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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龍)과 명당(明堂)
1. 용(龍)의 일반적인 형태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용(龍)’이란 산과 능선을 말한다. 따라서 지세의 기운을 분석하는 작업은 지세를 구성하고 있는 용의 기운을 해석하는 작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을 정확하게 분석하면 혈(穴)을 찾을 수 있으며, 지세의 기운도 정확하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풍수에서 산과 능선을 용이라고 말한 것은 산과 능선이 갖고 있는 신비하고 강한 기운 때문이다. 즉 산의 신출귀몰하고 변화 무쌍한 기운을 마치 용이 살아 움직이는 형상과 같이 본 것이다.
지세를 분석할 때 산봉우리의 기운만을 분석할 때는 ‘OO봉’이라고 부르지만, 산봉우리를 비롯해 전체적인 능선의 기운을 분석할 때는 ‘용’이라는 용어를 쓴다. 즉 용은 산맥의 표면적인 형태이며, 기운은 맥 속에 흐르는 힘이다. 따라서 지세를 분석하는 것은 용을 통해 흐르는 기운의 성질을 분석하는 것이다.
산 정상에서 출발한 용이 혈에 이르기까지는 직선적인 형태와 곡석적인 형태의 두 가지가 있다. 직선적인 용이라고 해서 반드시 직선으로만 된 것이 아니라, 좌우로 약간의 변형을 갖고 있다. 좌우 어느 쪽으로도 기운이 기울지 않으며, 중심을 갖고 앞으로 진행하고 있는 직선적 형태의 용은 ‘중심룡’이라고도 한다.
이에 반해 곡선적인 용이란 산 정상에서 혈까지 커다란 곡선을 이루고 있는 용으로, 곡선 형태에 따라 좌선룡(左旋龍), 우선룡(右旋龍), 혼합곡선룡 등으로 구분된다.
‘좌선룡’은 주봉에서 연결되어 내려온 용이 마치 사람의 왼쪽 팔과 같이 좌측에서 시작해 우측으로 곡선 방향이 변하는 것을 말하고, ‘우선룡’이란 주봉으로부터 연결되어 내려온 용이 우측에서 시작하여 좌측으로 곡선의 방향이 변화되면서 연결되는 용을 말한다. ‘혼합곡선룡’은 산의 주봉으로부터 연결된 용이 처음에는 좌선을 한 후에 다시 우선을 하는 등 전체적으로 좌선과 우선의 변화를 갖고 있는, 즉 ‘S’자 같은 형태를 이룬 용을 말한다.
혈은 중심룡이나 곡선룡에 관계 없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혈을 이루고 있는 지세에서 혈은 중심룡에, 청룡은 좌선룡에, 그리고 백호는 우선룡에 위치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이다.
2. 용의 앞과 뒤
용은 산의 봉우리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능선을 이루며 평탄한 들판을 향해 점차적으로 낮게 내려가기도 하며, 물이 있는 쪽을 향해 내려가기도 한다. 용의 형태에 있어서 앞면은 비교적 지면이 균일하고 안정적이어서 아름답고 밝은 광채를 띠고 있다. 그러나 용의 뒷면은 험한 바위가 돌출되어 있어 지면이 안정되지 못하고, 땅색도 어둡고 음산하다.
용의 움직이는 형태에 있어서 좌선룡일 경우에는 용에서 내려다봤을 때 오른쪽이 앞면이 되며, 왼쪽이 뒷면이다. 반대로 우선룡일 경우에는 오른쪽이 뒷면이고 왼쪽이 앞면이다.
지세의 기운을 분석할 때는 용의 앞과 뒤를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용의 앞은 생기가 있어서 명당을 이룬다. 따라서 집터를 선정할 때는 용의 앞을 고르는 것이 좋다. 용의 뒷면은 흉가가 발생하기 쉽다.
한 예를 들어 보자. 서울 신당동은 남산의 맥이 장충체육관을 지나 청계천을 향해 내려가는 능선을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어서 명당에 속한다.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해, 삼성그룹 설립자인 이병철 회장 등 유명 인사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다.
그러나 신당동이라고 해서 모두 명당은 아니다. 얼마 전에 아버지를 살해한 대학 교수가 살던 곳이 바로 신당동으로, 그곳은 패륜의 현장이 되고 말았다. 그 흉가를 직접 찾아가 분석해 본 결과, 바로 용의 후면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집은 남향으로 반듯한 형태를 이루고 있고, 전면은 대로에 접해 있으며, 후면은 높이 4~5미터의 야트막한 언덕에 의지하고 있는 이른바 배산임수와 남향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웬만한 풍수전문가가 보아도 명당으로 해석하기 쉬운 지세였다. 그러나 용의 후면인 이 집은 생기가 없고 흉한 바람이 불며, 흉흉한 소리가 들리게 된다. 따라서 이곳에 사는 사람의 마음은 늘 불안하고 악한 마음이 생기게 된다.
