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줄위를 걷는 人生 : 33. 경찰서장에게 차를 부탁하게 - 무위당 장일순 선생과의 만남

[외솔]

김경일 神父의 - 외줄위를 걷는 人生

                       33. 경찰서장에게 차를 부탁하게

교회에서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교리를 가르치던 중에 갑자기 심장이 동계를 일으키며 극도의 불안감이 엄습한다.

어설프게 세워 놓은 결혼계획이 혼자만의 공상일 뿐, 상대방과는 아무런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 새삼 아프게 다가온다.

신부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무작정 충주행 버스를 탔다.

이현주목사님을 만나서 내 결혼문제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 위해서다.

“현주형! 저 너무 힘들어요.

예수원에서 만난 헵시바라는 여자를 혼자 짝사랑하고 있는데, 저보다 두 살 많아요.

장로교집안에서 자랐고, 수녀가 되고 싶어 독일까지 갔다가 몸도 약하고 여건도 좋지 않아 그냥 돌아와서 대신부님 비서를 하고 있어요.

저는 프로포즈를 하고 매일 편지를 써 보내며 확답을 구하고 있는데 그쪽에서는 결혼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아직 아무 반응이 없고. 이러다 저 거절당하면 말라 죽을 것 같습니다.”

“그래? 처녀가 결혼을 결심한다는 게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닐 거야.

기회가 되면 한번 같이 만나자꾸나.”

“무슨 뾰족한 방법이 없을까요?”

“끝까지 진심으로 솔직하게 너라는 인간을 보여주는 것 외에 따로 무슨 특별한 방법이 있겠냐?”

“저는 가진 게 너무 없잖아요.”

“자신이 무엇을 가졌다고 자부한다는 게 우습고, 가졌다 해도 실제로 가진 거냐?”

“그래도 저 자신이 너무 초라해요. 뭐 하나 딱히 내세울 것도 없고. 막상 결혼을 하려고 하니 저는 완전히 실패한 인생이네요. 자신이 없어요.”

“네가 정말 그 여자를 좋아하는 모양이구나.

너 원주에 계시는 장일순선생님을 찾아가 뵈면 어떻겠냐?

너에게도 귀한 가르침을 주실 거다.

엊그제도 판화 그리는 철수하고 같이 가서 인사드리고 왔다.

마음이 답답하고 분분할 때 어른을 찾아뵙는 것도 해결의 방법이다.”

심한 기침 때문에 가슴이 쪼개질 듯 아파서 친구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에 갔더니 ‘홀로 된 어머니 잘 모시냐?

증세가 더 진행되면 천식이 된다. 밥 잘 먹고 무조건 푹 쉬어.’

친구아버지는 간호사에게 처방을 건네준다.

약을 먹고 또 먹어도 차도가 없고. 기침은 점점 더 심해진다.

결국 어머니가 침통을 들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소일거리로 배운 수지침이다.

어머니는 자식의 손을 부여잡고 호통을 친다.

“경일아! 제발 부탁이다. 정신 좀 차려라. 네 나이가 몇 살이냐? 너는 도대체 언제쯤 철이 들래?

기침이 문제가 아니다. 너는 우리 집안의 장남 아니냐?

무슨 연애를 그렇게 요란하게 하니?”

며칠 침을 맞으니 두 달을 끌던 기침이 거짓말 같이 가라앉는다.

나는 강원도 원주 장일순선생님 댁으로 전화를 걸었다.

“장일순선생님 댁이죠? 선생님! 부산에 사는 김경일입니다.

이현주목사님이 찾아뵈라고 하셔서. 제가 이런저런 일로 가슴이 꽉 막혀 답답합니다.

지금 교회 전도사로 일하는데 찾아 뵈도 될까요?”

“그래. 먼 데서 찾아오려면 어려움이 많겠구먼.

어차피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 찾아와야 할 텐데, 쉽게 오려면 원주 경찰서에 가서 서장을 만나 집을 찾아달라고 하고 아예 차를 부탁하게.

아주 친절하게 우리 집에 데려다 줄 걸세.”

“네? 경찰서장에게 차를 태워달라고 부탁하라는 말씀인가요?”

“응. 경찰서장이 그 정도는 해 줄 걸세.”

장일순선생님은 원주시 변두리의 담이 야트막한 시골집에 살고 계셨다.

얼굴이 환하게 희고, 환갑이 가까운 연세에 크고 깊은 눈을 지니셨고, 따뜻한 눈빛과 미소. 인상적으로 선이 굵은 큰 코가 전체적으로 위엄을 느끼게 하는 분이셨다.

