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48구간(왕승골-조침령)
1.산행코스 : 갈천마을(하늘애)-왕승골 /조경동사거리-평해손씨묘-968m삼각점봉-연가리골샘터갈림길-956m삼각점봉-드럼통-1061m봉-황이리/진흑동사거리-펑퍼짐한 봉우리쉼터-쇠나드리 안부-720m 삼각점봉-옛조침령(쇠나드리고개)-터널관리소(17:00)
0.하늘애(갈천마을)-1시간-왕승골정-30분-968.1m봉-30분-956m봉-1시간30분-1059m봉 -1시간40분-쇠나드리 40분-796m봉-20 -조침령-20분-터널관리소
2.산행거리 및 시간 : 15.0 km, 05시간00분
3. 산행 안내 : 서울경부-양양 06:30.07:30, 양양-갈천버스- 08:50, 택시-하늘애 30,000원
하늘재 출발(10:00), 단목령-진동리 펜션 도착(15:00)
현리버스 18:00 숙박 양양-조침령택시 25,000원
대성설피맨션 033-463-0859 017-722-0859.
0.흥부와 놀부 민박 033-463-0079.선녀와 나뭇꾼 033-463-5757.033-463-1100.(음식점).
0.두매산골민박:010-5375-7844 둥지산장:010-5378-1159, 033-463-1159
0.조침령 나무꾼과선녀 033-463-7790, 033-463-1100, 산골민박010-9058-3156.
갈천마을-조침령
지난 번에 대관령-진고개, 진고개-만월봉, 응복산-통마름 코스에서 장 시간 산행을 하여 양쪽 발가락과 바닥에 물집이 생겨 고생했으나 이번에는 왕승골-조침령, 조침령-단목령, 단목령-한계령 구간을 산행하기 위해 동서울에서 07:30.버스로 양양까지 가기로 하였다. 양양버스터미널에 오면 09:40. 갈천리 가는 버스가 있기에 급히 내려서 알아보니 시간표가 변경되어 11시 넘어 있다기에 할 수없이 택시를 26,000원에 대절하여 왕승골까지 갔다.
갈천리 임도를 따라 택시가 오르니 주변에 펜션과 전원주택들이 제법 있었다. 하늘애라는 주택 앞에서 내려 걸어서 올라가니 직진으로 계곡사이 등산로가 보여 무조건 올라갔다. 산객들이 별로 다니지 않은 길이라서 험하지만 왕승골 고개까지는 무난하게 올랐다.
왕승골삼거리에서 다리쉼을 한다. 조침령까지 12.9km 남았다는 표시를 보며 시원한 물과 사탕으로 간식을 하며 아픈 발 때문에 등산화를 벗었다. 오름이나 평지는 견딜 만 했으나 내림 길에는 아파오더니 나중에는 다리까지 살살 아파온다. 견딜 만은 하지만 오늘보다 내일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왕승골삼거리에서 느릿느릿 오르니 양지바른 곳에 죽은 자의 안식처인 평해 손씨 묘가 반긴다. 이 깊은 심산유곡(深山幽谷)에 마련한 터전이 대간꾼들이 들락거려서 쉼이나 제대로 하려는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인간들이 자주 찾으니 심심치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르내림의 부침(浮沈)이 생각보다 많아 짜증이 살짝 날 즈음에 긴 오름 끝에 쉼터가 있는 이정표에 도착했다. 다리쉼을 한참이나 하고 난 뒤, 쉼터에서 약 50m 정도 이동하면 968m봉 삼각점을 만나며 또 고도를 내린다. 등로 옆에는 활짝 웃고 있는 함박꽃(산목련)이 지루한 산행을 위로 한다. 조망마저도 없는 외로운 산길을 따르다 계곡수를 보충할 수 있는 샘터가 있는 연가리골삼거리에서 꽉 낀 등산화로 인해 아픈 오른발을 마사지하고 떠난다.
대간을 타시는 분을 제외하면 찾지 않을 심산유곡엔 자연친화적인 노거수들이 오히려 나의 눈요기가 된다. 쓰러진 참나무를 넘다 오른쪽 다리가 고사목을 스친 것만 같았는데 피가 흐른다. 피를 보기 전엔 아픈 것도 몰랐는데, 피를 막상 보고나니 아파온다. 엎퍼진 김에 쉬어 간다고 길옆의 쉼터에 주저앉았다. 불쌍한 내 발과 다리는 주인을 잘 못 만나 죽을 고생을 하는 구나. 인적이 드믄 곳이라 어쩌면 이산의 주인은 산돼지들 같다. 온 산을 뒤집어 놓은 그들의 작품성은 제로에 가까웠으나 그들이 왜 산을 내려오는가는 알만했다.
