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우찌(トリウチボウシ : 鳥打帽子)
젊은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고 낯 설은 ‘도리우찌’라는 모자가 있다.
아니 요즘엔 젊은이들도 많이 쓰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명칭이 우리나라말이 아닌 일본말이다. 우리나라 말로는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우리나라 말인 양 ‘도리우찌’라고 칭한다.
서양말로는 ’헌팅캡(hunting cap)이라고 하는데 이 모자가 일본에 들어와서 도리우찌(トリウチ-鳥打 또는·鳥撃)’라는 말로 바뀌었는데 ‘도리우찌 보시(トリウチボウシ-鳥打帽子)‘의 준말이다.
이를 우리말로 바꾸면 ’새잡이 사냥꾼의 모자‘이다. 이를 줄여서 ’사냥모자‘? 라고 해야 할지, 납작하게 생겼으니 납작모자? 적당한 말이 없다.
그런데 이 모자에는 또 하나의 좋지 않은 이미지의 이름이 따라다닌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의 고등계(지금의 정보과) 형사들이 이 모자를 많이 쓰고 다녔다.
이들 형사들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소위 ‘형사끄나풀’ 이라는 요원들조차 이 모자를 쓰고 다니며 한국인들을 괴롭혔기에 이 모자는 보기만해도 역겹고 소름끼치는 모자였다.
그래서 당시 이 모자를 쓰고 다니던 그들을 개똥같은 인간이라고 비하하여 모자의 이름도 ‘개똥모자’라 했으리라 믿어진다.
그런데 해방이후 남북이 분단되면서 북한의 당 간부들조차 이 모자를 쓰고 다니며 만행을 저질렀는데 양쪽 모두 개똥같은 인간들이 쓰고 다니던 모자인 것만은 분명하다.
아쉬운 것은 아직까지도 뚜렷한 우리말 이름이 없는 이 모자를 어색하게 ‘사냥모자’라고 부르기 보다는 차라리 ‘개똥모자’라 부르는 편이 한결 친근감이 있지 않을까?
* 우리는 중절모를 한 때 ‘나카오레’(なかおれぼうし;中折れ帽子)라고 부르기도 했다.
* 미군들이 장거리 출장을 다닐 때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는 주방모자처럼 생긴 ‘cunt
cap’이라는 것이 있다. 최근에는 한국군들도 쓰고 다니던데 우리 말로는 뭐라고
부르는지?...
* Cunt Cap; US Army elongated hat (cover) that comes together at the front and
back. Sometimes called a "Garrison Cap." From underneath looks like a "cunt"
or female genit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