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예술 장르를 개척?
이 글은 열심히 일하는 모습만 보여줘도 건전한 가정교육이 될 줄 알았던 내가, 아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뉘우
치면서, 늘그막에 ‘두 번째 아빠’로서, 사랑하는 후손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뭐 하나 별로 살갑게 갈채(가르쳐)주지 못한 동생들과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후배들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가족-동생-조카-손녀-친지 등과 함께 만든 많은 사진-그림 등을 넣은, 시-서화-사진-소설-수필의 다섯 가지가 혼합된
글 짬뽕으로, 어느 문학 장르에도 속하지 않은, 70대 중반 노인의 따뜻하고-따끔하고-눈으로도 즐기는-명랑한 이야기다.
(도안: 모두 ‘시’ 자를 기본으로 품은 서-사-소-수).
내고향 근덕의 어원과 역사를 살피던 중, 덕봉산-느티나무-석고가의 연결고리를 찾았고, 동해안 남북 도로를 관장하던 평릉도 찰방이 주둔하던 산호벽수관 얘기도 알게 되었다.
그 과정에, 흘려 읽었더라면 클랄(큰 일 날)뻔 했던 최종원 시인의 덕봉산 시와 수양산 시를 만나, 덕봉산 ‘덕(德)의 정의’를 알았고, 수양산이 최수公의 ‘충절’로 인해 지은 이름임을 추론했다.
그러다 보니, 3000년 전 은(殷)나라, 2200년 전 진(秦)‧한(漢)나라, 1600년 전 진(晉)나라, 그라고 1000년-500년-200년 전 선조들의 이야기 끈가리(끈)가 줄줄이 이까재(이어져) 나왔다.
2200년 수령의 교가리 느티나무와 함께, 많은 이야기가 근덕면에 있었던 사실을 찾아냈다.
전설 “세 쏙이 부활하면 무릉이 부흥한다”
나는 강원도 삼척군 근덕면 교가리 무릉동 977번지에서 났다. 동네 이름이 ‘무릉’이고, 옆 동네가 ‘도원’이다.
그러니 어디서건 ‘무릉도원’이라는 말이 나오면, 그게 내 고향 이름이라 무척 친숙한 느낌을 받는다.
어릴 때, 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친구분들이 내게 ‘무릉의 전설’을 들려주셨다.
“무릉천 거랑에 있는 세 개의 쏙(소 沼)이 부활하면 무릉이 부흥한다”고.
무릉동을 감싸고 돌아 나가는 무릉천.
거기 있는 세 개의 쏙. 지금은 자갈과 흙으로 다 메워져 실제로 다시 파이는 일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활하려면 쏙에 메워진 많은 자갈을 파 나를 ‘사라호’ 태풍 수준의 개락(대 홍수)이 나야 한다.
인공적으로는, 포크레인과 불도저로 파내면 되는데, 이러든 저러든 다른 홍수 때 또 메워진다.
그래서 내가 꾀를 냈다. 영원히 메워지지 않을 쏙 세 개를 만드는 방법을. 삼소(三沼)라는 고유명사를 만든 거다.
회갑이 넘으니 친구들이 서로 이름 부르기가 좀 안 어울려서, 호를 부르기로 했는데, 그 때 내 호를 ‘삼소’라 지었다.
이게 세 개 소의 부활이니까. 약은 꾀를 낸 것 같아 민구스럽다.
어릴 때 , 너무 오래돼서 무너져 내리고 있던 큰 기와집들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 가운데, 고향 동네가 부흥하기를 바랬는데, 살기 바빠 별달리 뭘 하지는 않다가, 나이 칠십 넘으니 아차! 싶기도 하고, 이러다가 고향 부흥은 그저 전설로만 남을 것 같아 걱정한다.
‘도원’이야 복상꽃 피는 화원이라는 뜻이겠는데, 무릉(武陵)이란 말은 무슨 뜻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