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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영락경 제14권
39. 시방법계품(十方法界品)
그때에 세존께서 장차 멸도하고자 하고 그 뒤 90일 동안 반열반을 취하면서 사부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적에 마가다[摩竭國]에서 성불하였고, 이미 성불한 뒤에는 법락강당(法樂講堂)에 있었느니라.
시방의 항하 모래 수효의 온갖 보살이 모두 구름처럼 나의 처소에 모여서 저마다 권하여 나로 하여금 법을 설하게 하였었다.
그때에 보살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우발연화장(優鉢蓮華藏)이었다.
그가 나에게 말하였다.
‘세상 사람이 아주 우매해서 참 법[真法]을 모르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바른 뜻을 연설하시어 온갖 중생으로 하여금 해탈을 입게 하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파두마장(波頭摩藏)이었다.
그가 나의 처소에 와서 나에게 말하였다.
‘나고 죽음에 빠져서 5도(道)를 유전하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감로의 문[甘露門]을 열어서 오래 굶주린 이에게 제도를 입게 하사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희장(喜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와서 나에게 말하였다.
‘세상에는 고뇌가 많아서 12인연(因緣)에 얽히고 집착한 탓에 대성인(大聖人)의 얼굴을 뵙지 못했나이다. 오직 원컨대 꼭 제도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전단장(栴檀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5탁(濁)의 끓는 가마솥 같은 세상에서는 참되고 바른 법을 알지 못하나이다.
지혜의 태양이 이미 내려오시었으니, 오직 원하옵건대 어둠을 덜어 주옵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금강장(金剛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중생의 마음은 매우 치열하여 항상 5욕(欲)을 내어 탐내고 집착하나이다.
그래서 여래의 성품을 알지 못하나니, 오직 원하옵건대 법을 펴 주시기 바라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역장(力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온갖 세상은 무상(無常)해서 나고 멸함이 각각 한정이 있나이다.
높으신 어른께서 이제 내려오시었는데, 어찌하여 때로 법문을 설하지 않으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구장(無垢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높으신 어른은 지금 연꽃 같아서 여러 가지 진구(塵垢)에 집착하지 않으셔서 안팎이 모두 평등하시오니, 여래의 법을 펴 주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청정장(淸淨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하늘의 스승께서 오래 나타나지 않아서 세상 사람이 늘 어둠에 처했나이다.
높으신 어른이 이제 이미 내려오셨으니, 오직 원하옵건대 때로 법을 설하옵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여래장(如來藏)이었다.
그가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과거의 온갖 항하 모래와 같은 여래 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모조리 법을 설하셨나이다.
높으신 어른께서는 무슨 까닭으로 지금 잠자코 계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유음(濡音)이었다.
그가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상에 태어나 부처님 만나기 어렵고, 높은 경법(經法) 듣기도 어렵고, 사람의 몸을 받기가 어렵고, 중생을 제도해서 해탈시키기도 어렵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자씨(慈氏)였다.
그가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일체의 온갖 근심과 우환은 모두 은애(恩愛)를 말미암아 생기고, 세상에는 불법(佛法)에 어긋나는 사람이 많사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높으신 어른께서는 깨달음을 열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사자(師子)였다.
그가 앞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저 사람이 법을 듣고자 하면 세 가지 걸림의 형상[三礙形]을 끊어 없애야 하나이다.
높으신 어른은 이제 무상사(無上師)이시니, 원하옵건대 온갖 사람을 제도하시옵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량계(無量界)였다.
그가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의 힘은 두려운 바가 없고 법계는 부사의(不思議)하나이다.
과거와 미래의 부처님도 이곳에서 법을 설하시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허공장(虛空藏)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본무(本無)의 등정각은 물듦 없고 더럽혀진 바 없어서 평등하게 사람을 제도해 해탈시키시는데, 무슨 까닭에 고요히 계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혜조(慧造)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나고 죽음이 매우 괴로워서 마치 사람이 연못에 빠진 것과 같나이다.