용의 전면과 후면은 마치 종이의 앞뒤와 같이 거리적으로 매우 가깝다. 그러나 햇빛이 앞면으로 비칠 때 뒷면은 음지가 되는 것과 같이, 명당은 용의 앞면에서만 이루어진다. 비록 4~5미터의 작은 능선에 의해 구분되지만, 그 기운의 차이는 실로 엄청난 것이다.
3. 용의 3격과 4체형
용은 모두 각각의 기운을 갖고 있어 생기를 만들어 주는 용이 있는가 하면, 생기가 부족한 용도 있다. 그러므로 용에 따라 생기의 발생에 차이가 있으므로 생기를 만들어 주는 용을 찾는 일이 명당을 찾는 지름길이다.
용의 형태와 기운은 세 가지 품격과 네 가지의 체형으로 구분된다. 먼저 품격으로 구분하면, 크게 주인격과 보조격, 배반격으로 나누어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산의 품격에서 주인격과 보조격, 배반격 등으로 구분, 해석한 것과 같다.
‘주인격’ 용은 주인격 산과 같이 중심적인 기운이 왕성하며, 용의 변화가 아름다워 혈을 이루는 용을 말한다. 주인격 용 옆에는 반드시 보조격 용이 있어서 주인격 용의 기운을 보조하는데, 명당 지세에서 주산과 주룡은 주인격 용에 해당한다. 주인격 용은 주산으로부터 가장 큰 힘을 갖고 내려오는 용으로, 주변 용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 만일 주변에 주인격 용보다 강한 용이 있을 경우에는 주인격 용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게 된다. 주인격 용이 있는 지세에서는 명당이 형성되므로 정치적·경제적으로 성공하는 인물이 배출된다.
‘보조격’ 용은 자체적인 기운이 부족해 혈을 이루지는 못하지만 주변에 있는 주인격 용에 혈이 이루어지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한다. 보조격 용은 명당을 향해 마치 절을 하는 자세로 공손하게 마주 보고 있는데, 명당 지세에서 청룡이나 백호는 보조격 용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즉 청룡이나 백호는 자체적으로는 혈을 만들지 못하지만 주룡에 생기를 보내 혈을 만드는 작업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보조격 용이 있는 지세에서는 여러 사람이 협력하여 큰 일을 이룬다.
‘배반격’ 용은 용의 후면, 즉 등을 보이고 있는 용을 말하는데, 자신의 기운을 명당 쪽으로 보내지 않으면서 명당의 기운을 빼앗아 간다. 이런 지세에서는 이웃을 배반하는 사람들이 많고, 따라서 인심이 좋지 않다. 큰 인물도 배출되지 않는다.
용의 체형은 용에 흐르는 기운을 청탁(淸濁)과 흉(凶)의 성질로 해석하기 위해 구분하는데, 용의 단면 형태를 기준으로 하여 강체·중체·약체·병체 등 네 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마찬가지로 산의 4체형적 구분과 기본 개념이 같다.
‘강체’는 한옥의 숫기왓장을 엎어 놓은 것처럼 둥그렇게 솟아오른 형태로, 좌우 균형이 알맞고 적당하게 탄력을 이룬 능선을 말한다. 강체의 용은 깨끗하고 강하며, 여유 있는 기운이 통과하여 혈과 명당을 이룬다.
‘중체’는 단면의 형태로는 좌우가 균형을 이루고 있으나 직선으로 되어 있어서 강체보다는 힘의 여유가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중체의 용에는 깨끗한 기운이 흘러 혈과 명당을 이룬다.
‘약체’는 단면의 형태에서 삼각형을 이루고 있으나, 좌우 경사면에 근육이 부족하여 뾰족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기운이 깨끗하지만 강체나 중체에 비해 기운이 약하다.
‘병체’의 용은 단면 형태에서 좌우 중심을 이루지 못하고 불균형한 형태를 이루는데, 정상적인 변화가 부족해 탁한 기운이 흐른다.
명당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왕이면 대명당을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대명당은 큰 용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여겨, 높은 산의 상부를 명당으로 해석하고 이러한 자리에 묘를 쓰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러나 높은 지세에서는 비록 용이 크더라도 명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명당은 산의 기운과 물의 기운이 결합하는 비교적 낮은 지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평탄한 지면에서의 용은 비록 크지 않더라도 명당이 많다. 그러므로 명당을 찾을 때는 높은 산 위의 큰 용을 찾는 것보다는 비록 낮은 지세의 작은 용이더라도 강체의 용을 찾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4. 용의 변화와 발복 기간
주산의 기운이 혈과 명당을 이루기 위해서는 주산과 혈 사이의 용이 끊어지지 않고 연결되어 기운이 통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관계는 마치 나무 뿌리에서 나뭇가지의 꽃에 이르기까지 줄기와 가지를 통해 일관된 기운이 흐르는 것과 같다.
