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동 왕족발.
요즘은 양반,상놈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돈이 있으면 양반 대접을 받고,
돈이 없으면 상놈...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딜가나 대접이 시원찮게 마련입니다.
돈만 있으면 옛날 임금님보다도 더 잘먹고 더 잘 사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너나 없이 돈에 환장합니다.
하지만,돈을 버는데 있어서도,상도덕이라는 게 있게 마련인데
요즘은 그게 무너졌습니다.
돈만 벌 수 있다면,체면이고 자존심이고 다 내버립니다.
오래 전 어느 제약회사에서 『비타 500』이라는 제품을 개발해서
정성을 많이 들이고 광고비도 많이 들여서 히트상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경쟁업체들이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내면서 이름을 붙이기를
『비타 600』『비타 800』『비타 1000』이렇게 이름을 붙였습니다.
참 얄미운 짓 아닙니까?
로켓트보일러가 많이 팔리면서 한참 주가를 올리고 있을 때
경쟁기업에서 보일러를 하나 만들더니 이름을『로보트보일러』라고 지었는데
이것도 참 뻔뻔한 짓이었습니다.
내가볼 때 제일 억울한 업체는 『장충동 왕족발』입니다.
있는 돈 없는 돈 끌어 모아서 척박한 족발 시장에 몸을 던져
갖은 고생 끝에 기업을 번듯하게 일궈 놓았더니
어떤 놈이 족발공장을 차리면서 이름을
『원조 장충동 왕족발』이라고 지은 겁니다.
이에 대해 그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해달라는 장충동 왕족발 측의 소송은 당연한 것이었지만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에서 결국 장충동 왕족발 측은 패소하고 말았는데,
내가 생각해도 참 억울한 일이고,
『원조』자를 붙인 그 놈이 옆에 있다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K2. 나이키.프로스펙스 라는 이름을 그대로 쓰면서도
그 사이에 점을 하나 찍거나 글씨 모양을 조금만 변형시켜서 쓰면 불법이 아니라니
그것도 문제지만,그렇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하면서 돈을 버는
그 사람들의 정신상태가 더 이상한 것 아닙니까?
우리 이웃에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장사를 하는 식당이 두 곳 있는데,
한 집은『중▲탑 막국수』, 다른 집은『△가네 설렁탕』입니다.
근데,중▲탑 막국수 집은 손님이 넘쳐나고, △가네 설렁탕은 파리만 날립니다.
그러자 설렁탕 집에서 메뉴를 막국수로 바꾸면서 식당 이름도 바꾸었는데
『중▲탑면 막국수』,이렇게 간판을 해 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매일 얼굴을 보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새로 붙여진 간판을 보면서 장충동 왕족발이 생각나기에
몇자 적었습니다.
그건 그렇고,한국에서 제일 높은 자리에 앉아 있다는 어떤 여자가
통일을 『대박』이라고 표현했다니,
큰 걱정입니다.
2014년.1월.9일.
민중혁명이 온다.강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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