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입인사 글에 썼던 백설이가 어제 새벽 갑작스레 무지개 다리를 건너고 말았습니다.
그 전날 힘든 호흡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암 종류를 알아보고 항암치료를 하기 위해 조직검사 하려고, 조직을 채취하고 좀 지켜보기 위해 병원에서 하루밤을 보내던중 새벽에 갑작스레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고 합니다.
너무도 아쉬운게... 아니 화가 나는게 새벽 2시경 핸드폰으로 백설이의 위험을 알리는 전화가 왔는데... 전 깨어있었음에도 진동으로 해놓고, 자기전까지 확인도 안하고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벽에 전화만 확인했어도 마지막 모습은 볼 수 있었을텐데...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납니다.
병원에 가서 백설이를 보았을땐 이미 경직이 시작되고, 차갑게 식은체로 있더군요. 눈물이 앞을 가리고, 와이프와 그저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와이프는 반대했던 조직검사를 제가 하자고 한 탓에, 새벽에 연락을 놓친탓에 백설이에게 미안하다는 말 조차 하기 힘들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평소 제가 백설이의 죽음을 너무 걱정했던 탓에 백설이가 제가 자신이 죽는 모습을 지켜보면 너무 괴로워 할까봐 그런것이라 자위해보지만 가슴속에 뻥 뚫린 구멍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나에게는 자식인데, 남에게는 강아지일 뿐이기에... 바쁜 프로젝트중이라 회사에 하루밖에 휴가를 못내고 급히 화장터를 알아봐야 했습니다. 김포의 화장터에 예약을 하고, 마지막으로 백설이를 집에 데려와 밥을 차려주고, 평소 좋아하던 담요와 제옷, 와이프옷을 덮어주고, 집안을 한바퀴 돌고 화장터로 갔습니다.
아직 정신이 없는 탓일까요? 백설이가 화장터로 가서 재가 되어 돌아오는데 눈물이 나질 않더군요... 백설이 유골을 계속 간직하고 싶지만 와이프가 그러면 유골이 변하고 벌레도 생긴다며 엔젤스톤이라는 형태로 만들어 저희 곁에 영원히 두기로 하고 돌로 바뀐 백설이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지금까지...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최근 병원 출입이 잦아 하루이틀 병원 입원한적이 있어... 지금도 어딘가 병원에 백설이가 가 있는 느낌입니다. 내일이라도 평소처럼 꼬리를 흔들며, 절 보고 살포시 배를 보이며 쓰다듬어 달라고 할것 같은데... 현실은 책장에 몇개의 돌조각으로 바뀌어 있네요.
아이도 없이 8년간 키워온 백설이는 저희에겐 자식입니다. 지금도 머리속엔 온통 백설이 생각뿐인데... 내일부터 일을 어떻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백설이가 없다는게 믿어지지가 않는데 와이프와 저는 그냥 슬픔을 참고 서로 얼굴만 보고 있네요.
이 슬픔을 어떻게 덜어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갑상선 말기암, 폐까지 전이되어 언젠간 제 곁을 떠날것이라 생각 했지만... 그게 어제일 줄은 몰랐습니다. 회사도 가기 싫고, 혼자 남은 흰둥이도 보기 싫고.... 그저 백설이가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은 분명 백설이가 존재하던 때와 그렇지 않은 때가 같은데... 제겐 아무런 의미가 없이 느껴집니다. 현실이 현실성이 없이 느껴집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백설이가 저희곁을 떠났는데도... 배는 고프고 피곤하다는 사실이 백설이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제가 조직검사 보내지 않았으면 더 살았을지도 모를 아이란 생각이 자꾸 듭니다. 새벽에 전화만 받았어도 마지막을 함께 했을수 있었을 것이란 생각에 너무 괴롭습니다. 내일부터 또 이전과 다름없이 살아가야 한다는게 무섭습니다.
집안구석구석 백설이와 함께했던 시간이 떠올라 집안에서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와이프는 울다지쳐 잠들고, 전 아직도 백설이가 어딘가 있을것 같다는 생각에, 조직검사 보낸 미안함에, 마지막을 함께 못한 제자신에 화가나서 어떻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내일부터 일상에 돌아갈 자신이 없는데, 그렇다고 모든 것을 두고 일탈 할 자신도 없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백설아, 아빠가 너무너무 미안해...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함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고, 그동안 잘해주지 못한것 같아서 너무 미안해. 함께 했던 시간이 예전엔 그저 일상이었는데, 네가 떠나고나니 그게 전부였더구나. 이 아빠와 함께 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그런데 이 아빠는 백설이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세상 어떤일 보다 그게 제일 어려운 일인듯 싶다.