주산에서 출발한 용의 기운이 혈까지 전달되기 위해서는 용의 중간 중간이 일정한 형태의 변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즉 산봉우리에서 혈까지 여러 형태로 변화되면서 기운을 전달하는 통로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용의 형태가 변화되어 있으면 기운이 통하는 생룡이며, 용의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직선으로만 연결되어 있다면 이것은 기운이 없는 용이거나 죽은 용, 즉 사룡(死龍)이 된다. 따라서 용의 변화 형태로 기운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용의 진행은 그 방향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먼저, 용이 마치 지(之)자와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은 ‘좌우진행형’이라고 하는데, 뱀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구불구불 움직이는 형태와도 비슷하다. 사람의 걸음걸이도 발자국만 보면 좌측과 우측으로 구불구불 변화하여 이러한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대략 60센티미터 폭의 발자국을 그리며 나가는 사람을 건강한 사람으로 본다. 건강한 용의 걸음은 15미터를 한 걸음, 즉 한 폭으로 본다. 따라서 15미터마다 좌측과 우측에 발자국과 같은 형태의 변화를 이루며 앞으로 진행해 나가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변화 과정으로 본다.
용에 따라서는 걸음의 폭이 20미터를 넘는 경우도 있는데, 만일 30미터를 넘어도 변화가 없는 경우에는 죽은 용으로 해석한다. 좌측과 우측으로 진행하면서 이루는 변화 각도는 30도가 대표적이며, 힘이 강한 용일수록 변화 각도가 커 90도를 이루는 것도 있다. 반면, 힘이 약한 용은 30도에도 미치지 못하고, 사룡인 경우에는 변화 각도가 없다.
용이 솟아올랐다 떨어지고, 다시 솟아올랐다가 떨어지는 형태인 ‘상하진행형’도 있다. 용과 관련된 이야기를 보면, 평소 깊은 바닷속에서 사는 용은 하늘로 승천하기 위해 하늘로 솟아올라 가는 운동을 많이 한다고 전해진다. 단 한 번에 하늘로 올라갈 수는 없는 일이므로 높이 솟아올랐다가 떨어지고, 다시 솟아올랐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상하운동을 계속하게 되는 것이다. 산의 능선이 높았다 낮아지고, 다시 높아졌다가 낮아지는 형태를 용이 승천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과 동일하게 보고, 상하운동을 진행하는 용의 기운을 강하게 본다.
또 용이 내려오는 도중 하나의 마디에서 좌측과 우측, 그리고 전면의 세 방향으로 뻗어 나가 내룡까지 합해 전체적으로 십자 모양을 이루는 것도 있다. 십자맥에서 주룡은 직선으로 내려가고 두 개의 맥은 좌측과 우측으로 동시에 뻗어 나가 백호를 이루게 되는데, 이러한 십자맥은 용의 기운이 매우 강한 경우에만 발생한다. 그래서 십자맥을 왕기(王氣)를 갖고 있는 용으로 해석하여, 왕이나 큰 재벌이 나온다고 본다.
주산과 혈 사이에 있는 주룡은 개장(開帳)과 천심(穿心)의 변화를 이루게 된다. ‘개장’이란 장막을 병풍과 같이 넓게 펼친다는 뜻으로, 산이 병풍과 같이 주산을 중심으로 하여 좌우로 넓게 펼쳐진 것을 뜻한다. 개장된 산의 형태는 마치 독수리가 날개를 좌우로 넓게 펼치고 있는 모습과도 같은데, 좌우 양쪽의 날개는 동일한 정점에서 출발하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정점에서 출발하기도 한다. 이때 동일한 지점에서 좌우 양날개가 출발한 경우에는 십자맥이 되어 더욱 강한 혈을 이루게 된다.
‘천심’이란 주산의 기운이 혈에 이르기까지 맥이 통하는 과정을 말하는데, 주산의 기운이 혈까지 전달되기 위해서는 주봉의 기운이 강력해야 하며 동시에 생룡이어야 한다.
