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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421 (수)
- 우리 집에 계시는 신(神)들 ② - 조상신, 터주신, 기타의 신들
- 또 다른 이야기 (3-2)
지난번의 성주신, 삼신, 조왕신의 다음으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라. 조상신(祖上神)
(1) 부르는 이름
이 신격의 명칭은 “조상단지”, “제석”, “시조할매님”, “세존할매님”, “조상님”,
“시준할매” 등으로 지방마다 달리 부르는데 조상신격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즉, 명절날 차례에 모시는 조상신격과 민간신앙의 한 대상으로 모시는
조상신격 인데 여기에서 말하는 조상신은 뒤의 신격으로 가정의 안가태평과
자녀의 소원성취 및 풍요를 관장하는데, 주로 여성신격을 많이 모십니다.
* “조상신”은 통상 4대조(四代祖) 이상의 신을 말합니다.
(2) 역할
조상신을 모시게 된 동기는 시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아 모시게 된 경우와 집안에
우환이 있을 때 점쟁이 또는 무당의 권유에 의해 모시게 된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이 때 모셔지는 조상신으로는 살아생전 한이 많았거나 비명횡사한 원혼들로서
원혼들이 재해의 근원이라 관념하고 이들 원혼을 잘 위무하여 은덕을 바라는
해원(解寃)사상이 신앙적 기반을 이루고 있는데, 이 조상신을 잘 모시면 조상들이
돌보아주어 집안이 편안하고 재수가 있으며 자식들이 잘 된다고 믿습니다.
(3) 모시는 신체와 장소
신체는 작은 단지에 쌀을 담아 안방의 시렁에 모시는 것이 일반적인데 조상단지의
쌀은 햇곡식이 나올 때마다 갈아주어야 하며 이 쌀은 반드시 가족들만이 함께
먹음으로써 혈연을 보호하는 성격이 강조됩니다.
* 그러나 일부지방에서는 “건궁”으로 모시기도 합니다.
제의의 주관자는 가정의 주부(상어른)이며, 제의 날짜는 가정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설날과 추석이며, 집안에 우환이 생길 때도 제의를 행하는데, 명절 때 지내는
제의는 차례를 올리기 전에 거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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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터주신 = 터신
(1) 부르는 이름
“터신”은 “터신님” “토신님”, “터주대감”, “지신대감”, “토주(土主)”, “대주(垈主)”,
“후토주임(后土主任)”, “지신(地神)” 등으로 부르는 것으로 보아 남성 신격입니다.
(2) 역할
터주신은 집터를 수호해주는 가신의 하나로 위의 처음부분에서 설명 드렸던
“사직제의(社稷祭儀)”에 있어서 “사(社)”와 같은 신격의 축소형이라 할 수
있으며 집안의 액운을 막아주며 또한 재복(財福)을 가져다주는 신입니다.
(3) 모시는 신체와 장소
신체의 형태는 작은 단지 안에 쌀을 넣고 뚜껑을 닫은 뒤, 그 위에 짚으로 짠
고깔 모양의 주저리로 덮은 것으로 이를 일반적으로 “터주가리”라 부르는데,
지방에 따라서는 “터신단지”, “지신단지”, “대감막”, “용단지”, “철륭단지”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신체의 봉안 장소는 뒤란이나 집 뒤 처마 밑 또는 장독대 옆입니다.
제의는 가을에 길일을 택하여 터주가리의 단지 안에 들어 있는 묵은 쌀을 햅쌀로
갈아 넣고, 묵은 쌀로 시루떡을 만들어 정화수와 함께 터주신 앞에 차려놓고,
집안의 주부(상어른)가 세 번 합장 고두(叩頭 : 머리를 조아려 경의를 나타냄)하고
비손(손을 비비며 소원을 비는 모습) 하는 것으로 끝납니다.
그 외 설날, 대보름날, 추석날에도 시루떡과 정화수를 터주가리 앞에 차려놓고
제의를 베풀기도 합니다.
비손할 때의 “이령수(비손할 때 말로 고하는 일)” 내용은 집안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사설입니다.