높으신 어른께서는 이제 큰 배의 선장이시니, 오직 원하옵건대 때로 건져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광조(光造)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온갖 행이 이미 다해서 벌써 삼계의 고통을 여의었고, 자비의 네 가지 평등심과 본래의 서원도 이제 여기 있습니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법조(法造)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중생계는 헤아리기 어렵고 일체의 은애(恩愛)가 모여 있어서 삼보(三寶)가 오랫동안 끊어졌나이다.
원하옵건대, 높으신 어른께서는 법을 설하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착(無着)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지혜 광명이 내려와 비추어서 3독(毒)의 어두움과 세인의 다섯 괴로움[五苦]의 근심을 없애주시니,
오직 높은 어른께서는 바른 법을 연설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외(無畏)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뜻을 금강처럼 잡고 큰 서원도 매우 굳건해서 마음이 맑기가 허공과 같으니,
원하옵건대 온갖 액을 당한 사람을 구원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호각(護覺)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지혜 있는 사람이 내려 왔사오니 마땅히 무수한 사람을 제도하리라.
원하옵건대 온갖 것을 구제하여 피안(彼岸)에 이르게 하사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생(無生)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바른 법은 부사의하되 밝게 통달한 자는 너무나 적어서 무수한 겁에 행을 쌓았으니,
원하옵건대 그 공을 헛되게 하지 마사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신족(神足)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지혜의 눈[慧眼]이 이제 내려왔사오니 마땅히 어질지 못한 사람들을 제도하시리라.
본래 없음의 평등한 지혜로 온갖 고통과 우환을 여의게 해 주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으니, 그 이름이 뇌성(雷聖)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온갖 행은 본래 없다는 지혜로 일체를 통달하신 사람은 모든 번뇌를 완전히 끊으셨으니,
높으신 분이시어, 지금이 바로 그때이옵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뇌음(雷音)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은 일체를 초월해서 지혜가 수없는 겁을 행하고 스스로 났다 자연히 멸하니, 한량없고 지나침이 없는 높으신 분입니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상비(常悲)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높으신 어른은 본래 고행(苦行)을 쌓아서 나고 죽음의 어려움을 거치셨네.
부처님의 해[佛日]가 지금 이미 돋았으니, 어리석음의 어둠을 알지 말라.’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환화(幻化)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온갖 법을 생각해 보니 모든 것이 허깨비와 같아서 참다운 것 아니요, 도는 마땅히 평등해야 하나니,
원하옵건대 높으신 분께서는 때로 부연해 설해 주옵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염(無厭)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3세 중생의 고통은 8정도(正道)를 듣지 못함인데, 가장 훌륭한 분께서 이제 이미 내려왔으니 하늘의 스승을 목마르게 앙모한 지 오래입니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용맹(勇猛)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그래서 수없는 세상에 행을 쌓음이 헤아릴 수 없고 위신이 일체를 회복하오니,
원하옵건대 일체의 고뇌를 없애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각지(覺智)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 지혜가 한량없고, 법을 연설하심도 다함이 없네.
머무름이 본래 머무름이 아니오니, 바른 법륜(法輪)을 굴리시길 원하옵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으니, 그 이름이 선행(善行)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남이 없음은 본래 남이 없음인데, 오늘날 높은 분께서 이미 태어나 형상을 5탁악세(濁惡世)에 나타내셨으니, 온갖 사람을 제도해 주시길 원하옵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정견(正見)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삼계에서 으뜸가시는 높으신 분으로서 천상과 인간의 공양을 받고 법을 굴려서 대천세계를 진동시킬 텐데, 어찌 이렇듯 고요히 잠자코 계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법정(法淨)이었다. 그
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수없는 겁으로부터 높으신 어른의 공덕을 찬탄하고자 하여 백 가지 복업(福業)을 궁구해 다하지만 털끝만치도 미칠 수 없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상(無相)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본래 없음은 본래 모습이 없음이나이다.
높으신 어른은 지금 뭇 모습 내어서 행을 다하여 부처가 되셨는데, 어찌하여 선정에 드시었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부사의(不思議)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서 아뢰었다.
