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가는 산 (제왕산/강릉)
수정산악회 12월 1일 오전7시 (화요일)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 제왕산 (840m)
제왕산은 강원 강릉시 성산면 어흘리와 왕산면 왕산리에 있는 높이 840m의 별로 높지 않는 산이지만 대관령 동쪽 난맥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이다. 이런산을 제왕산이란 거창한 이름을 갖게 된 사연은 고려말 우왕이 이 곳에 와서 성을 쌓고 피난한 곳이라는 사연 때문이라고 하는데 지금도 축대쌓은 돌과 기와장이 발견된다.
들머리 - 대관령옛길 휴게소
날머리 - 대관령 박물관
대관령 고지
풍차를 돌리는 바람의 위력이 대단하다.
제왕산 들머리를 향하는 얼굴 깊숙히
찬 바람은 대관령 능선을 이끌고
시린 손 끝에 매달려 겨울 숲으로 안내를 한다.
가을이 쌓아놓은 누런 낙엽의 슬픔위로
잔설 밟는 소리가
숲의 정적을 깨트려 산문안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작년 눈꽃의 환상을 떠올리게 하는 고루포기능선 가는길
그 삼거리엔 감시초소가 있고
그 왼쪽엔 제왕산을 향해 나 있는 임도가 있다.
그 길을 따라 오른다,
칼바람은 불어도 화창한 날씨에 시야는 넓고 하늘은 푸르다.
저 멀리 선자령에 우뚝 서 있는 하얀 풍력이 눈길 사로잡고
그 아래
간간히 쌓인 하얀 눈이 평원처럼 아늑해보인다, .
어느새 온 몸 파고드는 칼바람을 맞으며 제왕산 표지석에 도착하니
강릉 시내가 보이고 햇살 따사로운 봄 날씨가 우릴 반긴다,
대관령 옛길 휴게소의 칼바람과는 너무도 대조적인 강릉의 온도
그래서 산꾼들은
눈산행을 능경봉과 고루포기 능선을 택하나보다,
하여튼
추위에 움츠렸던 몸을 펴고 겨울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 좋다.
오르지 않아도 정상을 도달하는 제왕산
하산을 할 때만 내려가는게 아닌 오름에도 내려가는 산행
그 묘미를 느낀 하루의 행복을 담아
주문진항으로 향하는 자동차의 속력, 갯내음에 코끝을 자극하 듯
주고 받는 비릿한 이야기에 덩달아 흥겨운지 덩실덩실 춤을 춘다,
질펀한 좌판이 널려있는 주문진 어물전에 발을 담그니
주문진에서 킹크랩과 문어를 사서
동해까지 여행을 하다 중간중간 먹던 기억이 떠 올라 목구멍은 침이 고인다,
익살스러운 좋은날님과 총무님의 얼굴도 밝은 햇살처럼 빛이난다,
아주 오랜만에 오는 주문진이라고,,,
양미리와 (열미리 ㅎㅎ라고 부르시던 총무님) 도루묵 구이로
푸른 동해바다를 먼저 입안에 음미를하고 나니 물오징어회가 나온다,
1만원+ 5천원
그 수수께끼를 풀어보자 흔히들 횟집에서는 회 한사라 시키면 상추 초고추장 마늘 풋고추가
나오는데 여긴 따로국밥이다, 물오징어 + 야채 = 일만오천
우리는 그 상술에 속아 허탈감으로 물오징어를 물컹하도록 씹었다,
( 그 주인 여자를 ㅎㅎ)
그리고 도로묵 매운탕,,,
듁여주게 매콤함과 감칠맛이 났던 이유는
물만 흥건한 찌게가 보기만해도 비린맛이 나 보여 수제비 사리를 넣고 싶었는데
그 횟집에서는 선택 사항이 아니였다,
좋은날님이 살며시 일어나 신라면 한봉지를 사오셨다,
수제비 대용으로 넣으라고
그 정성이 얼마나 감동인지 그 자리에 앉아 있던 4분
아마도 산행 중 제일로 맛있는 매운탕 맛으로 기억에 남을것이다,
지금도 그 웃음소리와 함께 먹던 도로묵 매운탕이 다시 먹고싶다,
하산도중의 점심 시간
총무님의 정성이 담긴 청국장 역시 겨울 산행중의 별미로 잊지 못할 것 같다
산을 오르고 싶음은
땀과 어우러진 바람이 갖다주는 계절마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 풍경이 아름다워서 일테고
함께 동행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맑은 소리를 담아
내 자신의 소중한 삶을 깨우치는 일이라서 오늘도 산을 찾아 나서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