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이야기 이엠생명과학연구원
안경은 13세기 말 이탈리아 베니스의 유리를 만드는 직공들에 의해 최초로 만들어졌다. 이후 14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안경이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와 함께 널리 보급됐다.
1611년 독일 천문학자 케플러에 의해 근시현상의 이론체계가 수립됐고, 1623년 스페인에서 근대적인 안경이 보급되기 시작했다.
케플러 근대적인 안경 제조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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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문학자 케플러는 근시현상이론으로 근대적인 안경제조에 기여했다. ⓒ위키피디아 | 1704년 영국의 아이작 뉴턴은 눈의 원시현상에 대한 이론을 수립했다. 1775년 미국의 벤자민 플랭클린은 이중초점렌즈를 발명했고 1801년 영국의 물리학자 토마스 영은 자신의 눈이 난시라는 사실을 알게 돼 토릭 렌즈(Toric Lens)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올라스톤, 오스왈트, 체리닝 등이 토릭 렌즈에 대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했다. 1825년 영국의 에어리에 의해 난시용 안경렌즈가 개발됐다. 이후 1826년 미국의 존 아이작 호킨스에 의하여 삼중초점렌즈가 개발됐고, 1904년 미국의 에브스에 의해 누진 다초점렌즈가 개발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아직도 누가, 언제 안경을 최초로 발명했는지는 여러 추론만 있을 뿐 명확한 자료가 제시된 바는 없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자료를 추론할 때 1300년경 안경을 지칭하는 용어인 로오디 다 오그리(Roidi da Ogli)가 베니스에서 최초로 사용됐다는 사실로 보아 안경은 1280년경 베니스에서 보급되기 시작돼 학자나 수도승 등을 통해 중국 원나라까지 전해졌을 거라는 게 정설이다.
안경 발전에 고도의 과학기술 이론 필요
어쨌든 간단하게 보이는 안경의 발전에는 이처럼 고도의 과학기술이 필요했으며,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러한 작업에 참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안경은 발 빠른 진화를 계속해 오면서 눈 안에 직접 넣는 콘택트렌즈의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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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경이 등장하는 가장 오래된 '위고 대주교의 초상화'. 1352년 다모소 다모네나의 작품. ⓒ위키피디아 |
최근 영국 BBC 방송은 미국의 육군과 공군이 2년 안에 콘택트렌즈를 사용해 3차원 가상물체를 겹쳐 보여주는 기술인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디스플레이를 도입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 콘택트렌즈형 디스플레이는 렌즈에서 보여지는 양쪽이미지와 멀리 떨어진 물체에 초점을 맞춰주면서 함께 착용하는 안경을 통해 증강현실(AR)을 구현해 준다.
이를 통해 멀리 있는 물체를 보다 넓게 고해상도로 눈앞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주변 모바일 기기와 통신도 가능하고, 원격지에서 무선으로 보내는 영상을 볼 수도 있다.
미 국방부 산하 고등국방기술연구원(DARPA)은 신생 벤처기업 이노베가(Innovega)의 아이옵틱(iOptik) 디스플레이 원형을 주문, 채택을 앞두고 있으며 스티브 윌리(steve Willey) 대표는 이 기술이 2014년 말까지는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구글이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이용하는 증강현실프로젝트를 발표한 지 1주일 만에 이노베가로부터 콘택트렌즈형 증강현실디스플레이를 주문했다. 윌리 대표는 "증강현실시스템은 전쟁터에서 병사의 주변 인식능력을 향상시키는 용도로 사용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노베가의 콘택트렌즈는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미지와 아주 멀리있는 물체에 동시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해주는 두 개의 필터를 가지고 있다. 이는 안경을 착용한 사람들이 안경렌즈 내부에 있는 투영된 이미지와 자신의 앞에 있는 모든 물체를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가상현실시스템, 더 넓은 시야를 제공
이노베가에 따르면 콘택트렌즈 기반의 이 가상현실 안경시스템은 다른 HUD보다 더 넓은 시야각도를 제공한다. 또한 두 개의 별도 콘택트렌즈를 보여주기 때문에 영상이 사용자를 에워싸는 이른 바 이머시브게임(immersive game)이나 모바일 3DTV에도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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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노베가사가 2014년까지 미군에 제공할 전투형 콘택트 렌즈. 전쟁터에서 병사의 주변인식능력을 향상시킨다. ⓒ이노베가 | 이 AR 디스플레이를 군사용으로 사용할 경우 시뮬레이션, 훈련, 비밀작전, 또는 전쟁터에서 무인로봇비행기 드론(drone)으로부터 보내져 오는 이미지를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이에 앞서 구글이 동영상을 통해 발표한 프로젝트글래스(Project Glass)는 작은 디스플레이렌즈를 사용한 안경형 증강현실 헤드업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 HUD)다. 구글의 HUD를 사용하면 위치기반 서비스, 친구와의 통신 등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구글의 HUD 실용화에는 향후 몇 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미 국방부가 실용화를 위해 원형제품을 주문해 놓은 이노베가의 렌즈는 이미 미 식품의약청(FDA)의 인증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조선 숙종 때인 17세기에 청나라 상인을 통해 안경이 유입됐다. 정조는 눈이 좋지 않아 안경을 끼고 정무를 보기도 했으며, 이후 점차 보편화됐다. 정약용은 안경을 낀 초상화를 남기기도 했다.
안경을 처음 접하고 놀라워한 조선 후기의 문신인 시인 이서우(李瑞雨)는 안경을 묘사한 시를 지어 남기기도 했다.
"둥그렇게 다듬은 수정 알 한 쌍 / 눈에 끼면 가는 글씨 파리 대가리만하네 / 우습다. 옥루(玉樓. 코)에 끼여 괴로우니 / 향로에서 나는 향기를 맡을 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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