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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권 66
1212독, 돌아갈 귀(歸) - 세 번째
지난 4월 30일, 정토문헌학회 공부방에서 무량수경 강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저의 ‘필생(畢生)의 버킷 리스트’인 무량수경의 새로운 번역을 위해서입니다. 이 일은 한역본 5종과 범본, 합하여 6종의 이역본(異譯本)을 참고하면서 새롭게 대조번역하고, 그 번역이나 내용에 대해서 새롭게 해설하는 작업을 시작하는 ‘무량수경 결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에 집중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너무 많은 허들이 놓여있습니다. 그 허들을 잘 넘어야, 비로소 조금씩 조금씩 전진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하나의 방안을 생각해냈습니다. 바로 이 「정신게」를 읽어가는 편지와 연동(連動)하는 것입니다. 편지를 쓰기 전에 “반드시” 조금이라도 무량수경의 번역과 해설의 진도를 나가는 것입니다. 그런 뒤, 그 다음 날 편지를 쓰도록 마음 먹었습니다. 이는 일종의 ‘결사의 청규(淸規)’입니다.
‘결사(結社)’라는 것은 제 혼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의 동참도 있어야 비로소 가능합니다. 그래서 조금씩 진척된 내용이 나온다면, 여러분들께도 회향하고자 합니다. 어제는 무량수경 하권의 「동방게(東方偈)」 30송 중 제29송을 정리하였습니다.
문법능불망(聞法能不忘)
견경득대경(見敬得大慶)
즉아선친우(則我善親友)
시고당발의(是故當發意)
여기서, 퀴즈 냅니다. 정답을 제게 알려주십시오. 한번 도전해 보시길 빕니다. 편지의 일방통행보다 퀴즈의 쌍방통행은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제2구에서 ‘견경’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見’은 ‘볼 견’입니다. 무엇을 본다는 말일까요? 목적어를 알려주십시오. 힌트는 불(佛) 아니면, 법(法)입니다. 이미 갖고 계신 무량수경 번역을 참고하시거나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이 정도로 오늘의 ‘무량수경 결사’는 문을 닫고, 우리의 「정신게」 공부를 시작합니다. 매양 「정신게」를 제시하므로, 어쩌면 읽는 것을 빼먹고 건너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읽으시면서 그 한 구절 한 구절의 의미가 새록새록 떠오르는 지 점검해 보시길 빕니다. 고딕으로 크게 키워놓은 ‘돌아갈 귀’에 주목해 주십시오.
귀명무량수여래(歸命無量壽如來) ⟶ 나무불가사의광(南無不可思議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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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장보살인위시(法藏菩薩因位時) ⟶ 재세자재왕불소(在世自在王佛所)
도견제불정토인(都見諸佛浄土因) ⟶ 국토인천지선악(國土人天之善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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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립무상수승원(建立無上殊勝願) ⟶ 초발희유대홍서(超發希有大弘誓)
오겁사유지섭수(五劫思惟之攝受) ⟶ 중서명성문시방(重誓名聲聞十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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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방무량무변광(普放無量無邊光) ⟶ 무애무대광염왕(無碍無對光炎王)
청정환희지혜광(淸淨歡喜智慧光) ⟶ 부단난사무칭광(不斷難思無稱光)
초일월광조진찰(超日月光照塵刹) ⟶ 일체군생몽광조(一切群生蒙光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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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원명호정정업(本願名號正定業) ⟶ 지심신요원위인(至心信樂願爲因)
성등각증대열반(成等覺證大涅槃) ⟶ 필지멸도원성취(必至滅度願成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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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소이흥출세(如來所以興出世) ⟶ 유설미타본원해(唯說彌陀本願海)
오탁악시군생해(五濁悪時群生海) ⟶ 응신여래여실언(應信如來如實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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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발일념희애심(能發一念喜愛心) ⟶ 부단번뇌득열반(不斷煩惱得涅槃)
범성역방제회입(凡聖逆謗齊回入) ⟶ 여중수입해일미(如衆水入海一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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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취심광상조호(攝取心光常照護) ⟶ 이능수파무명암(已能雖破無明闇)
탐애진증지운무(貪愛瞋憎之雲霧) ⟶ 상부진실신심천(常覆眞實信心天)
비여일광부운무(譬如日光覆雲霧) ⟶ 운무지하명무암(雲霧之下明無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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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신견경대경희(獲信見敬大慶喜) ⟶ 즉횡초절오악취(卽橫超截五惡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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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선악범부인(一切善惡凡夫人) ⟶ 문신여래홍서원(聞信如來弘誓願)
불언광대승해자(佛言廣大勝解者) ⟶ 시인명분타리화(是人名分陀利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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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타불본원염불(彌陀佛本願念佛) ⟶ 사견교만악중생(邪見憍慢悪衆生)
신요수지심이난(信樂受持甚以難) ⟶ 난중지난무과사(難中之難無過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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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천지론가(印度西天之論家) ⟶ 중하일역지고승(中夏日域之高僧)
