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시인 두보(杜甫)의 시(詩)
(50) 哀王孫(애왕손): 왕손의 신세를 슬퍼함
長安城頭頭白烏(장안성두두백오) 장안성 머리에 흰머리 까마귀
夜飛延秋門上呼(야비연추문상호) 밤에 연추문 위를 날며 울고
又向人家啄大屋(우향인가탁대옥) 또 인가로 날아가 큰 집을 쪼아대니
屋底達官走避胡(옥저달관주피호) 집안의 고관들은 오랑캐를 피하여 달아난다.
金鞭斷折九馬死(금편단절구마사) 황금 채찍 끊어지고 구마도 죽어
骨肉不待同馳驅(골육부대동치구) 골육들도 기다리지 않고 도두 말달려 달아나네.
腰下寶玦靑珊瑚(요하보결청산호) 허리엔 보석 구슬과 푸른 산호를 차고 있는데
可憐王孫泣路隅(가련왕손읍노우) 가련하구나! 왕손이 길모퉁이에서 눈물 흘리네.
問之不肯道姓名(문지부긍도성명) 물어도 성명을 말하려 하지 않고
但道困苦乞爲奴(단도곤고걸위노) 다만 괴로우니 종으로 삼아달라고 하네.
已經百日竄荊棘(이경백일찬형극) 이미 백날을 가시덩굴에 숨어다녀
身上無有完肌膚(신상무유완기부) 몸에는 성한 피부라곤 하나도 없어라
高帝子孫盡隆准(고제자손진륭준) 고종 황제 자손들 모두 코가 오뚝하여
龍種自與常人殊(룡종자여상인수) 왕족은 자연스레 평민과는 다르구나
豺狼在邑龍在野(시낭재읍룡재야) 이리떼는 장안 도읍에 있고 황제는 들판에 있으니
王孫善保千金軀(왕손선보천금구) 왕손이여 천금 같은 귀한 몸을 잘 보존하소서.
不敢長語臨交衢(부감장어림교구) 네거리에 있는지라 길게는 말 못하고
且爲王孫立斯須(차위왕손립사수) 왕손을 위해 잠시 서 있소
昨夜東風吹血腥(작야동풍취혈성) 어제밤 동풍 불어 피비린내 불어오더니
東來橐駝滿舊都(동내탁타만구도) 동쪽에서 온 낙타로 옛 도읍에 가득하네.
朔方健兒好身手(삭방건아호신수) 북방의 건아들의 좋은 몸집과 재주
昔何勇銳今何愚(석하용예금하우) 옛날엔 그리도 용감하고 날랬는데 지금은 어찌 그리도 어리석나?
竊聞天子已傳位(절문천자이전위) 가만히 들으니, 천자가 이미 왕위를 물려주어
聖德北服南單于(성덕배복남선우) 거룩한 덕으로 북쪽의 남선우를 복종시켰네.
花門剺面請雪恥(화문리면청설치) 화문에서도 낯을 베어 우리를 위하여 설욕을 원하니
愼勿出口他人狙(신물출구타인저) 남이 엿들을까 삼가 입조심 하소서.
哀哉王孫愼勿疏(애재왕손신물소) 애닯구나 왕손이여 삼가 소홀히 하지 마소.
五陵佳氣無時無(오능가기무시무) 오릉의 상서로운 기운 없을 때가 없다오.
●註 ※安祿山의 亂(난) 때 왕손이 곤액을 당한 모습을 읊은 시
*延秋門(연추문)-唐 宮苑의 서쪽 문 *胡(호)-오랑캐 호<안녹산의 반군> *九馬(구마)-황제의 말을 일컬음
*玦(결)-도려낼 결<구멍이 뚫린> *竄(찬)-숨을 찬 *肌(기)-살 기 *膚(부)-살갗 부 *肌膚(기부)-피부
*高帝(고제)-漢 高祖 劉邦(유방) *准(준)-승인할 준<견주다> *자손(王孫)
*이리<안녹산의 반군> *腥(성)-비릴 성 *橐(탁)-자루 탁 *槖駝(탁타)-낙타
*竊(절)-훔칠 절 *竊聞(절문)-몰래 듣다 *南單于(남선우)-북방 위구르족 *剺(리)-벗길 리(이)
*剺面(이면)-칼로 얼굴 가죽을 벗기다 *狙(저)-원숭이 저<엿보다> *五陵(오릉)-황실의 묘
(51) 哀江頭(애강두): 강(江) 머리에 서서 슬퍼함
少陵野老呑聲哭(소능야노탄성곡) 소릉의 촌 늙은이 울음을 삼키고 흐느끼며
春日潛行曲江曲(춘일잠항곡강곡) 어느 봄날 몰래 곡강 굽이를 걸었다네.