- 터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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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 업 = 업장군 = 지킴이
업은 집안의 재보(財寶)를 관장하는 신격으로 업을 “업장군”이라 칭함을 보아
남성 신격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업의 신체는 거의 “건궁(신체가 없는 신)”이나 어떤 집안에서는 고방(庫房)의
한 구석에 한지(韓紙)로 봉하고 뚜껑을 덮은 조그만 오지그릇 또는 오목한 주발
속의 쌀로 표현합니다.
그런데, “업”은 흔히 두꺼비, 구렁이, 족제비 등의 동물로 상징되고, 고방이나
집 뒤의 대숲 또는 마당에 쌓아 둔 땔감나무나 짚 속에 산다고 생각하며,
업은 눈에 띄지는 않으나 집안에 부정한 일이 생기면 업이 집을 나가게 되는데,
업이 나가면 그 집은 망하게 된다 하여 신경을 씁니다.
두꺼비나 구렁이 등이 업장군으로 숭상되는 데에는 실제 이들 동물들이 곡식을
소모시키는 쥐를 퇴치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으나, 나아가 이들
동물들이 “달동물(밤에 활동한다는 뜻)”로서 풍요의 원리인 달의 생산력과도
연계되어 신앙 시 되었던 것이라 하겠습니다.
* 업장군의 좌정(坐定) 내력은 제주도 무가(巫歌)인「칠성본풀이」에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옛날 장나라 장설룡과 송나라 송설룡 부부가 부요(富饒)하게 살았지만 쉰 살이 되도록
자식을 얻지 못해 동관음사에 가서 백일기도를 드리고 잉태하여 딸을 낳았습니다.
이 딸이 일곱 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는 천하공사, 어머니는 지하공사 벼슬살이를 가게 되자
딸을 집안에 가두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딸은 부모가 그리워 집안을 빠져 나와 부모를
찾다가 동관음사의 스님을 만나 잉태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는 벼슬살이를 하다가 딸이
없어졌다는 느진덕정하님의 기별을 받고 집으로 돌아와 딸을 찾기에 동분서주하였습니다.
이 때 스님이 딸을 데려왔으나, 부모는 딸이 임신했음을 알고 무쇠 석갑에 넣어 동해바다에
띄어버렸습니다. 무쇠 석갑은 우여곡절 끝에 제주도 함덕리와 신흥리의 일곱 잠수(潛嫂)에
발견되어 육지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이 때 함덕리의 송첨지 영감이 이 무쇠 석갑을
열어보니, 그 속에는 뱀 여덟 마리가 들어 있었습니다.(임신한 딸이 암 뱀 일곱을 낳고,
자기도 암 뱀으로 환생한 것입니다. 일곱 암 뱀을 칠성이라 합니다.) 그 뒤 이 칠성이 각기
헤어지게 되었는데, 일곱째 딸은 집 뒤 억대부군 칠성으로, 어미는 고방(庫房)의
안 칠성으로 들어서서 모든 곡식을 거두어 지켜주는 신으로 좌정하였습니다.
이 칠성본풀이에 의하면 업은 뱀으로서 내방여신(來訪女神)의 성격을 지녔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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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대문신(大門神)
통상 “대문신( = 문신-門神)”을 믿지는 않으나 특별히 문신이 있다고 믿는 지역은
제주도뿐이고 외부와 연결되어 있는 대문에는 잡귀를 물리기 위해 비방(秘方)을
합니다. 이는 “호랑이 뼈”나 “게” 등을 걸어 잡귀의 침입을 막고
“입춘대길(立春大吉)” 등의 글씨를 써 붙여 복을 청하기도 합니다.
* 제주도의 “대문신”은 위에서 잠시 말씀드린 대로 “주목지신(柱木之神 = 정살지신)”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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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외양신 = 외양간신
외양간신도 가신 가운데 한 신격으로 모시는데 소와 말을 보호하는 신입니다.
이 신격을 지방에 따라 “마대장군”, “우마살대장군” 등으로 달리 부르고,
소의 산신(産神)을 “쇠구영신” 또는 “구능장군”이라 부름을 보아 외양간신은
남성 신격으로 봅니다.