현대성흥세정의(顯大聖興世正意) ⟶ 명여래본서응기(明如來本誓應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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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여래능가산(釋迦如來楞伽山) ⟶ 위중고명남천축(爲衆告命南天竺)
용수대사출어세(龍樹大士出於世) ⟶ 실능최파유무견(悉能摧破有無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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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설대승무상법(宣説大乘無上法) ⟶ 증환희지생안락(證歡喜地生安樂)
현시난행육로고(顯示難行陸路苦) ⟶ 신요이행수도락(信樂易行水道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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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념미타불본원(憶念彌陀佛本願) ⟶ 자연즉시입필정(自然卽時入必定)
유능상칭여래호(唯能常稱如來號) ⟶ 응보대비홍서은(應報大悲弘誓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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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친보살조론설(天親菩薩造論說) ⟶ 귀명무애광여래(歸命無碍光如來)
의수다라현진실(依修多羅顯眞實) ⟶ 광천횡초대서원(光闡橫超大誓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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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유본원력회향(廣由本願力廻向) ⟶ 위도군생창일심(爲度群生彰一心)
귀입공덕대보해(歸入功德大寶海) ⟶ 필획입대회중수(必獲入大會衆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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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지연화장세계(得至蓮華藏世界) ⟶ 즉증진여법성신(卽證眞如法性身)
유번뇌림현신통(遊煩惱林現神通) ⟶ 입생사원시응화(入生死園示應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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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담란양천자(本師曇鸞梁天子) ⟶ 상향란처보살례(常向鸞處菩薩禮)
삼장류지수정교(三藏流支授淨教) ⟶ 분소선경귀락방(焚燒仙經歸樂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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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친보살론주해(天親菩薩論註解) ⟶ 보토인과현서원(報土因果顯誓願)
왕환회향유타력(往還廻向由他力) ⟶ 정정지인유신심(正定之因唯信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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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염범부신심발(惑染凡夫信心發) ⟶ 증지생사즉열반(證知生死卽涅槃)
필지무량광명토(必至無量光明土) ⟶ 제유중생개보화(諸有衆生皆普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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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작결성도난증(道綽決聖道難證) ⟶ 유명정토가통입(唯明浄土可通入)
만선자력폄근수(萬善自力貶勤修) ⟶ 원만덕호권전칭(圓滿德號勸專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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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삼신회은근(三不三信誨慇懃) ⟶ 상말법멸동비인(像末法滅同悲引)
일생조악치홍서(一生造悪値弘誓) ⟶ 지안양계증묘과(至安養界證妙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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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독명불정의(善導獨明佛正意) ⟶ 긍애정산여역악(矜哀定散與逆惡)
광명명호현인연(光明名號顯因緣) ⟶ 개입본원대지혜(開入本願大智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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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정수금강심(行者正受金剛心) ⟶ 경희일념상응후(慶喜一念相應後)
여위제등획삼인(與韋提等獲三忍) ⟶ 즉증법성지상락(卽證法性之常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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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광개일대교(源信廣開一代教) ⟶ 편귀안양권일체(偏歸安養勸一切)
전잡집심판천심(專雜執心判淺深) ⟶ 보화이토정변립(普化二土正弁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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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악인유칭불(極重惡人唯稱佛) ⟶ 아역재피섭취중(我亦在彼攝取中)
번뇌장안수불견(煩惱障眼雖不見) ⟶ 대비무권상조아(大悲無倦常照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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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원공명불교(本師源空明佛敎) ⟶ 연민선악범부인(憐愍善惡凡夫人)
진종교증흥편주(眞宗教證興片州) ⟶ 선택본원홍악세(選擇本願弘惡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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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래생사륜전가(還來生死輪轉家) ⟶ 결이의정위소지(決以疑情爲所止)
속입적정무위락(速入寂靜無爲樂) ⟶ 필이신심위능입(必以信心爲能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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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대사종사등(弘經大士宗師等) ⟶ 증제무변극탁악(拯濟無邊極濁悪)
도속시중공동심(道俗時衆共同心) ⟶ 유가신사고승설(唯可信斯高僧說)
(『교행신증』 제2권)
오늘의 공부 범위는 ‘천친보살 찬탄’의 세 게송 중 두 번째 게송입니다. 그 부분만 다시 인용해 봅니다.
