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중등부 우수 "이디 왕 건불령 갑서!" / 김녕중

[김익두/아래아]

2010탐라문화제 제주어말하기대회 

중등부 우수상

이디 왕 건불령 갑서!

김녕중학교 : 깁지숙 김보영 고다영 ( 지도교사 장은경)

지숙이 : 할머니! 할아버지! 싯수과? 나 왓수다.
할망    : (뛰어 나오며) 아이고, 나 손지. 오늘 무신 날고? ᄒᆞᆨ교 안 갓이냐?
지숙이 : 오늘 토요일마씸.
할망    : 토요... 반공일! 반공일 ᄒᆞᆨ교 가는 날 아니가?
지숙이 : 요샌 ᄒᆞᆨ교 안 가는 토요일도 이서마씸. 놀토랜허연.
할망    : 기가? 알앗저. 이런 날도 ᄒᆞᆨ교 안 가곡, 경 글 족영 허영 이루후제 살아덜지카?
하르방 : (나오며) 저 할망도 보라. 아까운 손지 조작벳디 ᄆᆞᆯ럄시니.
지숙이 : 할아버지! 집에 싯구나양.
하르방 : 응, 오랏이냐? 자이 지레 보라. 하영도 컷저.
할망    : (돌아서며) 아이구 나 정신보라. (손녀를 잡으며) 글라, 낭간데레 ᄒᆞ끔 앚게.
하르방 : 요 설룬 애기. 오젠 허난 속앗저.
지숙이 : 할머니, 할아버지 보고판마씸. 할아버지, 할머니 엇엇이믄 나가 살아졋수과?
할망    : 허긴, 느 이디서 멧 년 우리영 ᄀᆞ찌 이섯주.
하르방 : 느 신 땐 ᄌᆞ미진 일도 하영 잇엇인디...
지숙이 : 나도 하영 튼나마씸. 산에 탈 타레 가곡, 앞이 갯ᄀᆞᆺ이서 구젱기, 보말, 깅이 잡앙 ᄉᆞᆱ앙 먹어난 거마씸.
하르방 : 느 바당에 가민 ᄌᆞ냑 때도 안 왕, 간 죽어불엇인가 헐 때도 셔낫저.
할망    : 게매, 요 앞이 갯ᄀᆞᆺ인 먹을 거 숨빡해낫인디. 무산디 이젠 엇인다.
지숙이 : 경헌디 무사 영 사름덜 하영 댕겸수과?
할망    : 응, 요샌 올레길인가 먼가 ᄒᆞ연 서울 사름덜 하영 온다.
하르방 : 우리 젊을 때추룩 ᄃᆞᆯ으멍 댕겨사주, 정 놀멍 걸으민 운동 뒈크라?
할망    : 경ᄒᆞ여도 사름덜 하영 댕기난 알녁집 점방도 잘 뒌댄 헙디다.
지숙이 : (바다를 향해 두 팔을 벌리며) 아, 좋다!
할망    : 게난 느네 어멍 아방은 잘 이시냐? 더위 먹진 안 햄시냐?
하르방 : 아따, 할망도 거 무신 왁왁헌 소리라? 

            아, 요새 사람덜이사 이녁만썩 집 소곱에 박아졍 써넝헌 ᄇᆞ름나는 에어콘덜 틀엉 사는디 더운 줄 알아?
지숙이 : 아버지가 막 ᄌᆞ듭디다. 할아버지, 할머니네 집 새로 짓어사 헐건디, 할아버지, 할머닌 말덴 허멍마씸. 

            경ᄒᆞᆫ디 할머니, 할아버진 무사 이 ᄒᆞ꼴락헌 집이서 사시켄허는 거우꽈?
하르방 : ᄒᆞ다 몰른 소리 말라. 느 이디서 ᄒᆞᆫ 메 칠만 살아보라. 

             이 이추룩 마리에 올라왕 앚이민 건드렁헌 ᄇᆞ름도 불곡, 바당도 봐지곡...
할망    : ᄒᆞ고 말고마씸. 야네 세계엔 ᄒᆞ루도 못 살컵디다.

           (지숙이를 바라보며) 나 넘은해 느네 집 간 숨 맥현 죽는 줄 알앗저. 

            ᄇᆞᆯ가도 왁왁해도 방에만 이서사 뒈곡, 아이고 건 징역살이라 징역살이. 

            창문 ᄋᆢᆯ아도 ᄂᆞᆷ이 집 벡만 싯고, 대문 ᄌᆞᆼ가지는 소린 가슴 ᄌᆞᆼ그는 거 닮아.

