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태고지(예수 탄생 예고) - 프라 안젤리코 -
194 x 154 cm / 템페라화 / 1430년-1432년작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소장
초기 르네상스 시대..
도미니코 수도회의 수사 신부이면서, 화가로.. 많은 성화를 남긴 안젤리코.
그래서, 초기 작품에는 장식적이고 우아한 고딕 양식과 사실적인 르네상스 양식이 함께 나타나는데..
그가 그린 여러 점의 수태고지 중에서도 이 작품은, 그런 특성이 강하다.
마리아와 천사의 의상의 화려한 장식적인 표현들..
특히, 천사는 화려한 붉은 겉옷만으로 부족해서, 그 사이로 살짝 푸른 속옷자락이 드러나게 ..
이처럼 고딕양식이 지배적이어서, 안젤리코의 수태고지 중 가장 화려한 작품.
그리고.. 아직은 조금 서투른 원근법이지만, 건물 기둥 등에서 나타난 원근법과 풍경의 사실적인 표현..
또한, 작품의 색상에서.. 그가 르네상스의 새로운 흐름에도 관심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마리아가 두 손을 가슴에 모아 겸손히 순종하니,
천사도 머리 숙여, 하나님의 거룩한 뜻 앞에 함께 순종하고..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황금 빛줄기를 타고, 마리아를 향해 날아드는 성령의 비둘기!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우리의 신앙고백이 드려지는 순간이다.(누가복음 1:26-38)
수태고지 왼편.. 범죄한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내쫓기고 있다.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가죽옷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무거운 걸음을 옮기는 아담과 하와.
낙원추방과 수태고지.. 두 사건을 마치 한 마당에서 벌어진 일인 듯 그려낸 안젤리코.
<아담과 하와의 발 밑에 떨어진 선악과.. 이 땅에 들어 온 죄와 죽음, 사단의 권세가..
마리아가 잉태한 한 아기, 예수를 통해.. 영원한 생명, 구원의 역사, 하나님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안젤리코는..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역사 속에서, 두 사건이 이렇게 하나로 연결되어지는 것임을..
한 화면 속에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생명을 가져온 여인, 마리아!
그 겸손과 순종의 걸음.. 감히, 닮기 원하여.. 주님 앞에 나아갑니다.
나와 동행하시고, 성령으로 임재하옵소서.
"보라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마리아가 가로되 "주의 계집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누가복음 1:3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