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에서는 8가지 흉한 산으로 사(射), 충(衝), 파(破), 규(窺), 압(壓), 반(反), 주(走), 단(斷) 8가지로 구분하니 찌르고, 치고, 무너지고, 엿보고, 누르고, 등지고, 달아나고, 끊어진 산을 말한다. 이러한 산 근처에 자리하거나 혹은 보이면 흉사가 잦고 가까이 있으면 흉사 또한 빠르게 닥친다.
1. 규봉(도적봉)
규봉은 다른 말로 도적봉이라 한다. 산줄기 뒤에서 작은 산이 넘겨다보는 모습으로, 비유하면 도둑이 담장 너머에서 고개만 내밀고 집안을 엿보는 형상이다. 집이나 묘에서 규봉이 보이면 재물의 손실이 많고 구설수가 잦으며, 늘 감시당하는 모습이니 매우 불편한 모습이다.
규봉은 전후좌우 어디에 있어도 마찬가지인데, 특히 주산 뒤에 규봉이 있으면 크게 흉하게 여긴다.
김포 장릉
1623년 인조는 반정을 일으켜 광해군을 축출하고 왕위에 오른다. 그리고 3년 후 생모의 묘를 이곳에 쓰고 부친의 묘까지 이곳으로 이장 후 장릉이라 하였다. 그리고 10년 후 병자호란으로 인해 인조는 치욕적인 항복한다. 병자호란으로 인해 조선의 국토는 철저하게 유린되었고 수많은 인질이 청나라로 붙잡혀 갔으며, 매년 조공을 받쳐야 했으니 조선의 역사 중 가장 치욕적인 시기였다.
인조는 그 후 청나라에서 돌아온 소현세자와 세자빈을 죽이고 소현세자의 자식들까지 죽이는데, 이 모든 일이 이곳 장릉에 묘를 쓰고부터 시작된다.
이곳 지형을 보면 청룡은 등 돌리고 안산은 고개를 돌려 도망가는 형태다. 그리고 백호쪽에는 노골적인 규봉까지 넘보고 있으니 흉지의 종합세트다.
2. 갈라진 산
터 주변에 날카롭게 갈라진 산이 있으면 흉하다. 마치 예리한 칼날에 베인 듯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산 아래 사는 것도 불리하지만, 이러한 산이 바라보이는 마을도 불리하긴 마찬가지이다.
대체로 이러한 산이 보이면 흉한 일이 많게 된다.
특히 매천필은 마치 붓 끝이 갈라진 것처럼 산 끝이 갈라진 형태다. 매천필이란 하늘에 욕을 한다는 뜻이다. 고서에서는 이러한 산이 보이면 관직을 해도 부정이 많아 삭탈관직을 당하고 과거시험 10번을 보면 9번 떨어진다고 했다.
3. 험하고 추한 산
조선의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말하기를 터 주변에 험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악산이나 한쪽으로 기울어 비딱한 봉우리, 혹은 엿보거나 넘겨다보이는 산이 있으면 살만한 곳이 못된다. 또 사방이 높아 하늘만 바라보이는 곳도 불가하다. 산은 반드시 멀리 있으면 맑게 빼어나게 보이고 가까이 있으면 밝고 깨끗해야 한다고 하였다.
논문조사에 의하면 산이 크고 험한 지형에서 암 환자가 많았으며, 야트막한 평지에서는 암 환자가 적었다. 화강암이 많은 지역에서 1급발암물질 라돈가스 발생이 심하다는 것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요즈음 암 환자들은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라고 산속 깊이 들어가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지형은 오히려 건강을 악화시키게 된다. 그러므로 요양과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면 흙이 많은 야트막한 산으로 이루어진 곳이 좋다.
풍수이론으로 보면 험한 바위는 찬 기운이며, 흙은 따뜻한 기운이기 때문이다.
4. 높은 앞산
내 집 앞에 높은 산이나 건물이 절벽처럼 가로막고 있다면 매우 답답할 것이다. 이때는 사람의 운 또한 막히게 된다.
요즈음 아파트는 대체로 남향을 고집하면서 산의 흐름과 거꾸로 짓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곳은 전면이 높은 산으로 가로막혀 남향의 이점을 누리지 못한다. 이럴 땐 꽉 막혀 답답한 남향보다 자연에 순응한 북향이 낫다. 좌향보다 우선하는 것이 지리적 안정감이다.
조선총독부 사례
조선을 침탈한 일제는 경복궁 근정전 앞에 조선총독부 건물을 높게 짓는다. 앞이 꽉 막힌 상태를 만들어 왕실을 억누르기 위한 술책인데, 그 결과 조선은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망하고 만다.
풍수에서 말하기를 앞이 꽉 막힌 상태면 매사불성이라 하니 무엇을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5. 끊어진 산
■ 도로절개
마을 뒤편에 도로가 생기면서 산줄기가 끊어진다. 그 무렵부터 마을에서는 갑자기 사람이 죽고 다치는 일이 연속적으로 벌어진다. 거듭되는 우환에 마을주민들은 도로건설을 찬성한 사람과 반대한 사람 간에 다툼이 벌어지고 갈등이 벌어진다. 특히 이곳 마을에서 오랫동안 풍수일을 보던 사람은 자신이 경고했는데, 자기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일이 벌어졌다고 분개한다.