‘온갖 중생의 무리에서 나고 멸하는 괴로움을 보지 않고, 근본을 요달하여 온갖 모습을 아시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때를 따라 나아가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도수(導首)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일체 모든 법은 공하니, 인연으로 함께 합쳐져 모였을 뿐이나이다.
오래도록 법륜을 굴리지 않고 무엇을 위하여 바른 정(定)에 드셨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윤전(輪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평등하여 증애(憎愛)가 없음은 일체를 불쌍히 여기기 때문이니,
높으신 어른께서는 이미 돌아보셨으면서 어찌하여 다시 주무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량변재(無量辯才)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대성인 중에 높으신 이여, 겁수를 성실히 거치면서 이제 이미 정각을 이루었으니,
원하옵건대 일체의 사람을 불쌍히 여기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생진(生盡)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일체 모든 행의 근본은 다 무상(無常)으로 돌아가나이다.
항상하는 몸[常身]은 항상하는 몸이 아니니, 높으신 이께서는 지금 항상하는 몸을 계교하시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본말공(本末空)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허공은 변제가 없고 중생은 깨치기 어렵나이다.
본무(本無)의 여래가 나타나시었으니, 제때에 연설하심을 의심하지 마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다비(多悲)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대저 스스로 이롭고자 하는 이는 먼저 온갖 사람을 제도하나니,
높으신 이는 중생으로부터 나셨는데 이제 본래의 서원을 어기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현덕(賢德)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신족은 한량없는 법이고, 6바라밀은 늘고 주는 일이 없네.
여러 상호로 스스로 몸을 장엄하셨으니, 원하옵건대 높으신 어른께서는 이제 중생들을 굽어 살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일의(一意)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시방의 여러 보살은 모두 사바세계에 나아가 바른 법을 얻어 듣고자 하오니,
오직 높으신 어른이시어, 이제 깨어나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불허망(不虛妄)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세존께서 크게 사랑하고 불쌍히 여겨서 사유하다 바른 정(定)에 드셨네.
한량없음이 이미 양을 지났사오니, 때가 이르렀으므로 법을 설하사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희락(喜樂)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앎은 한량없는 행을 낳고, 행은 삼계 밖으로 지나가네. 높으신 어른은 지금 3세의 존자이시니,
원하옵건대 삼계의 사람을 제도해 주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본무(本無)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높으신 분은 이제 극히 신묘하여서 도력(道力)이 부사의하나이다.
성불하심은 중생을 위하심인데, 어째서 법륜을 굴리지 않으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마하연(摩訶衍)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3승이 한결같이 나아가되 아직 바른 법의 말씀을 못 들었나이다.
높으신 분은 이제 마땅히 분변(分辨)하시어 열반의 요체를 알게 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겁수(劫數)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인생은 마땅히 멸함으로 돌아가서 하나를 버리고 다시 하나로 나아갑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높으신 분이시어, 이를 다스려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게 하여 주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수증(受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의 고통 가운데 5음(陰)은 화(禍)의 근원이고 12인연으로 번뇌를 이어가니, 오직 높으신 분이여 뽑아 건져 주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불순(不眴)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저희들 사는 나라는 여기서 매우 멀고 머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이제 높으신 어른께서 법문을 설하여서 저로 하여금 듣게 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첩질지(捷疾智)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높으신 어른께서는 7각의(覺意)를 갖추시고 4등심(等心)을 갖추어서 마땅히 온갖 깨치지 못한 자를 깨치시네.
원하옵건대 높으신 분이여, 그들을 제도해 해탈시켜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상거수(常擧手)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대인의 여러 상호 원만하시고, 일체의 법을 나타내 드날리시네.
온갖 집착을 이미 여의셨으니, 또한 중생들로 하여금 여의게 해 주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법의(法意)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과거의 온갖 부처님은 법을 설하심이 한량 없으셨나이다.
