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코리아가 지난 2월 26일 인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자사의 콤팩트 SAV(Sports Activity Vehicle) X1(F48)을 출시했습니다. 더불어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간단한 시승회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과연 6년만에 돌아온 X1은 어떤 맛일까요?
플랫폼까지 바꾼 변신
BMW X1은 지난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뒤 6년이 지난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2세대 모델로 거듭났습니다. 이전에는 FR 구동계를 바탕으로 왜건에 가까운 형태였다면 이번에는 FF 플랫폼으로 변경하면서 전체 길이는 4,439mm로 조금 짧아졌지만 오히려 실내는 더 넉넉해졌습니다. 트렁크도 이전보다 85L나 확대된 505L에 이릅니다.
새로운 BMW X1은 1세대 모델인 E84 X1과 디자인적으로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프런트 그릴이 더 커지고 또렷해졌으며, 범퍼 하단부의 공기흡입구도 한층 키워 공격적인 스타일을 과시합니다. 휠도 은색과 검은색을 혼용해 입체감을 줬고, 측면 캐릭터 라인은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입니다. 뒷부분의 모습은 최신 BMW SAV와 같은 스타일로 패밀리룩을 이뤘고, 배기구도 트윈 형태로 날렵합니다.
실내는 BMW의 가장 작은 크로스오버임에도 특별히 작다는 인상을 주지 않네요. 헤드룸과 레그룸도 적당했고, 스티어링 휠도 이 체급의 크로스오버와 잘 어울리는 스타일입니다. 시트포지션은 SUV답게 약간 높지만 부담스럽지 않았고, 타고 내리기에도 편안했습니다. 1세대 BMW X1이 전반적으로 세단을 베이스로 한 모델이었다면 이번 신형 BMW X1은 정통파 SUV의 모습을 더 확고하게 갖추고 있습니다.
착착 감기는 움직임
시승은 BMW 드라이빙 센터 내에 마련된 3가지 코스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슬라럼과 브레이킹 그리고 선회 등이 어우러진 짐카나, 모랫길과 웅덩이 등이 있는 오프로드 그리고 마지막으로 BMW 드라이빙 센터의 트랙주행이었습니다. 신형 BMW X1의 모든 성능을 확인해 보기에는 턱없이 짧은 시간과 코스였습니다. 하지만 이 짧은 시승시간과 코스에서도 BMW X1은 꽤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BMW X1 시승차는 2.0L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앞바퀴를 굴립니다. 터보차저와 솔레노이드 밸브 인젝터가 내장된 커먼레일 연료 직분사 장치를 통해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지요. 이전보다 6마력, 토크는 2.0kg.m가 올랐습니다.
먼저 돌입한 오프로드 코스는 사실 BMW X1에겐 가장 걸맞지 않은 코스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오프로드를 지향하는 차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모랫길에서 바퀴가 빠져도 BMW 4륜구동 시스템인 xDrive는 충실히 움직여줬고, 전후로 구동력을 나눠가며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오르막길에서는 X1의 넉넉한 토크로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었고, 내리막길에는 HDC(hill descent control)가 제동력을 스스로 조절해 가면서 안정적으로 내려왔습니다. HDC는 기어봉 옆의 버튼으로 활성화 시킬 수 있습니다.
이어진 짐카나 코스에서 BMW X1의 실력이 확실히 드러났습니다. 후륜구동에 비해 조종성에서는 불리한 듯 했지만 급격한 회전 구간에서는 오히려 차분하게 돌아나갔습니다. 단단한 서스펜션 덕분에 슬라럼 코스에서도 한쪽으로 쏠리는 무게를 잘 받혀주었고, 롤의 양도 생각보다 적어서 핸들링이 수월한 편이었습니다.
트랙에서 세이프티카로 나선 BMW M6에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시원하게 주행을 즐길 수는 있었습니다. 엑셀 반응에 정확히 응답하는 X1의 디젤엔진은 이내 차체를 시원하게 밀어주었고, 선회구간에서는 안정감 있게 궤적을 그려나갔습니다. 차체 진동은 생각보다 컸는데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고, 서스펜션이 워낙 단단하게 세팅되어 전반적으로 다소 딱딱하다는 인상을 줍니다. 제동상황에서도 차체가 크게 기울지 않았고, 이어진 급가속 상황에서도 빠르게 가속력이 전달되면서 코너를 이탈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잘 버텨주면서도 민첩하고 주행성능에서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130km 이상이나 혹은 4,000rpm 언저리 부분에서는 힘이 ‘스르륵’ 하고 빠져버립니다. 차속을 시원하게 가속해주지는 못하고 출력의 한계를 드러냅니다. 물론 일반적인 영역은 아니지만 BMW X1이 주행성능에 있어서 탁월함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ditor’s note
신형 BMW X1의 가격은 xDrive 20d는 5,630만원이며 M 스포츠 패키지를 추가하면 5,810만원(개소세 인하분 적용). 이 클래스의 소비자들에게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내외의 품격은 실용적이면서도 만듦새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부드러운 주행감각보다는 좀 더 직관적이고 단단한 주행감각 그리고 BMW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딱 맞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