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일요일 비. 《고전의 향응》 강의를 듣다.
종일 비가 내리다. 점심을 먹고 홍관이가 내 노트북을 조사하여 필요 없는 것을 지우고 보니, 한결 접속이 빨라지는 것 같다. 오후에 청도역에 나가서 기차를 타고 갔다.
저녁에는 고쳐둔 노트북을 열어 고전번역원의 《고전의 향응》 강의를 들었다.박석무 씨와 도올이 하는 정다산 선생의 《목민심서》와 다산의 시를 다룬 내용 70분짜리 강의 3회 분을 연거푸 듣고 나니 밤이 깊었다. 비가 온다고 하루 종일 별 운동도 하지 않았으니, 잠이라도 좀 늦게 자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대중강의로서는 내용도 흥미진진하다. 특히 박 씨의 다산 시문에 대한 놀라운 기억력과, 도올의 동서고금 문화에 대한 박식이 어울러져 강의가 매우 열기를 띄웠다. 그러나 간간이 현 집권자에 대하여 이름을 불러가며 쌍욕을 거침없이 내뱉는 것은 너무 지나친 것으로 보인다. 요즘 젊은 아이들의 말에 욕을 빼면 남는 게 없다고 하는데, 최고의 지식인이 이런 면에서도 첨단을 달리니 아무리 보아도 너무 고약한 것 같다. 욕을 하지 않고도 남을 비판할 수는 없을까?
9월 10일 월요일 오전 흐림. 《고전의 향응》을 계속 듣다.
오전과 오후 동안 날도 흐리고 해서, 바깥에 나가지도 않고 어제 보던 《고전의 향응》의 이조 시대 사화 이야기를 계속하여 보았으나, 앞서 보던 정다산 이야기 같이 재미가 있지는 않았다.
오후 4시 경 쯤에 골짜기로 들어가 보니 물이 많이 흘러 흥겨웠다. 몇 10분쯤 걷다가 내려와서 예교수 집에 들렀더니 내외가 반가워하였다. 한담을 좀하다가 집에 오니 아침에 동창회에 나갔던 내자가 돌아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