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
심장 같은 아내를 허망하게 보내고
삼켜오는 역한 쓴물, 사무치는 쓰라림
강 다짐, 추슬러야지,
실히 붙들어 주소서
인연은 하늘같고 관계는 중한 것을
한 쪽 어깨 잃은 후에야, 쓴 약처럼 되새기고
보인다, 아픈 영혼들, 슬픔 녹인 다친 가슴들
부러지고 상하는 풀잎, 우리 마음 찬 목숨들
봄 햇살에 보듬겨 익혀져야 하는 것
들린다., 옹이 된 신음, 상함 덮어온 자국들
*35년 함께 살아온 아내를 폐암으로 2023년 6.11. 보냈다.
엄천강
엄천강에 가세 그려, 맘과 영혼도 씻어주는
사람에 지쳐 곤한, 목숨 훌훌 벗고 풀 때
살면서 다친 가슴 속, 감싸 어르는 맑은 물결
마음 누르는 일과 관계, 송판 같이 뒤는데
만져 펴주는 물의 리듬, 새 하늘도 심어주고
동심의 맘 뜨게 하면서, 그분 맘 안겨 주네
속상해 마세, 이젠, 다 흘러가는 거니까
아픔 설음, 쓴물 기억도 결국 녹고 탈색되고
강물은 모든 걸 끌안고, 늘 유유히 제 삶을 가네
* 엄천강은 산청군 금서면과 함양군 유림면을 경계 지으며 흐르는 강
< 2022, 12,9>
백현종
한국문학 문예현상 당선
아람 문학 신인상
경남 기독문학상
광나루 문학대상 선정
전라시조문학상
현 새축복교회 담임목사
첫댓글 목사님
감동적인 시
감사합니다
간단 약력도 함께 올려 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