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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07. 25. 수요일. 실습 여섯째 날
배우고 깨달을 수 있어 감사합니다.
‘나아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진행하고 정리하는 데도 당사자인 아이들이 주인 노릇 하게, 주체로 참여 기여하게, 주선하고 거들어 줍니다. 아이들이 만들고 누리는 아이들의 삶이 되게 합니다.’ 복지요결 140쪽
아이들을 만납니다. 만나는 시간이 제한적입니다. 시간이 부족할수록 아이들보다 제가 먼저 이루어내는 일되기 쉽겠습니다.
‘선한 마음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의식 없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합니다.’ 김세진 선생님
제가 먼저 이루어내기보다 당사자에게 어떻게 물어볼지 준비하는 시간이 더 필요합니다. 당사자가 주인 노릇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 선한 마음만 가지고 있다면 온전히 당사자의 삶을 살도록 돕기 힘들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이들을 만날수록 느낍니다.
아이들에게 말할 때, 제안과 제한의 경계선이 어디일지 고민됩니다. 하나를 이야기해도 조심스럽게 됩니다. 아이들과 함께했던 경험들에 비추어 만나다보니 더 조심스럽습니다. 주춤거리게 됩니다.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부터 물어봐야할지 고민됩니다.
“묻기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모를수록 선행연구 해야 합니다. 「나가놀자」나 「왁자지껄 호리목이야기」 같은 책을 보고 배워야합니다.” 김미경 선생님
책을 보며 당사자와 첫 만남, 기획 단계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고, 이 어려움들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배워야겠습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전임자의 지혜를 배워야겠습니다.
실습일지를 기록하며 하루를 되돌아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그 때 그 때 할 일이 많다는 이유로 아쉬움에서 그치지 않도록 유의해야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풀어나갈 수 있을지 배우고, 묻고, 더 궁리하겠습니다.
“합동연수 때 한덕연 선생님의 복지요결을 듣는데 김세진 선생님과 같이 고개를 끄덕인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김세진 선생님과 나의 끄덕임의 깊이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수없이 고민하고, 배우신 김세진 선생님의 끄덕임은 얼마나 깊으실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미경 선생님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나의 끄덕임에 깊이는 어느 정도인가?’ ‘어느 정도 인지 논할 수 있는 단계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지요결을 읽을 때 오는 마음의 울림은 치열한 고민과 경험이 쌓이며 깊어집니다. 시작인만큼 많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백지인 만큼 더 다양한 색을 입힐 수 있습니다. 부족할 때 더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아쉬운 부분들은 그 때 그때 성찰하면서 채워나가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더 공부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겠습니다.
기획단 6명 다 모였습니다
오후에 아이들과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민지와 의논했습니다. 확정된 4명에서 추가로 2명 모집하여 6명의 기획단을 구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궁리해보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친구야 놀자’ 활동을 마쳤을 때 아이들의 둘레 사람을 더 남길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했습니다.
‘나만의 초대장’을 만들어 둘레 사람을 초대하기로 했습니다. 초대장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서 기본 틀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송정초 남학생 2명 접수 들어왔어요. 5학년 2명입니다. 접수한 장한 어머니께 전화 왔어요. 오후에 연락드리면 재혁 (한이 친구) 연락처 알려주신다고 하셨어요.” 한수현 선생님
비록 만들고 있던 ‘나만의 초대장’ 틀을 만드는 것은 중단해야 했지만 우리가 계획했던 6명이 다 모여서 정말 기뻤습니다.
둘레사람에게 물으니 답이 보입니다
시암, 소민, 은서, 상현과 만날 준비하며 전화했습니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친구야 놀자’ 조민지, 최영경 실습생입니다!”
“아~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머니~ 오늘 아이들과 2시 30분에 만나기로 했는데요. 시암과 소민이가 소민 집 앞에 모이기 좋은 공원이 있다고 해서 그곳에서 모이려고 합니다. 그늘지고 8명 정도 같이 앉기에 괜찮은 곳인가요?”
시암 어머니께 여쭤봤습니다.
시암에게 전화했습니다. 아직 방학이 아니어서 시암 어머니께서 받으셨습니다. 인사드리고 소민 집 앞 공원이 만나기 적당한 장소인지 여쭤보았습니다.
“네~ 소민이가 마곡 6단지에 살아요. 마곡6단지 안 공원이 그늘도 져있고 바람이 잘 풀어서 시원할거에요. 아이들이 앉아서 이야기 할 수 있는 탁자와 의자도 잘 되어 있어요.”