높으신 분께서는 이제 이미 성불했사오니, 원하옵건대 제때에 법륜을 굴리옵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일월성만(日月盛滿)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세상이 모두 무상(無常)해서 일체가 다 공(空)으로 돌아가 생겨나는 바 없음을 이해해 아시었으니,
높으신 어른은 지금 사람 중에 제일 높으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량칭(無量稱)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몸이 깨끗하여 악(惡)을 짓지 않고 입이 청정하여 말이 신실(信實)하니,
일체를 초월해서 모든 하늘과 인간을 넘어섰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여등(無與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여래(如來)는 진여[如]로부터 와서 신(神)을 내려 나고 죽음을 제도하시나이다.
다만 때가 되면 법을 설하시는데, 무엇 때문에 우물쭈물 하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원리(遠離)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무앙수의 겁으로부터 때때로 부처님께서 마치 해가 나타나듯이 꽃을 피우셨는데,
어찌하여 광명을 나타내지 않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위신(威神)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10력(力)은 비할 데 없고, 공(空)ㆍ무상(無相)ㆍ무원(無願)을 얻으셨고, 법신(法身)은 수미산[安明]과 같나이다.
원하옵건대 감로(甘露)를 열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도력(道力)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공(空)을 관하여 상념(想念)이 없고, 행 또한 고요하여 멸하셨네.
이로부터 스스로 부처를 이루시니 천상과 인간이 공경하는 바입니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소의(無所倚)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중생의 거의 대부분은 해탈에 이르는 방편문을 알지 못하오니,
원하옵건대 높은 분께서는 앞에서 인도하시어 이내 무서움 없는 곳[無畏處]으로 이르게 하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한정관(閑靜觀)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사람의 마음은 흐르는 물같이 이어져서 생각 생각마다 모두 악함을 내나이다.
높으신 분께서는 그 근원(根源)을 끊으시고 싹의 징조마저 영원히 멸하여 없애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진의(無盡意)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나고 죽는 바다를 뛰어 넘고 청정하게 범행(梵行)을 수행하셨으니,
몹시 굶주려 허덕이고 있는 중생을 위하여 법문을 설하시어 배불리 만족시켜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불위신(不違信)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삼계에는 번뇌가 치열하여 중생이 믿고 의지할 데가 없나이다.
높으신 어른께서는 사랑하시고 불쌍히 여겨서 참된 법요(法要)를 설하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선권현(善權現)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일체의 장(藏)을 통틀어 다하고 무위의 경지[無爲境]에 편히 처해서 본래 없음의 행을 궁구해 다하셨네.
이제 높으신 어른께서는 무엇을 생각하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달본원(達本原)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4대(大)가 한곳에 모임은 모두 숙세의 식행(識行)을 말미암아서 어리석음과 애착이 함께 상생하였음이니,
원하옵건대 높으신 어른께서는 법을 보여 나타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산악(山岳)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여러 부처님이 일어나신 까닭은 삼천세계를 제도하시어 무명의 중생을 3악도(惡道)에서 영원히 끊게 하시려 함이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체각(逮覺)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얻지 못하신 것을 이제 이미 얻으셔서 나고 죽음의 근본을 심지 않으시네.
세존의 마음 항상 정에 드시었으니, 원컨대 선정(禪定)으로부터 일어나십시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현호(賢護)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일체 모든 법의 근본은 나고 멸하지만 본래 일어나는 바가 없네.
지혜로 삼계의 고통을 통달하여서 여러 가지 번뇌(煩腦)를 모두 끊으셨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여등(無與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모든 부처님의 법은 다르지 않아 오직 사람의 교화만을 근본으로 삼으니,
본래 평등의 뜻으로부터 와서 큰 자비가 이제 있는 바일세.’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대천(大天)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중생은 숙세에 한계가 있어서 여래의 형상을 뵈었어도 진제의 법[眞諦法]을 듣지는 못했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수시로 연설하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행도(行道)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제 몸의 색상(色相) 뵈오니 일체의 온갖 행을 갖추셨고 지극한 정성으로 정각(正覺)에 이르셨는데,
어찌하여 불사(佛事)를 행하지 않으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이구(離垢)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본래 높으신 분께서 발하신 원은 아승기나 되니,
저 뒤바뀐 무리들이 바른 길을 보게 하여 주소서.’
