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언니가 낮에 본 영화 "어떤 여인의 고백" 이야기에서 생존하기 위한 그 여인의 행동, 삶을 만났습니다.
생존.
언제 이 단어를 만났던가 떠올려보니
학창시절 경험한 포이동 빈민현장활동이 그려집니다. 2005년 여름이었던 것 같아요. 생존권이 위협받는 현실을 보고 들으면서 만났지 싶습니다.
그 때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것 같은
생존, 생존권이 어떻게 다른 권리와 공존 혹은 상충할 수 있는가, 이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아부지께 생존권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거 잖아요. 라고 말씀드린 기억이 납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조차 정리되지 않아 복잡하기 그지 없었지만 눈 앞에 보는 것들 듣는 것들에 놀라고 기가 막히고 슬퍼했던 것 같아요.
생존권 이외의 다른 권리를 이야기 하는 것은 사치처럼 느껴졌던
강남구청이, 청계천이 그렇게 밉게만 보였던
그 때 당사자 아저씨들이 부르셨던 노래
나도 옆에서 곧잘 따라 불렀던 노래
청계천 8가
그 때 아저씨 노랫소리의 깊이를
예나 지금이나 저 어찌 알겠습니까..
부끄러운 마음으로 몇 해 만에 가사를 읽어봅니다.
<청계천 8가> - 천지인
파란불도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가는 사람들
물샐틈없는 인파로 가득찬
땀냄새 가득한 거리여 어느새 정든 추억의 거리여
어느 핏발 서린 리어카꾼의 험상궂은 욕설도
어느 맹인부부 가수의 노래도
희미한 백열등 밑으로 어느새 물든 노을의 거리여
뿌연 헤드라이트 불빛에 덮쳐오는 가난의 풍경
술렁이던 한낮의 뜨겁던 흔적도 어느새 텅빈 거리여
칠흑 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가를
비참한 우리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
끈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