현주형에게 소개받기로는 장선생님이 조봉암의 비서를 지냈고, 시인 김지하의 스승이며, 한국의 민주화운동사에서 소위 원주시대를 열은 분이라고 하였다.

절을 올리고 마주 앉으니, 큰 바위를 대한 것 같은 묵직한 기운이 전해져 온다.

나는 말문을 열지 못해 고심하다가 현 시국을 화제로 입을 떼었다.

“선생님! 전두환의 폭압정치가 갈수록 강고해지고 교묘해지니 이러다 미얀마의 네윈체제처럼 장기적인 군부철권통치로 가게 되는 건 아닐까요?”

“예수가 원수를 사랑하라고 했으니 전두환도 사랑해야지. 겁을 내면 사랑할 수가 없네.

전두환이라는 사람이 총 들고 사람 죽이는 것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가 있는가?

우리가 그 정도 인물에게 공포를 느껴 위축된다면 어떻게 민주화를 이룰 수 있겠는가?

전두환 쯤은 주머니 속에 넣고 공깃돌 굴리듯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요즘 운동판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군부 측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몽땅 잡아들여 한꺼번에 학살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그 실행을 위해 구체적인 명단작성에 들어갔다고 하는데 선생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혹 당국에서 실수로 내 이름 빠뜨릴까 걱정이네. 그거야 말로 큰 망신 아닌가.

경일군! 팔로군을 이끈 모택동을 보게. 다 주고서도 다 안는 것.

모택동이 장개석과 국공합작을 통해 군대까지 양보하고, 전체를 품에 안아버리지 않는가?”

“전두환을 정점으로 하는 군부독재 패거리들을 품에 안으라는 말씀이십니까?”

“상대가 지키고 앉은 자리를 피해서, 상대가 지키고 있지 않은 공간을 찾아서 우리 그룹으로 채워야 한다는 말일세.

자각된 민중의 폭을 넓혀 가는 것이지.

그래서 그게 어느 단계까지 가면 외세에 의해서 형성되고 행세하던 세력은 저절로 뿌리가 뽑히는 법일세.”

장선생님댁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면서 대화중에 수첩에 급하게 메모해 놓은 장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음미해 보았다.

기독교 종교인이라는 인상이 강한 함석헌선생님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는 분이셨다.

종교인이라기보다는 정치인에 가까웠고, 카톨릭신자임을 밝혔지만 모든 종교의 경전을 두루 섭렵하고 이미 기성종교의 고정된 틀을 벗어나 자유하신 분이었다.

‘예수 그만 팔자. 예수 팔기도 지겹지 않은가?’

‘예수가 죄인을 위해 왔노라 했고, 죄인이 있는 곳을 향해 들어갔다.

상대적인 입장이 되면 모두가 죄인이다.’

 ‘예수가 영향을 주기 전의 사상권에서 복음을 다시 봐야 한다.

불교를 통해 예수를 보면 새롭게 보이지 않나?’

‘인텔리가 흔히 갖는 습관이 자격증을 가지려는 것. 체제든 반체제든 묶이면 자유를 잃는다.

직업이 불분명할수록 좋다.

예수가 곧 건달 아닌가.

어느 시기에는 화전이나 파먹으며 푹 썩는 게 좋다.

뜻이 받아들여져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거다.’

‘이때까지 추구한 게 뜻이 없으면 소리 없이 버려야 한다.

10년을 쌓았건 20년을 쌓았건 그게 모래성이라는 걸 알았으면 허물 줄도 알아야 한다.

집착이 곧 병통이다.’

‘자신의 논리를 해체시켜서 버려야 한다.

그래야 고정관념에서 탈피할 수 있다.’

‘이름 없이 일을 해야 한다.

돼지가 살이 찌면 빨리 죽고, 사람이 이름이 나면 죽기 쉽다.’

‘근본과 만나서 그 근본으로 자기가 처해진 상황을 쓰다듬고 살아야 한다.

상황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투쟁의 결과는 악순환 밖에 남는 게 없다.’

‘예수는 세상에서 깨진 사람을 위해 살은 사람이다.

오늘의 교회는 하느님나라가 아니다. 교회가 무너질 때가 왔다.’

‘최수운의 동학사상이라는 게 유불선을 극복한 사상이고 근 1 세기 간의 한국의 주류사상이다.’

‘진실을 위해 싸운다면, 방법도 진실을 드러내는 것이어야 한다.’

‘살인자의 고통이 곧 내 아픔이라는 차원까지 가야한다.’

