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저희보다 먼저 와 계신 선교사님 중에 순천 애양원에서 나환자들을 위해 30년 넘게 의수족을 만드시던 장로님이 계시거든요, 저희와 함께 동부아프리카 장로교회 소속으로 교단에 속한 병원에서 10년 가까이 그일을 하고 계시죠. 이왕이면 어린이 환자의 의수족을 만드는 일에 기도모임에서 보내신 헌금을 썼으면 한다고 했더니 적절한 환자가 있으면 말씀해 주시겠다고 하셨어요. 국제 적십자사의 부분 후원을 받고 있어서 보내 주신 금액이면 어린이 한명의 의수족을 만들 수 있다는군요. 대개는 케냐 주변 대부분의 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내전 때문에 생긴 성인 지체장애인들이 오고, 케냐 어린이들의 경우 주로 부유한 가정에서 오기 때문에 case가 흔치는 않겠지만, 찾으시는대로 말씀해 주시기로 하셨지요. 저도 그때 또 연락 드리겠습니다.
나록에 있는 고아원은 2주 이내에 공사를 마무리 하겠다는 현장의 약속을 받았습니다만 아직 개원까지 어려운 일이 많이 남았지요. 20명 정도 예정하고 있지만 아이들의 숙식을 해결한다는 게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거든요. 고아원을 관리할 직원들도 있어야 하고. 한국에서 이 일이 이루어지기를 학수고대 하면서 기도하시는 완주 사랑의 집 식구들의 바람대로 여러가지 과정들이 아름답게 이루어지도록, 특별히 이 사역의 실제 운영을 약속한 리무르 노회 소속 나록 시찰과 개발 위원회 목사님과 장로님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요.
기회가 될 때마다 저희가 돕고 있는 키나래 난민학교가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케냐에 2002년 말에 들어선 새정부가 초등학교 교육 무상화를 실시하면서 키나래 학교에 오던 200여명 어린이들이 인가받은 공립학교로 몰려갔었습니다. 갑자기 밀려온 학생들과 학교의 시설 부족으로 키나래에 다녔던 어린이들이 다시 돌아온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지난주에 남편 이선교사가 나록 고아원 건설 현장에 다녀 오면서 장로님들로부터 새롭게 들은 이야기로는 어린이들 대부분이 에이즈 가정에서 오기 때문에 인근 학교 학부모들이 꺼려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하는군요. 부족전쟁으로 은신하며 공동생활 하는 과정에서 아마도 에이즈 감염이 급속히 이루어졌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에이즈가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사회에서는 터부시 되고 있어서 장례가 나도 에이즈로 인한 사망이라고들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는 그동안 키나래 어린이들이 부족분쟁 때문에 편부, 편모 가정에서 자라게 되었거나, 고아가 되어 친척집에 기거하는 어린이들이 대부분이라고만 들어왔고 점심시간에! 도 많은 어린이들이 집에 돌아가지 않고 양철 건물 앞 잔디밭에서 놀거나 쉬는 것을 보았을 때도 실상을 알지 못했습니다. 정식 교사 자격증을 가진 분들은 아니었지만 5명 교사들의 봉급만이라도 올해부터 저희가 후원을 할 작정이었는데 학부모회로부터 적은 액수의 사례를 받으면서 학교를 지켜온 그분들마저 떠나고 현재는 정부에서 봉급을 받는 head teacher 한 분만 남아계십니다. 더구나 학교가 정부에 등록을 하는 것도 정치적인 이유로 사실상 어렵다고 하는군요. 이곳은 초등학교 과정 8년과 중고등학부과정 4년을 거쳐 소수의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게 되는데 8명의 키나래 8학년 학생들이 곧 중등학교 입학 시험을 보아야 한다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저희가 달려들어 직접 하기에는 사역이 너무 크고, 문제가 이렇게 커지고 나니 어떻게 도와야 할지 막막해서 마음에 주시는 부담을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군요. 이들을 긍휼히 여기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보여주시고 돕는 손길들을 붙여 주시도록 함께 기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내일부터 시작해서 주말까지 이사를 할 예정입니다. 아이들 학교 근처를 떠나지 않으려고 하다보니 guest wing이라고 큰 집에 손님용으로 지어 놓은 건물로 들어가게 되었어요. 집 주인 아주머니가 선교사라고 월세를 120불 가량 깎아 주셔서 그집으로 정하게 되었는데 들어가서 좋은 관계 맺으며 잘 지낼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한인교회 방향으로 좀 더 가까이 옮기게 되어서 앞으로 1-2년은 저희 아이들을 위해서도 한인교회에 출석하려고 합니다. 마침 교회학교 반주자가 없다고 해서 반주하면서 한 학급을 맡아 가르치려고 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도 기도 부탁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