외양간신의 신체(神體)는 외양간 옆벽이나 앞 벽에 대못을 박아 거기에 꽂아둔
네모로 접은 한지이거나 외양간 도리에 새끼를 꿰어 걸어둔 구멍이 뚫린
자연석이거나 외양간 도리에 매달아 놓은 백지이거나 부엌 입구 왼쪽 벽에 못을
박아 매달아 놓은 말린 고기 또는 한지에 실타래를 걸어 놓은 것입니다.
* 우마제(牛馬祭)의 연혁
우리나라에서는 일찍부터 말에 대한 제의가 있었습니다. 국가적 마제(馬祭)는 문헌상
고려 의종 대 부터 있었고, 민간적 마제는 당산제 때와 시월 첫 “말날(上午日)”에
행하였습니다.
조선 제23대 순조때 “조재삼(趙在三)”이라는 분이 엮은 <송남잡지(松南雜識)>라는 책에는
“~ ‘무오(戊午)’를 세속에서 ‘무마일(戊馬日)’이라 부른다. 이 날 세속에서 무(蕪)라고
이름 하는 청근(菁根)으로 떡을 만들어 기양(祈禳)한다. 이 마제란 출사(出師)와
교렵(校獵)을 위해 마신(馬神)을 제사지내기 때문이다."~라고 하였고,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와 <경도잡지(京都雜誌>에는 “~ ‘시월 오일(午日)’을 ‘말날’이라
한다. 팥 시루떡을 만들어 외양간에 진설하고 신에게 말의 건강을 빈다.
그러나 병오일(丙午日)에는 하지 않는다. 병(丙)은 병(病)과 음이 서로 같으므로 말의 병을
꺼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오일(戊午日)이 가장 좋다. ~“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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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측신(廁神) = 측간신(厠間神) = 측간귀신(厠間鬼神)
변소는 가신의 하나인 “측간귀신(厠間鬼神)”이 관장하고 있습니다. 이 측간귀신을
달리 “뒷간귀신”, “변소각시”, “칙씨부인”, “부출각씨”, “측귀”, “통시귀신”,
“측도부인(厠道夫人)” 등으로 부르는 것으로 보아 젊은 여성신격입니다.
이 귀신은 신경질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를 놀라게 하면 해를 끼친다고
믿어 왔습니다. 이 귀신은 매달 6일·16일·26일에 변소에 와 머물면서 자기의
쉰다섯 자나 되는 긴 머리카락을 발가락에 걸고 세는 것이 일과인데, 사람이
변소에 들어갈 때, 기척을 하지 않고 문을 갑자기 열면, 이 귀신이 놀라
긴 머리카락으로 사람의 머리를 덮쳐 변소에 빠뜨린다고 합니다. 그러면 변소에
빠진 사람은 며칠 안에 죽게 되거나 재액을 얻게 되므로 “똥떡”을 만들어
변소 앞에 가서 비손하고, 그 떡을 먹으면 재액이 소멸된다고 합니다.
- 그래서 우리의 어르신들은 측간에 가시면 꼭 “으흠!!!”하고 헛기침을 하십니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측간귀신의 내력 이야기는 앞의 “조왕신”편에 소개한 것처럼
남선비의 첩인 귀일의 딸이 전처소생의 아들에게 쫓겨 변소로 도망쳐 55자나
되는 자기의 긴 머리카락으로 목을 매어 죽어 “변소귀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 중국의 전설
중국에서는 정월 보름 저녁에 측간귀신에게 일 년간 집안의 안가태평을 기원하는
치성(致誠)을 드리는데, 이 귀신의 좌정에 대해 두 가지 전설이 있습니다.
곧 자고(紫姑)의 전설과 척고(戚姑)의 전설입니다.
먼저 “자고(紫姑)”의 전설을 소개하면, 당나라 측천무후 때 채양(菜陽)에 하미(河媚)라는
영민하고 예의 바르며 예쁜 처녀가 살았는데 연극하는 사람에게 시집을 갔습니다.