‘세끼 요기만 하면 된다. 비록 오막살이에 살고 있더라도 우주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하라.’

‘자연스럽게 대하라. 자연스러운 것만큼 무서운 게 없다.

자연스럽고 이지러지지 않는 삶이 우리의 목표다.’

‘말기 때가 오면 경직화현상이 오고 경직화는 강한 것에 의해서는 살리지 못 한다.

부드러운 것만이 살린다.’

‘순정을 바치는 것이 최고의 예의다. 예의란 자기 몫을 내주는 것.’

‘욕심이 없어야 수용할 수 있다. 자기가 가지려하면 안 된다.’

‘사랑하지 않고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예수의 원수사랑을 생각한다면 언어폭력은 지양해야 한다. 책임 못 질 비판을 왜 하는가?

상대가 나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악순환이 끊어진다.’

‘폭로나 비판 가지고는 교회가 변화되지 않는다.

나 자신이 변화되는 것보다 더한 변화는 없다.’

‘말을 하되 가눌 건 가누고 틀 것은 틀어야지 솔직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물량적 평등 사회적 평등에서 탈피해야 한다.

사회과학은 경제학이 주가 되어있는데, 해결책이 없다. 자연과의 괴리가 크기 때문이다.’

‘고개를 숙이고 타협하면 안 된다.’ ‘결혼을 애써서 하려 들지는 마라.’

열심히 받아 적느라고 적었지만 무슨 말인지 몰라서, 못 알아들어서 손을 놓고 눈알만 굴리고 있는 시간도 많았다.

무려 다섯 시간을 대화하면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손이 아프도록 쓰고 또 썼다.

아! 이 무지함이여! 답답함에 하늘이 온통 까맣게 보일 지경이다.

유불선에서 동학까지, 맑스에서 마르쿠제로 거침없이 넘나드는 무불통지의 경지 앞에서 팔뚝만한 붕어는 다 놓치고 간신히 송사리 몇 마리 건져 돌아오는 것 같은 이 참담한 기분!

공부를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새벽녘 꿈에 헵시바자매가 짐을 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선잠을 깨고 자리에서 일어나 앉으니 분명히 그녀의 신상에 변동이 오고 있음을 예지해 주는 꿈이었다.

나는 얼른 서둘러 여행가방을 챙겨 집을 나섰다.

어머니가 아무 말 없이 여비를 주머니에 넣어 주었다.

신부님께 예수원에 다녀오겠다고 통보하고 태백행 기차에 올라탔다.

빠르게 스쳐가는 창밖을 내려다보며 지난 3개월 여 동안 매일 연애편지 쓰랴, 복부지방 연소를 위해 해운대 백사장 조깅하랴, 결혼 반대하는 모든 주변 인물들 설득하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고군분투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여하튼 이번 여행의 목적은 먼저 결혼신청 건에 대해 헵시바자매의 승락을 받고, 예수원 골짜기에서 그녀를 데리고 내려와 장인 장모될 분들을 만나 확답을 받는 데까지로 정했다.

나는 이를 악물고 ‘이번에 실패하면 저 주님 품으로 돌아갑니다.’라고 하느님께 협박성 기도를 올렸다.

나는 우선 예수원에 들어서자마자 사무실로 가서 대신부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올렸다.

그 동안 편지를 대신 전해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하고 결혼을 이룰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하였다.

대신부님은 늘 그렇듯 환한 미소로 응해주셨다.

한 여인을 짝사랑하여 실성한 사람처럼 되어버린 사내놈의 몰골이 과연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쳤을까.

석 달이 넘도록 잠을 거의 자지 못한 탓에 얼굴의 살이 다 빠진 데다 기력이 다 소진되었는지 기침이 다시 쉴 새 없이 터져 나왔다.

마침 사무실로 들어오는 헵시바의 얼굴을 쳐다보니, 그녀는 인사는 커녕 웃지도 못한다.

외면하고 나가려는 그녀를 불러 세우고, 내일 아침 10시에 손님부 사무실에서 기다리겠다고 통고했다.    

도서실담당인 지다니엘형제에게 찾아가 그 동안의 진행과정을 설명하고, 이번에 하느님께서 강권적으로 역사하셔서 헵시바자매가 반드시 나와 함께 하산할 수 있게 기도해 달라고 부탁하였다.

다음날 아침 10시.

밤을 꼬박 새우고 손님부 사무실에 들어가니 그녀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마주 앉자마자 기도부터 하자고 하였다.

긴 기도를 애 끓는 목소리로 하는데 무슨 말인지 귀에 들리지도 않는다.

