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에는 젓갈로 유명한 곰소항이 있습니다. 곰소항으로 들어가면 젓갈가게들이 줄지어 있어 가을철이면 젓갈을 사러 오는 사람들로 길이 막힐 정도입니다. 곰소항이 젓갈로 유명하다 보니 젓갈 음식점들도 많은데, 저는 곰소항에서 밥을 먹어보진 못했네요. 대신 곰소항에서 조금 떨어진 곰소염전 바로 앞에 있는 곰소쉼터에서 젓갈정식을 먹었습니다. 이름이 곰소쉼터여서 휴게소가 아닌가 싶지만 휴게소가 아니고 음식점입니다.
<젓갈정식에 나오는 젓갈들. 조금씩 나오는데 물론 리필이 됩니다.>
이 집의 젓갈정식은 작은 그릇에 다양한 젓갈이 나옵니다. 오징어, 어리굴, 황세기, 창란 등 보통 9가지의 젓갈이 나오는데 젓갈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바뀐다고 합니다. 이 젓갈을 배추에 싸서 먹는 음식이 바로 젓갈정식입니다. 서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쌈정식에서 고기 대신 젓갈이 들어가는 거죠. 일단 젓갈이 다양해서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점이 좋습니다. 그리고 같이 나오는 된장찌게가 슴슴해서 젓갈의 짠맛을 중화시켜 주죠. 젓갈 외에도 다양한 밑반찬이 나오는데 맛이 다 괜찮은 편입니다.
<젓갈정식 상차림. 이 상은 꽃게장이 추가되어 있는 상입니다. 젓갈정식은 여기서 꽃게장을 들어내면 됩니다.>
이 집은 젓갈정식 말고도 여러 메뉴가 있는데 꽃게장의 맛도 좋은 편입니다. 독특한 맛이 느껴지진 않지만 짜지 않고 깔끔해서 본연의 꽃게장 맛을 내는 집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집을 몇 번 갔었는데 그래도 갈 때마다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식사를 했습니다. 5,000원인가 6,000원인가 할 때부터 이 집을 갔는데 지금은 8,000원이니 제법 오래된 셈이죠. 이제는 꽤 유명해졌을 텐데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으신 수더분하신 주인 아주머니도 고맙습니다. 음식점이 유명해지면 이런저런 면에서 달라지는 음식점들을 몇 곳 보다 보니 한결 같은 마음도 고맙게 느껴집니다.
<꽃게장.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무난하고 괜찮은 맛입니다.>
부안은 백합으로 유명한 고장인데, 사실 백합 음식은 백합탕을 빼면 그리 마음에 들게 먹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부안의 또 다른 특산물인 젓갈을 재료로 한 젓갈정식이 가격을 생각하면 차라리 더 낫지 않나 싶습니다. 부안을 여행하실 때 코스가 맞으면 한 번쯤 들러보셔도 좋을 집입니다. 젓갈정식 8,000원, 꽃게장정식 15,000원.
곰소쉼터 : (063)584-8007, 전북 부안군 진서면 진저리 1219-19
서해안고속도로 줄포I.C를 나가 곰소항 방향으로 가다 보면 곰소염전 바로 앞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