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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합판이란 것은 뭘 말하나요?
7장 합판에 대하여 이야기할 때 일본의 모 탁구 잡지에서는 중간층을 한 층 더 끼워넣었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틀린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좀더 기본적인 7장 합판의 구성 목적은 "중심층을 강화"하는 데에 있습니다.
즉, 한 장의 나무로 되어 있는(그래도 다소 두꺼움) 중심층을 3 장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다음과 같은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 outer layer(외층)
------------------- middle layer(중간층)
=================== center layer(중심층) B
=================== center layer(중심층) A
=================== center layer(중심층) B
------------------- middle layer(중간층)
------------------- outer layer(외층)
두께가 동일하더라도 한 장으로 된 것에 비해 세 장으로 된 것은 좀더 단단하고 탄성이 강해집니다.
즉, 4.2mm의 판 한 장에 비하여 1.4mm의 판 세 장을 붙인 것이 더욱 단단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경우 타구시에 각도를 크게 할 때 공이 판에 묻어들어가는 정도가 작아지므로 공이 빨리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정확한 스매시가 가능해집니다.
상대의 드라이브를 블록으로 방어할 경우에도 좀더 콘트롤이 쉬워집니다.
흔히들 러버와 블레이드가 부드러운 것이 무조건 콘트롤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스매시와 블록에서는 오히려 딱딱한 쪽이 더 콘트롤이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 점이 7장 짜리 합판이 갖는 최대의 장점이며 이때문에 수많은 전진속공 선수들이 7장짜리 합판을 선호하는 것입니다.
(이유는 생각하지 않고 이것저것 쓰다보니 좋아서 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만........ ^^)
이 중심층은 3장을 합친 두께가 일반적 5장 합판과 비슷한 경우도 있으며 두껍거나 얇은 경우도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 두께의 조합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성능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또한, 이 3장 사이의 두께 차이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가운데 것(A)이 양쪽의 것(B)에 비하여 두꺼운 경우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7장 합판이라고 해서 드라이브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가 하면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일단 구성면에서 볼 때 중심층은 3장으로 강화되었지만 중간층과 외층의 구성 자체는 일반적 5장 합판의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재질에 따라 다르지만....... ^^)
그러므로 스치는 듯한 타법에서는 5장 합판이나 7장 합판이나 별 차이가 없으며 이 위에 러버가 붙어 있으므로 더욱더 별 차이가 없게 됩니다.
3구 공격까지는 큰 차이가 없을 수 있습니다.
달라지는 것은 5구 공격에서부터인데 5장 합판을 쓰는 선수들이라면 3구를 드라이브한 후 5구 이후 역시 파워 드라이브로 승부하려 할 것이고
7장 합판을 쓰는 선수는 3구 드라이브 후 5구는 스매시로 넘어가는 것이 정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디까지나 원론적인 것입니다. ^_^
참고로 시중에 흔히 볼 수는 없습니다만 9장짜리 합판도 존재하는데 그 기본적인 구성은 중심층을 3장이 아니라 5장으로 나눈 것으로서 7장 합판의 원리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9장으로 할 경우는 중심층의 5장의 판을 매우 얇게 만들어서 전체 두께를 줄이고자 한 경우가 많으므로 7장 합판에 비하여 반드시 스피드가 빨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 outer layer(외층)
=================== middle layer(중간층)
------------------- center layer(중심층) C
------------------- center layer(중심층) B
------------------- center layer(중심층) A
------------------- center layer(중심층) B
------------------- center layer(중심층) C
=================== middle layer(중간층)
------------------- outer layer(외층)
즉, 다음과 같은 구조입니다.
------------------- outer layer(외층)
------------------- 4th layer(제4층)
------------------- middle layer(중간층)
=================== center layer(중심층)
------------------- middle layer(중간층)
------------------- 4th layer(제4층)
------------------- outer layer(외층)
버터플라이의 "프리모 파워필링"이라는 라켓이 대표적인 예인데 이런 구성으로 된 라켓은 기본적으로는 5장 합판의 구성에서 중간층을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특성 역시 7장 합판보다는 5장 합판에 가깝다고 보시는 것이 옳습니다.
새롭게 채택된 40mm 공은 7장 합판을 다시 주목받게 만들고 있습니다.
