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교적상 신자는 597만 675명이며 전체 신자 대비 주일미사 참여자 비율은 13.5%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세자 수는 5만1307명으로 2022년에 비해 24.0% 증가했다.주교회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을 4월 19일자로 발간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엔데믹으로 주일미사 참례와 성사 활동 등 신자들의 신앙생활은 감염병 이전으로 돌아가는 국면이지만 회복세는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신자가 전체 신자의 4분의 1을 넘어서는 등 저출생 고령화 현상이 교회 안에서도 뚜렷이 드러났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가 4월 19일 발간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에 따르면, 2023년 한국교회 신자 597만675명 중 13.5%인 80만5361명이 주일 미사에 참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앙생활의 지표로 꼽히는 주일 미사 참례자 비율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8.8%로 최저치를 기록한 뒤 매년 소폭 상승하고 있다. 13.5%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8.3%)의 74.5% 수준이다. 다만 감염병 우려가 적잖이 해소된 상황에도 2019년 매주 주일 미사를 참례하던 신자 4명 중 1명이 여전히 성당을 찾지 않는 것은 교회의 과제로 남아있다. 이밖에 성사 활동의 경우 2023년 견진성사 건수는 2019년의 68.6%, 병자성사는 90.6%, 영성체 73.0%, 고해성사는 73.1% 수준으로 집계됐다.
영세자는 5만1307명으로 전년보다 1만 명 가까이 늘었다. 2021년 영세자 증가자가 6255명, 2022년 4844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증가지만 이 역시 2019년의 63.3% 수준에 그치고 있다.
우리나라 총인구(5267만3955명) 대비 신자 비율은 11.3%로 집계됐다. 교구별 신자 비율은 서울대교구(16.3%), 제주교구(12.2%), 인천(11.9%), 대구(11.8%) 순으로 높았다.
연령별 신자 비율에 따르면, 19세 이하 신자 비율은 전체의 6.7%에 불과했지만 65세 이상은 26.1%에 달해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종교구를 제외한 모든 교구의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0%를 넘었다.
한국교회 신자수 및 증가율(2013년~2023년). 자료 주교회의 제공
주일미사, 판공성사 참여율(2013년~2023년). 자료 주교회의 제공
성직자는 전년보다 18명 증가한 5721명, 교구 신부는 4715명으로 집계됐다. 교구 소속 새 신부는 전년보다 21명 줄어든 75명으로 2013년 이후 가장 적었다. 사제 고령화도 심화되며 65세 이상 비율이 17.5%를 기록했다. 원로사목자는 536명으로 전체의 11.4%였다.
한국교회 수도자는 남자 1568명, 여자 9905명 등 1만1473명이며 이들은 175개 수도회에서 수도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련자는 남자 34명, 여자는 166명으로 2013년 대비 남자는 65.3%, 여자는 53.8% 감소했다.
교구 소속 신부수(2013년~2023년). 자료 주교회의 제공
한편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담당 옥현진 시몬 대주교, 소장 이철수 스테파노 신부)는 이번 통계와 과거 10년 간의 통계 추세 분석, 사목적 시사점을 담은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 보고서’를 4월 22일 발행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분석 보고서에서 “통계에서 극명히 드러난 저출생 고령화 현상에 대한 대처와 더딘 회복세를 보이는 성사 활동 활성화를 위해 교회 차원의 고민과 사목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는 주교회의가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전국 16개 교구, 7개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175개 남녀 수도회·선교회·재속회, 신심·사도직 단체(5개), 교구 법원 현황을 전수조사한 자료다. 신자 수와 연령 등은 세례 대장과 교적(敎籍)을 근거로 하므로, 응답자가 스스로 종교를 선택하고 답변하는 방식의 국가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와 다를 수 있다.
전국 교구에서는 교적 정리와 재작성, 세례 누락자 입력, 이중 교적 삭제, 데이터 입력 오류 조정 등을 통해, 주교회의는 통계 지표와 집계 기준의 연구로 ‘한국 천주교회 통계’가 시대 변화와 교회 현실을 좀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4월 19일「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을 펴냈다. 202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집계된 통계는 한국교회 신자와 성직자·신학생 현황, 교회 내 성사 활동과 신앙 교육, 사회사업과 해외 파견 현황 등을 파악해 사목 정책 수립에 반영하기 위한 자료다. 통계 주요 지표와 함께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사목적 시사점을 제언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 보고서’(이하 분석 보고서) 내용을 종합, 소개한다.
(1) 한국사회 보다 더 깊고 넓게 발견되는 ‘저출생 고령화’
해마다「한국 천주교회 통계」에서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한국 사회가 경험하는 저출생 고령화 현상이 교회 안에서 더 깊고 더 넓게 발견된다는 점이다.
