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8일 (월) >
7일(주일) 밤 11:50에 시애틀 출발하여, 아틀란타에 월요일 7:30에 도착하였다. Crown Room Club에 들어가 모스크바 행 비행기의 좌석표를 받고 오렌지주스를 한 잔 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나종옥 목사가 기다리고 있었다. 얼굴이 많이 헬쑥해져 있다. 40일 금식기도를 끝냈다고 한다. 함께 집으로 가는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집에 들어가 보니 상당히 큰 집이다. 10월에 서울 식구들이 와도 문제가 없겠다. 아침식사를 하고 11시에 있는 아틀란타 목사님들 월례회에 가는 도중 세탁소에 들러서 숙희를 만나보았다.
어려운 목회를 하는 남편을 도와 자식들 먹여야 하니 고생이 많다.
목회자 모임은 좋은 공원에서 하였다. 나 목사가 회계를 맡고 있어서 점심 먹을 것을 다 준비했다고 한다. 벌써 몇 사람이 나와 있었다. 나를 보자 찾아와 인사들을 한다. 서울신대 후배들이요, 나에게 배웠다고 한다. 얼마 후에 유양열 목사님도 오시고, 사모님은 좀 더 늦게 오셨다.
오늘 회의의 주제는 신입회원을 받는 문제였다. 세 사람이 신청을 했는데, 두 명은 별 문제가 없으나 B S Lee 목사가 문제라고 한다. 심사위원장 목사가 나와서 말하는데 이 목사에게 두 가지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한다.
첫째는 그가 Freemason회원이라는 고발이 있었는데, 그 고발자가 후에 정정하기를 Freemason은 아니고, 그와 비슷한 단체의 회원이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여하간 그런 사탄의 조직체에 가담한 의혹이 있는 사람을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둘째 이유는 지난 여름 학생들을 데리고 수련회를 가서 천주교 신부의 강의를 듣고 그에게 축복 안수기도를 받고 왔다는 것이다. 그때에 갔던 한 학생의 아버지로부터 전화로 확인을 받았다고 한다.
이 말에 몇 사람은 그의 허입(許入)을 보류하자고 한다. 이에 그의 허입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발언이 있었다.
첫째 왜 본인에게 알아보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학부모라는 사람의 말, 그것도 전화로 말했다는 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또한 그는 서울신대를 나왔고 Fuller에서 박사를 받은 정통파 학자일 뿐 아니라, 이 지역에서 목회도 잘하고 있고, 회원이 되면 목사회에도 크게 기여할 사람인데 그의 허입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거수로 투표하니 6:5로 거절당하였다. 나종옥 목사가 저쪽에서 고기를 굽고 있는 세 사람의 의견도 물어야 할 것 아니냐고 하니, 투표할 때에 이 자리에 없었고, 일사부재리의 원칙으로 이미 결정된 것이니까 번복이 불가능하다고 심사위원장이 말한다.
저쪽에 가 있던 세 사람을 불러왔다. B S Lee 목사가 자기 허입을 반대한 목사들을 찾아가 사실을 설명한다. 그러자 이 목사에게 해명할 기회를 주자고 하여 그가 발언하였다. 자기는 사탄의 단체인 것을 잘 아는데 어찌 Freemason에 가입할 수 있겠느냐면서 절대 그런 일이 없다고 한다.
또한 여름수련회 장소를 잘 아는 천주교신자가 소개해 주었고, 많은 편의를 제공받았는데, 마침 미사가 있다고 해서 한번 견학을 하자고 해서 참석하였단다. 성찬식을 하는데 성찬을 받지 않을 사람은 두 팔로 가슴에 X자를 하고 있으면 배식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란다.
그래서 자기와 학생 일동은 모두 그런 자세로 앉아 있었는데, 신부가 자기들 앞에 와서는 오른손을 자기들을 향하여 자기 가슴에 올리고는 뭐라고 하고는 지나갔다고 한다. 자기는 천주교를 결코 인정하지 않으며, 신부에게 축복을 받는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에 허입되지 않으면 교회에서도 자기 입장이 난처하게 될 것이니 제발 좀 봐달다고 한다.
긴급히 임원회가 모이고 재심을 하기로 하였다. 재투표하니 만장일치로 허입되었다. 다행이었다. 오늘날 우리 목사들의 종교재판이 이 세상의 재판보다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가! 공산당의 인민재판식으로 선동적이다. 근본적으로는 하나님께 묻지 않는다. 하기는 물어보아야 응답을 받지 못하니 묻는다는 것이 헛수고일 뿐이다.
아틀란다의 Delta항공 메니저가 한국사람이라고 한다. 그래서 목사님들에게 좋은 자리도 배정해 드리는 봉사를 한단다. 순복음교회 목사 한 분이 나를 위해 일부러 공항까지 같이 가서 메니저를 만나 내 좌석을 부탁하였다. 그런데 오늘은 만석(滿席)이라 할 수가 없어서 죄송하다고 한다. 이렇게 수고해준 그 목사님께 감사한다.
3시 3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로 모스크바를 향해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