그때에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진(無盡)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얼굴을 뵈니 꽃이 핀 것 같아서 용모는 짝할 이가 없으며, 공덕은 여덟 가지 어려움[八難]을 지났는데,
무슨 까닭에 고요히 계시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희망(無希望)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10력(力)으로 불쌍히 여겨서 세상에 나오셨고, 하늘과 세상사람 교화하여 차안(此岸)으로부터 피안(彼岸)으로 이르게 함은 성현이 행하시는 업일세.’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불혜(佛慧)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 허공의 경계[虛空際]로부터 시방세계를 두루 채우도록 모두가 와서 법문을 들어 마음의 때를 씻어버리고자 합니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인본(人本)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삼계가 모조리 고통과 근심으로 가득 차, 도망쳐 피할 곳도 없네.
오직 원하옵건대 신력(神力)을 나타내시어 그대로 영원히 안락하게 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천왕(天王)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몸의 때[身垢]가 3백 5가지로서 항상 사람의 마음을 더럽히니,
마땅히 지혜의 빛으로 없애 주시어 남음이 없게 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노(無怒)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저는 평등한 지혜로부터 일부러 와서 높으신 분을 살펴 뵌 것은, 한량없는 법문을 들어서 본무(本無)의 행을 닦아 익히고자 함일세.’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욕(無欲)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제가 생각하오니, 과거에 부처님이 계셨는데 그 이름이 ‘능인(能仁)’이었나이다.
나아가 권하여 법을 설하게 함이 높으신 어른과 다름이 없었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입정(入定)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일찍이 듣사오니, 불도(佛道)를 이루어서 세 번이나 법륜을 굴렸다는데,
지금은 어찌하여 잠자코 계시면서 한 번도 굴리는 소리를 들려주시지 않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해상(海相)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제가 이제 통달한 지혜[通知]를 얻음은 모두 바른 법 들었기 때문입니다.
저 중생들을 불쌍히 생각하는 까닭에 여래 부처님에게 권하여 청하는 것이옵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사자후(師子吼)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한 모습[一相]은 본래 모습이 없어서 온갖 법이 모조리 공적(空寂)함은 중생이 통달하지 못한 바이오니,
높으신 어른께서는 이제 마땅히 분별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대호(大豪)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하늘의 존귀함은 너무나 우뚝하여서 어떠한 모습과도 비할 수 없네.
영락의 법으로 온갖 사람을 깨닫게 하심을 듣고자 하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낙거(樂居)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우담바라[優曇鉢]꽃이 억천 겁마다 피지만, 부처님은 그보다 더 희유(稀有)하시니,
어찌하여 지금 이렇게 나타나시어 스스로 숨나이까?’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취도(趣道)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법과 법이 스스로 상생해서 삼계의 유(有)에 물들지 않으니,
원컨대 일곱 가지 깨달음의 꽃[七覺花]으로 비 내리시어 온갖 사람을 널리 윤택하게 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강법(講法)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중생은 반연의 상념이 없고 마땅히 법의 인연으로 해야 공하고 청정해서 마음의 때가 없음을, 높으신 분께서는 마땅히 갖추어 분별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안통(眼通)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높으신 분은 본래 이 원을 행하여서 마땅히 제도 않은 이를 제도하시는데, 오늘 기회가 이미 이르렀네.
원하옵건대 공무혜(空無慧)를 설하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정상(無頂相)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세간은 매우 불쌍히 여길 만하니, 뒤바뀐 많은 중생이 바른 길에서 미혹하였나이다. 원하옵건대 지혜로 밝혀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득총지(得摠持)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과거의 세상을 기억하오니 높으신 이와 더불어 크게 서원하였나이다.
마땅히 항하 모래의 사람을 제도하여 무위의 언덕[無爲岸]에 이르게 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여등(無與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지금 높으신 분의 장광설(長廣舌)은 마치 꽃으로 얼굴을 덮으신 듯하나이다.
모두 정법을 설하심을 말미암기 때문에 이 복의 과보를 얻으셨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대시(大施)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여쭈었다.
‘높으신 어른은 본래 보시하던 분이지만 그 과보는 바라지 않으셨네.
