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신용불량자 가장이 e메일을 통해 호소한 아내의 백혈병 사연이 사실로 확인되고 언론과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들을 후원하는 성금과 격려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e메일의 주인공인 정운종씨(31·경북 경산시 옥산동)는 지난 9일 100여통에 이르는 격려 전화를 받았으며 하루새 800여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이 계좌로 입금돼 아내 김점선시(31)를 위한 치료비는 벌써 2000만원을 훌쩍 넘었다.
심지어 캐나다에서 인터넷을 통해 사연을 접한 한 동포는 이날 100달러를 계좌로 보내 왔으며, ‘비자카드로도 후원하고 싶다’는 동포나 ‘과자값 밖에 안되지만 치료에 써달라’는 어린이의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 후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편으로 도착한 헌혈증서만도 지난 이틀동안 200장에 이르렀다.
아내 김씨는 지난 8일 영남대병원에 재입원, 2차 항암치료에 들어 갔으며 병원측은 김씨의 가족들을 상대로 적합한 골수를 찾기 위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다행히 아내 김씨는 1남5녀로 형제자매가 많아 적합한 골수를 찾을 확률도 85%라고 의료진이 관측함에 따라 희망은 한층 커졌다.
“처음에는 누군지도 모르는 분들의 돈을 받아 써도 되는지 덜컥 겁이 났었다”는 남편 정씨는 “이제 남은 것은 성원에 어긋나지 않게 아내를 살리고 아들(5)과 함께 우리도 남에게 보탬이 되는 삶을 사는 길 뿐”이라고 말했다.
정씨 부부는 “삶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신 모든 분들께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아 우리 사회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2년전 사업부진으로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정씨는 지난 1월 공장에 다니던 아내의 부상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에도 아내가 백혈병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후 생계와 병원비가 막막해지자 최근 ‘사랑하는 제 아내 선이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e메일을 수많은 네티즌에게 보냈다.
정씨의 이같은 사연은 스팸메일로 치부돼 상당수 휴지통에 버려지기도 했지만 e메일을 우연히 받게 된 정씨의 후배 배모씨(22)가 정씨의 사연을 띄운 홈페이지(www.jumsun.com)를 만들어 네티즌에게 호소한 이후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성금이 답지해 이들 부부를 감동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