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유 기
과목명:중국문학개론
작성일:2017.6.6
학과 및 학번:중국언어와 문화학과/160226
이 름: 조은서
1.
우임금 하우씨가 순임금을 시해하는 단주를 도운 것은 크나큰 실책이었다. 그러나 하우가 단주의 시해를 도운 것은 다만 단주만의 원한에 의거한 것이 아니었다. 하우씨의 아버지 곤이 치수에 실패하자 순임금은 곤의 죄를 물어 귀향을 보냈고, 하우씨가 여의금고봉으로 홍수를 막아내어 이에 공이 있음에도 곤을 풀어주지 않았으므로 하우에게도 순에대한 원한이 쌓였던 것이다.
순은 죽어서야 우임금과 단주가 서로 음모를 꾸미고 자신을 죽인것을 알고 다음생에 태어나면 반드시 복수하겠노라고 다짐했다. 그래서 순은 유방으로 태어나고, 하우씨는 한신으로 태어난다. 한신은 유방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 은혜까지 저버리지 않고 유방에게 천하통일의 대복을 누리게 해주지만, 유방은 한신이 모반을 꾸몄다는 모함을 듣고 깊게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한신을 잡아서 참수한다. 결국 전생의 업연은 이렇게 풀리고 말지만 우임금에게는 참으로 억울한 일이었다. 한신이 되어서 많은 공로를 세웠지만,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한신은 전쟁중 수많은 살생을 저질렀기 때문에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하고, 그렇다고 지옥에 갈만한 죄를 짓지는 않았고, 또 축생계로 떨어지기에는 그 영혼의 원력이 너무도 강하였다. 그래서 한신은 부모가 없이 돌에서 태어난 능력이 뛰어난 원숭이가 되는 죄를 받게 된다. 그 원숭이는 보통 원숭이와는 다른 특별한 존재였다.
하늘과 땅의 음양인 두 기운에 의해 돌을 깨고 태어난 원숭이는 천지부모의 자식이라 아무도 돌보는 자가 없었다. 비바람이 치는 어느날 화과산 바위가 번개에 맞아 부서지고 바위속에 있던 큰 알이 쪼개지며 원숭이 한마리가 나왔다.
원숭이는 이리펄쩍 저리펄쩍 뛰며 크게 놀란듯 뛰어다녔다. 마치 경공술을 쓰듯 수십개의 나무를 타며 날아다니던 원숭이는 인근 장터에 이르렀다. 원숭이는 장터를 오가며 사람말을 배우고 인간이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화과산으로 갔다. 화과산에는 자신의 동족들이 모여서 살고 있기에 그는 함께 어울리며 우두머리가 되고 수렴동굴을 찾아내 그곳에서미후왕이 되어 원숭이들을 이끌며 살아갔다. 화과산의 미후왕이 된 오공은 영생불멸의 도를 얻고자 수보리 조사를 만나 손오공이란 법명을 얻었다. 수보리에게 근두운 법, 신외신 법 등을 배우고 동해 용왕에게서 하우씨가 물을 다스리는 데 쓰였던 신침인 여의금고봉을 얻었다. 뒤에 천상에서 필마온이라는 말을 관리하는 벼슬을 달고 반도원을 관리하다가 선도, 선주등을 훔쳐 먹고 소란을 피웠다.
오공이 난리를 피우고 화과산으로 도망가자 이랑신이 군을 이끌고 오공과 싸우기 시작했다. 오공은 이랑신을 제압할 수 없음을 알고 도망치지만 탁탑천왕 이정이 오공의 백성들을 탑안에 가두어 협박을 하는 바람에 오공은 어쩔수없이 백성들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잡히게 됐다. 태상노군이 팔괘로안에 오공을 가두지만 오공의 공력만 더욱 강해져서 팔괘로를 부수고 나왔다.