이제 인중존(人中尊)이 되어서 우뚝하고 우뚝함이 곧 이와 같으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구경정(究境淨)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6바라밀의 큰 지혜가 마땅히 세간에 두루해서 어리석고 미혹한 무리로 하여금 모두 본래 없음의 행[本無行]에 나아가게 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착관(無着觀)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네 가지 변재[四辯]로 집착하는 바 없이 온갖 사람을 응대해서 낱낱이 의심을 끊음은 모두 숙세의 과보 인연을 말미암은 것이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호희(好喜)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옛적에 선지식을 인연하여 도에 나가는 법문을 이루었네.
이제 이미 성불하게 되었는데, 비법(非法)은 어떠한 과(果)인가?’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심심지(甚深智)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이르러 아뢰었다.
‘온갖 행을 일으키고 지어서 온갖 덕을 스스로 영락하였네.
오직 부처님만이 능히 연설하시어 유(有)로부터 변제(邊際)에 이르게 하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화만자(花鬘子)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여러 겁에 걸쳐 공덕을 쌓아서 진제의 법 없음을 아셨네.
덕이 삼계에 높으신 어른 되심은 이 법의 과보를 들었기 때문일세.’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색상(色相)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여래의 장육신(丈六身:佛身)은 금강이라서 지극히 무너뜨리기 어렵나이다.
원하옵건대 형상 없는 법으로 여러 많은 백성에게 미치게 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관외신(觀外身)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지금까지도 부처님의 광명을 못 보았으니 마치 햇빛이 비추어서 널리 온갖 어두움을 없애는 것처럼 위의(威儀)의 모습을 나타내 보여주시기 바라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구족상(具足相)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항상 무상(無常)한 법을 생각하고 뜻을 붙잡아 매어 선정에 들어가야 더러움을 여의고 삼계를 초월해 온갖 사람을 제도해 해탈시키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순숙근(純熟根)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여러 부처님의 행하신 법은 오직 사람의 제도를 일로 삼아서 이미 본래의 소원을 이루었으니, 장쾌(壯快)하나이다, 당시의 설법이여.’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중생근(衆生根)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법계는 부사의하고 중생의 뿌리도 마찬가지나이다.
원하옵건대 신족의 힘으로써 온갖 것에 나타내 보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통혜(通慧)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광명의 모습이 설산(雪山) 같아서 세상 사람이 높이 우러러보는 바이네.
이제 비록 하나의 보배는 뵈었사오나, 오직 원하옵건대 두 가지 보배 말씀해 주시옵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서 아뢰었다.
‘부처님의 도는 매우 깊고 묘해서 온갖 법을 강의해 주네.
마땅히 삼계에 왕이 될 수 있음은 일체 모든 법의 근본을 말미암음이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극미(極微)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시방의 여러 세존께서 우리들을 보내시어 여기에 왔나이다.
오직 바른 법을 듣고자 함일 뿐이라서 성현의 침묵을 즐기지 않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색신(色身)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들께서 계율의 청정하심을 갖추시고, 스스로 얻어서 다시 저에게 주셔서 온갖 소원을 채워 배부르게 하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정음성(淨音聲)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열 가지 지혜[十慧]ㆍ열 가지 무생(無生)ㆍ열 가지 법(法)으로 상념의 멸함을 알고, 10지(地)의 공덕을 갖추시고 10력(力)으로 원컨대 설법해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상정(常定)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나는 이제 가장 낮고 열등해서 온갖 지혜 널리 두루하지 못하나이다.
오직 원하옵건대, 높으신 어른께서는 오늘 저에게 신족의 도를 보여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무저(無底)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본래 제가 스스로 서원 발하기를 반드시 언교(言敎)를 들으려 하였는데,
높으신 어른께서 지금 설법하지 않으시니, 설법을 듣기 전에는 끝내 떠나지 않겠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염광(焰光)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부처님의 도는 매우 어려워서 법의 일어남이 다함이 없네.
