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2009/12-3 수요일
하루 종일 안개와 운무가 낀 날씨였습니다.
아침 8시에 길을 나섰는데 날씨 때문에 1시간정도 예상 시간을 초과했지만 영월과 정선은 생각만큼 멀지 않습니다.
도로 여건이 크게 개선된 덕분인데요.
영동고속도로 남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제천 나들목을 나오면
제천~영월~정선간 자동차 전용도로(38번 국도)가 시원스럽게 뚫려있습니다.
태백산 갈 때 이 도로를 많이 이용합니다.
물건 답사를 겸한 주변 관광지들을 둘러보고 오는 일정은 말그대로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참 좋았습니다.
님도보고 뽕도따는...^^
그래도 본말이 전도되면 안되기에 물건 답사를 우선하고 짜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한반도 지형의 '선암마을'과
중앙고속도로 신림 나들목 인근에 있는 참숯공장에 들렀습니다.
평생을 전국 방방곡곡을 떠돌았던 방랑시인 김삿갓이 한 때 머물렀었고
죽으면 이곳에 묻어달라고 아들에게 유언하여 잠들어계신
영월땅이기에 '나그네 정신'으로 배고픔을 참으며 오후 4시쯤에 늦은 점심식사를 할 정도로 영월은 볼거리가 많더군요.
갓구워낸 참나무 숯불에 구워먹는 고기맛은 배고픔을 참고 견딘 보상을 톡톡히 해주었습니다.^^
하루종일 안개낀 우중충한 날씨에, 참나무를 구워낸 토굴에 들어앉아 있었으면 운치있었을텐데
안타깝게도 저녁시간에 급한 약속이 생겨 찜질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왔습니다.

추수가 끝난 여주군 점동면 인근의 들녘입니다.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겨울임에도 밭농사로 분주하시더군요.
강원도 영월군 남면의 '고진하 가옥'인근의 밭입니다.




이곳이 바로 한반도 지형을 닮아 유명해진 '선암마을'입니다.
안개 때문에 좌측의 쌍용시멘트 공장이 가려져서 외려 더 운치를 더해주었습니다.

대나무 시 /김병연(김삿갓)
이대로 저대로 되어 가는 대로
바람치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르고, 저대로 맡기리라.
손님 접대는 집안 형세대로
시장에서 사고 팔기는 세월대로
만사를 내 마음대로 하는 것만 못하니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지나세.


증명사진을 찍었습니다.^^
나그네의 멋은 所在가 없다는 거
물결 따라 구름 따라
혹은 바람 따라 가면서도
이맛살을 찌푸리지 않는다는 거
내 고향은 요 너머 하면서도
한번도 고향에 들르지 않는 외로움
사람을 마주 보면 외로움이 부끄럽긴 하지만
나그네는 그 멋에 지나고 나서야 후회한다는 거
가는 길 오른쪽에 바다가 나왔다가
왼쪽으로 구부러져서 박달나무
첩첩 산중으로 들어가고
그러다 저물면 동굴에 누워
시커먼 어둠에 싸여 갈 길이 막히더라도
나그네는 군소리 내지 않는다는 거
이생진/나그네

물이 굉장히 맑았습니다.

우측에 설치되어 있는것은 뗏목 접안시설 같은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여름철에는 뗏목체험도 합니다.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면/이외수

한반도 지형의 선암마을 전망대로 가는 입구에 서있는 돌탑입니다.

뒤로 보이는 능선에 소나무가 있다는데 올라가보지 못했습니다.정선군 신동읍 방제리

제천 신림면에 소재하고 있는 참숯공장


고기를 익혀먹고 있으면 시골 된장찌게와 밥이 나옵니다.
배춧잎에 고기를 싸먹었는데 맛이 아주 그냥 죽~여줘요~!ㅋㅋ

아궁이속을 들여다 보면 눈이 좋아진다고 해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숯을 빨리 식히기 위해 재를 끼얹는 작업중입니다.


인간은 항상 자아를 벗어나 공간과 시간을 초월한 다른 땅으로 가기를 열망한다.
그곳은 방랑의 장소이자 동시에 귀향의 장소로 여겨진다.
-미셜 르 브리(Michel Le Bris)
-끝.
첫댓글 아주 멋집니다.~~~~대 한 민 국 금 수 강 산!!!!! 아름답습니다. 이런 경관을 볼때면 이땅에서 태어나 이땅에서 살고 있는 제가 영광스럽읍니다.안개는 마치 우리 몸에 뿌리는 향긋한 향수 마냥 어떤 경관도 훨씬아름답게 승화시켜줄수있는 그런 신비를 지녔지요...덕분에 마음 차분히 하루를 시작합니다
주말에 충주 조령산에서 뵙지요^^안개를 향수로 승화시키시는 발상이 멋진데요!
일 덕분에 우리나라의 아름다운곳은 다 다니시는 것 같아요....부럽습니다.....^^
참 좋다 !! ^^ 바다 건너 보다 작지만 우리땅 우리하늘 아래가 더 정감이 갑니다. 우리~ 자연으로 돌아갑시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