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리전자 올릴 생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약간의 형식?을 갖추어 봤습니다.
사진을 올리고 보니 지저분하고 녹도 쓸고... 턴 한쪽 구석으로 치운지 몇년된거 같습니다. ㅎㅎ (그 와중에 와이프가 먼지 쌓이지 말라고 신문을 덮어 놓았군요 ㅎㅎ)
사진의 톤암은 중국에서 제작한 (정확히 말하면 본사는 홍콩, 제작은 선전... 그냥 중국산) 톤암입니다. 처음 사진을 접하고 사진상으로만도 우와 하는 존재감이 느껴져 과감히 질렀고 이놈의 품질을 보고 200정도하는 자석 부양 40키로짜리 턴을 질렀습니다. 그 턴은 동네 형님댁에 가 있구요.
[사용기] 14인치 카본 유니피봇 톤암, SME 3012의 유연함과 3009의 민첩함을 동시에 품다
1. 들어가며: 압도적인 14인치의 위용 아날로그를 하다 보면 결국 '길이'에 대한 로망을 갖게 됩니다. 9인치에서 12인치로, 그리고 마침내 도달한 것이 이 14인치 롱암입니다.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턴테이블을 압도하는 거대한 길이가 주는 시각적 위용은 그 자체로 '아날로그의 맛'을 더해줍니다. 묵직한 베이스 위에 얹힌 긴 톤암이 LP 위를 유영할 때의 모습은 소리를 듣기도 전에 마음이 그 소리 위를 유영하게 합니다.
2. 디자인 및 만듦새: 카본과 유니피봇의 만남 이 톤암의 핵심은 '카본 튜브'와 '유니피봇(Unipivot)' 방식의 결합입니다. 보통 롱암은 길이가 길어진 만큼 실효 질량이 늘어나 자칫 소리가 둔해지기 쉬운데, 이 제품은 강성은 높고 무게는 가벼운 카본을 채용하여 그 단점을 구조적으로 해결했습니다. 베어링 구조 역시 점(송곳) 접촉 방식인 유니피봇을 채택하여 마찰을 극소화하여 트래킹에 매우 유리한 구조입니다.
3. 청음 소감: 롱암의 유연함, 숏암의 민첩함 두 마리 토끼를 잡다 가장 중요한 소리 성향은 롱암과 숏암의 장점을 모두 뽑아낸 하이브리드 입니다.
· 롱암의 유연함: 14인치라는 긴 길이가 주는 트래킹 에러의 최소화 덕분인지, 소리의 결이 매우 매끄럽고 여유가 넘칩니다. SME 3012 구형에서 느꼈던 그 특유의 느긋하고 풍성한 배음, 즉 '유연한 맛'이 일품입니다.
· 숏암의 민첩함: 정말 놀라운 점은 14인치 롱암임에도 그 유연함 속에 SME 3009 숏암 특유의 민첩함(Agility)이 살아있다는 것입니다. 보통 롱암에서 아쉬웠던 스피드감이나 저역의 펀치력이 카본 소재의 높은 탄성 때문인지 유니피붓 구조 덕분인지 전혀 무뎌지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편성에서는 3012처럼 웅장하게 무대를 그리고, 재즈나 팝의 빠른 비트에서는 3009처럼 기민하게 반응하는 묘한 매력을 보여줍니다.
4. 총평: 14인치 톤암은 세팅이나 운용이 까다로울 수 있지만, 이 톤암은 그 수고를 보상하고도 남을 만큼의 소리를 들려줍니다. "롱암은 소리가 느리다"는 편견을 깨고, 현대의 소재(카본)와 구조(유니피봇)로 아날로그의 감성을 재해석한 수작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다만 이 회사 턴들에게 느껴졌던 마감의 미흡은 대단히 아쉽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