능히 온갖 때를 깨끗이 하여야 응당 도의 참됨에 들어가리라.’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법안(法眼)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한량없는 총지문(摠持門)은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고, 법을 설하여 중생을 제도하여 불도를 이루게 하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자인(慈仁)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온갖 법이 매우 깊고 그윽하여 마치 허공에 실마리가 없는 것과 같으나, 그 근본을 통달하여 다른 도가 없으니, 이 때문에 인중존(人中尊)이라 호칭하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일승(一乘)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나고 죽는 번뇌의 때와 여덟 가지 어려움이 장애가 되어, 이 고통은 능히 건지기 어려우니, 오직 부처님만이 능히 제도해 해탈시킬 수 있나이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성명(盛明)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괴로워라, 늙고 병들고 죽음이여. 삼계의 큰 근심이로다.
지혜의 태양이 이미 내려오셨건만 잠자코 계시면서 법을 설하지 않으시네.’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장수(長壽)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세상 사람은 목숨이 짧아서 갱락(更樂)에 얽히고 집착하다 6식(識)에 잠식당하노니,
오직 원하옵건대 높으신 분께서 이를 소멸시켜 주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산수(算數)였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온갖 중생의 무리는 3독(毒)에 덮여 있으니,
원하옵건대 높으신 분께서 신(神)을 내려 법의 의약[法醫藥]으로 치유하소서.’
다시 보살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합만장(合曼掌)이었다.
그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소리가 시방을 진동하고 도(道)는 감로의 비를 내리네.
다함이 없는 깊은 법장(法藏)은 부처님이 아니시면 누가 능히 펴시랴?’”
이때에 세존께서 여러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이들 백천억 수의 보살이 각각 권유하면서 도의 법을 일으켜 공경했고 각각 은근하게 부처님에게 말씀드려 청하였다.
내가 바로 그때 혀의 광명[舌相光明]을 놓아서 삼천대천세계를 널리 비추었다가 도로 광명을 거둬들이고 나서 여러 보살에게 말하였으니, 내가 이제 장광설(長廣舌)을 얻은 까닭은 온갖 법이 모두 있는 바 없음을 분별하기 위해서였다.
다시 여덟 가지 소리로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 나라를 진동하여 모조리 듣고서 알게 하였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다시 여러 대중에게 게송을 말씀해 주시었다.
일체 모든 법의 근본은
인연이 합해서 생겼으므로
시방의 모든 국토는 본래
비고 적적하여 모두 형상이 없네.
도의 뜻이 자연히 드러나면
공덕의 온갖 모습 원만하며
안팎의 법이 형상이 없고
있는 바 없음을 분별하네.
나는 들었네, 이미 성불하여
온갖 사람을 제도해 해탈 시키는데
큰 법의 영락이 있어서
불국토의 청정을 장엄한다고.
그대들이 본말(本末)의 공(空)을 들어서
궁구해 다하고자 하면
낱낱이 마땅히 분별하여
무위의 언덕[無爲岸]에 이르게 하라.
내가 옛적에 네 가지 크게 서원하길
제도하지 못한 자를 제도하겠다고 했으니
어찌 여러 사람의 청을 기다려서
저마다 각각 원망의 마음을 갖게 하랴?
내가 본래 처음 뜻을 발하면서부터
또한 사람을 평등하게 대하여서 한정하지 않았으니
다만 인연이 도(道)에 미치지 않아서
이 때문에 다시 잠자코 있을 뿐이네.
그때에 그곳에 모인 온갖 보살들이 부처님의 게송을 듣고 나서 각각 기뻐 노래하고 춤추길 스스로를 억제하지 못하였다.
그리고는 모두 ‘훌륭하시다’고 칭송하면서 ‘전에 없던 일이다’라고 찬탄하였다.
여래께서는 장차 법의 가르침을 연설하여서 중생을 제도하고 해탈케 하여 법계를 이루어, 3세의 수고롭고 괴로워하는 자가 모두 해탈을 입게 하려고 하셨는데,
그때에 좌상에서 아직 신통을 얻지 못한 범부 학인 2만여 명이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다운 도의 뜻을 발하고, 각각 발원하여 착한 마음[善心]을 내서 이 큰 법의 영락을 듣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