그리고 옥황상제가 자리를 빈 틈을 타서 옥좌에 앉아 자신이 옥황상제보다 더 강하다며 자랑하자 석가여래가 나타나 옥황상제님이 수억겁을 수행하신분이라 옥황상제님 앞에서 능력을 논하냐며, 자신의 손을 벗어나면 풀어주겠다고 했다. 오공은 콧방귀를 끼며 우주 저멀리까지 근두운을 타고 날아갔다. 우주의 한 행성에는 다섯개의 기둥이 있었는데, 오공이 여래를 이겼다는 표시를 하기 위해 그곳에 '오공이 다녀감'이라 적고 오줌을 눴다. 그러나 그 다섯개의 기둥이 갑자기 움직이니 거대한 손바닥으로 드러났다. 손오공은 그 기둥들이 석가여래의 손가락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석가세존은 곧 오공을 붙잡고, 오공을 오행산에 가두었다. 석가여래는 손오공을 감히 천상계를 어지럽히고 옥황상제님을 욕보인 죄로 500년간 가둬놓기로 했다. 그리고 500년이 지나서 그곳을 처음지나는 사람이 오공을 구해주리라는 말씀을 남기고 사라졌다.
서역으로 불경을 가지러 가게 된 삼장법사가 오행산에서 손오공을 만났다. 오공은 부처님께서 처음 만나는 인간이 자신을 꺼내줄수 있다고 했기에 삼장이 분명 처음으로 그곳을 지나가니 그를 불러 도움을 청했다. 현장은 그러한 손오공을 불쌍히 여겨 불경을 읊고 부처님께 오공을 풀어달라고 마음속으로 빌었다. 여래는 약속대로 오공을 풀어주고, 삼장은 관음보살이 말씀하신 오방산에 갇힌 요괴가 사람말을 하는 돌원숭이라는 것을 깨달은 다음 금강고를 체워준후 제자로 삼고, 오공을 행자라는 법명을 지어주고 불문에 귀의 시켰다.
삼장법사는 서역 천축국 뇌음사에 불경을 얻기위한 험란한 길목에서 81차례 고비를 격지만 매순간 손오공의 지혜로 위기를 벗어났다. 중간에 만나게 되는 저팔계와 사오정은 손오공과 삼형제로 의를 맺고 삼장을 도와 천축국을 향한 서역유람기행을 하기 시작했다.
도중에 동해용왕의 태자는 죄를 짓고 그 벌로 백마가 되어 삼장을 만나고 삼장은 그 백마를 타고 전진하며, 인간의 집에 사위로 들어가 있던 돼지의 괴물인 저팔계를 종자로 삼는다. 다음에 유사하에서 강물에 잠기는 사오정을 구해내 종자로 삼는다. 이리하여 일행은 구구팔십일난을 만나, 가지각색의 요괴와 싸운다. 금각·은각을 표주박 속으로 빨아들이고, 나찰녀·우마왕으로부터 파초선을 훔쳐내어 화염산의 불을 끄는 등 수많은 고비를 넘기고 천축국 뇌음사에 당도했다.
현장법사는 서역의 많은 불교성전을 오가며 수만가지 경을 얻고 절을 짓는 법, 탑을 쌓는 법, 경을 읽는 법 등 다양한 불경을 습득했다. 불교의 모든 이론을 취득한 현장법사는 손행자, 저오능, 사오정과 함께 당나라로 돌아와서 얻어온 불경들을 왕실에 받쳤으며, 당태종은 현장법사의 감독하에 승려들을 가려 뽑아서 불경을 연구하도록 했다. 이로서 불교의 이론과 수많은 자료들이 중국에 건너오게 됐고, 중국에서 불가의 발전은 왕실의 힘을 얻어서 더욱 활발히 이루어졌다.
현장은 평생을 불경을 연구하는 데 받쳤고, 입멸하여 천상으로 오르니 석가세존께서 그의 노고를 취하하며, 전단공덕불이라는 법호를 내려주었다. 또한 손오공은 싸움에 능한 자로 따라올 자가 없으며, 그 능력을 천지의 일에 크게 도움이 됐으므로 그를 투전승불이라는 법호를 내리셨고, 저팔계는 평소에 여자와 음식를 심하게 밝히고 그것을 비우지 못하였지만 끝까지 삼장을 돕고 결정적인 순간에 삼장을 위기에서 구출했으므로 정단사자로 임명하셨다. 사오정은 늘 꾸준히 삼장의 말을 잘 듣고, 불심이 강하여 스승의 걱정거리를 만들지 않았으며, 능력은 조금 부족하기는 하지만 오공을 도와 삼장을 위기에서 구출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으므로 그를 금신나한으로 임명하셨다.
