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와 동일시 되고 있는 그리스 신화의 아테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그리스 신화에서 최고의 신이라 불리는 제우스와 그의 아내 메티스 사이에서 태어난 여신으로, 메티스가 임신하였을 때 땅의 신 가이아가, 메티스에게서 태어나는 아들이 제우스의 지위를 빼앗을 것이라고 하는 소리를 듣고, 제우스는 자신의 아내 메티스를 삼켜버렸습니다. 그런데 태어날 시기가 되었을 때 심한 두통을 못견딘 제우스가 프로메테우스에게 도끼로 자신의 머리를 쪼개달라고 부탁하였는데, 그대로 머리를 쪼개자 그 속에서 아테나가 갑옷을 입은 모습으로 함성을 지르면서 태어났다는 이야기 입니다. 로마 신화에서의 미네르바 또한 티니아(Tinia, 그리스신화의 제우스와 동일시)의 머리에서 태어났다고 전해지고 있지요. ^^
▶ 미네르바의 부엉이
로마 신화에 보면 미네르바와 항상 함께 다니는 신조(神鳥)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부엉이 인데요,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지혜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관한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자면, 원래 미네르바의 신조는 까마귀였다고 합니다.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제2권 6장에 따르면 까마귀는 미네르바의 비밀을 누설한 죄를 짓고 신조의 자리를 부엉이에게 내주었다고 합니다. 그 부엉이는 원래 레스보스 섬(그리스 지명)의 뉘티메네였는데, 전설에 따르면 자신의 아버지와의 통정의 죄로 인해 부엉이가 되었으며, 이 사실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사람들의 눈이 있는 낮에는 웅크리고 있다가 밤이 되어서야 활동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또, 미네르바의 부엉이에 대해 19세기 독일의 철학자 헤겔은 그의 저서 『법철학』 서문에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야 그 날개를 편다"라는 유명한 경구를 남긴 바가 있습니다. 헤겔이 『법철학』에서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언급한 것은 미네르바의 부엉이(즉, 지혜 또는 철학)가 낮이 지나고 밤에 그 날개를 펴는 것처럼, 철학은 앞날을 미리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역사적 조건이 지나간 이후에야 그 뜻이 분명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한국사회에서의 미네르바
최근, 한국 사회에서의 ‘미네르바’는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지혜의 여신으로서가 아닌 표현의 자유의 상징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요. 2008년, 한 인터넷 논객이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정부 경제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쓰면서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네르바의 경제 예측은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며 국내 네티즌들은 물론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는데 특히 리먼 브라더스 사의 파산 사태를 예측하여 적중시킨 후에는 ‘인터넷의 경제 대통령’이라는 칭호까지 얻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