“마곡 13단지 쪽에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공원하나가 있어요. 거기서 아이들 놀기도 좋겠어요.”
시암 어머니는 공항동 안에서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곳을 잘 아십니다. 하나를 여쭤봤더니 둘을 알려주셨습니다. 둘레 사람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니 일이 하나하나 술술 풀립니다. 아이들과 신나게 놀기 좋은 장소 더 알게 되어 기쁩니다.
소민네 마곡 6단지 안 공원 아이들이 모이기 적당한지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 시암 어머니 감사합니다. 아이들과 놀기 좋은 장소 더 알게 되어 기쁩니다. 아이들이 공항동 안에서 놀 곳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만남 준비하기
시암, 소민에게 연락했습니다. 2시 30분에 만날 수 있는지 묻고, 함께하는 송정초 5학년 상현과 은서를 반갑게 맞이해 줄 수 있는 지 물었습니다.
“시암, 소민~ 우리 오늘 소민네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한 것 기억나죠~?”
“네!”
“소민과 시암이 선생님들 당사자 면접할 때처럼 언니, 오빠 반갑게 환영해주면 좋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좋아요!”
“축하해줘도 괜찮겠어요~?”
“네!”
“그러면 언니, 오빠들이 차에서 내리면 플랜 카드를 들고 환영해줘도 되고, 손을 흔들고 환영해줘도 돼요. 시암과 소민이 하고 싶은 대로 환영해줄 수 있을까요~?”
“네~!”
처음 보는데다가 언니, 오빠라서 부탁 들어주기 쉽지 않았을 텐데 흔쾌히 된다고 해준 시암, 소민에게 고마웠습니다. 당사자 면접 이후, 두 번째 환영 인사를 하는 시암과 소민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궁금합니다.
은서와 상현에게 연락하여 만남 장소를 확인했습니다. 소민과 시암이 추천해준 소민이 사는 마곡6단지 안의 공원에서 만나도 괜찮은지 물었습니다. 괜찮다고 동의해주어 만날 장소를 확정했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나 자기소개를 게임처럼 하려고 해요. 펜과 종이가 필요할 것 같아요. 혹시 빌려줄 수 있을까요?”
은서와 상현에게 묻고, 부탁했습니다.
“네~ 종이는 몇장 필요해요?”
“음 우리가 6명이니 6장 가져와주면 좋겠어요!”
“네~ 6장 가져갈게요!”
“펜은 가져갈 수 있는 만큼 가져갈게요.”
은서와 상현은 종이와 펜 잘 챙겨주겠다 했습니다. 동생들과 함께 자기소개 할 수 있도록 부탁들어준 은서, 상현 고맙습니다.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송정초에서 은서와 상현 만났습니다. 다 같이 만나기로 한 소민네 집 앞 공원에 도착해 내렸습니다.
소민과 시암은 두 손을 볼에 대며 부끄러워한 것도 잠시, 곧이어 손을 흔들며 환영해주었습니다. 은서와 상현도 처음 만나 쑥스럽지만, 손을 흔들며 인사해주는 동생들이 있어서 그런지 미소를 머금고 시암과 소민이 있는 곳으로 걸어갔습니다.
“시암이랑 간식 준비했어요. 계란이랑 빵이랑 과자 준비했어요. 냉장고 이곳저곳 찾아보며 엄마가 넣어놓으신 커피도 가져왔어요.”
소민은 이번이 두 번째 만남입니다. 꿈샘누리 공방에서 처음 만나 인사할 때 부끄러워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던 소민입니다.
선생님들 커피 챙겨준다고 냉장고 이곳저곳 찾았다는 소민 말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습니다. 선생님을 귀히 여겨주는 소민의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표현해주어 고맙습니다.
민지, 은서, 상현, 소민, 시암, 영경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동그란 책상 앞에 은서, 시암, 소민, 상현과 함께 둘러앉았습니다. 처음 만나 어색한지 다들 서로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자기소개를 재밌게 하기 위해 게임으로 준비했습니다. 종이에 질문을 적고 한명씩 뽑아서 대답하는 게임입니다. 서로 궁금한 것에 대해 물으며 알아가는 시간 가졌습니다. 누구부터 하면 좋을지 아이들이 직접 순서를 정하여 진행했습니다.
시암, 소민, 상현, 은서가 서로에게 물은 질문지
'친구들이랑 함께하고 싶은 놀이는 무엇인가요?’
“물총놀이요!”
시암이 질문을 뽑고, 답했습니다.
