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2 믿음의 발자국>
나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하나님!
구산 목장 / 홍수연 집사
저는 모태신앙이 아닌, 불교와 온갖 무속신앙을 믿는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아빠의 건강이 좋지 않으셨기에, 부모님께서는 추운 겨울 날씨에도 찬물로 목욕한 후 팔공산 갓바위에 올라가 기도하시며, 무당의 굿 등 각종 다양한 무속신앙을 의지하셨습니다.
대여섯 살쯤, 달콤한 간식의 유혹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의 이끌림으로 저는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는 교회를 다니는 어린 제가 썩 마음에 들지 않으셨나 봅니다. 교회를 다녀오면 늘 긴 훈계로 교회를 다니지 못하게 이야기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저는 성경책을 몰래 숨겨두고 교회를 다녔었다고 엄마가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그 어린 나이에 무엇이 그리도 좋았는지 참 열심히도 교회를 다녔습니다. 그렇게 무속신앙에 의지해도 아빠의 건강은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9 쯤, 아빠의 병세는 더 악화되어 ‘더 이상 살지 못할 것이다. 준비하라’는 담당 의사의 말에 아빠는 마지막으로 교회라는 곳을 가봐야겠다고 결심하셨습니다. 그 당시 제가 다니던 학교 앞 문구점 집사님의 인도로 온 가족이 함께 교회를 다니게 되었답니다.
교회를 다니면서 교인들의 많은 도움과 위로와 기도로 아빠의 생명은 기적처럼 연장되었습니다. (아직도 그때 처음 가족들과 함께 다녔던 대구송정교회의 성도님들의 사랑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친정엄마는 돌고 돌아 옛정이 그리우셨는지 현재는 경주 안강에서 대구송정교회까지 가셔서 예배 자리를 함께하고 계신답니다.
15살 때쯤, 아빠는 다시 죽음의 문턱에 서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기도를 많이 했습니다. 제발 우리가 클 때까지만, 우리가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만 살려달라는 기도를 아주 간절하게 울면서 기도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간절한 기도를 들어주셨답니다. 부모님께서 일찍 결혼하셔서 오빠가 대학 1학년, 저는 고등학교 졸업을, 남동생은 중학교 졸업을 한 달 앞두고 마흔둘의 아주 젊은 나이에 아빠는 주님 곁으로 가셨지요. 우리가 스스로 생활이 가능할 나이가 될 때까지 아빠의 생명을 연장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답니다.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아빠를 통해 체험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모태신앙의 신랑을 만나 고1 아들과, 초등 6학년의 딸을 가진 엄마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단단한 믿음을 가진 신랑 덕분에 지금까지도 큰 흔들림 없이 주님의 자녀로 잘살아가고 있음에 너무나도 감사드립니다.
ㅍ‘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시니라.’ 잠언 16장 9절 말씀처럼 모든 계획을 내가 하고, 내가 세우는 계획대로 살아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면 그 모든 계획이 어린 시절 달콤한 간식의 유혹으로 교회를 다니게 된 그 시점부터, 아니 그 이전부터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인도하심이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주님의 계획하심을 더 굳건히 믿고 의지하며 나아갈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