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변호사선임, 경찰조사 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고 해서 구속이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경찰조사를 받은 뒤 갑자기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당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처음 형사사건을 겪는 피의자라면 “경찰에서 이미 구속하기로 결정한 것 아닌가”, “지금 변호사를 선임해도 달라질 것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구속영장의 청구와 발부는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절차를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피의자를 구속할 것인지는 법원이 법에서 정한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심사해 판단합니다.
이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흔히 영장실질심사라고 부르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입니다.
따라서 영장이 청구된 시점부터는 경찰조사 때와 대응의 초점이 달라져야 합니다.
제가 영장실질심사에서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막연하게 “도망가지 않겠습니다”라고 호소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 사건에서 법원이 구속 필요성을 판단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볼 것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객관적인 자료와 의견을 준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1|법원은 혐의뿐 아니라 구속할 필요가 있는지를 따져봅니다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할 부분은 형사사건의 유무죄 판단과 구속 여부의 판단이 완전히 같은 문제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형사소송법상 피의자 구속에는 일정한 요건이 요구되며, 법원은 범죄 혐의와 함께 일정한 주거가 있는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지, 도망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게 됩니다.
구속 사유를 심사하면서 범죄의 중대성이나 재범 위험성, 피해자 및 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도 고려됩니다.
그래서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이라고 해서 반드시 구속되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혐의를 부인한다고 해서 당연히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받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으면 수사와 형사절차에 실제로 어떤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수사기관이 이미 휴대전화와 계좌자료 등 주요 증거를 확보한 상황이라면 추가적인 증거인멸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주거와 직장이 일정하고 가족관계나 사회생활 등 생활 기반이 명확하다면 도주 우려를 판단할 때 함께 검토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사정은 말로 주장하는 것보다 자료로 소명하는 편이 중요합니다.
주거관계, 직업, 가족관계, 수사 출석 경위, 관련 증거의 확보 상황 등 구속 필요성과 관계되는 사정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영장심사 준비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혐의를 인정하는 사건과 부인하는 사건은 준비 방향이 달라야 합니다
영장실질심사변호사선임을 고민할 때는 본인의 사건이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혐의를 부인하는 사건이라면 단순히 “저는 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경찰이 어떤 자료를 근거로 범죄 혐의가 상당하다고 판단했는지 살펴보고, 객관적인 증거와 피의자의 진술 사이에 어떤 쟁점이 있는지를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공범이 있는 사건이라면 증거인멸 우려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피의자나 참고인에게 연락한 사실이 있는지, 휴대전화나 메시지 등을 삭제한 사실이 있는지 등 구속 필요성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이 있었다면 그 경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반대로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은 접근 방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미 객관적인 증거가 충분한 상황에서 사실관계까지 무리하게 부인한다면 오히려 영장심사에서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인정하는 범위를 정확하게 정리하면서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왔는지, 추가적인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는지, 피해회복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불구속 상태에서도 향후 조사와 재판에 성실하게 출석할 수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영장실질심사에서 경계하는 대응은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과 관계없이 정해진 선처 문구만 반복하는 것입니다.
구속 여부는 피의자의 개인적인 사정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혐의에 관한 부분과 구속 필요성에 관한 부분을 나누고, 자신의 사건에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구속 사유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3|영장이 청구됐다면 심문 전까지의 짧은 시간이 중요합니다
구속영장 청구 이후에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장실질심사변호사선임을 고려한다면 단순히 심문 당일 법원에 함께 출석하는 것만 생각해서는 부족합니다.
먼저 경찰조사에서 어떤 진술을 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피의자가 경찰에서 진술한 내용과 영장심사에서 하는 주장이 크게 달라진다면 법원에서도 그 이유를 살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구속영장 청구의 배경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범죄의 중대성이 문제되는지, 공범과의 관계 때문에 증거인멸 가능성을 의심받는지, 피해 규모가 큰 사건인지, 반복적인 범행으로 보고 있는지 등에 따라 준비할 내용이 달라집니다.
변호인의견서를 준비하는 경우에도 단순히 피의자의 사정만 길게 나열하는 방식보다는 사건에 맞는 구속 사유를 중심으로 논리를 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주거와 직업을 확인할 자료, 가족관계 및 부양관계를 설명할 자료,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성실하게 응했다는 사정, 피해회복과 관련된 자료 등을 선별해 제출하는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자료를 많이 제출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법원이 판단해야 하는 쟁점과 직접 연결되는 자료를 골라 제출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영장심사를 앞두고 공범이나 피해자에게 무리하게 연락하거나 기존 자료를 삭제하는 행동은 피해야 합니다. 오히려 증거인멸이나 관계자에 대한 영향력 행사 우려를 키우는 정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영장실질심사는 ‘선처를 호소하는 자리’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경찰조사 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면 이미 사건이 상당히 진행된 상황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구속이 확정됐다고 단정해서도 안 됩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후 법원은 피의자를 심문하고 법률상 구속 사유와 구속의 필요성 등을 검토해 영장 발부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막연한 불안 때문에 자료를 무작정 제출하거나 자신의 억울함만 반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먼저 경찰에서 어떤 혐의로 조사받았고 어떤 진술을 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다음 수사기관이 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는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제가 영장실질심사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혐의를 다투는 것과 구속의 필요성을 다투는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동일한 문제는 아닙니다.
혐의를 인정하더라도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우려가 크지 않다는 점을 소명할 필요가 있을 수 있고, 혐의를 부인한다면 범죄 혐의 자체에 대한 주장과 함께 불구속 상태에서 방어권을 행사해야 할 필요성 등을 정리해야 합니다.
특히 영장실질심사는 준비할 시간이 짧기 때문에 변호사 선임을 고려한다면 심문 직전보다 가능한 범위에서 신속하게 사건의 기록과 경찰조사 내용을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순간부터는 ‘구속될까’를 걱정하는 데 머무르기보다, 법원이 어떤 이유로 구속 여부를 판단할 것인지 파악하고 그 이유에 맞춰 자료와 주장을 준비하는 것, 이것이 영장실질심사에 대응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광고책임변호사 : 김범식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