            이 방 저 방도 문 더꺼부난 ᄋᆢᇁ방 손지 베리지도 못 ᄒᆞ곡.
하르방 : 어떵 허당 배꼇디 나가난 무사 차덜은 경 ᄈᆞ르게 ᄃᆞᆮ는지 검치글락허연 댕기질 못햇저.
지숙이 : (손 벌려 바람을 맞으며) 배꼇디서 생각ᄒᆞᆫ 거보단 건드렁ᄒᆞ우다양?
하르방 : 말이렌 ᄀᆞᆯ암샤. 요새 젊은 사름덜 밧일도 심들댄 허멍 펜인ᄒᆞᆫ 것만 ᄎᆞᆽ앙 ᄆᆞᆫ 도시에 강 살멍 

            어떵 ᄒᆞ민 아파트나 장만해 보코 ᄌᆞ들아가는 거 보믄 영 ᄆᆞ슴에 안 들엉 못살켜.
할망    : ᄀᆞᆯ앙 몰라. 이 초집이 앚앙 이서보민 영 건드렁ᄒᆞᆫ 걸.
지숙이 : 아이고 우리 할아버지 하영도 알암수다양?
하르방 : 야인 무신, 나도 세상 ᄇᆞ리멍 산다.
지숙이 : 할아버지, 무사 이파트보다 건드렁헌고양?
할망    : 그건 초가 지붕ᄒᆞ고 벡담에 ᄒᆞᆨ ᄇᆞᆯ라부난 경 햄실거여.
하르방 : 지붕 더픈 건 새랜 ᄒᆞ는 거여. 웃드르 새왓디 막 나는 거주. 

            ᄀᆞ슬 들민 비어당 잘 ᄆᆞᆯ령 지붕도 일고, ᄂᆞ람지도 멩글고, 벨 걸 다 허느녜.
지숙이 : ᄂᆞ람지?
하르방 : 곡석이나 촐 눌엉 더플 때 쓰는 거 말이어. (지숙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지숙이 : 태풍 오민 벡 안터레 비 드릿비지 안 ᄒᆞᆸ니까?
할망    : 그건 나가 ᄀᆞᆯ아주마. 벡은 돌담 다운 우에 진ᄒᆞᆨ에 보리낭 놩 물에 꾸재기엉 ᄇᆞᆯ르난 ᄃᆞᆫᄃᆞᆫ허영 

            아명 큰 ᄇᆞ름 불어도 ᄀᆞᆽ인 채 싯나.
지숙이 : 들언보난 좋쿠다양. 경ᄒᆞ여도 아파트가 깨끗험니께.
할망    : 깨끗은 무슨 깨끗게. 느 아이 때 무사 이디 살안디? 그 아~ 머생 ᄀᆞᆯ아라... 아~
지숙이 : 아토피!
할망    : 으 튼낫저, 아토피. 느 아토피 허여부난 느네 어멍, 아방이 느 이디 살리왓주?
지숙이 : 이디저디 ᄀᆞ료완 죽어지컵디다.
하르방 : 이디서난 낫앗일 거여. 느 매날 뒷 뱅디 강 낭이영 살고, ᄒᆞ루에 멧번 바당에 강 몸 ᄀᆞᆷ곡, 

            저냑 먹엉 마당 멍석에 누엉 벨 세곡. 경허당 보난 낫인거라.
할망    : 느 들엇주이? 난 말다. 새집 짓으는 것 난 말다. 느네 아방도 안 큰 이 막살이가 나 집이어. 

            경허곡 이디서도 이젠 펜안해졋이녜. 지들커 허레 고지엘 감시냐, 불 ᄉᆞᆷ앙 밥허멍 내 마탐시냐?
하르방 : 느네 아방신디 ᄒᆞ다 ᄌᆞ들지 말렌 ᄀᆞᆯ으라. 난 허구정 헌거, 앗구정 헌거 ᄒᆞ나도 엇다. 

            경ᄒᆞ고 ᄌᆞ냥도 행 살아사주. 이신냥 쓰민 뒈느냐?
지숙이 : 알앗수다. 잘 ᄀᆞᆯ으쿠다.
할망    : (놀라며) 아이구, 말만 ᄀᆞᆮ단보난 우리 손지 굶지켜.
            (손녀의 등을 두드리며) ᄒᆞ끔만 시라. 실려운 물에 개역 타주마.
지숙이 : 할머니, 올레꾼 아지망덜도 불렁 ᄒᆞᆫ디 먹게마씸.
할망    : 느 잘 튼내엇저. 우리 손진 ᄌᆞᆫ샘도 좋아.
하르방 : (올레꾼들을 보며 큰 소리로) 아지망덜 이디 왕 시원ᄒᆞ곡 ᄃᆞᆯ코름ᄒᆞᆫ 개역 칸 것도 먹으멍 

            시원ᄒᆞ게 건불령 갑서.

이때 관중석에서 표준말로 '고맙습니다. 제주도는 바다 좋고, 공기 좋고, 인심도 좋아' 라는 말이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