광유본원력회향(廣由本願力廻向)
위도군생창일심(爲度群生彰一心)
귀입공덕대보해(歸入功德大寶海)
필획입대회중수(必獲入大會衆數)
이 중에 제3구에 ‘돌아갈 귀’가 나옵니다. 그 의미는 무엇인가를 확인하기 위해서, 우리는 천친보살의 정토론이라는 저서를 살펴야 합니다. 신란스님은 정토론의 사상을 간략히 요약하면서, 찬탄하는 방식으로 시를 지었기 때문입니다.
여러 번 말씀드린 것 같습니다만, 정토론은 앞부분에 ‘원생게(願生偈)’라 이름하는 정토시가 있고, 그것이 끝난 뒤에 그 시의 내용을 논의하고 해설하는 산문 부분이 있습니다. 전자를 총설분(總說分)이라 하고, 후자를 해의분(解義分)이라 합니다. 먼저 게송으로서 총체적인 이야기를 제시하였고, 그 뒤에 그 의미를 해설하였기 때문입니다.
‘귀입공덕대보해’라는 말은 해의분과 관련됩니다. 해의분은 앞부분에서 오념문(五念門)을 제시합니다. 예배문(禮拜門), 찬탄문(讚歎門), 작원문(作願門), 관찰문(觀察門), 회향문(廻向門)의 다섯입니다. 그런 뒤에 이 오념문에 대하여 하나하나 해설해 가고 있습니다.
마칠 때가 다 되어서, 천친보살은 앞에서 말한 오념문을 다시 비유를 들어서 해설합니다. 이른바 오종문(五種門)이 그것입니다. 번역해서 읽어봅니다.
다시 오종문이 있어서 점진적으로 다섯 가지 공덕을 성취하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무엇이 다섯 가지 문인가? 첫째는 근문(近門)이고, 둘째는 대회중문(大會衆 門)이며, 셋째는 택문(宅門)이고, 넷째는 옥문(屋門)이며, 다섯째는 원림유희지문 (園林遊戲之門)이다. 이러한 오종문은, 처음의 네 가지 문은 (정토에) 들어가는 공덕을 성취하는 것이고, 다섯 번째 문은 (정토에서) 나오는 공덕을 성취하는 것 이다.
원래의 오념문과 비유로 말한 오종문을 함께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 선명하게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예배문–근문, 찬탄문–대회중문, 작원문–택문, 관찰문–옥문, 회향문–원림유희지문, 이렇게 됩니다. 이 중에서, ‘귀입공덕대보해, 필획입대회중수’라는 구절은 둘째의 ‘찬탄문–대회중문’과 연결됩니다.
그런데 사실 오념문은 그런대로 이해할 수 있으나 오종문은 오히려 어렵습니다. 제게는 그렇습니다. 비유는 쉽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오히려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고심에 고심을 해서, 「편지 제3권 13, 천친(세친)의 정토론 대강」에서는 “길에서부터 집 가까이로, 문으로, 집으로, 더 안쪽으로 --”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집이라는 건축물에 들어가고 나오는 것으로 생각해서 근문, 대회중문, 택문, 옥문을 그렇게 저 나름대로 이해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저의 이해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토론의 주석서인, 담란스님의 정토론주 하권에서는 이렇게 해석하였기 때문입니다.
이 다섯 가지 (문)은 (정토에) 들어가고 나가는 차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들어가는 모습 중에서는 첫째는 정토에 도착하는 것이니, 근(문)의 모습이다. 말 하자면, 대승의 정정취(正定聚)에 들어가서, 위없이 높고 올바른 깨달음에 가까이 하는 것을 말한다. 정토에 들어가고 난 뒤에 문득 (아미타)여래의 많은 대중들의 무리 속으로 들어가고, 대중 속으로 들어가고 나서는 장차 안심을 수행하는 집에 이르게 된다. 집에 들어가고 나서는 장차 수행하면서 머무는 방에 이르게 된다. 수행을 성취하고 나서는 장차 교화의 현장에 이르게 된다. 교화의 현장은 곧 보 살이 스스로 즐기는 경지이다. 그러므로 (정토의) 문을 나서는 것을 원림유희지 문이라 말한다.
