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식객 임지호의 “산당”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산당’이라는 이름의 임지호 요리연구소 입구에는 ‘음식은 종합예술이고 약이며 과학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이 걸려 있다. ‘산당’은 퓨전 한식레스토랑으로 2010년 개점됐으며 2층은 식사 공간, 3층은 디저트 카페로 나뉘어져 있다. 산당의 대표 메뉴는 나눔코스(5만5000원), 자연코스(9만원), 비움코스(13만원)가 있다. 정형화되지 않고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의 성격처럼 음식 또한 자유분방하다.
"약이 되는 밥상"이라는 이 식당의 모토가 꽤 마음에 와 닿을 정도로 음식은 정갈하게 준비되어진다.
자연요리연구가 산당(山堂) 임지호 씨(55)는 "음식의 역할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식에는 자연의 이치가 들어 있고 그런 음식을 제대로 먹어야 병도 자연의 일부인 우리 몸을 지나쳐 버린다는 뜻이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식으로, 대부분의 음식이 새로운 소스(거의 처음 맛보는 소스)로 드레싱 되고, 생강 튀김, 감자 볼도 색다르고, 하여간 시중 한정식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그런 새로운 맛을 지닌 요리임에 틀림없다. 틀림없이 약이 될 것이라고 믿어지는 그런 훌륭한 밥상이다.
주소 : 서울 강남구 청담동 96-24 (도산대로75길 17-3)
전화 : 02-542-3959
방랑식객 "음식은 곧 조화"
‘산에 집 짓고 자연에서 산다.'라는 뜻의 '산당'을 호로 정한 그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풀과 약초로 국을 끓이고, 낯선 식재료를 가지고 그것들이 뿌리 내린 흙마다 다른 맛이 있음을 알리는 '방랑식객'이다.
그렇다고 거창한 건 아니다. 몸에 이로운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지금은 잊혀진 경험적으로 축적된 우리 고유의 요리법을 살리는 일을 할 뿐이다. 음식은 곧 생활의 역사이자 '행복을 만들어 주는 샘'이라는 그는 "세상은 금방 변하지도, 금방 망하지도 않는다. 다만 서서히 망가진다."며 "음식도 마찬가지여서 한번 잘못되기 시작하면 20년, 30년이 지나서야 인식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삶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음식재료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조화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날것과 익은 것은 물론이고 하늘에서 나는 것과 땅에서 나는 것 등의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나는 비록 하늘을 날 수 없지만 날개 달린 것을 취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다."며 자연에서 난 음식을 조화롭게 먹는 것을 강조했다.
밥상의 순수함 되찾는 게 환경운동
조화를 중시하는 자연요리연구가답게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다. 그는 조미료를 아주 싫어한다. 조미료는 원래 자연 그대로의 음식도, 우리 식재료도 아닌데 1930년대에 들어온 뒤 1950년대를 거치며 확산돼 이제는 사람들의 입맛을 길들여 버렸다는 설명이다. "조미료는 자연의 순수한 맛과 향이 아니라 거짓 맛인데, 그것에 익숙해지면 삶 자체도 거짓에 거부감을 갖지 못하게 된다."며 "밥상의 순수함을 되찾는 것이 곧 자연요리연구이자 환경운동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요리를 할 때 재료를 낭비하는 것도 욕심에서 비롯된 잘못된 습관이다. 기름이나 양념이 필요하지 않은데도 넣거나 버리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버리면 낭비일 뿐만 아니라 환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에게는 우리가 쉽게 버리는 감자껍질이나 과일껍질도 그 안의 알맹이를 보호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그에게 껍질은 안을 보호하는 본질 때문에 우리 몸의 저항력을 길러주는 기특한 식재료다.
● 산당 임지호
1955년 경북 안동 출생
1981∼1984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코오롱건설 주방장
1985년 서린호텔 한식당 주방장
1999년 경기 양평에 '산당' 개점
2004년 미국 캘리포니아 사찰 음식 퍼포먼스 참가
2005년 베네수엘라 한국음식전 참가
200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식 시연회 참가
2006년 유엔 한국음식축제 참가
2007년 '마음이 그릇이다 천지가 밥이다' 출판
2010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산당' 개점
2009∼2011년 SBS스페셜 '방랑식객' 출연
2011년 '방랑식객' 출판
2013년 SBS ‘힐링캠프’ 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