그런데, 수양(壽陽)의 자사(刺史) 이경(李景)이 하미가 탐이 나서, 그녀의 남편을 죽이고
그녀를 첩으로 삼았습니다. 이에 악독한 성품을 가진 본처는 질투심이 나서 정월 보름날
밤에 변소에서 남 몰래 그녀를 죽였습니다. 그 뒤 하미의 원혼은 변소에 머물면서 때로
나타나 자기의 억울한 죽음을 이경에게 하소연하므로 이경이 이 사실을 측천무후에게
알렸습니다. 측천무후는 하미를 불쌍히 여겨 변소의 신으로 봉하고자 천제에게 아뢰니
천제도 가련히 여겨 그녀를 “측신(厠神)”으로 명했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척고(戚姑)”의 전설을 소개하면, 한나라 고조 유방(劉邦)의 총애를 받던
척부인(戚夫人)이 아들 여의(如意)를 태자로 세우려 하다가 정비인 여태후(呂太后)의 미움을
받고 있던 중 고조가 죽자, 태후가 척부인을 잡아 변소에 가두고는 손발을 자르고 눈을
불로 지져 멀게 하고 약을 먹여 벙어리로 만든 뒤 “인체(人彘 =사람 돼지)”라 불렀습니다.
그 뒤 척부인이 죽자 사람들이 그녀를 불쌍히 여겨 “측신(厠神)”으로 좌정시켰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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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용왕
집안의 샘에도 용왕이 자리하여 샘물을 관장하고 있다고 신앙하여,
어떤 가정에서는 “용왕제” 또는 “우물고사”라 하여 용왕에게 제사를 올립니다.
용왕제는 주로 대보름날 해가 돋기 전에 집안의 주부(상어른)가 지내며, 또 우물의
물이 마를 때나 우물을 파서 물을 먹기 전에 해 돋을 때, 집안의 주부가 우물의
물이 좋고 마르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우물 앞에서 제를 올립니다.
그 외에 지신밟기패가 와서 “용왕풀이”를 해주기도 합니다.
용왕제에 쓰이는 제물의 종류는 메밥, 삼색 나물, 삼색과실, 마른명태 등이며,
제의의 절차는 우물가에 소반을 가져다 놓고 제물을 진설하고는 촛불을 켜고
주부가 세 번 합장 고두하면서 비손을 하고 난 뒤 권속 수대로 소지를 올리고
철상합니다.
비손할 때 이령수의 사설은 "용왕님 네, 우리 샘물 좋아지게 해 주소." 혹은
"용왕님 네, 이 식수 먹고 철철 넘치도록 해 주소."라는 기원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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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 용신과 용단지
용신(龍神)은 풍우수한(風雨水旱)을 지배하는 “농신(農神)”으로 농사의 풍작, 풍요,
다산, 재물 등을 관장한다고 믿어 왔었습니다.
즉, 이 신앙의 목적은 가뭄이나 홍수의 피해 없이 농사가 잘 이루어지기를
기원하고 집안이 평안하기를 비는 데에 있습니다.
그리고 “용신”을 모시기 위하여 모시는 신체를 “용단지”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용단지”는 대체로 곡물을 취급하는 부엌 또는 고방(庫房)에 봉안하며
때로는 안방 위 다락에 봉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용단지” 안에는 쌀을 넣어 두는데, 그 쌀은 대체로 음력 10월 추수기 때 갈아
넣습니다. “용단지”에 봉안하였던 쌀은 절대로 집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데 이것은
그 쌀이 신성물이기에 밖으로 나가는 것은 재물이 나가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대체로 일 년에 한 번씩 쌀을 갈아 넣으니까 간혹 쌀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매일 한줌씩 햅쌀에 섞어 넣어 밥을 짓습니다.
제의(祭儀)는 추수기 때 주기적으로 행하는 것이 상례이지만, 그 해에 유난히
가뭄이 계속되었거나 홍수가 있거나 바람이 몹시 불어 피해가 있을 때에도
행합니다.
제주(祭主)는 집안의 주부가 하는데 밥, 떡, 과일 등을 장만하여 비손하는데
특히 중요한 것은 주부이외에는 아무도 모르게 하며 가능한 한 소리가 나지 않게
행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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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기타의 가신
도장(안방)에는 “도장지신”, 마당에는 “노적지신”, 장독대에는 “장독지신”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특히 장독대는 2월 영등에 풍신할머니가 내려오는 장소로 신앙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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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마무리하는 말
이처럼 우리의 집에는 곳곳마다 신이 좌정하여 인간의 행·불행을 관장하기에
정기적으로 제례를 올려 신들을 대접합니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정초에 하는 “안택(安宅)”과 가을에 하는 “고사(告祀)”입니다.