“물총놀이 재미있는데! 우리집에 물총 있어요!”
소민이 손을 들며 시암 말에 공감했습니다.
“장미 놀이터에서 해봤는데 재미있었어요!”
상현이가 밖에서 놀아본 경험을 토대로 어디서 하면 좋을지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물총놀이 좋다! 페트병에 구멍 뚫어서 물총 만들 수 있어요!”
은서기 고개를 끄덕이며 나만의 물총을 만드는 법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페트병 앞에도 뚫을 수 있고, 뒤에다가 뚫을 수도 있어!”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니 아이디어가 샘솟습니다. 아이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집니다.
“다음 모임 때, 한이와 재혁이 만날 때 물총놀이 하면 더 재미있겠는데요~?”
“맞아요~!”
“물총 만들어와야지~”
“지금 하고싶다!”
역시 더운 여름날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는 물놀이 인가 봅니다. 어색하다가도 물놀이 이야기가 나오니 떠 들썩 해졌습니다. 나만의 물총을 만들어 물총놀이 할 생각을 하니 더 신나 보입니다. 벌써 물총놀이를 하는 것처럼 신났습니다. 어떻게 놀면 좋을지 서로 의논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흐뭇해집니다.
'저쪽에 놀이터 있는데 시간 남으면 거기 가서 놀아요!'
놀이 이야기가 나오니 신이 난 아이들을 보니 시암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회의하기 전에 놀이를 먼저 했다면 아이들끼리 더 빨리 친해졌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 만남 때는 하고 싶은 놀이를 먼저하고 회의를 하는 것이 어떨지 아이들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
제 차례가 와서 어떤 종이를 뽑을까 했는데 아이들이 서로 자신의 것을 뽑아 달라했습니다. 어떻게 할지 고민 되었습니다. 공평하게 뽑도록 눈 감고 질문 종이 뽑아보겠다 했습니다.
서로 자신의 것을 뽑아달라면 제 손에 쥐어주기도 하고 “오른쪽이요!”라고 외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기를 원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깨달은 것 마음속에 새겨 아이들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겠습니다.
“이 주변에 같이 놀만한 놀이터 있어요~?”
회의가 끝난 후, 한수현 선생님께서 마곡6단지를 잘 아는 소민에게 물으셨습니다.
“여기서 가까운 곳에 놀이터 있어요.”
“그럼 길을 잘 아는 소민이가 시암, 처음 여기 온 은서언니, 상현오빠에게 길 안내 해줄 수 있어요~?”
“네! 제가 가르쳐 줄게요!”
소민을 보니 친구, 언니, 오빠에게 직접 길을 안내해 줄 생각에 신이 나 보입니다. 은서와 상현, 시암도 소민이가 길을 안내해준다고 하니 더 궁금해 하며 소민의 안내를 받아 놀이터로 갔습니다. 소민덕에 놀이터 잘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안내해줘서 고맙습니다.
“놀이터 오면 주로 하는 놀이가 뭐에요?”
“물귀신 놀이!”
“우리 물귀신 놀이해요!”
“우와~ 재밌겠다!”
자기소개 때 어색했던 아이들이 놀이를 하며 자연스레 이야기하고,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몇 분 동안 놀면 좋을지 서로 의논했습니다. 30분간 놀기로 결정했습니다.
“으아아 내려간다!”
소민이 술래인 시암에게 잡혀서 미끄럼틀 아래로 내려갈 때였습니다.
“시암아! 나를 잡아!”
은서가 소민을 대신해 희망의 발을 뻗어주었습니다.
처음에 만났을 때만 해도 어색했던 소민과 은서입니다. 하고 싶은 놀이를, 아이들의 규칙대로 하다 보니 자연스레 어울리고 대화했습니다. 서로 돕는 법도 배웠습니다. 갑자기 뭉클해졌습니다.
아이들이 왜 놀이를 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아이들의 밥 ‘놀이’를 제 때 잘 챙겨먹을 수 있도록 옆에서 잘 거들어야겠습니다.
놀다보니 어느새 30분이 지났습니다. 아이들은 더 놀고 싶어 하는 눈치였습니다. 아이들과 의논 후 3분만 더 놀기로 했습니다. 각자 의견이 다르지만 서로 묻고, 의논하며 아이들끼리 시간을 조정했습니다. 상현은 의논 사항이 있을 때, 은서와 동생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잘 따라줬습니다. 서로 배려하는 모습이 귀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놀이라는 구실로 친해지는 상현, 은서, 시암, 소민
아이들은 더 놀고 싶었지만 약속했던 놀이시간을 지키기 위해 다음에 더 놀기로 하고 갈 준비를 했습니다.