江頭宮殿鎖千門(강두궁전쇄천문) 강가 궁궐의 많은 문들은 모두 잠겨있는데
細柳新蒲爲誰綠(세류신포위수녹) 가는 버들과 새 부들은 누굴 위해 푸르른가.
憶昔霓旌下南苑(억석예정하남원) 지난 일을 기억하노니, 예정(霓旌) 깃발 남원으로 내려가니
苑中景物生顔色(원중경물생안색) 남원 속의 만물은 다 생기를 띄었네.
昭陽殿里第一人(소양전리제일인) 소양전 제일가는 미인이
同輦隨君侍君側(동련수군시군측) 임금의 수레를 타고 따르며 곁에서 모시네.
輦前才人帶弓箭(련전재인대궁전) 임금 수레 앞 재인은 활과 화살을 차고
白馬嚼嚙黃金勒(백마작교황금늑) 백마는 황금 굴레를 물렸구나.
翻身向天仰射雲(번신향천앙사운) 몸을 제처 하늘 향해 구름을 쏘니
一箭正墜雙飛翼(일전정추쌍비익) 한 화살에 두 마리 새를 맞추어 정확히 떨어뜨린다.
明眸皓齒今何在(명모호치금하재) 맑은 눈동자 하얀 이의 미인은 지금은 어디에 있나?
血汚游魂歸不得(혈오유혼귀부득) 피에 더럽혀져 헤매는 넋 돌아오지 못하는구나.
淸渭東流劍閣深(청위동류검각심) 맑은 위수는 동으로 흐르고 검각은 깊은데
去住彼此無消息(거주피차무소식) 떠난 자와 남은 자는 서로 소식이 없구나.
人生有情淚沾臆(인생유정누첨억) 인생은 유정하여 눈물은 가슴을 적시는데
江水江花豈終極(강수강화개종극) 저 강물, 저 강가의 꽃은 어찌 끝이 있으리오.
黃昏胡騎塵滿城(황혼호기진만성) 황혼에 오랑캐 말들이 성안에 먼지 가득 일으키니
欲往城南望城北(욕왕성남망성배) 성 남쪽으로 가려다 성 북쪽을 아득히 바라보네.
●註 ※少陵野老(소릉야로)-두보는 자신을 ‘두릉포의(杜陵布衣)’ 또는 ‘소릉야로(少陵野老)’라 했다.
*蒲(포)-부들 포<물풀> *霓(예)-무지개 예 *旌(정)-깃발 정 ※霓旌(예정)-황제의 깃발<무지개빛 무늬>
*南苑(남원)-玄宗의 行宮인 芙蓉苑을 가리킴
*昭陽殿(소양전)-漢나라 成帝가 총애하던 趙飛燕(조비연)이 거처하는 곳으로 당시 唐의 玄宗이 총애하던 楊貴妃를 빗대어 말함. 양귀비는 安祿山의 亂 때 馬嵬驛(마외역)에서 죽음
*劍閣(검각)-四川省 劍閣縣의 小劍山과 大劍山 사이의 험난한 棧道(잔도)
*嚼(작)-씹을 작 *嚙(교)-깨물 교 *勒(륵)-굴레 륵 ※嚼嚙勒(작교륵)-굴레를 씹다. *眸(모)-눈동자 모 *皓(호)-흴 호
*明眸皓齒(명모호치)-맑은 눈동자와 희고 깨끗한 이<楊貴妃> *沾(첨)-더할 첨 *臆(억)-가슴 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