내 심장 뛰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 때문이다.

“어거스틴형제님! 오늘 아침 기도하던 중에 주님으로부터 말씀을 받았는데 형제님과의 결혼은 하느님이 원치 않는 것 같아요.”

“저도 오늘 아침 하느님으로부터 말씀을 받았는데 자매님과 반드시 결혼을 하라는 뜻으로 해석했는데 하느님이 우리에게 일부러 혼돈을 주실 리는 없고. 자매님이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미리 마음을 정하고 기도한 것 아니요?”

“제가 보기에는 형제님이 그런 것 같은데요.

여기 이 구절을 읽어보십시오. 제가 해석한 것이 틀렸는지.”

“제가 받은 성경말씀하고는 뜻이 정 반대네요.

좋습니다.

그러면 누가 받은 말씀이 하느님이 진짜 주신 말씀인지 따지기 이전에, 그렇다면 우리 둘의 남은 생이 걸려있는 중요한 결혼문제를 오늘 받은 이 말씀 하나로 단정 짓고 결정할 작정입니까?”

“그러면 우리가 주님 말씀에 의지해 살지 무슨 힘으로 살겠습니까?”

“헵시바자매님을 살린 오늘 주님의 말씀이 왜 저에게는 절망과 죽음을 부르는 말씀이 되는지 의문이네요.”

“그게 무슨 말씀이죠?”

“자매님! 진짜 지독한 사람이네요. 나도 참 어지간히 복이 없는 놈이고.

내가 당신 같은 사람을 사랑했으니. 당신은 누구 하나 죽어야 고집을 꺾을 사람이오.

알았소. 말보다 행동이라 했는데. 내 여기서 깨끗이 죽는 걸 보여 줄 수밖에.

하긴 살아야 별 의미도 없고. 저기 저 눈앞에 보이는 가버나움(석성 위의 살림집)으로 가는 길 보이죠?”

“알 만한 분이 왜 이러세요?

여기는 기도하는 곳입니다. 우리들이 이렇게 소란을 피워서는 안 될 곳이에요.”

“저 길 중간의 낭떠러지에서 지금 제가 뛰어내려 죽어버릴 터이니 자매님 두 눈으로 똑똑히 보시오.

젊은 놈 하나 죽는다고 예수원이 큰 일 날 것도 없고. 은혜 많이 받고 사십시오.”

내가 문을 박차고 나가려하자 헵시바가 울면서 나를 붙들었다.

“정말 죽으려는 거에요?”

“이 판국에 제가 농담하겠습니까?

당신은 내가 죽어야 진심을 알 사람이요. 이 팔 놓으시오.”

“진정하고 제 말 좀 들어보세요. 저는 오늘 하산해서 예수원을 당분간 떠나 있어야 해요.”

“예수원을 떠나든 말든 나는 지금 여기서 죽을 작정이오.”

“제가 떠난 뒤에 무슨 일을 저지른들 무슨 소용이 있어요?

또 아무리 형제님이 급하게 서두른다 해도 일의 순서가 있고, 결혼을 나 혼자 결정할 수는 없는 문제잖아요?”

“내가 지금 죽는다고 하니까 핑계 대는 거요?

시간 끈다고 해결 될 문제가 아니란 건 알죠?

헵시바 당신 생각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니요.

분명히 말하시오. 결혼 할 건지 안 할 건지. 딴 사람은 다 소용 없소.”

“알았어요. 이 정도 얘기하면 모르겠어요?

먼저 우리 부모님부터 만나 주세요. 어차피 오늘 부모님이 계신 서울로 가야해요.

어머니가 미국에 사는 언니네 집에 다녀 올 일이 생겨서 아버지 음식수발을 제가 들어야 할 형편이에요.”

“그거 참 잘 됐네요. 그러면 함께 가서 부모님을 만나 뵙고 허락을 받으면 되겠네요.”

“형제님! 정말 하느님께 확인을 해 보셨나요?”

“아니 그럼 확인도 해 보지 않고 이렇게 뛰어다니겠습니까?”

“형제님이 결혼을 하자고는 하지만 결혼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저에게 정식으로 청혼을 한 사람도 형제님이 처음이에요.

갑자기 나타나서 다짜고짜 결혼부터 하자고 하니 뭐가 뭔지 모르겠고.”

“결혼도 결단이요. 생각은 백날 해봐야 머리만 복잡해 질 뿐 아무런 진전이 없소.

자 그만 울고 짐이나 챙겨오시오. 나 여기서 기다릴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