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발행되는 교차로플러스의 1,2기 리포터로 활동한지도 어느덧 1년 하고도 2개월을 넘어 선다.
대충 계산해 봐도 지금까지 50여건이 넘는 기사를 송고하였고, 지면을 통해 서.태안지역민과 함께 해왔다.
처음 교차로와 인연을 맺으면서 가졌던 초심을 돌이켜 본다. 삶에서 묻어 나는 진솔한 이야기와 생생한
지역정보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 보고,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지역정보를 전달하는 무가지(無價紙)의 발행
목적에 얼마나 부합 하고, 단순한 정보전달의 한계를 벗어나 얼마나 독창적인 선도를 유지 할 수 있을까?
생업이라는 일상은 얼마만큼의 한계로 작용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런 걱정도 잠시. 소재를 착상(着想)하고
집필(執筆)하면서 수십번의 퇴고(推敲)를 하노라면 어느새 이웃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되기 일쑤였다.
그들의 소담한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함께 했으며, 그들의 따뜻한 삶에서 잔잔한 감동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자정을 넘겨서야 탈고(脫稿)를 마칠 수 있었지만, 그들의 삶에 작은 의미를 부여한다는 객쩍은 생각에 보람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지금도 흡족하지는 않지만, 처음 몇 달동안은 초름한 기사를 송고하며 생업을
핑계 삼은적도 여러번이다. 그럴때마다 다듬어지지 못한 필력의 한계를 느끼며, 애써 외면하려 딴전도 피우곤 했나
보다. 하지만, 그렇게나마 인생의 자양분 같은 정리의 시간을 배려해 준 것은 바로 정해지지 않은 교차로플러스의
지면이었다. 내용이나 형식의 구애가 없는 보헤미안 같은 편집방향은 지면에 대한 더 큰 책임감과 애착을 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신문이 배송 되는 금요일 새벽이면 한달음에 달려가 펼쳐 보게 되고, 일일이 스크랩 하는
번거로움도 마다하지 않은걸 보면 말이다.
벌써 한해를 마무리하는 세밑이다. 누구나 이때쯤이면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아쉬움과 후회가 교차하겠지만,
나에게는 많은 분들께 감사하고픈 한 해이다. 취재를 하면서 만났던 분들의 삶은 목하, 우리와 우리 부모세대의
이야기였다. 삶의 보루에서도 꿈꾸는 내일이 있었고, 생업을 천직으로 수십년을 헤쳐 온 삶의 지혜 또한 배울
수 있었다. 뒤 한번 돌아보지 않고 안이하게 살아 온 인생의 중반길에 잠시나마 나를 돌아볼 계기가 있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리포터로 활동한 지난 14개월동안 일주일중 하루는 그렇게 보낸 듯 하다. 그렇게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한달이 되어 다시 한해를 넘기고 있다. 이제 나에게 리포터란 정보를 전달하는
기고자(寄稿者)를 넘어서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간혹 데드라인이 가까워지면 심란함에
경황이 없다가도 원고를 마치면 마치 큰일이나 치룬것처럼 더 큰 여유가 생기니 말이다. 평소 메모하는 습관이
스쳐 지나갈 일상에 작은 의미를 부여했듯이, 리포터활동은 혜안을 가지고 늘 사물을 지켜보며 관찰 할 수 있도록
내 자신을 독려해 준 것 또한 사실이다.
올 한 해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며 고생한 정유진, 김영주, 박혜경 리포터들 정말 고생 많았고, 소통의 역할을 해준
교차로 임직원들게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리포터마당은 열려있기에 누구나 가능하겠지만 살다 보면
쉬이 접근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어렵고 힘든 것은 다 똑같지만 남들이 쉬이 못하는걸 묵묵히 해내기에 그들이
대단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다가오는 임진년(壬辰年) 새해에도 우리 이웃들의 살아 가는 이야기를 아낌없이 나누고, 사랑을 전하는 리포터들의
멋진 활동을 기대해 본다. 올 한해 남겨 둔 인사가 있다면 취재에 협조해 주신 지역민들과 보잘것 없는 글이지만
독려하고 편달 해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