우리가 흔히 ‘문’이라고 한다면, 영어로는 ‘door’나 ‘gate’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지금 오종문에서 ‘문’을 그렇게 ‘door’나 ‘gate’로 이해하면 다섯 가지 문을 올바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난 번, 「편지 제3권 13」에서는 그렇게 ‘door’나 ‘gate’로 이해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류가 생긴 것입니다. 담란스님의 해석에 따르면, 오종문 중에서 집이라는 건축물과 관련되어서 말해지는 ‘門’은 택문과 옥문 정도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근문’의 ‘근’은 집(=정토)에 가까이 오는 것이 아니라, 집 안에 이미 들어왔으므로 ‘위없이 높고 올바른 깨달음’에 가까워졌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대회중문 역시 그렇습니다. 정토에 이미 들어왔으므로, 먼저 정토의 시민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무리 속으로 들어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굳이 ‘門’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 다섯 번째 원림유희지문 역시 그렇습니다. 정토를 떠나서 다시 사바세계로 돌아오는 것인데, 그를 위해서 통과해야 할 ‘門’이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문’의 의미를 범주(category)’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제 오종문을 이렇게 이해하고서, 그 둘째 대회중문을 생각해 봅니다. 정토에 가보니, 이미 먼저 와 계신 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계십니다. 그 무리들 속으로 우리 자신도 한 사람의 멤버로서 들어가게 된다고 담란스님은 이해하신 것입니다. 그렇게 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천친보살은 ‘여래의 명호를 일컬어라’고 말해주십니다.
두 번째 문(대회중문 – 인용자)에 들어간다는 것은 아미타부처님을 찬탄하여 (그) 명호의 의미를 잘 이해하고, (아미타)여래의 명호를 일컬으며, 여래의 광명과 지혜에 의지하여 수행하기 때문에 (아미타불의) 큰 무리의 멤버로 들어갈 수 있 는 것이니, 이를 두 번째 문에 들어간다고 말하는 것이다.
여래의 명호를 일컫는 것은 곧 칭명염불입니다. 즉 오념문 중에서 찬탄문은 칭명문이자 염불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래의 광명과 지혜에 의지하여’라는 구절은, ‘여래의 광명과 지혜의 모습에 의지하여’라고 직역할 수 있습니다만, 저는 ‘상(相)’이라는 말을 생략할 때 오히려 이해하기 편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여래의 광명과 지혜’에서 ‘지혜’가 없는 사본(寫本)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 편이 더욱 좋을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있더라도 아미타불의 광명은 곧 지혜광명이고 자비광명이니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정신게」에서 ‘귀입공덕대보해’라고 할 때, ‘바다와 같이 깊고 넓은 공덕의 보배’는 다름 아니라, 아미타불의 명호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아미타불의 공덕의 바다에 귀입한다는 말, 즉 귀의하여 의지한다는 말은 다름 아니라 ’나무아미타불‘이라 이름 부르며 염불하는 것임도 알게 되었습니다.
한편 천친보살 찬탄의 세 게송 중에서 두 번째 게송의 제1구와 제2구는 ‘광유본원력회향, 위도군생창일심’이라 하였습니다. 정토론을 확인해 보면, ‘본원력회향’이라는 말은 “(아미타불께서) 본원력으로 회향해 주셨기 때문에, 이를 (정토에서) 나오는 다섯 번째의 문이라 이름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그 ‘본원력회향’이라는 말은 제5 원림유희지문, 즉 회향문을 위해서 마련된 말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우리가 ‘나무아미타불’이라 염불하는 것도, 정토에 가서 아미타불의 권속(가족)들 속에 한 구성원이 된다는 것도, 다 마침내는 다시 정토를 떠나서 중생들을 교화하는 현장으로 돌아오기 위해서임을, 즉 ‘위도군생(爲度群生)’하기 위해서임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러한 큰 뜻을 품고서, 천친보살은 정토론(-그 중의 「원생게」)을 시작하는 첫 번째 게송의 첫 구절에서 “세존이시여, 저는 일심으로”라고 ‘일심’을 말하였다고 신란스님은 이해했던 것입니다. 즉 환상회향을 위하여 왕상회향을 원하는 것, 그것이 곧 정토불교입니다.
‘일심’에 대해서도, 신란스님은 자세히 해설하고 있습니다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합니다. 다음 기회가 있을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오늘 편지도 이미 분량이 많이 나갔기 때문입니다.
긴 편지 잘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 한 주만 더 하면 방학이 됩니다. 아무래도 좀 더 자주 편지를 드릴 수 있을 것이고, 그 덕분에 무량수경도 좀 더 진도가 나갈 것으로 믿습니다. 앞에서 제출한 퀴즈문제에 대한 답은 틀려도 좋으니(이미 옛날의 큰스님들도 반은 틀렸습니다.), 부담 없이 보내주시길 빕니다.
귀명진시방무애광여래
(2024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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