(1) 안택(安宅)
“안택(安宅)”은 가신(家神)들에 대한 종합제(綜合祭)라고 말할 수 있는데 무당이
주관하거나 주부가 중심이 되어 행하며 대상은 성주신을 비롯하여 터주신, 조왕신,
삼신, 조상신, 업신, 동신(洞神) 등인데 제의의 목적은 1년 동안의 집안의 평안,
무병장수, 자손의 번창 등입니다.
시기는 지방이나 집안마다 조금씩 다른데 1년의 모든 일이 끝나는 동짓달이나
추수가 끝난 10월이나 정월에 하기도 하는데 해마다 하는 집안도 있고 3년에
한번 하는 집안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일이 있거나 가옥을 신축하였을 때 등 수시로 하기도 합니다.
이 제의는 경기지역을 포함한 중부지역에서는 “안택굿”이라고 하고 영남지역에서는
“논부굿”이라고 합니다.
[ 다음은 “안택굿”의 한 예입니다. ]
안택굿의 주관자는 좋은 날을 받아 제물을 장만하는데 메밥과 시루떡, 삼실과일,
삼색나물, 술 등으로 제물을 차려놓고 먼저 마루에서 성주신을 모십니다.
성주신에게 제물을 대접한 뒤 비손하면서 절하고 식구수대로 소지를 올립니다.
이어 안방에서 다시 제물을 차려 조상을 대접합니다.
조상 메는 큰 양푼에 가득 밥을 푼 뒤 조상 수만큼 숟가락만 꽂습니다.
그리고 부엌으로 나가 조왕신을 모시고 마당에서 서낭신에게 망제를 올린 후 소를
키우는 집에서는 외양간 앞에 모셔놓은 구능신을 모시는 것으로 안택을 마칩니다.
(2) 고사(告祀)
“고사(告祀)” 역시 가신(家神)들에 대한 종합제(綜合祭)로서 집안의 평안, 오곡의
풍성, 자손의 번창을 비는 제사로서 “안택”과 유사하나 보다 정례성(定例性)을 띠고
있으며 추수감사제의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주로 10월 상달에 고사를 지냅니다.
고사는 지역이나 생활환경에 따라서 성격이 조금씩 다른데 상인은 상업의 흥성을
위해서, 어부는 풍어를 위해서, 농부는 풍작을 기원합니다.
고사를 지낼 때에는 적어도 보름 전부터 궂은일이나 궂은 음식을 피하며
꼭 시루떡을 찌는데 통상 여섯 시루를 쪄서 상도 여섯 상을 차립니다.
왜냐하면 주 대상이 성주신, 삼신, 조왕신, 조상신, 터주신, 기타 잡신 등 여섯 신이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규모는 일반적으로 ”안택“보다 작은 편인데 무당 1인이 간소하게 차려놓고
비손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안주인이 혼자 음식을 차려놓고 비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상의 고사에는 시루떡, 막걸리, 북어를 올리며 간단한 과일이나
나물을 함께 올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집을 새로 짓거나 이사를 하면 반드시 성주를 위해 “고사”를 올리거나
“굿”을 합니다. 성주고사는 무당을 청하되 비손으로 하는 것이고 성주굿을 할 때는
집을 지은 목수들을 불러 무당과 함께 지경 다지는 흉내를 내고 성주풀이 무가를
부릅니다. 그리고 백지나 쌀독 등의 성주신의 상징을 만들어 대들보에 모십니다.
* 10월 상달
10월을 통상 “상달”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상은 “上”으로서 “상제-上帝”, 또는
“옥황상제-玉皇上帝” 등 “천신-天神”을 의미하며 “상달”이란 “천신의 달”이라는
뜻으로 즉, “천신께 추수를 감사하는 달”이란 의미입니다.
한편 농사는 비(雨) 등 하늘이 주시는 기후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애초에는 농경의례에서
나온 말이고 따라서 고사도 농경의례에서 출발하였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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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우리 집에 계시는 신(神)들”을 살펴보았는데 무척 아름답고 정겹고
또 소박한 이야기가 아닌지요?