“목말라요.”
“저도요!”
아이들은 놀이에 흠뻑 젖은 뒤 물을 마시고 싶어 했습니다.
“어떻게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을까?”
“물 마셔요!”
“어디서 물을 구할 수 있을까?”
한수현 선생님께서 작은 것 하나도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셨습니다.
“우리 경비아저씨께 물 주실 수 있는지 부탁해보면 어떨까~?”
“어린이집 선생님께 물 주실 수 있는지 부탁해보는건 어때요~?”
아이들이 지역 주민께 자연스레 묻고, 부탁할 수 있도록 제안해주셨습니다. 사정상 경비아저씨와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물을 주실 수 없었습니다. 물을 얻진 못했지만, 지역 주민께 묻고, 의논한 이 과정이 아이들에게 귀한 경험으로 남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우리 물 없으면 편의점에서 사먹어요!”
“나 5000원 있어요! 내가 사줄게요!”
아이들은 물을 먹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소민은 5000원이 있다며 한 사람당 물 하나씩 사주겠다고 했습니다. ‘나’만이 아닌 ‘우리’를 생각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귀하고 좋았습니다. 함께 활동하는 시암, 은서, 상현과 선생님들까지 생각해준 소민 고맙습니다.
편의점에서 스스로 계산하는 소민과 시암, 상현
편의점에서 물을 고르고 스스로 계산한 뒤 다음 날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기대로 가득했던 첫 만남이 드디어 끝났습니다. 활동을 마치고 돌아와 어머니들께 연락드렸습니다. 은서 어머니께서 ‘친구야 놀자’ 활동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탁월한 선택~!’이라 해주셨습니다. 민지와 한수현 선생님과 이 문구와 사진을 보니 감동의 물결이 밀려왔습니다. 활동을 마치고도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느끼시도록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막중한 책임감이 듭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민지와 아이들과 첫 만남이 어땠는지 서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이 놀이를 먼저 했다면 더 친해졌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아이들에게 묻고, 의논하기를 잘 했는지 헷갈렸습니다. 다음 만남에는 아이들끼리 묻고, 의논하기를 더 잘할 수 있도록 민지와 옆에서 잘 거들기로 다짐 했습니다. 오늘 함께해준 민지 고맙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같이 궁리하는 동료가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됩니다.
전임자 선생님들께 묻고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내가 지금 잘 하고 있는 걸까?’ ‘주체성을 잘 세워주고 있나?’ 아이들과 함께하며 끊임없이 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한수현 선생님께 오늘 잘한 건지,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피드백 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이들에게 친구들이라고 부르는 것은 좋지 않아요. 엄밀히 말하면 영경 선생님에게 아이들이 친구들이 아니잖아요. 호칭을 주의해야 해요. 듣고 배웁니다.”
교회에서 유치부 아이들에게 ‘친구들~’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오늘 제가 사용한 단어가 잘못된 것임을 배웠습니다. 질문뿐만 아니라 부르는 호칭도 주의하겠습니다.
“선생님 제가 기록을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요?”
“나만의 글을 쓸 수 있어야 해요. 슈퍼비전 받고, 선행연구 등을 통해 배우면서 자신의 가치관과 비교하며 선별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내 글로 받아들이고 잘 작성할 수 있어요.”
핵심을 잘 짚어주셨습니다. 고민하고 있던 부분들, 놓치고 있던 부분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한걸음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신 한수현 선생님 감사합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전, 신현숙 선생님께서 사회사업 잘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주셨습니다.
“사회사업 할 때, 사업으로 느끼면 안돼요. 뭐든 좋은 것도 일이 되면 힘들어져요.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해야 해요.”
아차, 싶었습니다. 비전 나눔 할 때 이번 활동 진지하게 하기 보다는 진솔하게 즐기겠노라 다짐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묻고, 의논하기를 고민할수록 즐기지 못하고 있던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내일 아이들과의 만남은 진지함보다는 진솔함으로 대해야겠습니다. 즐기겠습니다. 아이들의 삶에 놀이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한 달 되도록 민지와 함께 궁리하겠습니다. 깨닫도록 도와주신 신현숙 선생님 감사합니다.
처음이라 떨리기도 하고 어색했지만 아이들 모두 웃으며 헤어짐에 감사합니다. 한과 재혁도 함께하는 ‘친구야 놀자!’ 다음 만남은 어떨까요? 기다려집니다! 선생님들께 배운 것을 토대로 내일도 잘해보겠습니다!