용의 변화에 따라 박환(剝換)과 과협(過峽)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박환’이란 강하고 험한 용이 부드러운 형태로 변화를 일으키는 과정을 말하며, ‘과협’은 용으로 관통하는 기운이 혈을 이루기 위해서 통과하는 목과 같이 가늘고 강한 용을 말한다. 용의 형태가 바뀌면 기운의 종류도 강한 기운으로부터 생기로 변화되며, 과협에는 강한 기운이 밀집하여 통과하므로 마치 기운을 묶은 형태를 이루고 있어 ‘속기(束氣)’라고도 한다.
용은 산의 봉우리를 뒤로하고 낮은 지역을 향해 내려가는 성질을 갖고 있고, 마디에서 받쳐 주는 힘의 진동에 의해 앞으로 진행하게 된다. 이때 뒤에서 받쳐 주는 용을 ‘지각(枝脚)’, 혹은 ‘후장(後杖)’이라고 한다. 이 지각의 크기에 따라 용의 힘이 결정되는데, 큰 지각을 갖고 있는 용은 강한 힘으로 전진하게 되며, 작은 지각을 갖고 있는 용은 뿌리를 갖고 있지 못한 약한 용이 된다. 지각은 청룡이나 백호가 되기도 하는데, 지각이 하나의 봉우리를 일으킨 후에는 주룡으로 변화되어 혈을 이루기도 한다.
이상적인 생룡은 평균 15미터마다 한 절(節)을 이루고 있다. 절 수는 곧 발복 기간을 의미하며, 한 절의 발복 기간은 30년이다. 절은 바위나 새로운 작은 가지로 마디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혈에서 주봉까지의 생룡 길이가 45미터이면 3절이 되며, 300미터이면 20절이 된다.
그리고 혈에 연결된 용의 길이가 3절이면 90년 동안의 발복 기간을 의미한다. 만일 용이 중간에서 끊겼다면 혈에서부터 끊겨진 곳까지의 절 수를 세어 발복 기간을 계산하는데, 끊어진 이후의 용에 대해서는 발복 시간으로 보지 않는다. 그러나 각 산마다 절의 길이는 용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혈에 연결된 용의 절 수는 현지에서 따져 봐야 한다.
5. 용의 종류
생룡(生龍)과 사룡(死龍)`:`생룡에는 생기가 통하고 있어서 혈을 이루고 있는 반면, 사룡에서는 생기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명당은 생룡에서만 이루어진다. 생룡과 사룡은 형태로 구분하는데, 지(之)자와 같은 변화를 하거나 상하운동하는 변화를 이루고 있으면 생룡으로 보고, 변화가 없이 펑퍼짐하게 퍼져 있으면 사룡으로 본다. 생룡의 흙은 밝고 생기가 있는 반면, 사룡은 푸석푸석하여 탄력이 없고 기운이 없으며 죽은 색을 갖고 있다.
정룡(正龍)`:`용이 산봉우리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 변화가 아름다운 것을 정룡 혹은 주룡(主龍)이라고 한다. 정룡은 혈을 이루는 용으로서, 주봉에서 혈까지 직접 연결되어 ‘내룡(來龍)’이라고 한다. 주룡이 생기를 발하며 앞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절점에서 좌측과 우측에 작은 용을 만들며 진행해야 한다.
간룡(幹龍)과 지룡(枝龍)`:`나무에 줄기와 가지가 있는 것처럼 용에도 간룡과 지룡, 작은 가지룡 등이 있다. 간룡이란 백두산·태백산과 같이 거대한 산맥에 의한 용으로, 거대하고 과격한 용을 말하며 ‘원룡(原龍)’이라고도 한다. 지룡이란 간룡으로부터 뻗어 나온 용을 말하며, 작은 가지룡은 지룡에서 다시 출발한 것을 말한다.
용의 형태에 의해 간룡은 대룡(大龍)으로, 지룡은 중룡(中龍)으로, 작은 가지룡은 소룡(小龍)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대룡은 능선의 높이나 좌우 폭이 넓은 용을 말하며, 많은 기운을 발생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해 중룡과 소룡은 높이나 좌우 폭이 작다. 대룡은 단면의 길이가 폭 30미터, 높이 20미터를 넘는 용이며, 중룡은 폭 20미터, 높이 10미터 이상 20미터까지, 소룡은 폭 10미터, 높이 10미터 미만으로 각각 구분한다.
전선 굵기에 따라 전류의 양이 각각 다르게 흐르듯, 용의 단면적에 따라서 지기가 흐르는 양도 비례한다. 일반적으로 간룡은 바다와 같이 큰 물이 있는 쪽으로 흘러 내려가며, 지룡이나 작은 가지룡은 이와는 반대로 강물을 등지고 평탄한 들판을 향해 내려가는 경우가 많다.
또 꽃이 줄기에 피지 않고 가지에 피듯, 명당도 바다를 향해 내려가는 간룡에는 이루어지지 않고 들판을 향해 내려가는 지룡이나 작은 가지룡에 이루어진다.