이는 먼 옛날의 일도 아니고 또 먼 남의 나라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지키고 모셔왔던 신(神)들로서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이고 우리의 소중한 전통입니다.
지금도 “삼신할머니”나 “터주대감” 등의 신들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쓰이는 말이고 우리의 마음속에도 깊숙이 들어앉아있는 정신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명절로 맞는 설날, 추석, 정월대보름, 단오, 백중 등의
민속기념일이나 요즘 많이 늘어나고 있는 등산하시는 분들이
“산신제(山神祭)”를 지내는 것 등등이 이러한 우리의 전통과의 일련의
연장선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최근에 외부로부터 많은 새로운 종교가 들어와서 이러한 고유의 전통을 우습고
비과학적이며 미신(迷信)이라고 마구 팽개치고 무시하고 있는데 과연 그것이
맞는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집에서 항상 몸가짐을 바로하고, 말을 삼가고
항상 주위의 모든 것을 존중하는 마음이라 하겠습니다.
이것은 남을 불편하게 만들지도 않고 남에게 내세우지도 않고 또 그다지 돈이
들어가지도 않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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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가신(家神)”들을 모시는 의식을 좁은 의미의 “굿”이라고도 하는데
다음에는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녹아들어 있기는 하지만 점점 잊혀져가는
넓은 의미의 “굿”에 대하여 꼭 한번 살펴보고는 싶은데 제가 알고 있는
내용만으로는 너무 부족하여 자료를 찾아 정리해야 하는데 그 일이 쉽지가 않아서
언제가 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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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첫댓글 터주신이나 조상신 얘기는 알아도 업이라든가 뭐 별 신들이 많았습니다. 묘사하신 모습을 보면 시골이나 친구들집에 있던 것들이 여러 신들을 모시는 것과 관련있었다는 것도 알게되고요. 선배님 글은 늘 그 시각이 참신합니다. 우리의 옛것들에 대한 믿음과의 충돌이 있겠지만, 우리 문화의 일부분으로 간주해서 종교계의 폭 넓은 수용과 이해가 필요하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고맙습니다. 우리 회원님들께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나 많은데 글로 옮기는데는 이제 힘이 딸려서 어렵군요... 요즘은 아파트세대가 되어서 이러한 집안의 신들과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들을 점점 잊어가는 것이 아쉽습니다. 그런데 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원리(?)에 따르면 4차원인 시간도 상대적이듯이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것이 하나도 없는데도 일부 종교인들이 자기들이 믿는 것들은 모두 절대적이고 또 그렇다 보니 배타적이 되어서 인간의 본연으로 시작해서 태고적부터 내려오는 것들을 부정하는 경향이 있어서 온 세상이 시끄럽다고 생각합니다. 양보는 패배이고 폭력을 동반한 주장이 승리라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납니다.
집안에 이렇게 신이 많은 줄 몰랐습니다. 측간귀신은 좀 살벌하네요.... 어린시절 똥뚜간에 가면 "파른손으로 닦아줄까? 빨간손으로 닦아줄까?" 하는 귀신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어 혼자서 똥누러 못간 적 많이 있었습니다만 정말로 측간에 귀신이 있었군요.다음부터는 꼭 노크해야 하겠습니다.ㅋㅋ 가신에 대해서 너무 잘 정리하여 주셔서 이해가 잘 되었습니다만 혼자 보기에는 좀 아깝네요.... 교수님도 빨리 출간을 서두르시던가 조만간에 출강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교수님 홧팅!!!
집안의 신들을 모시는 내력을 알고보면 제각각 참으로 의미가 깊다고 봅니다. 한마디로 집에서도 몸가짐을 바르게 하자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아직도 동물의 변을 연료나 집짓는 재료로 사용하는 곳이 많이 있듯이 인간의 배설물도 예전부터 소중히 여겨서 오줌으로 병을 치료하기도 하고 똥은 소중한 거름이었는데 이제는 너무나 더러운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도 어릴적에 똥떡을 만드는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요즘도 똥으로 건강상태를 알아보기도 하지만 아마도 똥을 대상으로 하는 이야기를 하려면 한도 끝도 없을거라고 보이는데 그래서인지 똥을 소재로 하는 책들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