2023년 현재 19세 이하 신자 비율은 전체 신자 중 6.7%인 반면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6.1%에 달하고 격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65세 이상 신자 비율 26.1%는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 비율 18.2%(통계청 ‘2023 한국의 사회지표’, 2024년 3월 발표) 보다 6% 포인트 높다.
2023년 0~4세 신자는 2만 4860명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4만 9949명)보다 50.2% 감소했다. 반면 65~69세 신자는 2019년 37만 1792명 보다 40.8% 늘어난 52만 3305명이었다.
자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보고서’
자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보고서’
핵심적 원인은 물론 2023년 현재 합계 출산율 0.72명이라는 극단적으로 낮은 출산율에 기인한 것이지만, 한편으로 교회가 이런 현실에 부합한 사목적 노력을 기울였는지에 대해 자성이 필요하다.
유아 세례의 중요성에 대한 교리교육과 아울러, 영유아 교육, 주일학교, 청년·청소년 사목 등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전반적이고 총체적인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현재 노인 세대 신자가 많고, 성인 세례 비율이 높다고 해서, 젊은 세대가 나이가 들면 교회에 입문할 것이라는 예측은 비현실적이다.
아울러 군종교구를 제외한 모든 교구의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를 넘었고 안동교구(33.4%)와 춘천교구(31.9%)는 30% 이상으로 나타났다. UN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일 경우 초고령 사회로 본다. 교회는 초고령 사회를 사회보다 먼저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성인 세례를 통해 많은 노인이 교회에 입문하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다. 문제는 노인 사목에 대한 좀 더 집중적이고 체계적인 사목적 지원이 본당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특별히 요양 병원에 있는 신자들은 사목적 돌봄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자녀들은 본당에 연락조차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사목적 돌봄이 구조적으로 차단된 현실에 대해 본당에서는 교구와 행정 기관의 협약을 통해 이들에 대한 사목적 돌봄을 가능하게 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일부 교구에서는 이들을 위한 요양 병원 전담 사제를 파견하는 사례도 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아직도 많은 본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소공동체 구역장·반장들은 각 가정과 요양 병원에서 고령 환자들을 돌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여러 어려움 속에서 신앙생활이 힘겨운 사람들을 방문해 정성으로 신앙을 권면하고 있는 소명 의식에 빛나는 봉사자들을 위한 교회의 체계적인 지원과 양성 과정 역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승환 기자 ls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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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한국교회 통계로 본 사목적 시사점(2)] 수도권 집중 현상
입력일 2024-05-03 수정일 2024-05-03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4월 19일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을 펴냈다. 202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집계된 통계는 한국교회 신자와 성직자·신학생 현황, 교회 내 성사 활동과 신앙 교육, 사회사업과 해외 파견 현황 등을 파악해 사목 정책 수립에 반영하기 위한 자료다. 통계 주요 지표와 함께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사목적 시사점을 제언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 보고서’(이하 분석 보고서) 내용을 종합, 소개한다.
교회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수도권 집중 현상에 대해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수도권 교구들은 인구의 도시 집중과 관련해 수도권을 강타한 전세 사기 문제 등 여러 가지 주거 불안 등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위한 사목에도 고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11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서울대교구 이경상 주교 서품식에서 신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교회에도 그대로 전이(轉移)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 현상
수도권과 비수도권 교구 신자 수 격차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 교구 신자 수는 서울대교구 153만 303명, 인천교구 52만 7167명, 수원교구 95만 3150명, 의정부교구 32만 7049명 등 333만 7669명으로 한국교회 전체 신자의 56%에 달하고 있다. 이에 비해 안동교구(5만2459명), 원주교구(8만894명), 춘천교구(9만2910명)의 신자는 10만명을 밑돈다.
전국 각 교구 인구와 신자수, 신자 비율. 자료 주교회의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교구별 전입과 전출. 자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보고서’
2023년 전체 신자의 0.8%가 타교구로 전입, 0.9%가 전출(전입 49,441명, 전출 52,287명)한 통계에서도 수도권 집중 현상은 확인된다.
타교구에서 가장 많은 신자가 전입해 온 교구는 수원교구로 전체 전입 신자의 24.8%이다. 다음으로 서울대교구(21.6%), 의정부교구(12.2%), 인천교구( 10.0%) 순으로 수도권 지역의 교구로 전입한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타교구로의 전출이 가장 많은 교구는 서울대교구가 38.9%로 나타났으며 그다음으로는 수원교구 (13.9%), 인천교구(8.4%), 의정부교구(6.1%) 순으로 나타나 전출 역시 수도권 교구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었다.