인간이 그들의 영역에 침범한다고 내려오는 것은 아닐 것인데 말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고라니로 추정되는 괴상한 소리들이 들려온다. 이 역시도 이 산의 주인이 하는 행위이니 내가 머라고 할 처지는 아닌 것 같다. 지금이 짝짓기 철인가? 한낱 미물에 가까운 그들도 짝을 찾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을 하는데, 우리 막둥이도 언제 그들의 짝을 찾아 나를 기쁘게 할지 모르겠네.
1080m봉에 오르니 조침령의 방향이 떨어져 이상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떨어진 이정표를 바르게 놓고, 우틀하여 한참을 진행하면 바람불이 삼거리를 만나고 곧이어 양양 서면의 황이리로 갈 수 있는 삼거리에 닿았다. 조침령까지 4.1km가 남았다고 알리고 있었으나 그 길이 만만치가 않았다. 다리도 아프고 .........
한참을 쉬었다가 조릿대 사이로 난 대간길을 따르다 보면 저 멀리로 장쾌한 설악의 능선이 자리한다. 왼쪽 귀때기청봉부터 중청과 대청으로 가는 마루금이 하늘금을 긋고 있어 감개무량하다. 설악을 만난다는 설렘은 언제나 나를 가슴 벅차게 한다. 그리고 발아래 도로가 보였으나 정작 조침령 임도를 만나는 것은 여기서부터 50여 분을 더 가서 만났으니 금방 산행이 끝날 것 같았던 오늘 산행은 지루하게 계속되었다.
옛 조침령이라는 쇠나드리에 닿았다. '소가 날아갈 바람이 분다'고 해서 쇠나드리란 이름을 얻었으니 예전에는 새들도 머물러 쉰 후 고개를 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지금의 조침령은 20여 년 전 군부대가 놓은 군사도로란다. 이렇게 조침령은 옛길을 잃어버리고 말았고 대간을 타시는 분들에게만 이렇게 그때의 명맥을 유지한다. 길 옆에 이복록(1960.1.9.~2016.5.14)님의 추모비가 눈길을 끈다. 백두대간을 3년 넘게 하시다가 3개 구간을 남겨두고 생을 마감하셨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데크를 만나며 좌측에 진동마을도 살짝 보이고, 곧이어 조침령의 임도를 만났다. 단목령방향으로 가서 조침령표지석을 만나고 날머리로 향할까 하다가 내일 어차피 표지석을 만나는데 굳이 갈 필요가 없다싶어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조침령터널관리사무소가 있는 곳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하산하다 생각을 하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높고 험하여 새가 하루에 넘지 못하고 잠을 자고 넘었다."고 하여 유래된 조침령을 만나고 나니 한결 마음은 편했다.
급히 임도를 따라 내려오니 조침령관리사무소가 보였다. 그 곳에서 진동리에서 내려오는 버스를 기다리다가 막차가 7시라해서 큰 길에서 무조건 내려가는 차를 잡기 위해 손을 흔들고 인사를 하고 했으나 모두 바쁜지 아니면 사고를 대비해서 그냥 거버렸다. 사실 입장 바꾸면 나도 가끔 고민을 한적은 있으나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동승을 한적이 있었다.
그래도 미련이 남아 계속 손들었더니 렉카가 가다가 급정거를 해서 현리까지 동승을 허락받고 급하다고 과속을 하며 달려갔다. 터미널 근처 모텔에 안내를 하고 가버렸다. 대간 산행에서 차편이 어려울땐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으니 참 고마운 사람들이다.
갈전곡봉(葛田谷峰)구룡령과 조침령을 잇는 백두대간의 능선에 있는 갈전곡봉(1,204m)은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과 홍천군 내면,양양군 서면(西面)에 걸쳐 있다. 서북 방향으로 뻗고 있는 능선은 가칠봉(1240m), 응복산(1016m), 구룡덕봉 등의 준봉들이 방태산과 연결된다. 산자라에는 방동약수, 개인약수 등 유명약수가 많고, 왕승골, 아침가리골, 연가리골, 조경동계곡 등의 깊은 골짜기가 많이 있다. 가칠봉, 사삼봉(1322m), 응봉산 등과 함께 태백산맥의 일부를 이룬다. 소양강의 지류인 방대천을 비롯하여 계방천, 내린천 등의 발원지를 이루고 있다
쇠나드리(옛조침령) 는 '소가 날아갈 바람이 분다'고 해서 쇠나드리란 이름을 얻었다. 바람이 세게 불어새들도 머물러 쉰 후 고개를 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조침령은 20여 년 전 군부대가 놓은 군사도로이다. 이렇게 해서 조침령은 옛길을 잃어버리고 말았고 대간 산꾼들만 그때 명맥을 걸을 수 있다.
왕승골 입구
조침령터널관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