그저 우리 백설이가 간곳에서는 편안히 호흡하고 뛸 수 있기를 바랄뿐이구나...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백설아... 그리고 너무너무 사랑한다."
첫댓글 흰둥이와 백설이 가입인사 하신지 며칠 안 된 거 같은데....
백설이가 이토록 급작스럽게 빨리 떠나게 될 줄은....너무 황망하여...백설 아빠의 긴 글을 읽고도 믿기지가 않네요......
늘 준비한다고 하지만 생과 사를 갈라놓는 이별은 늘 당황스럽죠.
그동안 아픈 백설이 곁을 지켜오시다가 마지막 가는 모습을 지켜봐주지못한 것 때문에 자책하시며 너무나 안타까워하시고 슬퍼하시는 맘이 전해져...숙연해집니다.
오늘 첨 접하는 백설이의 생전의 모습들이 제게도 이렇듯 아직도 살아있는듯한데, 사진 찾아 올리시는 백설아빠의 맘이 어떠셨을까요 ㅠㅠ
백설이 아버님...아픈 백설이를 끝가지 포기하지 않으시고 아픔을 덜어주고 살려보려고 조직검사를 하신거잖아요. 그것 때문에 백설이를 떠나보내게 되었다고 자책하지 마세요. 떠난 자기 때문에 아빠가 큰슬픔에 빠져 자책하는 모습을 백설이도 너무 맘 아파할거에요.....
늘 한결같이 눈만 돌리면 내곁에 있던 아이가 떠났는데....어떻게 남들처럼 어제와 같은 오늘이 될 수 있겠어요.
떠난 백설이의 빈자리가 믿고싶지 않은 그 맘 충분히 이해합니다 ㅠㅠ
유난히 더 두분께 친자식이나 마찬가지였을 백설이가 그립고 보고싶고 안타까워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겠어요.....
아픈 아이라 더 신경쓰고 늘 더 조마조마하셨을 아빠의 그 긴 시간을 백설이는 분명 모두 맘속에 고이 간직하고 떠났을겁니다......
아이를 잃은 백설아빠께 어떤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잘 몰라 두서없이 말만 길어집니다.
떠난 백설이가 슬픔에 잠겨있는 엄마 아빠와 흰둥이가 걱정되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것 같아요......
많이 힘드시겠지만...부디 기운내시고, 아빠의 기억속에 백설이와의 시간이 행복했었길 바래봅니다 ㅠㅠ
백설이가 좀 더 오래 버텨줄줄 알았는데 빨리 떠났네요..저도 몇달 전 한녀석을 보낸터라 보내고나니 항상 후회가 남더군요..그 후회때문에 저역시도 참 많이 힘들었고 마지막 모습을 옆에서 못지킨거에 대해서 너무나 미안한 감정으로 괴로웠습니다..그런데 떠난 아이는 절대로 우리 인간들을 심판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좋은 모습만 기억하고 떠난다고해서 조금 위안을 받았습니다..백설아빠님 너무 자책감 갖지 마셨으면 합니다..그런 마음은 떠난 백설인 원하지 않을테니까요..근데 나이도 한참인데 뭐가 급하다고 그리 일찍 무지개다리를 건넜을까요? 그래서 더 가슴이 아프고 안타깝네요..백설이의 명복을 빕니다..ㅠㅠ
무슨 말이 위로가 되겠습니까만은 백설이 좋은 곳으로 갔을 겁니다. 마음 잘 추스르세요..ㅠ
방금 출근해서 까페들어왔다가 너무 놀랬어요. 어떡해요 어떡해요......
가입인사할때 힘든거 함께 나누자고 헀는데 어떡해요.....
아직 너무 아기같은 얼굴인데 백설이 어떡해,,,,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마음 너무나 알것 같아서....자식을 먼저 보내야하는 마음.....어떡해요...
백설이 아픈거 조금이라도 덜수 있게 같이 나눌려고 했는데....아 ...백설아....
흰둥이도 많이 힘들텐데.....도대체 무슨일이 생겼나 할텐데........아.........