교구별 본당 평균 신자 수는 서울대교구가 6568명으로 가장 많다. 그다음으로는 수원(4293명), 인천(3934명), 의정부(3759명), 부산(3651명) 교구 순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4개 교구에서 본당 평균 신자 수가 가장 많다. 본당 평균 신자 수가 가장 적은 교구는 안동교구로 1311명이며, 본당 평균 신자 수가 가장 많은 서울대교구 6,568명의 20.0% 수준이다.
교구별 본당 평균 신자수. 자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보고서’
수도권 집중 현상은 전 국토의 12%에 불과한 곳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현실을 말한다. 인구 분산과 국토의 균형 발전을 얘기한 지는 오래됐지만 좀처럼 변화를 보이지 않은 채 수도권 집중은 해가 갈수록 오히려 더 심화하고 있다. 한국 사회의 거의 모든 핵심 자원이 수도권에 집중하는 현상은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속해서 그로부터 많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의 급속한 개발과 과밀화는 교회에도 그대로 전이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수도권 교구들은 인구의 도시 집중과 관련해 수도권을 강타한 전세 사기 문제 등 여러 가지 주거 불안 등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위한 사목에도 고심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지방 소멸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지금 당장 극단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교회 차원의 노력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특별히 주교회의 차원에서 전 교구적으로 심도 있는 논의와 실천, 그리고 필요하다면 사회적 정책 제언들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회가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의 문제와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고, 또 그 안에 철저히 육화해야 하는 것이라면 이에 대한 교회의 노력 역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16일 수원교구 사제 성화의 날 행사 중 이용훈 주교가 성시간을 주례하며 분향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4월 19일「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을 펴냈다. 202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집계된 통계는 한국교회 신자와 성직자·신학생 현황, 교회 내 성사 활동과 신앙 교육, 사회사업과 해외 파견 현황 등을 파악해 사목 정책 수립에 반영하기 위한 자료다. 통계 주요 지표와 함께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사목적 시사점을 제언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 보고서’(이하 분석 보고서) 내용을 종합, 소개한다.
새 수품 신부 지속적인 감소세 10년 이내 원로 사목자 진입 신부 비율 2013년 9.2% → 2023년 16.6%
오늘날 새 수품 신부 수는 지속적인 감소세에 있다. 2019년까지는 100명 이상이던 수가 2020년부터 100명 아래로 떨어졌다. 2023년은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로 2013년보다 32.4%가 감소하였다.
한편, 10년 전에 전체 사제의 6.7%(269명)였던 원로 사목자는 2023년에는 11.4%(536명)나 됐다. 10년 전에는 전체 사제의 63%였던 30~40대 젊은 사제 비율이 2023년에는 47%로 감소했고, 70세를 일반적인 원로 사목자 연령으로 본다면 10년 이내에 원로 사목자에 진입할 60대 사제의 비율은 9.2%에서 16.6%로 증가했다.
자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보고서’
교구 신부 연령별 비율(2013~2023년). 자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보고서’
이런 수치로 원로 사목자의 비율이 늘어나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원로 사목자 자신과 교회 공동체 전체를 위해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그에 적합한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새 수품 사제 수와 고령 사제 비율을 종합적으로 보건대 수년 내에 한국교회도 현재의 중년 사제들이 일선 사목에서 은퇴하면서 사제 부족 현상에 직면할 것이라 예상되기에 이에 대한 좀 더 중장기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새 수품 사제의 감소 현상은 신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에 기인한다. 곧 2023년 신학생 수는 교구 790명, 수도회 228명으로 총 1018명인데, 교구 신학생 수는 10년 전보다 37.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회의 사도직 활동 축소, 외국인 수도자 증가
「한국 천주교회 통계」로 볼 때 최근 수년 동안 남녀 수도자들의 대외적인 사도직 활동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자 수도자들의 경우에 최대 소임인 본당 전교 활동 비율이 꾸준히 하락하는 가운데 2018년에 처음으로 30% 아래로 내려온 이래 2023년에는 24%를 기록했다. 이어서 교육기관, 의료기관, 사회복지기관, 특수 사도직 분야 등 모든 영역에서 축소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타 사도직 활동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은 주로 수도회 내부 소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수도자 수 감소와 고령화 현상, 그리고 사회 복지 사업 축소 등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다수 수도회가 전교나 사도직 활동 수도회인 것을 감안한다면 좀 더 적극적인 비전 수립과 실천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현재 한국의 수도회들에서는 많은 외국 출신의 지원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수도회 전체적으로 수련자와 유기 서원자의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2017년부터 외국인 수가 한국인 수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많은 수는 종신 서원을 받고 있다.
수도회 사도직 활동 비율(2013~2023년) . 자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보고서’
지난해 6월 16일 수원교구 사제 성화의 날 행사 중 이용훈 주교가 성시간을 주례하며 분향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4월 19일「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을 펴냈다. 202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집계된 통계는 한국교회 신자와 성직자·신학생 현황, 교회 내 성사 활동과 신앙 교육, 사회사업과 해외 파견 현황 등을 파악해 사목 정책 수립에 반영하기 위한 자료다. 통계 주요 지표와 함께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사목적 시사점을 제언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 보고서’(이하 분석 보고서) 내용을 종합, 소개한다.