■ 결항사(結項砂)
산줄기가 갑자기 가늘어지면서 마치 목이 끊어진 듯한 모습이다. 이러한 산을 단두사(斷頭砂) 혹은 결항사라고 하며, 집이나 묘에서 보이면 매우 흉하게 여기며, 이러한 지형에 집이나 묘가 자리하고 있어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집의 좌향을 정할 때는 이러한 형태의 산을 피해야 한
6. 충하는 산
산줄기가 내가 사는 집을 찌르듯 치는 경우를 말한다. 혹은 흉한 암석이 집을 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 경기도 모처에 흉가로 소문난 집이다. 집 뒤편에서 커다란 흉석이 치는 곳이다. 멀쩡한 사람도 그 집에 들어가면 병에 걸려 죽거나 사업이 실패하는 등 거의 모두가 망해서 나온다고 한다. 그러한 까닭에 3년마다 주인이 바뀐다고 한다.
■ 크고 높은 아파트의 날카로운 모서리가 마치 칼날 같이 아래 사무실을 치는 듯하다. 아파트가 지어지면서부터 많은 문제가 생겨 결국 이전해야 했다. 그래서 건물도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주변 건물의 모서리가 내가 사는 아파트를 치는 경우 거리가 멀면 다행이지만 가까운 집에서는 사고가 빈번하게 된다.
7. 파괴된 산
풍수에서 말하기를 산이 파괴되면 사람에게 슬픔이 닥친다고 한다. 또 홀연히 산이 무너지는 것이 보이면 반드시 화가 따른다고 하였다.
■ 용문읍 석산
1970년부터 마을 건너편이 석산으로 개발되면서 평온하던 마을은 소음과 진동 분진 등으로 열악한 환경이 되었다. 바로 그 무렵부터 마을에는 우연한 사고와 사건 자살 등으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게 된다. 전 이장 박모씨 증언에 의하면 특히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말한다. 물론 이 수치는 예전의 평균 사망률에 비해 몇 배나 높은 것으로 마을 사람들은 그 원인이 석산 때문이라 짐작하지만, 당시의 서슬 퍼런 시대상황에서는 항변조차 못했다고 한다.
2008년 7월 17일 SBS 미스테리추적 프로그램에 이 마을의 사연이 방영되기도 하였다.
■ 진주시 대곡면 중촌마을
여느 시골과 다름없는 평온하던 마을이 1991년과 1992년 2년 동안 멀쩡하던 동네 사람들 30여명이 잇따라 죽는 변괴가 벌어진다. 200명에 불과한 마을이기에 한 집 건너 줄줄이 초상이 나는 것이다.
갑작스런 죽음의 공포에 마을에서는 굿을 하기도 하였으나 사고는 계속되었다. 마을 사람들 표현에 의하면 때 아닌 우박에 풋과일이 떨어지는 것처럼 사람이 죽어 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시기를 알아보니 마을에서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산이 파헤쳐지면서부터 죽음의 공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를 괴이하게 여긴 인근 마을의 풍수사가 진단해 보니 앞쪽의 석산은 호랑이를 닮은 형국인데, 호랑이가 석산으로 파헤쳐 지면서 다치게 되자 화가 난 호랑이가 행패를 부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하여 호랑이를 제압할 수 있는 것은 코끼리이므로 코끼리 상을 석산을 향해 세우면 될 것이라 해서 마을에 코끼리 동상을 세웠다. 그리고 석산측에서는 발파지점을 옮기고 파헤친 산에 나무를 심는 등 성난 인심을 달래려 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고 죽음의 공포가 끝난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 이후에도 마을 구판장에 차가 들이닥쳐 5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우환은 계속되고 있다. 이 내용은 2006년 8월 MBC “TV특종 놀라운 세상”에서 방영되기도 하였다.
■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선영
안희정은 2010년 충남도지사에 당선되면서 차세대 정치지도자로 각광받으며 두각을 나타내게 된다. 그 여세로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해 문재인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승승장구 한다.
충남도지사 선영은 청주시 현도면에 고조부, 증조부, 조부 묘가 각각 따로 있다. 그런데 2015년부터 조부 묘 앞의 안산이 공장용지로 크게 잘리게 된다. 단아한 안산이 흉물스럽게 변한 것이다.
바로 그 무렵(2018년) 안희정은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다. 촉망받던 정치인이 한 순간에 몰락한 것인데, 풍수인의 관점에서 보면 선영에서 안산의 파괴와 무관하지 않다.
8. 퇴전필
퇴전필은 산줄기가 붓처럼 뾰족하게 생겨서 물 흐름과 같이 되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집이나 묘에서 퇴전필이 보이면 모든 재산을 순식간에 잃고 망한다는 최악의 산이다.
■ 이회창 총재 선영
이회창 총재는 1997년과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하고 만다. 그 후 이회창 총재는 2004년 읍내에 있던 부친 묘를 녹문리 종중산으로 이장을 한다. 그런데 하필이면 퇴전필이 정면에 보이는 곳이다.
그리고 2007년 세 번째 대통령선거에 무소속으로 나서지만, 이번에도 낙선하고 만다. 이곳으로 이장할 때는 나름대로 신중했겠지만, 판단을 잘못한 것이다.
■ 최oo 선영
몇 해 전 대한민국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일어난다. 이때 연루된 인물의 선대 묘가 용인에 있다고 밝혀지고 해당관청에서는 그 묘가 불법이고 호화분묘이기 때문에 이전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현재까지 묘소는 아직 그대로인데, 아마도 여론을 의식한 듯 풀이 무성한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이곳 묘지 앞에는 하천이 흐르고 하천변에는 펜촉과 같이 뾰족한 모습의 산줄기가 물 빠짐을 쫒아가는 형상이니 퇴전필이다.
이상 피해야 하는 8가지 산은 집, 묘,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가급적 이러한 산이 보이지 않는 곳이 최선이지만, 가까이 보일 경우 좌향을 튼다거나 혹은 나무를 심어 보이지 않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