시작과 끝은 감사로
매일 아침 감사기록 올려주는 채령 고맙습니다.
경쾌한 노래로 하루 시작 즐겁게 해 준 지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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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이들에게 말할 때, 제안과 제한의 경계선이 어디일지 고민됩니다. 하나를 이야기해도 조심스럽게 됩니다. 아이들과 함께했던 경험들에 비추어 만나다보니 더 조심스럽습니다. 주춤거리게 됩니다. 아이들을 만날 때마다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부터 물어봐야할지 고민됩니다.
- 복지소학 13쪽 格物致知(격물치지), 14쪽 誠意正心( 성의정심)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13쪽 格物(격물) - 사회사업은 사람과 사회에 대하여 행하는 일이라, 사람과 사회의 格(격)곧 사람다움과 사회다움을 탐구하는 데서 비롯합니다.
아이들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를 실천하니 고맙습니다. 복지소학에서 ‘사람다움’을 탐구해야 한다고 합니다. 더하여 사람의 복지를 이루고 누리며 사람 사는 사회답게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誠意正心 합니다.
마음을 ‘당사자의 삶, 지역사회 사람살이’에 두는가, ‘복지사업’에 두는가? 어느 쪽에 중심이 있는가? 사회사업은 이로써 아주 달라집니다. 사회사업 이론과 실제가 대개 이로써 좌우됩니다. 이는 실로 사회사업의 만능 해법이요 만능 독법이라, 사회사업은 正心에 달렸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시암 어머니는 공항동 안에서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곳을 잘 아십니다. 하나를 여쭤봤더니 둘을 알려주셨습니다. 둘레 사람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니 일이 하나하나 술술 풀립니다. 아이들과 신나게 놀기 좋은 장소 더 알게 되어 기쁩니다.
- 시암 소민과 만나기 위해 날짜, 시간 장소까지 잘 물었습니다. 공항동은 복지관이라는 공간을 떠나 당사자가 있는 곳, 당사자의 삶터, 당사자가 잘 알고 있는 곳을 묻고 부탁하여 그 곳에서 진행하길 바랐습니다. 이를 잘 실천해주어 고맙습니다. 오늘은 시암 소민이 소개해주는 공간에서 회의 했지요. 그늘, 탁자, 의자가 잘 마련되어 있는 곳이었어요. 시암 소민이 잘 알고 있는 놀이터, 손 씻는 곳 안내해주었어요. 잘 따라 다녔습니다. 잘 했어요.
“시암이랑 간식 준비했어요. 계란이랑 빵이랑 과자 준비했어요. 냉장고 이곳저곳 찾아보며 엄마가 넣어놓으신 커피도 가져왔어요.”
- 시암 소민이 준비한 간식에 담긴 마음이 귀해요. 시암 소민 마음이 이후 ‘친구야 놀자’에서 어떻게 퍼져나갈지 기대됩니다. 부모님 단체 대화방에서 이를 보시고 귀하게 여겨주셨지요. 부모님께서도 시암 소민 마음을 귀하게 생각 하셨으거라 믿어요.
회의하기 전에 놀이를 먼저 했다면 아이들끼리 더 빨리 친해졌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음 만남 때는 하고 싶은 놀이를 먼저하고 회의를 하는 것이 어떨지 아이들에게 물어봐야겠습니다.(중략) 처음에 만났을 때만 해도 어색했던 소민과 은서입니다. 하고 싶은 놀이를, 아이들의 규칙대로 하다 보니 자연스레 어울리고 대화했습니다. 서로 돕는 법도 배웠습니다. 갑자기 뭉클해졌습니다.
- 은서 상현, 소민 시암이가 처음 만난 날 서로가 어색했던 순간이 있었죠. 말을 걸어보기도 했고 간식을 권해 보기도 했지요. 준비해온 종이와 펜을 빌려 써보기도 했는데 어색함이 쉽게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정답이 ‘놀이’에 있었지요. 이야기 하는 동안 말을 아끼던 상현이 놀이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웃음을 보였습니다. 그 모습이 아직 기억이 남아요. 상현이의 웃음이 지금도 떠오릅니다. 소민이가 은서에게 처음 ‘언니’라고 불렀지요. 아이들이 편을 나누어 놀이 하며 “우리가 같이 해보자.”라고 했어요. 뭉클했습니다. 가슴 뛰게 기뻤습니다. 정답은 ‘ 놀이’에 있음을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