새 수품 신부 지속적인 감소세 10년 이내 원로 사목자 진입 신부 비율 2013년 9.2% → 2023년 16.6%
오늘날 새 수품 신부 수는 지속적인 감소세에 있다. 2019년까지는 100명 이상이던 수가 2020년부터 100명 아래로 떨어졌다. 2023년은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수로 2013년보다 32.4%가 감소하였다.
한편, 10년 전에 전체 사제의 6.7%(269명)였던 원로 사목자는 2023년에는 11.4%(536명)나 됐다. 10년 전에는 전체 사제의 63%였던 30~40대 젊은 사제 비율이 2023년에는 47%로 감소했고, 70세를 일반적인 원로 사목자 연령으로 본다면 10년 이내에 원로 사목자에 진입할 60대 사제의 비율은 9.2%에서 16.6%로 증가했다.
자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보고서’
교구 신부 연령별 비율(2013~2023년). 자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보고서’
이런 수치로 원로 사목자의 비율이 늘어나는 경우를 생각한다면 원로 사목자 자신과 교회 공동체 전체를 위해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면서 그에 적합한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새 수품 사제 수와 고령 사제 비율을 종합적으로 보건대 수년 내에 한국교회도 현재의 중년 사제들이 일선 사목에서 은퇴하면서 사제 부족 현상에 직면할 것이라 예상되기에 이에 대한 좀 더 중장기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새 수품 사제의 감소 현상은 신학생 수의 급격한 감소에 기인한다. 곧 2023년 신학생 수는 교구 790명, 수도회 228명으로 총 1018명인데, 교구 신학생 수는 10년 전보다 37.5%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회의 사도직 활동 축소, 외국인 수도자 증가
「한국 천주교회 통계」로 볼 때 최근 수년 동안 남녀 수도자들의 대외적인 사도직 활동은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자 수도자들의 경우에 최대 소임인 본당 전교 활동 비율이 꾸준히 하락하는 가운데 2018년에 처음으로 30% 아래로 내려온 이래 2023년에는 24%를 기록했다. 이어서 교육기관, 의료기관, 사회복지기관, 특수 사도직 분야 등 모든 영역에서 축소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타 사도직 활동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은 주로 수도회 내부 소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수도자 수 감소와 고령화 현상, 그리고 사회 복지 사업 축소 등과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다수 수도회가 전교나 사도직 활동 수도회인 것을 감안한다면 좀 더 적극적인 비전 수립과 실천이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현재 한국의 수도회들에서는 많은 외국 출신의 지원자들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수도회 전체적으로 수련자와 유기 서원자의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서도 2017년부터 외국인 수가 한국인 수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많은 수는 종신 서원을 받고 있다.
수도회 사도직 활동 비율(2013~2023년) . 자료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보고서’
입력일 2024-04-30 수정일 2024-04-30 발행일 2024-05-05 제 3391호 23면
「한국천주교회 통계 2023」는 팬데믹으로 타격을 받은 신자들의 신앙생활이 엔데믹 선언과 함께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2022년 11.8%였던 주일 미사 참례율은 1.7% 포인트 오른 13.5%를 기록했고, 영세자도 전년보다 1만 명 가까이 늘었다. 견진·병자·고해 등 성사 건수도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으로의 온전한 회복은 더디다. 감염병 전후의 기준점으로 여겨지는 2019년 통계와 비교하면 주일미사 참례는 74.5% 수준. 견진·고해 등 여타 성사 활동도 60~80% 회복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주일미사를 충실히 참례했던 신자 4명 중 아직 돌아오지 않은 1명을 성당 울타리 안으로 돌아오게 하기 위한 사목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
65세 이상 비율이 26.1%라는 통계가 보여 주는 신자 고령화는 교회가 맞닥뜨린 또 다른 과제다. 향후 5년 내 65세 이상 연령대에 접어들 60~64세 신자가 58만여 명으로 전체 신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면 고령화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사목자들의 연령 지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새 신부는 10년간 가장 적고 신학생 수는 줄어든 반면, 원로사목자 비중은 크게 늘고 있다. 사제 부족 현상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가시화되고 있다.
사회 전반에 걸친 저출생 고령화는 교회에 더욱 빨리 찾아왔다. 사실 이 문제는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이미 십수 년 전부터 이 같은 현상이 예견됐다. 상황은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단순히 실버대학 몇 개 늘리고, 원로사목자 숙소를 짓는 것만으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더 본격적이고 근본적인 사목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