40mm 공에 회전도 걸면서 스피드 있게 치기 위한 구성은 "약간 부드러운 스폰지의 러버 + 다소 단단한 블레이드"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구성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기존에 부드러운 5장 합판을 찾던 사람들이 무턱대고 잘 나가는 카본 라켓 등을 쓰자면 너무나 다른 타구감과 지나친 반발력 때문에 적응하기에 매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이때 자연스럽게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 5장 합판과 카본의 중간이라 할 수 있는 7장 합판입니다.
조금 더 파워가 있으므로 38mm 시절과 같은 구위를 낼 수 있고, 38mm 시절에는 너무 잘 튄다고 생각되었으나 지금은 아주 적당하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직접 비교해 보신 분이 아니라면 알 수 없겠지만)
아무튼 7장 합판은 40mm 공과 상당히 잘 어울립니다.
단순히 빠른 것을 찾아서 카본 라켓을 구입하려던 발길을 잠시 멈추고 7장 합판을 한번쯤 고려해 보면 어떨까요?
몇가지의 특성만을 말씀드려도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몇 개의 층이 붉게 물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붉게 물들인 층은 앞에서 5장 합판에 관한 얘기를 할 때 말씀드린 것과 같이 물을 들여서 나무를 경화시킨 것입니다.
따라서 동등한 구성에서 물을 들이지 않은 라켓에 비하여 클리퍼 우드는 좀더 강력하고 반발력이 좋습니다.
기본 재질 자체는 아주 전형적으로서 외층과 중간층은 림바, 중심층 3장은 아바치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절묘하게 물을 들이는 것에 의하여 성질을 조절하고 있으므로 성질 자체는 생각하는 것과는 다소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잘 나갑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오히려 안 나간다고 하기도 합니다만.)
돌출러버와의 조합도 매우 좋습니다.
파워 면에서는 카본 라켓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라켓의 펜홀더형은 중국의 리우구오량 선수의 라켓으로도 유명하지요.
전진속공형에게는 첫번째로 권해 드립니다.
다만, 다소 무겁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그립 속이 비어 있는 WRB라고 해도 90그램이 넘으며 블레이드 면이 넓어서 러버를 넓게 붙이게 되므로 전체적으로 더욱 무거워집니다.
힘이 없는 분이라면 러버의 무게를 잘 조절하셔야 할 것입니다.
그립도 두툼합니다.
중심층은 역시 3장의 아바치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외층의 재질이 림바 대신 코토로 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하여 표면에서 잡아 주기보다는 튕겨내는 특성을 구현하고 있는데, 중간층에는 림바보다도 충격흡수력이 훨씬 더 큰 재질(DONIC FOIL이라고 합니다)을 사용하여 지나친 반발을 억제하고 전체적인 성능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표면은 단단하게 하고 그 밑을 감쇠재로 받쳐 주는 재미있는 구성으로서 단단한 표면 때문에 블록이나 스매시의 능력이 뛰어나고 그 아래의 충격흡수층 때문에 드라이브를 걸 때도 회전이 잘 걸립니다.
이것은 단순히 카탈로그에 나온 것을 옮겨 적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용해 본 느낌입니다.
정말로 사용하기 쉽습니다.
다만, 역시 5장 합판에 비하여 단단한 것은 사실이며 공도 좀더 직선적으로 날아가므로 호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클리퍼 우드에 비한다면 훨씬 콘트롤도 좋고 스핀이 잘 걸립니다.
40mm 공에는 매우 적합한 제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러버는 좀 부드러운 것을 붙여 주시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아니라면 지적해 주세요. ^_^)
잘 나가고 그런대로 스핀도 잘 걸립니다.
종합적인 구위에서 카본 라켓에 뒤지지 않습니다.
사용하기 쉽다는 면에서는 카본 라켓을 능가하겠지요.
메이커가 다른 만큼 타구감에서는 다소 차이가 납니다만 동일한 사고방식에 의하여 만들어진 제품이므로 함께 소개했습니다.
SK7은 좀더 알려지기만 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베스트셀러가 되고도 남을 제품인데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듯하여 아쉽습니다.
아발록스 P700 시리즈는 그런대로 잘 팔리는 듯합니다만......... 두 제품을 비교하자면 파워는 P700 시리즈가 약간 더 앞서고 콘트롤은 SK7이 낫다고 봅니다.
