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적으로 내려오던 틀에서 벗어나 새로움을 좇는 젊은 예비 신혼부부가 늘고 있다.
주례 없이 결혼식을 올리고 예식장에 신랑 신부가 동시 입장하는 것은 다반사다.
가부장적인 남성 권위의식이 팽배해 있던 시절에는 결혼식장에 여성보다 남성이 먼저 입장하는 것이 당연한 순서라고 여겼다.
하지만 근래 들어 여권이 급격히 신장되고 평등한 부부관계를 지향하는 커플이 늘면서 신랑 신부가 동시에 입장하는 것도 종종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신랑이 신부 부모에게 폐백을 올리는 일도 있다.
역시 남녀 평등이 사회적으로 대두되면서 시집과 친정 사이 관계도 평등해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
올해 들어 신랑이 신부 부모에게 폐백을 드리는 풍속이 지난해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그야말로 결혼식을 올리는 당사자들이 취향과 개성에 따라 장소, 시간, 형식이 모두 파괴되고 있다.
'나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찾는 세태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정착되고 있는 것.
예전 같으면 주례 없는 결혼식을 상상이나 했을까?
하지만 최근 들어 주례 없는 결혼식이나 영상 주례 등 이색 주례가 널리 확산되고 있다.
주례 없이 사회자 혼자 진행을 하며 신랑 측 부모가 성혼선언문을 낭독하고, 신부 측 부모가 주례사를 대신해 덕담을 들려주는 등 기존 주례 문화와 차별된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또한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 그래픽에 성우 더빙을 입히거나, 멀리 떨어져 있어 주례에 참석할 수 없는 분 이야기를 비디오에 담아 화상으로 주례를 진행하는 영상 주례도 등장했다.
결혼식 시간대도 바뀌고 있다. 복잡하고 분주한 주말 오후를 피하고 평일이나 주말 야간 결혼식이 점차 호응을 얻고 있다.
저녁 6~7시대에 이뤄지는 야간 결혼식은 하객들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여유롭게 칵테일 파티 등 이브닝 파티를 즐기는 일거양득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다.
요즘 젊은이들은 과거 세대들이 가장 많이 찾던 일반 예식장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웨딩 전문업체 듀오웨드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ㆍ30대 예비 신랑 신부들이 제일 선호하는 예식 장소는 호텔, 야외 예식장, 일반 예식장 순이다.
높은 비용 때문에 상류층 예식 장소로만 여겨졌던 호텔은 예전과 달리 대중화하고 음식 가격 등을 내리면서 '특별함'을 찾는 젊은 남녀가 많이 이용하는 추세다.
전통 결혼식은 언뜻 젊은 세대가 선호하지 않을 듯싶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고 색다른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신세대 커플들이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전통 결혼식장은 성균관 명륜당으로 총비용이 150만~170만원 선으로 조금 비싼 편이고,
전통혼례 업체를 통해 야외 결혼식장에서 치르면 60만원 선이다.
청년문화연구원에서는 신부 화장, 가마, 혼례상 등 총비용 45만원 선으로 예식을 치를 수 있고
롯데월드 민속관은 초례상, 혼례보, 풍물패 축하공연, 혼례 진행요원까지 포함해 85만원 선이다.
야외 결혼 역시 실내 예식장보다 여유 있고 밝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젊은 커플들이 선호하고 있다.
서울은 한강 둔치, 양재 시민의 숲, 보라매공원, 어린이대공원 등 야외 결혼식을 치를 수 있는 장소가 20여 곳 있고
각 구청 강당, 구민회관, 사회복지시설 등 옥내시설 67곳과 옥외시설 22곳 등 모두 89개소를 개방하고 있으며
대부분 이용료는 무료다.
신부 화장과 부케 비용은 별도지만 저렴한 편이다.
이 밖에 이색적인 야외 예식장으로 남산 외교구락부(남산), 이화장(한국방송대 뒤편), 낙원가든(강서 면허시험장 뒤편),
학골웨딩프라자(일산 풍동), 세모유람선, 남산예술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