순용(順龍)과 역룡(逆龍)`:`일반적으로 용은 산의 높은 봉우리에서 시작하여 점차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 이처럼 높은 곳에서 시작하여 내려갈수록 낮아지는 형태의 용을 순용이라 한다. 반대로 역룡은 높은 곳에서 점차 낮아지면서 다시 높이 솟아올라 역봉을 이루는 형태를 말한다. 순용이 있는 지세에서는 사람들이 모두 순한 마음을 갖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국가에 충성하는 인물이 많이 배출된다. 반면에 역룡이 있는 지역에서는 하극상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병룡(病龍)과 결항사(結項砂)`:`용의 형태가 좌우 균형을 이루지 못했거나, 좌우 상하 변화가 부족한 것을 병룡이라고 한다. 병룡이 있는 지세에서는 병적인 기운이 통해 불구자가 나오게 된다. 결항사는 용이 변화 없이 길게 늘어져 있으면서 끝부분이 둥글게 솟아올라 있어 마치 목을 매고 죽어 축 늘어진 시신을 눕힌 형태를 이루고 있는 산을 말한다. 이런 지세에서는 목을 매달아 자살하는 사람이 발생하게 된다.
6. 용세(龍勢) 12격(格)
용의 기운은 매우 다양한데, 그 중 대표적인 열두 가지 기운을 ‘용세 12격’이라고 한다.
이 12격 중에는 왕룡·반룡·은룡·독룡·비룡·회룡 등 여섯 가지의 생룡이 있으며, 쇄룡·광룡·천룡·편룡·기룡·직룡 등 여섯 가지의 사룡이 있다.
왕룡(王龍)`:`강하고 밝은 기운을 발한다. 강체의 용에서 이루어지며, 큰 혈과 대명당을 이루는 용으로 단면이 좌우 균형을 이루어 상하 변화가 아름답다. 용 중에서 가장 이상적이다.
반룡(盤龍)`:`용의 기운이 둥글게 회전하는 형태를 이루며, 뱀이 둥글게 또아리를 튼 형태로도 비유된다. 혈과 명당을 이루는 생기를 갖고 있다.
은룡(隱龍)`:`일반적인 용은 지면보다 높이 솟아올라 눈으로 쉽게 구분되는 반면, 은룡은 지상으로 솟아오르지 않고 땅 속에 숨어 있는 것을 말한다. 은룡은 지면 아래에서 바위나 흙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혈과 명당을 이루는 기운이 있다.
독룡(獨龍)`:`용의 진행 과정에서 좌측이나 우측으로 가지가 나오지 않고 중심적인 한 가닥만으로 이루어진 것을 말한다. 이 지세에서는 대대로 독자가 출생하게 되는데, 지세에 따라 명당을 이루기도 하지만 주변 지세의 도움이 없는 경우에는 사룡이 된다.
비룡(飛龍)`:`좌우, 상하의 움직임이 많은 용을 말한다. 강한 생기를 이루고 있어서 혈과 명당을 이룬다.
회룡(回龍)`:`주봉으로부터 출발한 용이 진행하는 동안, 점차적으로 회전하여 주봉을 마주 바라보는 상태로 있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지세를 ‘용이 회전하여 조상을 돌아본다’는 뜻으로 일명 ‘회룡고조(回龍顧祖)’라고도 하며, 혈과 명당을 이룬다.
쇄룡(碎龍)`:`땅에 변화가 없고 동시에 생기가 미약한 용을 말한다. 이러한 땅은 탄력이 없어 흐물흐물 흩어지는 토질로 이루어져 있다.
광룡(狂龍)`:`역룡과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 용이 안정되지 못하고 마치 광분하는 상태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세에서는 험한 바위들이 불규칙하게 솟아 있는 것이 특징이다.
천룡(賤龍)`:`용의 형태가 단정하지 못하고 분산된 기운을 갖고 있다. 또 기운이 음습하여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다.
편룡(片龍)`:`단면상 좌측이나 우측 한쪽이 급경사를 이뤄 좌우 균형을 잃은 용을 말한다.
기운이 충분히 통하지 못하게 되므로 이런 지세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이 많아진다.
기룡(騎龍)`:`용이 급하게 달려가는 형태를 말한다. 주로 높은 산맥의 정상 부분에 많이 있으며, 산의 기운은 강하나 음양의 조화가 부족하여 생기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직룡(直龍)`:`용이 전혀 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직선적으로 늘어진 형태를 말한다. 용의 기본 마디가 15미터인데, 30미터 이상을 변화 없이 직선으로 뻗은 용을 직룡으로 구분한다. 직룡은 대표적인 사룡이다.
