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문화탐방(9)
말과 별의 도시, 영천시를 찾아서
은해사
은해사 일주문을 들어서면 가을의 여린 아침햇살을 받은 소나무숲이 눈을 번쩍 뜨이게 한다.
먼 길 달려온 고단함도 잠시, 청정함과 잔잔한 평상심이 알레그로의 맥박을 안단테, 아다지오로 순식간에
전환시키는 느낌이다. 300년 가까운 세월을 지켜왔다는 미끈한 적송들의 부드러운 선율이 참으로 아름답다.
약 2km되는 숲길의 중간지점에 참나무와 느티나무의 연리지를 보고 다리를 건너면 보화루에 이른다.
팔공산 은해사 일주문
경상북도 영천시 팔공산 은해사는 신라 41대 헌덕왕 1년(809년) 혜철국사가 해안평에 창건한 사찰이 해안사인데
이 해안사로부터 은해사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은해사 내에는 보물 제1270호인 은해사 괘불 탱화, 대웅전 아미타삼존불, 후불탱화, 신장탱화, 쇠북등 많은
문화재가 있으며
문 위의 편액인 은해사, 불당의 대웅전, 종각의 보화루, 불광각의 추사 글씨는 은해사의
자랑이자 소중한 문화재이기도 하다.
또한 은해사의 수목장은 불교계 최초로 수목장시대를 연 곳이기도 하다.
300년이 된 소나무숲
갈참나무와 느티나무의 연리지
은해사에 머물렀던 고승들의 부도와 비석들
보화루
은해사 극락보전 앞에서
은해사의 보호수인 향나무는 수고가 10m, 흉고둘레가 1.5m나 된다.
동종.
강원도 오대산 상원사의 동종을 이 은해사에서 가져갔다는 것을 상원사 탐방 때 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아미타삼존불
추사 김정희의 불광
은해사의 목어는 용의 머리에 물고기 몸체를 가진 어룡의 형상
금고
은해사 수목장
쌍거북바위가 있던 곳
은은한 솔향기를 맡으며 피톤치드 가득 채우고 나서는 은해사의 상쾌한 이 숲길을 한번 걸어보시기를.
거조암
거조사라고도 하며 은해사의 산내 암자이다.
고려 우왕 원년(1375)에 처음 지었으며,국보 제14호로 지정된 거조암 영산전에는 석가모니불상과 526분의
석조나한상을 모시고 있다.
옆면에서 보았을 때 사람 인(人)자 모양인 맞배지붕과 고려말·조선초 주심포 양식의 형태를 충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영산전은 매우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받고 있다고 한다.
점심으로 코다리찜을 맛있게 먹었던 예다원
강호정(江湖亭)
강호정은 임진왜란 때 의병대장으로 영천, 경주 양성을 수복하는데 큰 전공을 세운 정세아가 국가에서 수여하는 모든
영예를 사양하고 고향 용산동 자호언덕에 세운 정자로 학문연구와 후진양성에 힘을 기울인 곳이다.
자호정사라고도 하며 경북 유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된 곳이다.
강호정에 서면 앞쪽으로는 영천댐이 흐르고 옆으로는 하천묘역의 소나무숲도 일품이다.
강호정을 비롯하여 오천 정씨 집안의 묘와 강의공 정세아의 무덤가에 세운 비를 보호하기 위하여 지은
집과 비각의 하천재 (유형문화재 제73호) 와 오회공종택 (유형문화재 제72호)
정석현을 추모하기 위하여 조선 영조 3년에 관찰사 권대규가 지었다는 오회당 (유형문화재 제76호)
학문연구와 제자교육을 위해 강학당으로 지었다는 조선 후기의 사의당(유형문화재 제74호)
삼휴 정호신이 자연을 벗삼아 학문을 연구하기 위해 지은 조선시대의 정자인 삼휴정(유형문화재 제75호) 등
유형문화재의 전통 고택을 돌아볼 수 있어서 마음까지도 정겨웠던 곳이다.
하천묘역
하천묘역은 영천지방에 세거하고 있는 오천정씨(烏川鄭氏) 가문의 문중 묘역이다.
묘역 둘레에는 묘소를 수호라도 하는 듯 둘러선 노송 수 백 그루의 경관이 감탄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임고서원(臨皐書院)
임고서원은 경상북도 영천시 임고면 양항리에 있는 서원. 고려 말의 충신이자 유학자 정몽주(鄭夢周, 1337~1392)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곳으로 경상북도 기념물 제6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서원내의 은행나무도 경상북도기념물
제63호로 지정되어 있다.
단풍을 , 열매로, 하늘과 바람까지도 가을을 가장 가을답게 채색시키는 아름다운 계절 시월에,
탐방지로 찾은 경북 영천이 그렇게 볼거리로 유익하고 아름다운 곳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다.
하긴 영천이란 곳을 처음 와 봤으니 말이다.
보현산 천문대 별빛축제와 승마장이 있어 말과 별의 도시로 알려지긴 했지만 절개의 상징 포은 정몽주 선생의
고향이기도 하며 그 위패를 봉안한 임고서원과 거목 은행나무며, 은해사 입구의 소나무 숲길과,
돌계단 층층히 올라서면 빛바랜 나무색을 그대로 안고 앉아 있던 아담한 거조암의 첫 대면, 영천댐을 바라보며
있던 강호정과 옛 가옥들,그리고 잘 가꾸어진 80여분의 넓은 하천묘역과 거기서 만난 야생화 자주쓴풀,
묘역주위를 둘러싼 소나무들의 어울림은 오랜 세월동안 자연이 빚어낸 예술작품이었다.
짧은 글로 허접한 사진으로 다 설명 못함이 안타깝다.
그러니 와서 보라, 그리고 느껴보라. 곳곳에 귀한 문화재의 숨결을.
(2012. 10. 20 경북 영천 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