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의 혐오와 계층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한문(漢文) 및 유교·동양 철학적 대안은 크게 개인적 성찰, 타인과의 관계, 사회적 분배의 세 가지 차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1. 개인적 성찰과 포용: 역지사지(易地思之)와 서(恕)
갈등 해소의 출발점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마음의 전환입니다.
서(恕): 공자 사상의 핵심으로, '내 마음을 미루어 타인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뜻입니다. 《논어》에서는 이를 "내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베풀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 기소불욕 물시어인)"고 정의합니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처지를 바꾸어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맹자의 법고창신 정신에서 비롯된 개념으로, 혐오 대상의 환경과 맥락을 먼저 이해하려는 태도를 뜻합니다. [1, 2]
2. 다양성의 인정과 조화: 화이부동(和 Barb 同)
계층 간 차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공동체적 대안입니다.
화이부동(和而不同): 《논어》에 나오는 말로, "군자는 서로 조화를 이루되 같아지기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획일적인 기준을 강요(同)하지 않고, 서로 다른 계층과 집단이 다양성을 유지하며 공존(和)하는 사회적 관용을 강조합니다.
구동존이(求同存異): 서로 같은 점을 먼저 찾고, 다른 점은 그대로 인정하며 남겨둔다는 뜻입니다. 갈등 상황에서 공통의 이익과 가치를 먼저 추구하는 실천적 지혜입니다. [1, 2, 3]
3. 경제적 불평등 해소: 균공(均公)과 여민동락(與民同樂)
계층 갈등의 본질적인 원인인 경제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철학적 방향성입니다.
불환과 환불균(不患寡 患不均): 《논어》 계씨 편에 나오는 말로, "백성은 부족한 것에 분노하기보다 불공평한 것에 분노한다"는 뜻입니다. 사회적 재화의 절대적인 양보다 공정한 분배와 격차 완화가 공동체 유지에 더 중요함을 역설합니다.
여민동락(與民同樂): 《맹자》에 나오는 통치 철학으로, "백성과 즐거움을 함께 나누다"라는 뜻입니다. 기득권층이나 상류층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지 않고, 사회적 취약계층과 성과를 공유해야 갈등이 사라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 화이부동
공자는 논어 자로편에서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라고 하였다. 군자는 서로의 생각을 조절하여 화합을 이루기는 하지만 이익을 얻기 위하여 주관을 버리고 상대방에게 뇌동하지는 않으며, 소인은 이익을 얻기 위하여 주관을 버리고 상대방에게 뇌동하기는 하지만 서로의 생각을 조절하여 화합을 이루지는 못한다는 뜻이다.
이어령 교수는 ‘엇비슷하다’라는 말에서 화이부동을 설명하고 있는데, ‘엇비슷’은 어긋났는데 비슷하다거나 닮았지만 닮지 않았다는 말로서 어긋남과 비슷함이라는 반대의 뜻이 ‘엇비슷’이라는 하나의 단어로 표현되는 것이 한국인 특유의 포용의식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신영복 교수도 和는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하고 공존하는 원리이고, 同은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원리라며 반목과 투쟁의 동의 원리에서 공존과 공영의 화의 논리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중국에서 和는 공자 이전에 안자가 제기하였다. 제나라 임금이 안자에게 화와 동은 다른가라고 묻자 안자는 다르다고 설명하며 和란 마치 국을 끓이는 것과 같아서 부족한 것은 보충하고 지나친 것을 덜어 내는 것과 같다며 화의 조화적 의미를 말했다.
이러한 안자의 화 사상이 공자에게 이어져 중용에서도 “희노애락의 감정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을 중이라 하고, 드러나 모두 절도에 맞는 것을 화라 한다. 중이란 천하의 큰 근본이요 화란 천하에 다 같이 통하는 도이다(喜怒哀樂之未發謂之中, 發而皆中節謂之和. 中也者天下之大本也, 和也者天下之達道也)”라는 구절이 있다. 감정이 발현되기 전에는 고요한 마음이더라도 이미 감정이 발현된 후에는 불균형을 맞추기 위해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