7. 용의 5단계 결혈(結穴) 과정과 혈판의 형태
하늘과 땅에는 각각 양전기와 음전기가 분포되어 있다. 지표면 중에서 뾰족하게 솟아오른 산이나 능선에는 평탄한 땅에 비해 음전기가 많이 모여 있어 벼락이 떨어지기도 한다. 태양에 의해 지표면의 온도가 높아지면 그 지열은 산의 능선을 통해 봉우리까지 전달된다.
그리고 저녁에 해가 지고 기온이 내려가면 산봉우리의 찬 기운이 능선을 따라 낮은 지면으로 전달된다. 이처럼 능선을 통해 열이 상하로 이동하는데, 이것은 곧 용이 높은 산봉우리와 낮은 지면 사이를 연결하는 지기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뜻한다.
발전소에서 발전된 전기는 변전소, 분전반 등을 거쳐 주택의 전등으로 전달되는데, 이 전기는 전선을 통해서 전달된다. 전선이 중간에 끊기거나 연결되지 않으면 전기가 통하지 않는 것처럼, 용이 연결되지 않은 곳에서는 혈이나 명당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또 전선 굵기에 따라 전류의 양이 다른 것처럼 굵은 용에는 많은 기운이 흐르고, 가는 용에는 작은 기운이 흐른다.
주산에서 발생된 기운이 혈까지 전달되는 과정은 태조(太祖), 중조(中祖), 소조(小祖), 입수(入首), 혈판(穴板) 등의 5단계를 따르며, 이 5단계 사이에는 용이 있어서 서로 앞뒤의 기운을 연결시킨다. 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5단계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데 만일 용이 끊어지게 되면 혈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있더라도 미약하게 된다.
용의 5단계 결혈 과정 중 태조는 주산에 있는 주봉, 즉 용이 연결된 가장 높은 산봉우리를 말한다. 중조는 태조로부터 내려오던 기운이 새롭게 뭉쳐서 이루어진 작은 봉우리를 말하고, 소조는 중조로부터 내려오던 기운이 다시 뭉쳐서 이루어진 작은 봉우리를 말한다. 또 입수는 소조로부터 용을 통해 내려오던 기운이 혈을 이루기 위해 기운을 단단하고 강하게 뭉쳐 놓은 지점을 말하며, 혈판은 입수에 들어온 기운이 혈을 만들기 위해 만든 널찍한 공간을 말한다. 혈판 중심부에는 혈이 자리잡게 된다. 따라서 혈판 주변의 평탄한 공간은 모두 명당이 된다.
혈판`:`혈의 바탕이 되는 것으로서 당판(當坂)이라고도 하며, 혈판 한가운데에 혈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혈판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정상적인 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혈판 상부에는 입수가 주룡에 연결되어 있으며, 입수 아래로는 혈이 있고 혈의 좌측과 우측 양쪽에는 선익(蟬翼)이 위치하고 있다. 그리고 혈과 양쪽의 선익 아래에는 전순(前唇)이 있어서 혈과 혈판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와 같이 혈은 혈판에서 상하 좌우로 둘러싸인 중상(中上) 부분에 자리잡고 있다. 혈판은 혈을 만드는 바탕이 되므로 혈판의 힘이 크면 이곳에 있는 혈의 기운도 크게 되고, 혈판의 힘이 약하게 되면 혈의 힘도 미약하게 된다.
입수(入首)`:`산의 봉우리로부터 용을 통해 내려온 지기는 혈을 이루기 위한 준비 단계로 혈판의 상부에 먼저 입수를 만든다. 입수는 용에 흐르는 기운을 끌어당겨 그 기운으로 혈과 선익, 주작을 만든다. 입수는 용의 하단에, 혈의 상부에 위치한다. 형태는 용보다 약간 높게 솟아나며, 좌우가 비슷해 안정을 이루고 있다.
입수에 뭉쳐진 기운은 혈과 선익을 만들며, 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입수가 있어야 하므로 입수의 유무는 혈의 유무를 파악하는 데 가장 큰 관건이 된다. 입수의 기운에 따라서는 혈이나 선익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입수는 내룡의 기운 외에 주변의 지세, 즉 산이나 물 등의 기운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형성되며, 여러 가지 지세 중 용의 기운이 입수의 기운을 가장 크게 좌우한다. 따라서 입수의 기운이 크면 혈의 기운도 크게 되며, 입수의 기운이 빈약하면 혈의 기운도 빈약하게 된다.