그립도 P700 시리즈는 다소 두툼하고 깊게 잡는 데 비하여 SK7은 약간 가늘고 얕게 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SK7 쪽이 잔기술 구사가 쉽고 사용하기 더 쉽다는 느낌입니다.
P700 시리즈는 안정된 그립을 바탕으로 전진에서 실수 없는 플레이를 하기에 더 좋다고 봅니다.
SK7은 플레이 영역이 좀더 넓고 속공보다는 올라운드 플레이에 적합하다고 봅니다.
외층과 중간층의 림바 사이에 다소 단단하고(뻣뻣하다는 표현이 옳을 지도) 붉은 물을 들인 판을 끼워 넣고 있습니다.
중심층은 따라서 한 장이며 다소 두텁습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 아바치 중심층과 그 주위의 얇은 림바 중간층을 합쳐서 중심층이라고 하고 붉은색 층을 중간층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재질이 다른 것을 합쳐서 중심층으로 부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아무튼 이 라켓은 전형적인 7장 합판인 SK7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SK7은 타구음이 다소 높고 표면은 부드럽고 중심의 단단한 층이 밀어내는 느낌이라면 프리모 파워필링은 표면의 느낌이 딱딱하고 중심은 부드러워서 완충을 해 주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표면이 딱딱한데 그렇다고 잘 나가는 것은 아니고 공을 잡아 주는 느낌이 있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대단히 괴상한 느낌이고 좋게 말하면 절묘하고 환상적인 느낌이겠지요.
성능 자체는 나무랄 데 없으며 일반 5장 합판을 사용하는 감각으로 좀더 빠른 타구를 원한다면 고려해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라켓의 타구감은 경쾌하기보다는 둔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림이 다소 존재한다는 점을 짚어 두겠습니다.
만인에게 사랑받을 제품이라기보다는 좋아하는 사람만 고집스럽게 좋아하게 될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_^
판의 크기나 그립의 모양, 굵기 등은 지극히 표준적이므로 이 점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쓰지 않으셔도 좋고 중량도 가벼운 편입니다.
동일한 두께를 3장 붙이는 것이 아니라 양쪽 부분은 두껍고 가장 가운데 부분만을 매우 단단하고 아주 얇은 판 한 장을 끼워 넣은 것입니다.
이 가운데 부분은 검은색으로 물을 들여 놓았으므로 마치 카본과 같이 보입니다만 카본은 아니므로 오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_^
그렇게 두꺼운 카본은 끼워넣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유명한 도매점인 동대문운동장 옆 H상사에 가시면 파시는 아저씨가 이 검은 부분이 카본 한 장을 끼워 넣은 것이라고 끝까지 우기시는데 그렇다고 해서 비싸게 받는 것도 아니므로 그냥 그런가 보다 하시기 바랍니다. ^_^
이 글을 보고 가셔서는 속이느니 어쩌니 하고 싸우시는 분이 있을까봐 드리는 말씀입니다.
친절하고 값싼 H상사에 가서 그렇게 싸우면 안됩니다. ^_^)
그렇다면 왜 그렇게 만들었는가?
만든 사람에게 물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겠습니다만 대충은 추측이 가능합니다.
얇은 판을 끼워 넣었으므로 전체적으로 얇아지고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두꺼운 판을 쓴 것에 비하여 탄성이 높은지 낮은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습니다만 실제로 사용해 본 감각으로는 이 라켓 역시 5장 합판의 감각과 유사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약간 더 타구음이 높고 단단한 느낌이 들 뿐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프리모 파워필링보다는 이 제품을 선호합니다.
<결론>
7장 합판은 5장 합판에 비해서는 단단하고 게르겔리 등의 카본 라켓에 비해서는 부드러운 중간적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잘 나가면서 볼 콘트롤도 그다지 나무랄 데가 없기 때문에 타구의 파워가 떨어진 40mm 공 시대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적당히 부드러운 러버와 조합하면 그야말로 뭐든지 가능한(올라운드) 라켓으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므로 자신의 기술에는 자신이 있으나 5장 합판으로는 파워가 약간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7장 합판을 고려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 탁구를 막 배우기 시작했는데 5장은 너무 약해서 쓰기 힘들고 카본은 너무 잘 튀어서 다양한 기술을 배우기에 곤란한 초보자 분들에게도 이러한 중간적 존재인 7장 합판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