모두 감사합니다.
저도 정신이 없지만... 와이프가 더 우울해 해서 큰일이네요.
저희는 둘다 집에서 흰둥 & 백설하고만 시간을 보내는 편이라 백설이의 공백이 너무나도 크네요.
와이프는 최근 1년여 집에서 일을 해서 1년 넘게 함께한 백설이가 없으니 더 힘든것 같네요.
그래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의 말씀이 힘이되네요.
워낙 나이 많은 복돌이와 함께 살다 보니, 이곳에 올라오는 글들이 남의 일 같지 않아요...
복돌이도 옆에 있어서 안 울려고 애썼는데...백설이 안고 집 안 한바퀴 돌아보셨다는 글에 갑자기 눈물이 터져서..ㅜ.ㅜ
사람이든 멍뭉이든 보내고 나면, 내가 잘해줬던 일들보다 못해준 일들, 부족했던 사랑에 대한 것들만 자꾸 생각나서, 자책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래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신 것, 백설이는 잘 알고 있을것 같아요. 저렇게 총명하고 사려깊은 눈을 가진 녀석이니...
저도 집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늘 멍뭉이랑 함께였을 아내분 마음이 어떠실지...조금 짐작이 가요.
흰둥이님의 슬픔도 크겠지만, 아내분께 많이 마음 써주셔야 할 것 같아요.
흰둥이님과 아내분에게 마지막까지 이렇게 많이 사랑 받고 간 녀석이니, 백설이도 행복한 마음으로 무지개 다리를 건넜을 것 같네요.
백설이 새로 이사간 그 곳에서도 계속 행복하고 즐겁게 지내길 빌어요...
힘내세요, 흰둥이님. 백설이도 흰둥이님과 아내분 잊지 않고, 아마...꿈속으로 놀러와 주지 않을까요...
가입인사보고 걱정하면서, 조직검사하고 우리마리도 수술하고 근 4개월은 우리가족 옆에 있었으니..갑상선암에 폐에 전이면 수술하고 좋아지겠다하고 희망을 품고 있었는데....백설이의 이별이야기가 올라와서 아까 낮에 너무 울었네요.. 이럴라고...어제밤에 펫로스마지막챕터를 펼쳐보며, 아가들은 떠날때도 우리를 배려하고 기다려 주는구나..하는 생각에 마리와의 이별이 떠올라 울고또울고 했는데...그사이에 백설이네도 슬픔에 잠겨있었네요. ㅠ.ㅠ 그래도 여기분들에게 위로해 달라고 하세요! 아내분,백설이아빠님, 백설이 없이 홀로남아 이상황을 견뎌야 하는 흰둥이와 셋이 꼬옥 끌어안고 이곳에서 위로받으세요. ㅠ.ㅠ
우시고 싶은 만큼 우세요. 마지막을 못지켜준 죄책감은 너무 오래 가져가지 마세요. 감히 몇개월 먼저 경험해본 입장에서 백설이의 배려고 마지막 선물이라 생각합니다. 흰둥이에게도 이상황을 알려주시고 위로해 주세요. 이쁜 천사같은 아이라 그곳에서 지금은 많은 환영을 받고 있을꺼에요. 슬프고 힘들때 막 소리내서 우시고 마음속의 백설이와 가족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하세요. 모든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세요. 우리마린 그냥 수목장해주었는데, 백설이는 앤젤스톤으로 가족들옆에 와 있으니, 백설이는 복많은 아가입니다. 나중에 가족들과 흰둥이가 그곳으로 갈때 마중나올 백설이가 있자나요.. 흰둥이도 걱정이네요.. ㅠ.ㅠ
10살과 8살짜리 아이들 키우면서. 한참 키우며 아이들이 자랄땐 몰랐죠. 영원히 제곁에 있어줄꺼라 생각했는데. 이제 이녀석들이 나이가 점차 들면서.. 큰아이는 어금니하나가 빠지고. 작은아이는 갑작스레 곡기를 끊어서 애간장 다 녹였는데. 지금은 하늘에서 내려준 고마운 쌤 만나서 다행히 치료가 차도가 보여서... 곡기를 끊었던 지난 열흘동안의 한을 풀려고 하는지 자꾸만 먹으려 달겨드는 아일 보면서.. 이 소소한 일상들이 너무너무 감사함을 느낌니다.이제 백설이는 힘들어하지 않자나요. 천국에서 행복하게 건강하게 놀고 있을테니까요. 언젠가는 올 식구들 기다리면서 식구들 지켜줄껍니다.. 기운내세요..
