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에 도착한 선우는 캐나다인 레나와 함께 클럽메이트 훈련을 받게 되었다.
훈련교관들은 미국인 아니면 호주사람들이었다. 당연히 모든 훈련은 영어로 이루어졌다. '희롱 및 차별 방지 훈련'(성희롱을 포함한 모든 희롱행위와 성차별, 인종차별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훈련)을 제외한 대부분의 훈련은 말보다는 몸으로 보여주는 대로 따라 하면 되는 부분이 많았다.
-Scuba Diving lesson by an American Clubmate (미국인 클럽메이트가 가르치는 스쿠바 다이빙 강습)-
훈련 내용은 전에 견학하러 왔을 때 다 해본 것들이었지만 관광객 입장에서 체험해본 것과 클럽메이트 입장에서 손님에게 가르쳐 주는 걸 배우는 건 많이 달랐다. 단순히 시설 사용법만을 배우는 게 아니고 시설을 최대한 재미있게 활용한 게임을 배우는 게 더 큰 일이었다.
인내심 많고 친절한 훈련교관들은 참을성 있게 끝까지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가르쳐주었고, 훈련 동기생 레나도 열심히 옆에서 도와주었다. 그 누구도 선우가 영어를 못한다고 대놓고 무시한 사람은 없었지만, 선우로서는 영어를 못하니까 자기 스스로 ‘쪽 팔린’ 건 어쩔 수 없었다.
훈련 과정에는 한 사람이 인생을 대하는 태도까지 완전히 바꿀 수도 있는 좋은 내용들이 많았다. 클럽메이트 트레이닝 매뉴얼(Clubmate Training Manual : 클럽 메이트 훈련 교안) 안에 나오는 이런 내용들이 그 좋은 예이다.
Your actions and appearance within the resort represent the Pacific Island Club’s image.
(클럽메이트로서) PIC 사이판 내에서의 당신의 행동과 모습은 PIC의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한다. (즉, “클럽메이트는 PIC 사이판의 얼굴이다.” 라는 의미)
It is important that at all times you uphold the Clubmate image.
당신은 항상 클럽메이트의 이미지를 고양하여야 한다.
Clubmates should always be friendly and helpful to guests and coworkers.
클럽메이트는 언제나 손님과 동료에게 다정하고 도움이 되어야 한다.
Clubmates should always be positive.
클럽메이트는 언제나 긍정적이어야 한다.
Clubmates should continually strive to raise spirits and promote fun for all.
클럽메이트는 모든 사람을 위해 지속적으로 흥을 돋우고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지금까지 선우는 선후배간의 서열이 분명한 체대와 군대에서 배워온 한국인으로서의 예절이 나름대로 잘 갖춰진 청년이었고, 이제는 국제수준에 맞는 신사
(Gentleman)로서 다시 태어날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다정하고, 협조적이고, 세계인이며, 외국어도 가능한, 어느 나라에서 온 손님들이나 동료들에게도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예의와 유머까지 갖춘 멋진 대한민국 청년”
“The stylish Korean young man who is friendly, cooperative, cosmopolitan, multi-lingual, respected and loved by guests and coworkers from any country, who is equipped with manner and humor.”
이것이 클럽메이트 선배 오세문이 선우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던 한국인 클럽메이트의 이상상이었다. “왜 이런 남자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오세문 선배의 대답은,
“뭐 그래야 일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게 또 어느 나라 여자들이나 좋아하는 남자의 모습이니까.(Well, that way, the work gets done smoothly, and that’s the way ladies from any country are fond of.)”
지성적인 얼굴과 해맑은 미소의 오세문이 이렇게 얘기할 때 선우는 이 사람이 정말 여자를 밝히는 사람인지 그냥 지금 선우의 수준에 맞춰서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는 게 동기부여가 될 거라고 생각해서 그런 건지 갈피를 잡을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틀린 말은 아니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세문 선배는 영어가 약한 선우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많은 것을 가르쳐주려고 노력했고, 영어를 못해서 개인적으로 느끼는 ‘쪽팔림’과 스트레스 때문에 선우가 침체되려고 할 때마다 격려해주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밤에 맥주 한잔과 함께 하는 오세문 선배의 연설(?)은 언제나 세계평화가 어떻고 대한민국 청년의 이미지를 외국인 손님들과 동료들에게 어떻게 각인시켜야 할 것인가 하는 ‘거창하고 감동적(?)’인 얘기에서 시작하지만 결론은 꼭 야한 얘기로 맺어서 선우로서는 약해졌던 마음을 다시 가다듬기도 하고 긴장도 어느 정도 풀리기도 해서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첫댓글 go go Sun Wu....
Thank yo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