선익(蟬翼)`:`선익은 혈판의 혈을 중심으로 좌측과 우측을 구성하고 있는 부분을 말한다. 선익은 입수에 모인 기운의 일부가 좌우로 분리되어 뻗어 나가 지기가 혈에 모이도록 하는데, 사람의 몸에 비유하면 좌우 갈비뼈가 내장을 보호하는 작용과 같다. 선익은 바위와 같이 단단한 토질로 지반을 이루며, 용의 좌우에 평탄하면서도 두둑하게 둘러쳐져 있다.
‘선익’이라는 말 자체는 매미 날개를 뜻하는데, 매미의 날개는 투명해 눈에 잘 띄지 않으므로 얼핏 보아 날개의 유무를 판단하기 어렵다. 이처럼 혈의 좌우에 있는 선익도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선익은 혈판 상부에서 입수가 혈로 전해지는 중심축을 기준으로 좌우 각각 30도 각도를 이루며, 그 크기는 한 절의 길이인 15미터 정도이다. 선익이 있는 지세에서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을 하게 되고 이웃으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된다. 그러나 선익이 없는 지세에서는 건강을 잃는다.
전순(前唇)`:`입수 기운이 혈과 선익을 만든 후, 남은 기운이 혈 아래로 평탄하게 모여 있는 공간을 말한다. 전순은 혈판과 연속적인 지면을 이루며, 혈 앞에서는 마치 새 주둥이와 같은 삼각형 형태를 이루고 있는 것이 이상적이다. 전순은 혈에 생기가 모이도록 하는데, 평탄하고 단단한 토질이어야 기운을 모을 수 있다. 전순이 없거나 전순의 기운이 약한 곳에서는 기운이 모이지 않아 명당을 이루기 어렵다.
이상적인 전순은 혈 앞에서 기운이 끝나는 형태이다. 전순에서 발생되는 기운은 재물을 만들어 준다. 그래서 전순이 좋은 지세에서는 재벌이 배출된다. 그러나 전순이 혈로부터 멀리 연결되어 있거나 솟아오르는 경우는 좋지 않은데, 전순이 솟아오른 경우에는 후손 중에 하극상이 나오거나 감옥살이를 하는 사람이 나오게 된다.
8. 혈의 구조와 종류
혈은 지표면 중에서 생기가 특별히 많이 모인 지점을 말한다. 그래서 집터나 묘자리로 가장 이상적인 땅이다. ‘혈’이라는 용어는 ‘비어 있는 구멍’을 뜻하는데, 이것은 혈이 하늘의 양기와 땅의 음기가 결합하는 공간임을 의미한다.
혈은 용의 거의 끝부분, 경사진 면이나 평탄한 지면 위에 형성된다. 대부분의 용이 암석으로 되어 있듯 혈도 암석으로 구성된 당판의 중상(中上) 부위에 자리잡는다. 혈은 당판에서 입수와 주작, 좌우 양쪽의 선익에 둘러싸여 있으며, 용과 입수의 지기, 좌우 선익과 하부의 전순 등 여러 가지 기운에 의해 만들어진다. 혈의 크기는 가로 세로 각각 2미터 정도가 기본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사방 각각 6미터가 되는 넓은 혈도 있다. 혈의 생기는 지표면에 가까울수록 많으며, 지하로 깊이 내려갈수록 그 밀도가 낮아진다.
혈은 형태에 따라 와혈(窩穴), 겸혈(鉗穴), 유혈(乳穴), 돌혈(突穴) 등 네 가지로 구분된다.
이 중 와혈과 겸혈은 우묵한 소쿠리와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어 여성의 생식기에 비유되고, 유혈과 돌혈은 솟아올라 온 형태를 이루고 있어 남성의 생식기에 비유된다.
‘와혈’은 주룡으로부터 내려온 기운이 혈판에서 좌우로 각각 맥을 벌려 소쿠리와 같은 형태를 이루고 있다. ‘겸혈’은 주룡으로부터 내려온 기운이 혈판을 이루는 동시에 혈판 양쪽 끝에 받쳐 주는 맥을 갖고 있다. 마치 소의 뿔과 같은 모양을 이루고 있어 우각이라고도 한다. ‘유혈’은 용이 길게 뻗어 내려온 형태로서, 여성의 젖가슴과 같다는 의미에서 이 용어를 사용한다. ‘돌혈’은 마치 엎어 놓은 솥과 같이 중심 부분이 둥그렇게 솟아오르고, 그 주변에는 솥의 다리와 같은 바위가 솟아오른 형태를 이루고 있다.혈은 암석으로 된 입수와 선익, 그리고 주작으로 둘러싸여 있으나 혈 자체는 특수한 토질로 구성되어 있다. 혈을 구성하고 있는 혈토는 일반적인 흙과는 그 모양새가 다른데, 겉에서 보기에는 마치 암석과 같으나 실제로는 바위와 흙의 중간 성분을 갖고 있는 ‘비석비토(非石非土)’이다. 삽이나 곡괭이 등의 가벼운 기구로도 손쉽게 파낼 수 있으며, 혈토 덩어리는 바위와 같은 결을 촘촘히 갖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색은 금빛과 같은 밝은 색채를 띠고 있으며, 때로는 다섯 가지의 시루떡과 같이 겹겹의 층을 이루기도 한다.
