴 세월 신비의 물이 흐르고
산새들이 내려와 목 축이는 곳
산자락 가르고 길 난 곳
바윗돌 자르고 길 난 곳
나선형의 길 따라가노라면
그곳에 가면 사악 골이 있다.
구름도 잠시 쉬워 가고
바람도 쉬어 가는
그곳은 위례산 성과 맞닿는 곳
산 손님도 잠시 머물다 가는 약수터
한 모금에 더위를 잊고
한 모금에 근심도 사라지는
공기 좋고 경치 좋은 곳
가노라면 산속의 人家
자연과 함께 숨 쉬며 사는
그곳에 사람의 情을 그리워하는
지나는 길손을 반가이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