2.
중국4대기서 가운데 한 권인 서유기를 택하여 읽게 되었다. 오늘날의 판타지 소설은 저리가라 할 정도의 환상적 내용들을 담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이런 온갖 이야기들이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임에도 여전히 흥미로웠고, 역시 서유기의 이야기는 재미있었다. 온갖 요괴들이 등장하고, 천상세계와 지상세계를 왕래하며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고, 해결하기도 하는 이야기들. 온갖 마법의 물건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현대 SF 판타지 영화로 여전히 서유기가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요인이 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했다.
아무래도 이 모든 이야기들 가운데 두드러진 것은 아무래도 손오공의 안하무인격인 모습, 자기 멋대로 구는 사고뭉치 원숭이의 모습일 것이다. 그는 어느 곳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모든 일을 자기 멋대로 행한다. 게다가 그에게는 그렇게 행할 수 있는 실력이 뒷받침된다. 한 마디로 손오공은 자기 힘을 믿고 멋대로 군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손오공은 결국 임자를 만난다. 부처님과의 내기를 하지만, 결국엔 부처님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해, ‘제 아무리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라는 말을 만들어 냈다.
이런 손오공의 제멋대로 모습을 보며, 당시 서유기를 읽었을 많은 민중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힘이 있다고 자기 마음대로 행하는 자들. 자신이 마치 옥황상제라도 된 양 까부는 자들, 그런 그들이 까불다 큰 코 다치는 모습으로 이해하지 않았을까?
오늘날 이런 손오공과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 남보다 많은 힘을 가진 자들이라고 힘이 없는 자들을 향한 횡포를 보이는 자들, 한 마디로 갑질을 하며 멋대로 사는 자들. 그들 역시 임자 호되게 만나 긴고아 하나씩 채운다면 어떨까? 물론, 손오공은 500년을 갇히고도, 그리고 긴고아를 차고도 여전히 멋대로 구는 모습을 보이지만 말이다.
어릴 때 책으로 만화로 신나게 봤었던 그 손오공 이야기를 서유기라는 이름으로 다시 마주했다. 서유기는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로 당나라 현장법사가 약 18년에 걸친 긴 세월동안 인도에 가서 불경을 구해 돌아온 이야기를 모티브로 해서 환타지화한 소설이다.
운명의 주인공이면서도 나약함과 고루함을 보이는 삼장법사, 좌충우돌 손오공, 우스꽝스러운 먹보 저팔계, 그리고 바른생활 사나이 사오정이 펼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들. IT기술의 발달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CG로 다양하게 접해 본 21세기 우리들에게 1500년대에 쓰여진 서유기는 그 이상의 것들을 펼쳐 보여 주고 있다.
인간의 상상력은 과연 어디까지 일까? 서유기를 통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읽는 동안은 나 역시 삼장법사와 같이 십만팔천리를 여행한 기분이다. 여행은 끝이 났지만 내가 왜 고전을 읽는지, 그리고 고전을 읽으면서 무엇을 얻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불교, 도교, 유교의 경구들을 접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지만, 아직은 머리 속에서 정리되지 않고 엉킨 실타래마냥 중구난방이다. 그럼에도 책을 읽는 동안은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우선시했던 것이 무엇인지,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으로 다가온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이란 것이 다 자기 마음속에 있다는 것, 구도라는 것이 결국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어찌 보면 뻔한 결론이 새삼스레 진리로 다가온다. 마침 책을 검색하다 보니 대승반야의 핵심적 경전이라는 금강경을 해석한 책이 눈에 뛴다. 삼장법사가 서역으로 구하러 간 경전이 대승불교의 삼장이었음을 생각하니, 한 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 책을 통해 또 한 권의 경전을 만났다는 것만 해도 서유기라는 고전을 읽은 덕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서유기를 손오공의 모험담으로 알고있는 이들에게 진정한 중국 고전의 참맛을 보여주는 보기드문 진본이라 생각한다. 서유기의 탄생지인 허난성 차야산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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