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어스골퍼] 입스(YIPS)를 아시나요?
입스(YIPS)란 무엇인가?
골프에는 입스(YIPS)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어떤 골퍼는 드라이버 샷에 대해서, 어떤 골퍼는 퍼트에 대해서 입스가 왔다는 표현을 합니다.
이 영어 단어에 대한 사전적인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YIPS: nervous tension that causes an athlete to fail
즉, 운동선수가 실패하도록 만드는 신경학적인 긴장상태 혹은 실패를 야기할 수 있는 심리적인 긴장 상태 정도로 해석이 되겠습니다. 골프뿐만이 아니라 여러 운동 종목에서 심리적인 압박으로 인해 정상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는 경우에 대해서 이 표현을 사용합니다.
골프에 있어서도, 이러한 입스는 쉽게 나타나게 됩니다. 특히 티 샷과 퍼트처럼 심리적인 상태, 그리고 이로 인한 샷의 결과가 직접적인 타수로 나타나는 경우에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실수를 만회하기 어려운 상황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이죠.
골프에 있어, '절망적인'상황은 늘 존재합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YIPS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YIPS라고 하는 현상은 사실 어떤 패턴을 가지고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공통점은 있습니다. 바로 골퍼가 가진 능력과는 별개로, '설명할 수 없는' 실수를 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심리적인 압박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이러한 입스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꽤 중요한 라운드 도중이었는데, 보통 '오케이'라고 부르는 거리에서 퍼트 실수를 한 이후에, 1미터 정도 내외의 거리에서 퍼트 스트로크가 전혀 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기는 정말 저의 골프에서 가장 어려웠던 한때였던 것 같습니다.
사실 입스가 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전혀 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사자는 정말 절망적인 상황일 확률이 높은데도 말이죠. 예를 들면 웨지샷에서 지속적인 섕크(Shank)가 나면서 웨지 샷을 하는 것 자체가 두려워지게 되고, 아주 부자연스러운 스윙을 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합니다. 좋지 않은 결과가 반복되고, 이러한 결과들이 결국 심리적 불안을 일으키게 되면서 더 나쁜 결과를 만들어내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 겪어보지 못한 분들은 상상을 못하실 정도의 압박과 스트레스가 생겨납니다.)
1991년 디 오픈 우승자인 이안 베이커 핀치, 메이저 우승에도 불구하고, 32개 대회에 연속으로 컷을 통과하지 못하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리적인 문제로 인해 꽤 오랜 시간 고생을 했던 선수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골프에서의 심리적인 부담감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스포츠, 특히 골프에 있어, 우리가 '멘탈'이라고 부르는 정신적인 부분은 골프라는 게임의 80~90% 이상을 차지한다는데, 많은 골퍼들이 동의하실 겁니다.
우리 주변의 많은 골퍼들이 연습 스윙과 실제 스윙이 다른 경우를 보게 됩니다. 지면에 골프볼이 없을 때에는 정상적인 스윙을 하게 되는데, 실제 타격을 하는 상황만 되면 다른 플레이를 하는 것이지요. 저는 이러한 플레이의 배경에 '심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믿습니다. 신체적인 제약과 문제는 금방 눈에 띄지만, 정신적인 혹은 심리적인 문제는 원인과 해결책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러한 심리적인 문제와 관련하여, 골프에는 많은 전문가들 그리고 그들이 집필한 책이 있는데, 오늘 그 중 한 가지를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연습 방법을 바꿔 보라 - 밥 로텔라
미국에서 아주 뛰어난 스포츠 심리학자로 알려진 밥 로텔라 박사라는 분이 있습니다. 꽤 많은 책을 저술했는데, 그중 "골프, 완벽한 게임은 없다 (Golf is not a Game of Pefect)"라는 책 내용 중에 아마추어 골퍼가 참고할 만한 내용이 있습니다.
밥 로텔라 박사의 모습, 골프의 '멘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스포츠 심리학자입니다. <출처: 게티이미지>
꽤 많은 골퍼들이 연습장, 그리고 실제 필드에서 자신의 '동작'을 부분별로 분석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스윙 플레인, 팔꿈치의 위치, 힙턴 등의 '동작'에 집중하면서 기계적인 분석에만 신경 쓰는 것입니다.
그래서, 밥 로텔라 박사는 연습장에서의 연습에 있어서도 '프리샷 루틴'에 맞춰서 연습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제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같은 샷만 하면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계속 찾게 되면, 결국 자신의 스윙을 믿지 못하게 되고, 심지어 필드에서조차 이런 분석적인 생각들을 반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로텔라 박사는, 연습장에서 보내는 60% 이상의 시간을 프리 샷 루틴을 포함한 연습에 할애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실제 필드에서처럼, 샷의 결과를 받아들이며 연습하는 것입니다. 목표와 루틴만 생각하고 그 결과는 그냥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필드에서처럼 말이죠.
드라이버가 맞지 않으면,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만 연습하거나, 아이언이 안 맞으면 아이언만 연습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그렇게 한다고 해서 갑자기 실력이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많은 골퍼들이 같은 자리에서 주어진 시간 동안 '많이' 치는데 집중합니다. 특히 '올바르지 않은' 방식으로 '질보다 양'에 집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연습 방법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이로 인해 심리적으로 더 스트레스를 받게 만들 가능성을 현저하게 높이게 됩니다. 그래서 로텔라 박사는 다양한 클럽들을 가지고 '평소처럼' 연습하는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즉, 얼마나 '필드처럼' 연습하냐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프리 샷 루틴이 포함된 연습을 추천하는 이유가, 연습장과 실제 필드에서의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연습장에서 보내는 시간 중에서, 숏 게임의 비중을 높여서 손의 감각 혹은 터치감을 익히는데 집중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숏 게임 연습이 실제 필드에서 스코어를 줄이는데는 더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저도 이번 주 연습장에서의 연습 방법을 바꿔봐야 겠습니다. 늘 느끼지만, 골프는 참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