안녕 인사를 어제했는데 앞으로 함께 고민하면서 백설이를 지켜주자고 인사했는데 벌써 이별의 인사를 하게 되다니요.
저희가 이렇게 황망한데 가족들은 어떨까요...
지금은 아마 아무 생각이 없으실 거에요. 그저 힘들어서 울고 그러다 지쳐서 잠들고...백설이를 행복하게 기억하려면 지금 이 시간을 지날 수밖에 없는 거고 그래도 부부가 함께 같은 마음이시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설이 아직 가족 곁에 머물 거라고 생각해요. 백설이에게 하고픈 이야기, 미안한 마음 사랑한다는 이야기 많이 해주세요. 분명 착한 백설이는 옆에서 다 들어줄 거라고 생각해요. 살아있을 때 그랬던 것처럼요. 백설이의 평안을 위해 함께 기도드립니다.
아가들과 이별하는데 정답이 어디 있겠습니까만은 가족의 품이 아닌 병원에서 보낸 마음이 너무 안타까우실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백설이를 떠나보낸지 나흘째 다행히 와이프도 더 이상은 울지 않네요.
아직 백설이 옷을 옆에 두고 틈틈히 냄새를 맡는 모습이 안스럽게 느껴집니다.
아직까지 집에 백설이의 빈 공간이 너무 크게 느껴지지만 차차 나아지겠죠. 아니 나아져야죠.
지금 찡이언니님 책과 펫로스 책 사놓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이상하지만 혼자만 겪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조금 안심이 된다고 해야하나...
다른 분들도 이겨내셨으니 저희도 이겨내야겠죠.
백설이의 빈자리를 보니 아이를 가져야하나 싶기도 하네요.
아무튼 많은 분들의 말씀에 조금씩 기운이 나는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럼요... 친자식 먼저보낸 부모 마음과 똑같지요... 저희도 강쥐들을 자식 삼아 살고 있는 부부이기에 그심정 누구보다도 이해할수 있어요. 8년이라니.. 참 짧네요.. 엄마, 아빠랑 조금만 더 긴 시간 보내주었다면 좋았을텐데.. 하지만 백설이의 사진을 보니 그동안 엄마랑 아빠한테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아왔는지 알거같아요. 지금쯤 하늘에서 엄마 아빠 고맙습니다..하고 있겠죠. 백설이 언젠가 꼭 다시 만날수 있다는 생각 하시며 힘내시길....
아~ 너무 맘이 아프네요. 저희 예롱이랑도 너무 닮았어요. 백설이가 꿈에서라도 찾아와 마지막 함께하지 못한 마음 같이 나눴으면 좋겠어요~ 맘이 너무 아프고 아침부터 눈물 바다네요 하지만 백설이 아버님 어머님 만큼 할까요. 어떠한 것도 위로가 안되겠지만 힘내세요~
에고 저렇게 이쁜 녀석이 진짜 천사가 되었네요 가족들이 얼마나 상심이 크실지..그래도 극진히 살펴주신 티가 나네요 그래서 아마 고마워하고 평안했을거예요 첫전째 사진보니 이마 한번 쓰다듬고싶어요 눈빛도 사랑스럽네요 저렇게 사랑스러운 식구를 잃어서 무척 슬프시겠지만 기운내시고 가족끼리 백설이의 사랑스러웠던 추억을 함께 나누시길 빌께요 그쯤되면 약간 살만하실거예요
많이 힘드시겠지만 견디셔야합니다. 우리 복이 떠난지 2년째인데 저도 아직 수액 맞춘다고 입원시켰던 병원 퇴원시키러 갔을 때 저더러 왜 이제 욌냐고 힘겹게 울던 모습이 생생하답니다. 에구 이 무슨 헛소리를...그저 너무 자책하시믄 안되신다느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안아드려요. 한시도 못떨어지는 녀석을 2박3일을 혼자 병원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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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이옆모습이..꼭 정말 우리흰둥이 사진이라 해도 믿을정도로 닮았는데..... 힘내세요! 백설이도 자신때문에 많이 아파하지 말라고 할거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