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란 폐지 바람직
왜 가짜 학력을 가슴에 품고 살았을까?
2005부터 행정고시 외무고시 등 모든 국가공무원 공개채용 시험 응시원서의 학력기재란이 전면 폐지되었다. 그러나 일부 공기업이 학력기재란을 없애긴 했으나 정부가 주도해 우리 사회의 고질병적인 학벌위주 채용 관행을 타파하는데 적극 나서지 못한 것이 지금 말썽인 많은 가짜 교수. 가짜 학원 강사들을 양성했다.
이번 가짜(짝퉁. 위,변조 .세탁) 학력 파문은 한국적 특수 사항에 정정 당당하게 대처하지 못한 교육인적자원부의 직무유기로 판단한다. 30년 전 경북 교육청 산하에서 무자격 교사가 교육청에 근무하는 소사(청소하는 잡부)로부터 무작위로 대량 양산되는 사건이 발생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으로 사법처리를 받은적이 있었다.
특히 지금도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강사가 기본적 양심을 속인 이들과 그리고 학벌지상주의를 조장해 이들을 만들어 내는데 일조한 우리사회 모두가 공동 책임이다. 작금의 사회적 병폐를 화급히 치유에 전국민이 지혜를 모아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극복해 가야 한다.
신정아 전 광주비엔날레 감독 내정자의 학력 위조로 촉발된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태세다 신씨 가짜 학력 파문이 일자 만화가 이현세씨는 "나는 고졸학력이 전부다" 자기 고백 부터 해 버렸다, 자기에게 번질 불똥을 의식한 양심선언인 셈이다.
뒤이어 영어강사 이지영도 불똥을 피해 가지 못했다. 그녀도 거짓학력임이 드러났다. 건축디자이너 이창하 그리고 영화감독 심형래도 자신이 내세웠던 학력이 전부 가짜임이 밝혀지고 말았다.
가짜 학력 파문은 이들에서 그치지 않는다. 김옥랑 동숭아트센터 대표 겸 단국대 교수도 가짜 학력이 들통나 연극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또 행복전도사로 알려진 정덕희. 국민배우 윤석화 게그멘 강석 등등의 학력도 거짓으로 드러나 또 한번 충격을 주고 있다.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이어져 나온 예술 지식인들의 가짜 학력, 내일은 또 어떤 이들이 이와같은 가짜 학력 대열에 합류할지 정말 불안하기만 하다.
이들은 왜 최소한의 양심까지 속여가며 가짜 학력을 가슴에 품고 살았을까, 결국 이들도 학력과 출신학교에 대한 주관적인 선입견이 우리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학력과 명문출신학교가 곧 그사람의 능력을 말해주고 이러한 학력과 명문출신학교 위주의 사람평가가 가져다 준 우리사회에서 이들 역시 자유롭지 못한데서 가짜 학력의 중심에 서게 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비양심적인 이들에게만 돌을 던질수 있을까? 그 책임을 전적으로 그들에게만 돌릴수 있을까, 그러기엔 한국 사회의 책임 또한 너무 크다. 아시다시피 학벌,학력사회로서 한국은 독특한 사회라고 한다. 그 정도가 심하길 세계에서도 드문 형태가 바로 이번과 같은 가짜 학력 파문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어느 나라에나 소위 명문대의 존재나 엘리트 문화들은 존재한다. 그러나 한국의 학벌,학력사회 문화는 본질이나 내용면에서 그리고 사회적 특성에서 크게 다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상반된 견해도 있다.
우리사회가 유독 간판이 좋지 않으면 아예 도전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경우, 또 개개인의 능력과 실력은 학벌에 가려져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사회, 학벌과 학력이 자율성, 형평성뿐 아니라 효율성마저 해치는데 일조한 학력지상주의를 부추기는데 앞장 서온 우리 사회에 갇혀 당당하게 처신하지 못한데서 가짜 학력을 가슴에 품고 다녔을 사람들을 이제 자유롭게 해방시켜주는 대열에 우리 다같이 동참하자.
이번을 계기로 정부에 강력히 제언한다. 학력란 폐지가 공기업체나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공무원 시험 등에도 영향을 미치 길 기대하고 바란다. 정부가 공무원 채용 시 학력 자격을 없앤 건 사실 오래다. 그러나 응시원서에 남아있던 학력기재란이 채용과정에서 합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작용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앙인사위원회는 학력란 폐지와 함께 지금까지 면접시험 전에 필기시험 합격자에게 요구했던 학적부 성적부 등 학력 관련 자료도 일체 받지 않기로 법제화 해야 한다. 선입견으로 작용할 소지를 아예 차단해 오로지 실력위주로만 인재를 뽑겠다는 의지의 표명을 정부가 솔선수범 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최대 병폐인 학력지상주의를 정부가 솔선수범해서 없애겠다는 것을 정부가 솔선수범 앞장서 강력한 의지의 뜻을 높이 보여야 한다. 우리는 이런 채용 시스템이 공기업이나 지자체 공무원 시험 그리고 사법고시에까지 조속히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바란다.
사기업의 경우도 이공계 등 전문적인 교육 과정 습득을 꼭 필요로 하는 기술 분야가 아니라면 학력란 철폐의 검토를 적극 권고한다. 더불어 가족사항 추천인 교우관계 등 주변 인적 사항도 응시원서에서 마땅히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학벌 못지않게 학연 지연 등 주변 관계를 잘 따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병폐다. 한마디로 선입견 없이 투명하게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응시원서가 돼고 응시원서의 적정 가부를 가리는 씨스템에의한 판별화가 병행돼야 공정하다는 생각이다.
위조된 학력 증명서로 눈속임을 하거나, 아무런 증빙서류 없이 말로만 허위 학력을 내세워 대학교수, 전문학원 강사 등으로 행세하는 황당한 가짜 사건들이 끊이지 않고 줄을 잇고 있다.
지금도 우리 사회 곳곳에선 제2, 제3의 ‘신정아’가 세상을 속이며 활동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번듯한 학력 증명서를 내걸고 인맥만 잘 타면 ‘가짜’가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사회 풍조와 ‘가짜’를 걸러내지 못하는 후진적 사회시스템이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한 채용 때 나이 제한 철폐도 과감히 검토할 사안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채용 때 학력과 연령의 제한은 평등권 침해와 고용평등법상 차별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폐지를 권고한바 있었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편견 없이 실력과 능력으로 대우받는 우리 사회의 제도적 기틀이 마련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