혈토의 구성 상태는 매우 치밀해 외부의 물이 스며들지 못하고, 나무 뿌리나 벌레, 바람 등 아무것도 침투하지 못하게 하면서 신비한 기운을 모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혈토에 시신을 묻게 되면 물이나 나무 뿌리, 벌레 등이 근접하지 못하고 혈토에서 발생되는 생기가 시신을 감싸므로 시신이 안전하게 보전된다.
혈에서는 땅의 기운과 하늘의 기운이 동일한 지점에서 순환하여 조화를 이룸으로써 열과 빛을 발산한다. 그래서 혈은 다른 곳보다 따뜻하고 밝아 명당을 이룬다.
9. 용과 명당
혈과 명당을 찾기 위해서는 산과 생룡부터 찾아야 한다. 명당은 생룡 위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태조 이성계는 풍수지리설의 원칙에 따라 수도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이전했다. 도읍지를 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경복궁이나 창덕궁 등 각종 궁궐들도 모두 풍수지리 원칙에 따라 명당을 찾았다. 조선 역사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600년 역사를 유지한 것도 지세와 명당에 터를 잡았기 때문이다.
또 유명한 사찰들은 모두 명당에 자리잡고 있다. 해인사, 송광사, 통도사 등 현존하고 있는 큰 사찰들의 가장 중요한 공간인 대웅전 등의 금당은 모두 생룡과 강룡 위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대웅전 뒷면은 산으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산은 바로 주봉으로 연결된 주룡이다. 명당에 자리잡은 사찰에서는 지기의 영향으로 오랜 기간 동안 큰 스님들이 많이 배출되었고, 많은 신자들을 제도하는 큰 사찰로 발전해 내려올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익산의 미륵사지, 경주의 황룡사지 등과 같은 폐사찰들은 모두 용을 갖고 있지 못한 채 평탄하거나 또는 골짜기 같은 지세, 즉 지기가 부족한 땅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명당 위에 자리잡은 사찰은 오랜 세월 발전하여 유명 사찰로 내려오는 반면, 터를 잘못 잡은 사찰은 아무리 거대하게 건물을 지어도 오래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사찰뿐만 아니라, 천주교 성당도 대부분 명당에 자리잡고 있다. 이것은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의 성당들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의 몇몇 성당을 돌아보면 이러한 사실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다.
외국의 성당 지하실은 본래 묘지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신자는 죽은 후 성당 지하실에 안치되는 것이 최고의 영예였다. 지하실 공간이 부족하면 성당 주변의 들판을 묘지로 사용했다.
결국 천주교 신자들은 살아서는 명당에서 예배를 보고, 죽어서는 명당에 묻히게 되는 셈이다. 서양의 신부들은 풍수지리를 공부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명당에 터를 잡을 수 있었을까? 그것은 뒤에 깨달은 일이긴 하지만, 성당 하나를 짓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동안 신부와 신도들이 정성들여 기도하며, 그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서 명당으로 인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학교도 대부분 명당에 자리잡고 있다. 소위 명문학교라고 하는 곳은 대부분 명당에 있다. 이것은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도 알고 보면 좋은 위치에 건물을 세웠기 때문에 명문 학교가 되었으리라고 본다. 애초에 학교를 세울 때부터 명문 학교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 학교 교육이 훌륭하고, 그 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에 나가 일들을 잘하고 있음으로 해서 명문 학교가 되었을 것이다. 즉 명당에 있었기 때문에 그 기운을 받아 학교 교육이 잘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가 명당에 자리잡고 있지만 학교 건물 형태가 장방형 형태로서 중심에 기운을 모으지 못할 경우, 비록 명문 학교를 다녀 개인적인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개인주의가 강하고 화합을 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여진다.
명당에선 사람에게 유익한 기운이 나온다. 그래서 명당에서 살면 마음이 편안하고 건강이 좋아지며, 정치적·경제적인 큰 인물이 배출된다. 사람이 주거하는 집뿐만 아니라, 생산 현장인 공장도 명당에 있어야 좋다. 공장이 명당에 있으면 생산이 원활히 이루어져 성공을 거두는 반면, 지세가 좋지 못한 공장에서는 불의의 사고가 일어나거나, 분쟁이 일어나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등 이롭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